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일월오봉도 (日月五峯圖)
작가 : 별넷은꿈
작품등록일 : 2017.10.6

왕은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에 살아있는 소나무의 영혼을 넣어 호위무사로 삼고 싶어 한다. 이 어명을 받은 박수 무당은 하늘의 기운을 건드려 소나무에 영혼을 불어넣고, 그 벌로 오백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죽지 못하고 살아, 현재 유명 남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되어 있다. 형제애로 뭉친 여섯 명의 멤버들은 2박 3일 촬영 중 그들 서로간의 비밀을 알게 되고, 박수 무당은 영생을 끝낼 단서를 찾아 나선다.

 
3화. 촬영 첫날, 11:00AM (3-1. 네오)
작성일 : 17-10-06 11:53     조회 : 37     추천 : 0     분량 : 278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네오의 이야기 **

 

 

 나비와 같은 팀이 되어 우리의 첫 휴가지인 소나무 숲길의 소나무 쉼터로 향하게 된 나는 네오이다.

 

 나는 성격이 내성적이라 다른 멤버들처럼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어도, 카메라를 의식해 계속 말을 하거나 이목을 끄는 재미있는 액션을 하지를 못한다. 해야 할 말이나 시키는 말은 하는 편이지만, 그 말이 길지가 않다. 이런 성격의 내가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삼 년 차 가수로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은 우리 팀원들의 배려와 이해 덕분이다. 이제 스물다섯 살이고, 댄과 같이 팀의 맏형이지만, 댄이 리더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서 나는 그저 뒷바라지 역할만 한다. 그래서인지, 팀에서의 별명도 네오 엄마다. 언제 어디서든지 카메라에 우리 팀의 모습이 녹화될 때, 똘똘 뭉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상황극을 연습도 없이 손발 맞게 척척 해내는 동생들을 한발 떨어져서 보고 있으면 정말 엄마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특히 나비와는 사 년 동안 같이 연습생 시절을 보내고, 그리고 또 현재 삼 년째 같은 팀으로 활동하며, 같이 칠 년 동안 숙소 생활을 보내고 있는 최장수 숙소 동기이다. 그런데도, 나는 나비가 소나무를 좋아하는 줄 지금까지 몰랐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나비와 같이 목적지가 담긴 카드를 나누어 받아 보며 동시에 한숨이 섞인 탄식을 토해낸다. “소나무…”라고 말하며 서로 눈이 마주쳐서 멋쩍게 씩 웃는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지만,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서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한참을 고민해보다가 효기의 장난에서 벗어난 나비의 의상 정리를 도와주며 나지막하게 나비에게 말을 건넨다.

 

 “우리 칠년을 같이 지냈는데, 나는 네가 소나무 좋아하는지도 몰랐었네. 나도 소나무 좋아해. 그리고 추억도 많고 슬픔도 많고…”

 

 나의 말에 나비의 경직되는 얼굴을 보고, 말을 멈추었다. 나의 이야기를 들으면 분명히 정신 나간 사람 취급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내 모습이 혹시라도 카메라에 담겨 팀원들에게 피해가 갈까 두렵다.

 

 매니저 형의 안내로 우리는 모두 아침 겸 점심을 먹을 장소로 향한다. 근처의 식당으로 가기 위해 지하의 연습실을 나와 소속사 건물 일 층으로 올라 간다. 일층, 창문 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그날처럼 환하다. 나비에게 말하지 못한 그 겨울날의 일이 생각난다.

 

 

 

 

 수백 년 전 그날, 나는 한그루의 소나무였었다.

 

 그런 나를 깨운 사람이 있었다. 차가운 눈이 내려앉은 하얀 겨울 산,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멈추고 쏟아져 내리는 햇살이 눈 위에 부서지고 반사되어 환하던 그 날 그곳에, 눈처럼 하얀 두루마리를 입고 나를 바라보며 서 있는 선비가 있었다. 큰 키에 풍채가 좋았다. 흰옷 입은 그 선비의 주술을 들으며 나의 영혼이 깨어났다.

 

 나의 영혼이 깨어나자, 그 선비는 주술을 멈추고 나에게 다가와 한 손을 들어 나를 쓰다듬으며 기다려 달라 말했다.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보던 그의 아련하던 눈빛이 생각난다. 젊은 남자였다. 돌아서는 선비의 갓에 가려져 보이는 그의 턱선이 선명했다. 그런 그에게 소리쳤다. 가지 말라고, 나에게 좀 더 말 걸어 달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그는 듣지 못했다. 그렇게 뒤돌아선 그 선비는 주술 외우던 자리에 벗어놓은 호랑이 가죽의 겉옷을 집어 들어 어깨에 걸치고, 그렇게 무심하게 나를 겨울 햇살이 반짝이는 소나무숲에 남겨 두고 떠났다. 왜 깨웠는지 알려주지도 않은 채 떠나갔다. 언제 다시 온다는 말도 없었다.

 

 그 사람이 떠나고, 나의 뿌리 밑 깊은 동굴 속에 있던 잠자던 곰은 새끼 곰 한 마리를 낳았다. 그렇게 나의 영혼이 깨어난 첫날은 수많은 의문과, 놀라움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다음 날.

 

 산불이 났다.

 

 이틀만의 생으로 끝나버린 나의 첫 소나무 인생은 그리움이라 부르기엔 너무 짧았다.

 

 

 

 

 “네오형!, 무슨 생각해?”

 

 빈이다. 아무 말 없이 걸어가고 있는 나비와 나의 뒤로 다가와 어깨동무를 하며 우리 둘 사이로 얼굴을 들이민다. 나를 보며 씩, 하고 웃어주는 빈의 눈웃음에서 그 겨울, 나를 깨운 사람의 아련하던 눈빛을 본다.

 “나비, 어떻게 목적지까지 갈 거야? 택시 탈꺼지? 거기서 뭐 할 거야? 얼마나 오래 있을 건데?”

 라고 물으며 나비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빈의 턱선도 그 선비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렇게 몇백 년의 시간 동안 그 선비가 남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찾아 헤매고 있다.

 

 그 선비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소나무가 있던 그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리지 못했다고 사과해야 할까? 왜 영혼을 불어 넣어 깨웠느냐 화를 내야 할까? 왜 깨웠는지를 먼저 물어야 할까? 반갑다고 안아 주어야 할까? 수백 년 동안 그 이름도 알지 못하는 선비와 다시 만나는 순간을 생각했다. 그 선비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먼저 사과를 하고, 화를 내고, 소나무였던 나의 영혼을 깨운 이유를 묻고, 안아 주어야겠다고. 그리고 나를 제자리로 돌려보내달라고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그를 만나게 된다면 말이다.

 

 혼자 생각에 빠진 나에게 나비와 빈의 투닥거림이 들린다.

 

 “왜 그렇게 질문이 많아?” 나비의 말에

 

 “사실은 소나무가 무서워서…” 라며 빈은 어깨동무를 풀고 나비와 나 사이에서 살짝 뒤로 쳐지며 답한다. 그런 빈에게 나비가 뒤돌아보며 멈춰서서 말한다.

 

 “네오 형도 나처럼 소나무 좋아 한데. 그런고 추억도 많고 슬픔도 많데. 그러니까 걱정 마”

 

 그런 나비의 말에 빈은 “그리고 난 거기 가는 게 사실은 무서워!”

 

 동갑내기인 나비와 빈은 가끔 이런 뜬금없는 대화로 서로의 우정을 다지는 게 아닌가 싶어 뒤따라 오는 둘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린다. 그런 나에게 당황해 하는 나비의 얼굴과 얼어붙어 있는 빈의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우리를 핸드폰 카메라로 찍으며 따라오고 있는 케니가 보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63 21화. 오늘 [완결] 2017 / 10 / 6 258 0 6025   
62 20화. 3년 뒤 (1) 2017 / 10 / 6 253 0 4301   
61 19화. 촬영 셋째 날, 11:00 AM (19-5. 케니) 2017 / 10 / 6 250 0 793   
60 19화. 촬영 셋째 날, 11:00 AM (19-4. 댄) 2017 / 10 / 6 250 0 1035   
59 19화. 촬영 셋째 날, 11:00 AM (19-3. 효기) 2017 / 10 / 6 261 0 1314   
58 19화. 촬영 셋째 날, 11:00 AM (19-2. 빈) 2017 / 10 / 6 269 0 1128   
57 19화. 촬영 셋째 날, 11:00 AM (19-1. 나비) 2017 / 10 / 6 231 0 1115   
56 18화. 촬영 셋째 날, 10.00AM (18-3. 댄) 2017 / 10 / 6 247 0 1383   
55 18화. 촬영 셋째 날, 10.00AM (18-2. 효기) 2017 / 10 / 6 257 0 1174   
54 18화. 촬영 셋째 날, 10.00AM (18-1. 빈) 2017 / 10 / 6 260 0 2602   
53 17화. 촬영 둘째 날, 17:00PM (17-4. 케니) 2017 / 10 / 6 247 0 845   
52 17화. 촬영 둘째 날, 17:00PM (17-3. 효기) 2017 / 10 / 6 274 0 1670   
51 17화. 촬영 둘째 날, 17:00PM (17-2. 빈) 2017 / 10 / 6 289 0 1800   
50 17화. 촬영 둘째 날, 17:00PM (17-1. 나비) 2017 / 10 / 6 246 0 1449   
49 16화. 촬영 둘째 날, 13.00PM (16-3. 빈) 2017 / 10 / 6 265 0 3880   
48 16화. 촬영 둘째 날, 13.00PM (16-2. 네오) 2017 / 10 / 6 346 0 838   
47 16화. 촬영 둘째 날, 13.00PM (16-1. 댄) (1) 2017 / 10 / 6 285 0 508   
46 15화. 촬영 둘째 날, 10:00AM (15-4. 댄) 2017 / 10 / 6 287 0 1400   
45 15화. 촬영 둘째 날, 10:00AM (15-3. 나비) 2017 / 10 / 6 272 0 1170   
44 15화. 촬영 둘째 날, 10:00AM (15-2. 효기) 2017 / 10 / 6 274 0 689   
43 15화. 촬영 둘째 날, 10:00AM (15-1. 케니) 2017 / 10 / 6 280 0 2167   
42 14화. 촬영 둘째 날, 07:00AM (14-2. 빈) 2017 / 10 / 6 236 0 1380   
41 14화. 촬영 둘째 날, 07:00AM (14-1. 네오) 2017 / 10 / 6 271 0 3753   
40 13화. 촬영 둘째 날, 03:00AM (13-4. 네오) 2017 / 10 / 6 259 0 740   
39 13화. 촬영 둘째 날, 03:00AM (13-3. 댄) 2017 / 10 / 6 264 0 725   
38 13화. 촬영 둘째 날, 03:00AM (13-2. 빈) 2017 / 10 / 6 254 0 1918   
37 13화. 촬영 둘째 날, 03:00AM (13-1. 나비) 2017 / 10 / 6 269 0 1112   
36 12화. 촬영 둘째 날, 00:30AM (12-3. 네오) 2017 / 10 / 6 256 0 655   
35 12화. 촬영 둘째 날, 00:30AM (12-2. 효기) 2017 / 10 / 6 263 0 832   
34 12화. 촬영 둘째 날, 00:30AM (12-1. 빈) 2017 / 10 / 6 252 0 3486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