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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구미호
작성일 : 17-07-09 22:07     조회 : 249     추천 : 1     분량 : 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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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호

 

 

 어느새 작은 옥에 뚫린 창으로 어둠이 내렸다. 몽한이라고 그저 멍하니 앉아있던 것은 아니고 탈출을 도모해보려 했지만 창살은 보기보다도 견고했고 지방 관아라고해서 경계를 게을리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속절없이 시간만 흐름에 몽한의 속이 타들어 갈 때쯤 그를 감시하던 포졸의 근무 교대 시간이 되었다.

 

 "이봐, 그만 들어가라고 교대 시간이야."

 

 본래 지키고 있던 이는 마침 잘되었다는 듯 반색하며 기지개를 한껏 폈다.

 

 "안 그래도 오늘따라 유난히 피곤하더니 마침 잘 왔네."

 

 그렇게 나가려던 포졸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근데 오늘밤 근무가 자네야? 김가가 아니라?"

 

 "갑자기 배에 탈이 났다고 해서 일단 내가 온 거지."

 

 나가던 이는 알만하다는 듯 손을 휘휘 저으며 나갔다. 그런 둘을 무심히 바라보던 몽한의 옥 앞으로 새로 교대한 포졸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이보슈, 그 안은 지낼 만 하오?"

 

 "꺼내줄 처지도 못되는 당신에게 내 안부가 중하겠소?"

 

 그래도 왕가 출신인지라 일개 포졸의 농담짓거리 상대는 되고 싶지 않았던 몽한이 퉁명스레 대답했다.

 

 "여기 들락거리는 것들이라고는 천한 것이 전부였는데 처음으로 양반이 들어와 앉아있으니 내 궁금해서 그렇소."

 

 고개를 돌려 작은 창을 바라보던 몽한은 과거를 생각하며 옅은 미소를 뗬다.

 

 "뒤주에 들어가 본적이 있소?"

 

 "쌀 넣어두는 궤짝 말이요? 곡식이나 넣어두는 곳에 내가 들어갈 일이 뭐 있겠소."

 

 "내 예전에 발작이 심하여 아버지가 뒤주에 며칠을 가둬 둔적이 있소. 그것에 비하면 여기는 내 집 같이 편하구려."

 "그렇게 편하면 그냥 거기서 쭉 살지 그래요?"

 

 난데없는 어린 아이 목소리에 몽한이 급히 쳐다보니 조금 전의 포졸은 온데간데 없고 승호가 익살스런 얼굴로 있었다.

 

 "아니! 너는?"

 

 승호는 다른 사람이 들을까 입에 손을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했다. 그리고 품에서 열쇠를 꺼내 옥의 자물쇠를 열었다. 하고 있는 짓이 신통하기는 해도 다른 방에 하옥되어 있는 자들이 알아 좋을 것이 없기에 일단 밖으로 나가고 볼 일이다.

 

 큰소리 나지 않게 조용히 밖으로 나온 승호와 몽한은 연방 주변을 경계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리 숨고 저리 숨기를 반복하며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장소에 도달해서야 몽한은 터져 나올 듯 숨을 쉬었다.

 

 "동자승아 어떻게 네가 여기에 있는 것이냐, 대사님이 보냈더냐? 열쇠는 어떻게 얻었고!"

 

 궁금한 것이 한가득인 몽한에게 승호가 핀잔을 주었다.

 

 "그렇게 물으면 제가 어찌 대답합니까? 하나씩 물어보세요."

 

 핀잔을 듣고서야 몽한은 상황 파악을 냉정히 한 듯 들릴 듯 말 듯 조용히 관아를 완전히 벗어나자고 했다. 그렇게 크지 않은 관아를 벗어나려 한 방을 지나쳐가려는데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승호도 이를 눈치 챘는지 몽한을 남겨두고 작은 몸을 날래게 움직여 귀를 가져다 대었다.

 

 "너는 어째서 그걸 참지 못하고 덮친 거냐? 내가 며칠만 참으라고 했잖아."

 

 "어차피 떠돌이라길래 괜찮을 줄 알았지. 전에도 인간고기는 너만 맛봤잖아. 난 너무 오래 못 먹었다고."

 

 대화반, 짐승처럼 으르렁 반 대며 말다툼 하는 듯하다.

 

 "지난번에 잡은 것이 나니까 내가 먹은 거지. 이번에도 내가 잡아둔것이니 잔말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그냥 당장에 가서 죽여도 아무도 모를 텐데."

 

 "그딴 식으로 또 망치지 말고, 묘한 힘도 가지고 있는 듯 하니 굶겨서 힘부터 빼놔, 먹는 건 그다음이어도 안 늦어."

 

 들을 만큼 들은 승호는 다시 몽한에게로 돌아왔고 이윽고 둘은 담을 넘어 관아를 완전히 벗어났다. 아무도 없는 고을의 어두운 밤길은 별로 주의할 것도 없어 편히 움직일 수 있었다.

 

 "자, 이제 말해보거라. 구해준 것은 고맙다만 어찌된 일인지 알 수가 없구나."

 

 은밀한 터를 마련한 몽한은 캐묻기 시작했고, 승호는 그간의 일에 대해 말했다. 광목대사가 자신을 몽한과 함께 하도록 특별히 보냈으며 약간의 재주가 있어 열쇠를 얻었노라고.

 진중히 이야기를 듣던 몽한의 눈이 의구심으로 찼다.

 

 "나는 분명 보았다. 포졸이 사라지고 갑자기 네가 있던 것을. 그건 어찌된 일이냐?"

 

 "흐음... 놀라지 마요."

 

 뒤로 물러선 승호는 공중제비를 한차례 돌고는 본 모습으로 변했다. 그 모습에 몽한은 엉덩방아를 찔 만큼 놀랐다.

 

 "네 정체가 여우였단 말이냐?"

 

 "여우라고? 앞으로 구미호님이라고 불러라."

 

 놀라기도 했지만 신묘한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작은 강아지만해서 몹시도 귀여운데다 전신을 감싸고 있는 하얗고 윤기 있는 털은 기품마저 있어보였다. 게다가 꼬리가 아홉이라니...잠깐...응?

 

 "구미호는 꼬리가 아홉 달려야 맞는 것 아니냐? 하나, 둘, 셋...넌 셋뿐인데?"

 

 혹시 밑에 감춰진 게 더 있나 하고 승호의 엉덩이라도 들춰볼 기세였다.

 

 "아직 어려서 셋밖에 안 났어."

 

 "그럼 어찌 구미호라 할 수 있느냐, 삼미호라 하자."

 

 요괴라 해도 제 편인지라 몽한은 어느새 웃으며 농을 던졌다. 그 말에 승호는 눈이 헬쭉 올라가며 발끈했다.

 

 "팔 하나 없다고 인간을 인간이라 안부른다더냐? 게다가 앞으로 저절로 나올 꼬리니 함부로 이름을 낮춰 부르지 마라."

 

 이번엔 승호와 꼬리로 옥신각선 하던 몽한의 눈이 치켜 올라갔다.

 

 "그런데 네가 구미호면 구미호지 어째서 말을 보부상 봇짐 내려놓듯 놓는 거냐?"

 "내 정체를 모르면야 몰라도 밝혀진 이상 구미호인 내가 인간인 너에게 존대를 해야 할 이유가 있어? 게다가 나이로 따져도 우리는 천년 이상을 사니 9년이면 인간식으로는 90세는 된 셈이라고."

 

 몽한은 정말 어린아이 타이르듯 혀를 끌끌 찼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네가 아무리 구미호라 그래도 지금 있는 이곳이 인간 세상이니 우리식대로 따져 9살이 맞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개(犬) 나이 따지듯 셈하고자 한다면 정녕 너를 한낱 금수(禽獸)로 대해주랴?"

 

 "뭐라고!?"

 

 "이렇게 하자꾸나. 내가 너를 삼미호가 아닌 구미호라 인정해 줄 테니, 너는 우리식대로 9살임을 인정하거라."

 

 "......"

 

 몽한의 제안을 쉬이 못 받아들이는 승호를 점잖게 다시 타일렀다.

 

 "네가 아버지처럼 받들던 광목대사님 역시 사람이 아니더냐? 나를 큰형쯤 된다 생각하면 그리 거북할 것도 없을 것이다."

 

 잠시 생각을 마친 승호는 다시 재주를 넘어 어린 동자승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알았어요. 그리 하죠 뭐. 아무튼 지금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나 할 때가 아니에요."

 

 관아에서 탈출 하면서 엿들은 이야기를 했는데 안에 둘이 있었고 그 둘에게서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럼 역시 고관대면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란 소리구나. 나는 언뜻 목소리만 알아들을 정도였는데 네가 귀가 밝아 다행이구나. 그런데 이제 내가 그 두 놈을 때려잡으려 해도 방망이가 없으니 큰일이다."

 

 말을 들은 승호는 품에서 익살스레 도깨비 방망이를 꺼내들었다. 이를 본 몽한은 입이 벌어지게 반기며 가져가려했다.

 

 "잠깐, 잠깐. 아저씨는 아직 도깨비 방망이를 제대로 쓸 줄 몰라요."

 

 "요물들을 때릴 수 있는 것 말고도 다른 능력이 있단 말이냐?"

 

 

 "한번 그걸로 바닥을 세게 내리 쳐봐요."

 

 승호에게 도깨비 방망이를 건네받은 몽한은 미심쩍은 얼굴이되 이제는 어떤 이상한 일이라 해도 못 믿을 것도 없었기에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 내리 찍힌 바닥은 쿵 소리를 내며 지진이라도 인 듯 충격파가 주변으로 둥글게 퍼져 나갔는데 그 강도가 가까운 곳은 장독을 깨트릴만하고 먼 곳은 나뭇잎을 우스스 떨굴 정도였다. 그럼에도 몽한이나 승호에게는 별 충격이 없어 보였다.

 

 "신기하게도 방망이 주제에 적과 아군을 분간하니 아저씨나 저한테는 아무 해가 없는 거예요."

 

 그저 휘두르는 것이 전부인줄 알았던 방망이가 신기한 힘을 발휘하자 몽한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런 몽한이 승호는 웃기다는 듯 킥킥대며 말을 이었다.

 

 "그게 다가 아니에요. 어디 아무데나 목표를 정하고 한번 던져봐요."

 

 "그냥 던져보라고?"

 

 "네. 저기 저 나무가 좋겠네요. 맞춘다는 생각으로 힘껏 던지라구요."

 

 무엇인들 못하랴. 몽한은 승호가 지정해준 나무를 향해 있는 힘껏 던졌다. 둥글게 호를 그리며 날아간 방망이는 나무에 적중했다. 놀라운 것은 그대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반대로 호를 그리며 몽한에게 되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마치 부메랑 던지듯 되돌아온 방망이를 몽한은 손쉽게 잡았다. 아마도 방망이가 용하게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조절하는 듯 했다.

 

 "하하! 이거 알면 알수록 놀라운 물건이로구나."

 

 "그럼요. 누가 고른 무기인데."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사람이 살면서 도깨비 방망이 얻는 게 흔한 일이겠어요? 제가 도깨비한테 빼앗아서 숨기고 아저씨가 찾게끔 한거라구요."

 

 "아- 우골은 그럼 네가 보낸 것이었구나."

 

 승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저 남은 기능을 일러주었다.

 

 "기본적인 것은 그 정도인데 도깨비 방망이라는 게 사용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서 천차만별이에요. 멍청한 도깨비들은 그걸로 장난이나 칠 줄 알지만 아저씨는 잘 갈고 닦으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강한 무기가 될 거에요."

 

 원래도 든든하던 것이었는데 내력을 알고 보니 몽한은 더욱 기운이 났다. 게다가 아직 꼬리 셋뿐이지만 구미호도 함께 하니 용기백배하여 힘껏 소리쳤다.

 

 "그래, 그럼 이제 고관대면 이놈들을 때려잡으러 가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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