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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차이기만 하는 여자
작가 : 허주영
작품등록일 : 2019.11.8

중학교 때 시작한 풋사랑을 시작으로 사랑을 하는 족족 차이기만 하는 여자 강지영.
그런 지영을 25년간 바라보기만 하다 결국은 파혼까지 당한 지영에게 사랑을 고백해버리는 서민준.
아놔, 지나간 모든 사랑의 디테일한 깊은 부분까지 구석구석 알고 있는 남사친과 결혼할 수 있을까? 아니 연애라도 할 수 있을까?

 
#15. 민준이가 시작한 연애
작성일 : 19-11-09 13:41     글쓴이 : 허주영     조회 : 508     추천 : 0     분량 : 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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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민준이가 시작한 연애

“그럼 우리 사귈래요?”

민준의 눈빛에서 당황스러움이 스쳐지나갔다.

혜수가 민준의 눈빛을 읽고 말했다.

“괜찮긴 한데,,, 사귈 정도는 아니다,, 뭐 그런거에요?”

“취했다. 집에 가자.”

민준은 어색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행들은 각자 서로의 이야기들을 하느라 민준과 혜수의 이상한 기류를 알아채지 못했다.

혜수가

“오빠도 많이 마셨잖아요.”

“아냐,, 아직 말짱해. 너 바래다 줄 정도는 된다.”

민준은 혜수를 부축해서 신촌 그랜드 백화점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계속 손을 흔들었다.

주말 밤에 신촌에서 택시를 잡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택시 기사가 ‘갑’이었기 때문에 손을 흔들고 목적지를 말하면 택시기사 맘대로 태우거나 손사래를 치며 쌩하니 도망가 버렸다.

혜수는 민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이 시간에 신촌에서 가까운 마포까지 손님을 태울 기사는 없다며 혜수는 기어이 동아리 방으로 다시 방향을 돌렸다.

학교는 아직도 젊은 청춘들의 아우성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혜수는 동아리 방에서 잠깐 눈을 부치고 첫차가 운행되면 학교를 나서겠다며 소파에 몸을 뉘었다.

“여긴 여자 혼자 쉴 만 한 곳이 아니다.”

혜수가 쿠션을 정리하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내가 여자에요? 오빠도 그렇게 안보면서...”

큼,,, 민준은 할 말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혜수를 동아리 방에 그냥 두고 나올 수가 없었다.

“너 정말 안 갈거야?”

“네, 여기서 잠깐 잘거에요. 벌써 열두시 넘었는데,,, 조금만 자다 갈께요.”

“후...”

민준이 낮은 한숨을 쉬며 소파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혜수는 제 안방마냥 소파에 모로 누워 민준을 바라보았다.

눈썹을 살짝 가린 곧게 뻗은 머리칼, 그리고 뽀얀 살결과 성형외과에 셈플처럼 걸려있을 오똑한 콧날,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차분한 입술.

혜수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민준의 얼굴을 감상하고 있자 민준은 슬슬 자리가 불편해졌지만 혜수를 홀로 동아리방에 두고 나갈 수는 없었다.

민준은 어색한 대화가 이어지는 걸 미리 차단하려는 듯 눈을 감고 말했다.

“얼른 좀 자. 나도 너무 피곤해서 눈 좀 감고 쉰다.”

“오빤 눈을 감고 쉬는 모습도 멋지네요. 잘생겼어요.”

헉,,, 대 놓고 작업을....

민준은 갑자기 온 몸의 피가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천연덕스러운 혜수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부끄러움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계획된 침묵 속에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혜수가 잠든 소파 맞은편 의자에 앉아서 민준이 꾸벅 졸았다.

촉촉한 입술이 민준의 입술에 닿았다.

민준이 졸린 듯 눈을 떴다.

혜수가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여서 민준에게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민준이 혜수를 빤히 쳐다보았다.

혜수는 조금도 부끄러워하거나 놀라지 않고 다시 민준에게 다가와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혜수의 부드러운 혀가 민준의 입속으로 서서히 들어왔다.

달큰했다.

민준은 의자에 앉아서 몸이 뻣뻣이 굳은 채로 혜수와 그렇게 자신의 첫 키스를 했다.

***

정현의 군 입대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영은 논산 훈련소에 따라가서 정현의 머리가 티브이에서만 보던 군인아저씨 머리로 바뀌는 걸 눈앞에서 보고 서럽게 울었다.

훈련소 주변에 있는 모텔방에 터를 잡고 이틀을 같이 보내기로 했다.

더 이상 수경을 팔아먹을 수도, 혼자 사는 미란을 팔아먹을 수도 없었지만 엄마에게 등짝을 얻어맞는 것은 일단 정현이를 군대에 보내고 나서 생각할 일이었다.

친구들이 하나 둘, 부대 앞의 정현과 지영이 머물고 있는 모텔로 찾아왔다.

지영이가 정현의 마지막을 위해서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한 것이다.

거기엔 미란과 럭키 세븐이 아닌 새로운 남자친구가 있었고, 기타 동아리 선후배들과 유일하게 다른 학교 학생인 수경이 있었다.

“넌 안갈 거야?”

지난 밤, 수경이 민준에게 물었다.

“머하러 거길,,, 어차피 창문 열고 조잘조잘 중계방송 할텐데.”

“걔 술 마시고 울고불고 난릴텐데,,, 나 혼자 감당하라구?”

“남친 있잖아.”

“군대 간다잖아.”

“아,, ”

민준은 순간 눈뜨고는 못 볼 장희빈으로 빙의할 지영이 떠올라 걱정이 되었지만,  ‘군대를 앞둔 애인과의 이별’, ‘군대 앞 모텔’ 이라는 단어를 떠 올리자 심장이 딱딱하게 굳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애써 태연하게 수경에게 말했다.

“난 생방보다 중계방송이 더 좋아. 지영이한테 길들여 졌나봐. 후후..”

수경은 정현 옆에 꼭 붙어서 눈물 콧물 흘리고 있는 지영을 보고 민준이 참 현명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술이 한잔 두잔 이어지자 정현을 배웅하러 왔다는 목적의식은 희미해졌고 친구들은 끼리끼리 킥킥대며 부어라마셔라만 하고 있었다.

수경은 자신이 지금 이 모텔방에서 취한 사람들 틈에서 뭐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다 지영을 떠올렸다.

두리번거려봤지만 지영은 정현과 사라진 뒤였다.

지영과 정현은 둘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영도 왜 자신이 친구들을 불렀는지 후회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옆방으로 옮겨서 홀로될 서로를 걱정하며 울고 있었다.

신파도 이런 신파가 없었다.

정현은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지영의 얼굴을 감싸며 울먹였다.

“후,,,널 두고 가기가,,, 너무 두렵다.”

“머가 두려워.. 난 니가 군대 가서 다칠까봐 더 두려워.”

“지영아,,, 너 나 기다려 줄 수 있어? 미란이도 고무신 거꾸로 신는 거 봤잖아. 난 그게 두려워.”

“내가 미란이야? 니가 군화만 거꾸로 신지 않는다면 절대 네버! 에버! 그럴 일은 없어.”

“그래,, 너 믿는다. 고무신 절대 거꾸로 신지마. 제대하면 페라가모로 꼭 사줄테니까.”

“정현아,,, 흑흑,,,”

“지영아,,, 어흑,,, 사랑해.”

정현과 지영은 주루륵 눈물을 흘리며 키스를 했다.

세상 어디에도 이보다 더 애절한 로맨스는 없는 것 같았다.

정현은 럭키 세븐의 깨지 못한 기록을 달성 하려는 듯 지영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수많은 사랑을 나눴던 다른 날들보다 정현의 키스가 더욱 애절했다.

지영은 눈물을 흘리며 정현의 촉촉한 혀를 받아들였다.

정현은 익숙한 지영의 귓불과 목덜미를 지나 지영의 가슴을 향해서 달렸다.

M&M같던 지영의 꽃망울이 정현의 정성스런 키스를 받고 앵두처럼 탱탱해졌다.

정현은 부드럽게 지영의 풀숲마저 정성스럽게 사랑했다.

“하아,,, 하,,,”

지영이 한껏 달아오른 신음소리를 냈다.

정현은 지영에게 자신의 몸을 그리워해달라고 각인을 시키듯 최선을 다해서 지영을 곳곳을 애무하며 흥분시켰다.

그리고 지영이 온몸에 전율이 흐르도록 괴성을 내지를 때 정현은 지영의 그곳에 모험가의 깃발을 꽂아 자신의 영토임을 확인하듯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지영의 낮은 신음에 맞춰서 허리를 움직였다.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하니 더욱더 애절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정현은 마부에게 무참히 채찍질을 당해서 헐떡이는 말처럼 지영의 위를 거침없이 달렸다.

입술을 깨물며 새어나오는 신음 소리와 잘 훈련된 지영의 몸놀림은 정현을 더욱 흥분시켰다.

정현은 지영의 손을 깍지 끼고 지영에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섬세하고 부드럽게 키스를 하고 탐스럽고 짜릿하게 봉긋 올라온 지영의 가슴을 애무하며 전력을 다했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를 남긴 경주마처럼 지영의 위에서 질주하다 온 몸을 돌아 쏟아지는 신음과 함께 결승전을 통과해서 탈진해서 쓰러지듯 지영의 가슴으로 얼굴을 묻었다.

정현은 지영의 거친 숨소리 때문에 들쑥날쑥 하는 지영의 가슴을 가볍게 입술로 뽀뽀를 했다.

지영은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볼록한 가슴이 심하게 들쑥날쑥했다.

정현은 쉬지 않고 지영의 가슴을 한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리고 앞으로 만나지 못할 6주의 사랑을 미리 당겨서 하려는 듯 또 다시 지영의 가슴으로 입술을 가져갔다.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 부모님의 손을 꼭 붙들고 있는 사람, 인생의 고독을 혼자서 다 즐기겠다는 듯 먼 산을 보며 혼자 서 있는 사람, 그리고 5분이라도 더 주어진다면 키스를 한번이라도 더 할 것 같은 연인과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웅성대고 있었다.

친구들은 모두 술이 취해서 뻗어버리고 정작 정현을 배웅하러 온 사람은 지영과 수경뿐이었다.

지영은 커다랗고 똘망한 눈에서 자꾸 눈물이 꿈틀대고 있었다.

정현도 지영의 머리칼을 떨리는 손으로 쓸어 넘겨주다 볼을 톡톡 건드렸다.

지영의 눈물이 뚝 떨어졌다.

정현은 지영을 꼭 한번 안아주고 가볍게 입술에 뽀뽀를 했다.

지영이 결국 정현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정현도 지영의 등을 쓸어 주며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다.

그리고 수경에게 ‘지영이를 부탁한다.’는 짧은 인사를 하고 또래의 청년들 사이로 사라졌다.

훈련소에서 일정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으며 면회할 기회를 기다리는 건 6주 후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6주에 불과한 날이 지영에게는 6주씩이나 되는 오랜 기간이었다.

6주는 생각보다 금방 지나갔고 군대에서도 국방부의 시계는 늘상 돌았다.

***

미란이가 요즘 예쁜 신이 얼마나 많은데 고무신을 2년이나 신고 있냐고 유혹했지만 지영은 용케도 정현의 빈자리를 잘 지켜내고 있었다.

민준에게 꾼 돈을 갚기 위해서 동네 편의점에서 지영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부러 바쁘게 지냈다.

그러면서 틈틈이 정현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때가 되면 면회를 하기도 했다.

면회를 마치고 오던 날, 집 앞에서 민준의 허리를 감싸고 걷고 있는 여자를 보던 지영이 멈칫 했다.

민준도 마주오던 지영을 보며 멈칫 걸음을 주춤거렸다.

“쭈니! 드디어 데이트 하는거야?”

밝은 지영의 목소리에 민준은 더욱 난처해져서 슬그머니 허리를 감은 혜수의 손을 풀어 떼어냈다.

“어,,, 어디 갔다오나봐...”

지영이 민준과 혜수 앞으로 성큼 다가오며 인사했다.

“응, 정현이 면회.”

그랬구나. 너는 여전히 정현이란 놈 안에 있구나.

민준의 얼굴이 씁쓸해졌다.

“안녕하세요? 민준 오빠 여자 친구 신혜숩니다.”

혜수의 상큼한 미소가 가로등 아래에서 반짝였다.

“어머~. 반가워. 난 민준이 옆집 사는 강지영이야. 민준이랑은 기저귀 찰 때부터 친구.”

“아,, 그러시구나. 만나서 반가워요.”

툭, 지영이 민준의 팔뚝을 때리고 말했다.

“너, 왜 소개 안시켰어. 난 너한테 남친들 다 인사시켰는데... 인간이 어른에 대한 기본 예의가 없어.”

지영의 우스갯소리에 혜수가 또 한번 환하게 웃었다.

무뚝뚝하게 서 있기만 하는 민준을 대신해서 혜수가 대꾸했다.

“내일 저녁 어떠세요? 학교 앞 삼겹살집에서 만나요. 오빠에 대해서 궁금한 것도 많아요.”

지영은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되지?’라고 말하려다가 흔쾌히 내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민준이 처음 소개하는 여자 친구를 만나는 자리.

아쉽게도 수경은 선약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했다.

셋이 앉아서 불판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지는 삼겹살을 보며 지영은 정현이도 이 자리에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동아리 후배 혜수라는 여자아이는 민준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았다.

어색해하고 머쓱해하는 민준을 바라보는 눈에서 하트가 뿅뿅 발사되었다.

지영은 혜수와 민준이랑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마시며 몇 년 전에 정현을 민준에게 처음 소개시켜 주던 날이 생각났다.

민준이 여자 친구를 사귀어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 한편이 서늘한 알 수 없는 느낌에 연거푸 소주를 마셨다.

“오빤 너무 말이 없어요. 원래 그래요?”

혜수가 술기운에 볼이 발갛게 달아오르자 민준에 대한 투정을 지영에게 쏟아냈다.

두 여자 사이에서 불편하기만 한 민준은 조용히 삼겹살만 굽고 있었다.

“아니, 쟤가? 민준이 말 많은데...”

“아닌데, 오빠 정말 말 수가 없어요. 묻는 질문에 단답형 수준의 대답만 해요.”

“얼,,,, 서민준! 너 지금 연애한다고 똥폼 잡는거야?”

혜수와 지영의 시선이 민준에게 꽂혔다.

“그런거 아니야.”

민준은 간단하게 대답하고 두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목이 타는지 콜라만 마셨다.

“그래두요, 항상 배려하고 사랑하는 게 느껴져요. 수다는 제가 조잘조잘 떨면 되니깐요. 오빤 귀찮아하지 않고 잘 들어는 주거든요.”

혜수가 사랑을 가득 담은 눈으로 빤히 민준을 쳐다보자 민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만 보고 얼른 먹기나 해.”

지영 자신은 매번 사랑을 하면서도 민준은 항상 창문을 열면 언제라도 제 이야기를 들어줄 것 같은 착각을 했었다.

이젠, 민준의 귀는 혜수에게 열려있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섭섭했다.

지영은 혜수에게 만나서 반가웠다는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민준이 지영을 문 밖까지 따라 나왔다.

“왜? 벌써 가게? 좀 있다 혜수 바래다주고 같이 가자. 어차피 같은 방향이니까.”

“집은 같은 방향인데,, 마음이 같은 방향이 아닐텐데?”

“????”

“혜수 기다린다. 빨리 들어가.”

“너 좀 취한 거 같은데....”

“너 내가 술 마시고 집 잘 찾아가는 거 몰라? 노 모어 걱정! 혜수랑 한 잔 더 하고 좋은 시간 보내라. 서민준~~! 울 민준이 연애도 다하고,,, 누나가 키워 논 보람이 있다.”

“니가 키웠냐? 내가 스스로 컷지?”

“꼭 이래요... 힘들어 키워놔도 자기가 잘나서 혼자 큰줄 알지... 서민준,,, 오늘밤 알지? 럭키 세븐이야!!! 홧팅!!”

지영은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치며 유유히 신촌 지하철역을 향해서 걸어갔다.

지영의 뒷모습이 유독 쓸쓸해보였다.

민준의 마음은 언제나 지영을 향하고 있었다.

집도 마음도 언제나 같은 방향이었지만 바보 같은 지영만 모르고 있었다.

민준은 조금씩 비틀거리는 지영에게 달려가 든든하게 붙잡아 주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창문으로 자신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혜수를 보고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어느새 가랑비에 옷 젖듯 연인이 되어버린 혜수가 무거운 짐처럼 느껴졌다.

지영을 쫒기엔 너무나 무거운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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