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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내 로맨스를 부탁해
작가 : 킹덤
작품등록일 : 2017.7.31

하린은 오토바이 사고 후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그날 이후 목소리는 하린을 따라다니는데...

사랑이 어려운 하린에게 등장한 로맨스를 몰고 다니는 목소리.

보이지 않는 목소리 홍은 연애 불구자 하린의 연애세포를 재생하는 일에 힘쓰게 되는데!

 
3화_계속들려, 너의 목소리
작성일 : 17-07-31 21:55     글쓴이 : 킹덤     조회 : 683     추천 : 0     분량 : 6,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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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계속들려, 너의 목소리



정신과 상담실.
하린은 며칠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이어오고 있었다.

“하린씨, 들리는 소리는 일시적인 환청 같은 것일 수도 있구요. 그것보다 과호흡증후군 증상이 다시 발생했네요. 복용하는 약은 계속 먹고 계신가요?”

“아니요… 사실 한 달전부터 너무 바빠서.. 그 약을 먹으면 너무 졸린데..한달동안 프로젝트 때문에 너무 바빴거든요. 그동안 괜찮았어요. 약 안먹어도 불안하거나 그런 것도 없고,
그 꿈도 이젠 않꾸고..”

“최근 심한 스트레스가 있진 않으세요?

“아마도 프로젝트가 좀 압박이긴 하죠..”

“하린씨, 우리 여기서 상담한지 얼마나 됐나요?”

“이제 2년쯤 되어 가네요.”

“하린씨, 정말 많이 좋아졌고, 이제는 제가 느끼기에도 갇힌 공간에서의 불안이나 공포증은 많이 사라졌다고 판단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임의로 약을 끊으시면 않되요. 다시 조금 더 약물을 복용해보도록 하죠. 이번 증상에 도움되는 것을 추가해서 처방해드릴께요.”

“이 환청은 어떻게 고칠 수 없나요.. 정말 너무 계속 말을 해서..실제로 누가 말을 하는 것 같아요.”

“글쎄요.. 가끔 그런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약물을 다시 복용하고 안정을 찾으면 정상으로 돌아올테니 한번 지켜보도록 하죠.”

후덥지근한 날씨. 선풍기는 돌아가고 있었지만 사실 이 공간에서 더 있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하린은 처방전을 챙겨들고 병원을 나왔다.

‘날씨 한번 좋네.’

하린은 주변을 쳐다 보았다.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대체 너 누구야? 누군데 말을 자꾸 하는거야?”

“네? 저 아무말도 안했는데요.”

길을 지나가던 꼬마였다.
옆에 꼬마의 엄마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뭔가 미친..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

얼른 걸음을 옮겼다. 그렇지. 당연히 대답이 없지. 답이 있을리 만무하지.
이렇게 환청이 분명하게 들리기도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린은 약속 장소로 가고 있었다. 하린의 절친. 아니,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수아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날이 어둑어둑 해진 시간. 신촌 기차역 뒷골목. 오랜만에 오는 곳이었다.
미술을 전공한 수아도 근처에서 대학을 나왔고 하린의 학교와도 가까웠어서
늘 둘은 신촌에서 자주 만났었다. 신촌 구석구석은 20대 초반 둘의 아지트였다.
그렇지만 이젠 하린과 수아 모두 일하는 곳은 강남쪽. 신촌에서 좀 떨어져 있는 곳이다.

그렇게 둘이 아지트에서 만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사실 그동안 그럴만한 여유도 없었다.
오랜만에 병원을 다녀오는겸 회사에서 일찍 나왔고
둘이 자주가던 신촌 파스타집에서 밥이나 먹자고 했다.

그곳은 하린과 수아 둘 다 좋아하는 신촌 아주 구석에 있는 파스타집이었다.
맛집이라고 소문난 신촌과 이대 골목길의 여러 음식점들을 제치고 신촌 뒷 골목의 끝자락, 구석진 곳에 위치한 2층에 있는 작은 파스타 집을 둘은 가끔 찾아갔다.

“도뽕, 왔어?”

수아는 하린을 보자마자 달려가서 안겼다.

“이름 좀 불러라.”

“도뽕~, 이름 불렀는데에?”

수아는 도하린을 언제나 도뽕이라고 불렀다.
유치원 때부터 친구인 수아는 늘 하린을 언니처럼 따랐다.
친구인데도 약간은 언니와 동생같은 느낌.

사실 하린은 키도 크고 시원스럽게 생긴 얼굴이었다. 거기다 말도 없고, 친구도 별로 없었다. 그에 비해 수아는 작은 키에 예쁘장한 얼굴에 여자들에게도 애교있고 귀염성있는 말투와 성격 때문에 여학생이든 남자들에게든 국민 여동생마냥 전교생이 좋아하는 스타였다.

그런 수아는 늘 하린을 따랐다. 그 때문에 수아와 친한 아이들이 하린과도 함께 도시락도 먹고, 수학여행에서 방도 같이 쓰곤 했었다.

“도뽕, 오늘은 우리 뭐 먹을까?”

“도뽕아니고 도하린.”

“응, 도뽕, 이게 얼마나 좋은 뜻인데~~ 우리할부지가 자고로 사람은 변함없는 뽕나무처럼 튼튼하고 한결같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구우~ 그니까 도뽕은 도도한 너의 한결같은 곧은 성격과 뽕나무처럼 튼튼하고 버릴 것 없음을 말하는….”

“알겠어, 알았다구. 거기까지. 너 마음대로 불러.”

수아의 할아버지는 한의사이셨다. 주로 침을 놓고 한약을 짓는 일을 하셨다.
몸이 약한 수아에게 사시사철마다 늘 보약을 지어주시던 할아버지가 뽕나무처럼 튼튼하고 버릴것이 없는 사람이 되라고 하신 말씀을 듣곤 감기 한번 걸리지 않는 하린을 보며 튼튼하고 도도한 뽕나무라고 중학교 때부터 도뽕이라 불렀다.

“그치? 나의 도뽕, 우리 오늘은 봉골레랑 크림파스타! 그리고 여기 루꼴라 피자도 맛있었어. 음.. 그리고..”

“누가 또 와?”

“아니, 너랑 나랑 둘인데?”

“거기까지 시켜라.. 너 매번 시키기는 엄청 시키고 다 남기잖아. 맛만보고.”

“도뽕, 나 오늘 진짜 배고파.. 오늘 새벽부터 촬영있다고 해서 샵에 새벽 4시부터 나갔다구.. 점심은 주스 한잔 마시구 나 여태 굶었어. 여기 있는거 다 먹을 수 있어 도뽕.”

수아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이다. 예쁜거엔 늘 관심이 많던 수아이고
중학교때부터 투명메이크업을 시작해서 피부관리와 화장품에는 거의 박사급이었다. 수아의 꿈은 늘 여자들에게 자신의 가장 예쁜 얼굴을 찾아주고 싶다는 거였다.
지금 일하는 청담동 유명 샵에서도 주로 연예인이나 아나운서, 강남의 젊은 사모님들이 찾는 곳이다. 그 중 몇 몇 연예인들은 수아를 전담으로 찾기도 했다.

수아의 손을 한번 거치면 자신의 스타일을 제대로 찾지 못해 빛을 못 보던 배우들이나 모델들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알았어. 그럼 딱 세 개만.”

울상인 수아 얼굴. 그러나 금방 웃으면서 주문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도뽕, 나 연애시작했어.”

“그래.”

“으응... 왜 그런 반응이야.”

“너가 연애하는게 하루 이틀여야지. 지난번 사법고시생이랑은 언제 끝났지? 삼 개월쯤 됐나? 그리고 그 전엔 또 누구였더라.. 아, 모델. 엄청 연하의 모델과 만나셨지.. 그리고 그 전엔.. 너 올해 사귄다고 했던 사람들도 다 기억 안나.”

하린은 뭘 새삼스럽게 그러냐는 투로 말했다.

“도뽕, 이번엔 달라. 정말 진짜 사랑이 찾아왔어!”

“응, 넌 언제나 진짜 사랑을 하지.”

“도뽕~~너 이렇게 나올꺼야아!! 사랑은 늘 옳은 거라구!”

한숨을 쉬던 하린이 포기한 듯 말했다. 

“이번엔 어떤 사람인데?”   

하린은 늘 하던 것처럼 수아의 말을 들을 준비를 했다.
수아는 하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놨다.
누구한테보다 수아는 하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때 편안하다고 생각했다.

수아는 하린을 초롱초롱한 눈 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민수씨는 진짜진짜 나한테 잘해줘, 도뽕 나 차 타면 항상 벨트 까먹고 잘 못매는거 알지? 근데 그 사람은 늘 내 벨트도 먼저 매주고, 음식점에서 내가 좋아 하는 음식을 정말 센스있게 찾아서 시켜주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말을 얼마나 예쁘게 하는지…..”

그렇게 계속 수아는 새로 만난 연인에 대한 자랑이 이어졌다.

“근데 그 사람이 사업이 좀 힘든가봐.”

“사업하는 사람이야?”

“응, 민수씨 미국 교포 2세인데 한국 말도 엄청 잘하구~ 원래 미국에서 화장품 사업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론칭한데~ 이미 미국에서는 자리 잡아서 산타바바라 쪽에 큰 저택도 있고 그렇대~~ 으아 멋지지 않니? 요즘 내가 메이크업 하니까 사람들도 같이 만나고 그런다~ 아~ 우리 언제 한번 같이 보자 도뽕!”

‘조심해야해.’

‘응?’

그 목소리다.

“너 이 소리 안들려?”

“무슨 소리?”

“휴..아니야..”

“도뽕 왜 말을 하다가 말아. 무슨소리이?”

‘그 사람 조심해야해.’

하린은 이상하게도 들리던 소리가 자신에게 해가 되는 소리를 하진 않았던 것을 기억하며 수아에게 물었다.

“수아야, 나도 잘은 모르겠는데, 너 지금 만나는 사람 좋은 사람 맞아?”

“그럼, 이렇게 센스가 좋은 사람은 처음이라니까. 생긴건 얼마나 부드럽게 생겼는데.
너도 보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거야.”

“….너한테 안좋은 사람이란게 있기는 있니…”

“도뽕.. 나의 사랑을 모욕하는거임!”

“아니야.. 그래도 조심하라구..너 지난번에도 양다리 걸치는 학원강사 만나서 힘들어했잖아.”

“뭐야.. 도뽕 왜 그래? 이 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구웅!!”

하린은 설명할 수 없는 이 목소리의 정체를 생각했다.
그리곤 입안 가득 파스타를 먹는 수아를 쳐다보았다.

“그냥 그렇다고. 조심 하라고… 너 또 힘들어 할까봐 그런거야. 좋은 사람 만났으면 해서.”

“흐응. 역시 나 생각하는 사람은 도뽕 밖에 없어!! 근데 도뽕…이번엔 진짜야…”
수아는 갑자기 진지한 눈빛으로 하린을 쳐다보았다.

“그래.. 나도 그러길 바라..야! 근데 이름 좀 불러라. 우리 나이가 벌써 29살 인데 아직 도뽕이 뭐냐..민망해..누가 들으면..”

“뭐 어때? 나의 도뽕, 근데 나 오늘 진짜 웃긴 일 있었다. 너 걸그룹 여사친에 유다인 알지? 요즘 드라마도 찍고 배우도 하는.”

“음..아.. 요즘 광고 많이 나오는.. 우리 경쟁사 광고 찍는데.. 왜?”

“아니, 오늘 광고 촬영하러 간다면서 메이크업 하러왔는데 글쎄 메이크업을 한쪽만 하라는거야!”

“응? 그게 왜?”

“그게 왜라니..역시.. 메이크업에는 마이너스 손인 도뽕.. 반쪽만 메이크업 해달라는건 정말 나의 메이크업 인생에 첨 있는 일이었다구. 에휴.. 어쨌든 유다인 원래 피부 좋기로 유명해. 그 SC2 광고도 몇년 째 찍고 있구. 사실 피부가 진짜 좋긴 한데..글쎄,, 이번에 광고 촬영하는데 한쪽 얼굴만 나온다구 한쪽만 메이크업을 하라고 하는거 있지? 자기 피부 망가진다고!! 완전 불균형! 아.. 나의 메이크업이 완성이 안됐어. 어쩜 얼굴을 반쪽만 메이크업해서 집 밖을 나갈 수 있는거야? 안그래? 난 정말 이해 할 수 없어. 피부가 아무리 소중하다지만….”

그렇게 한참을 수아는 말을 이었다.
미술을 전공한 수아는 자기가 하는 메이크업이 아트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완성을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었던 모양이다.

“뭐, 그 배우 사정이 있었겠지..”

“역시..도뽕..아..근데 너 오늘 화장 했어 안했어?”

“안했지. 내가 화장까지 할 정신이 없다 요즘.”

“도뽕, 많이 바빠? 얼굴이 너무 않 좋잖아. 잠은 좀 자면서 일하는 거야??”
수아는 하린의 얼굴을 양쪽 손으로 잡으며 흔들어 보았다.
 
“너도 알잖아. 지금 우리 회사에서 제일 큰 광고주 건 프로젝트 중인거. 나 요즘 하루에 세 시간 겨우 자고 있다.”

“오마이..도뽕..우리 이제 그런 나이 지났어. 맨날 밤새면 이제 피부 탄력이 매일 줄어드는 나이가 오구 있다구우. 으앙.. 너 그리고 연애는 언제 하는거야. 아직도 그 일..그 사람 때문이야 ….”

하린의 표정이 금세 굳어졌다. 수아가 금세 말을 돌렸다.
 
“아..그래..그건 그렇고.. 우리 도뽕 이제 메이크업 좀 제대로 하자 응? 너의 절친 금수아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데 이렇게 다니다니! 참을 수 없다구!! 너 쌍꺼풀 없지만 눈이 커서 화장하면 정말 더 이쁠거야. 물론 너는 노메이크업에도 남자들이 청순녀로인줄알고 엄청 따라다녔지만..물론 금방 환상은 깨졌지만…히히..너가 뻥뻥 차던 남자들 생각난다아.”

“뻥뻥 찬게 아니라 나를 좋아 하는 줄 난 몰랐어!”

“헐..너 정말 몰랐어? 준호가 좋아할 때도?!!”

“어..정말 몰랐어..말을 안하니까 당연히 모르지!”

“니가 그렇게 쌀쌀 맞게 구는데 어떻게 고백하냐! 정말 눈치하고는..일할 때는 집중력 최강이면서 연애는 왜그러는 거야 대체에??
 
하린이 살짝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수아를 쳐다봤다.
“도뽕 무서워엉..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줘요오!! 그건 그렇고 도뽕 너 메이크업 좀 해야해! 이제 노메이크업이 받쳤느냐 그런 나이가 지나가고 있다는거 알지! 그리고 아이크림은 꼭 바르고…..”

또 그렇게 수아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일절만 하자. 배고프다며!”
하린이 파스타를 돌돌 말아서 수아의 입에 넣어 주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수아의 그림같이 그려진 아이라인 눈매가 얇아졌다가 다시 커졌다. 그 커다란 눈을 꿈벅하며 알았다는 표현을 했다. 그러더니 화제를 옮겨 수아는 하린에게 수다를 이어갔다. 하루의 일과를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아이처럼.

“근데 도뽕, 그 유다인 배우, 한정우랑 사귄다고 이바닥에 소문 다 났다.”

“응? 정우랑?”

“유다인이랑 정우랑 같은 소속사인데, 유다인이 한정우 좋아해서 스텝들 보는데서도 막 스킨쉽하고 그런다던데. 아니 정우는 왜 그렇게 딱딱 끊질 못하는 거야! 아무한테나 잘해주고!”

“…….”

“너 표정이 왜그래?”

하린은 며칠 전 스튜디오에서의 일을 다시 떠올렸다.

‘괜찮아, 정전이야 금방 괜찮아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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