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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들은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작가 : 영원한세월
작품등록일 : 2017.6.20

만나고 싶지 않았던 그녀와 만났다.
다시는 역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격해졌다.
이성을 잃고 날뛰려는 감정을 억누른 채 내게 다가오는 그녀를 피했다.

나는 계속 피했고

그녀는 계속 다가 왔다.

그럴 때마다 느껴지는 과거의 상처.

다가오지 말았으면 했는데......!
제발 나를 무시해줬으며 했는데......!

 
3장. 마침표를 찍어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작성일 : 18-12-28 23:31     조회 : 206     추천 : 0     분량 : 6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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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나래와의 대화 이후 뒤엉켜버린 생각을 몇 시간에 걸쳐 정리했다. 때문에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한 상태다.

 점심시간 이후부터 7교시가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오로지 뒤엉켜버린 생각을 정리하는데 필사적이었다. 그래서일까? 5교시부터 어떤 선생님이 무슨 수업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뒤엉켜버린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었다면 그나마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리해야 할 것은 뒤엉킨 생각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감정들의 정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로 감정은 선택에 불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사람이 감정적이게 변하게 되면 코앞에 있는 것조차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언제일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나와 진 조화 사이의 과거에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그 마침표를 좋게 찍을 수 있느냐와 아니면 좋지 않게 찍을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적이겠지. 어쩌면 거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내가 대화와 거래로 원하는 미래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주도권은 물론이고 승기도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계산과 답변 중 가장 현명한 답을 선택해야하며 감정을 덧씌울 수 있는 냉정함과 침착함이 필요하다.

 감정을 보이게 된다면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기에 감정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필요 없는 감정은 버린다.

 내게 불이익이 될 감정을 버린다.

 오로지 내게 이득이 될 감정만 남긴다.

 하지만 감정을 버린다는 것은 말이 쉬운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하다 생각하는 감정을 완전히 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욱 더 냉철함이 필요하며 감정의 정리가 필요한 것이다.

 “하아......”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너무 무거웠다.

 습관인 마냥 주기적으로 깊은 한숨이 나왔다.

 뒤엉킨 생각을 정리하는 일과 감정을 정리하는 일은 힘들었지만 예상했던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해내지 못한 것이 있었다.

    

 내 진심을 알아내는 것.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면 자연적으로 알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내가 무엇은 원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진짜 답답해서 미칠 노릇이다.

 “하아.”

 또 한숨이 나왔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답답한 적이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다.

 깊은 생각과 고민에 빠져 주변을 인식하지 못했던 난 한숨이라도 돌리기 위해 생각을 멈췄다.

 “어느새 집까지 왔네.”

 나도 모르는 사이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있는 행동에 헛웃음이 나왔다.

 무의식이란 참 무서운 것 같다.

 “오늘 학교는 어땠어? 재밌었어?”

 누나는 이제 막 커피를 탔는지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머그컵을 들고 나한테 다가오며 물었다. 대체 커피를 몇 개나 탄 거야? 향이 엄청 찐하다.

 “재밌기는 무슨.”

 “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누나의 질문에 사실대로 말하자면 있었다고 말하는 게 맞겠지만, 사실을 말해주기는 싫다. 대신 가방을 소파 한구석에 내팽개치고 평소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몸을 소파에 던지며 반문했다.

 “그런 건 왜 물어보는 건데?”

 말해주기 귀찮아서 반문한 건 절대 아니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상태였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내 반문에 누나는 일부러 내 머리맡에 앉으며 말했다.

 “말해줘?”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의도를 알 수 없는 누나의 말에 미간을 찡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인상 펴. 주름 생겨.”

 하지만 누나는 화사하게 웃어줬다. 그리곤 배시시 말문을 열었다.

 “평소에는 무심하거나 무언가 꾸미고 있는 것 같은 악랄한 얼굴 아니면 만사에 무관심한 얼굴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사람다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그렇지 않아도 많이 지친 상태인데, 누나는 잔인하고 자비 없이 동생의 가슴에 비수 꽂는다. 뭐, 내가 저런 말에 상처받을 사람은 아니지만 기분전환 겸 누나나 놀려볼까?

 “내가 아무리 누나 동생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일부러 연기 좀 했다. 목소리를 어둡게 내리깔고 누나의 시선에서 잘 보이지 않게 얼굴을 돌렸다.

 “왜?”

 “상처받을 수 있으니까.”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예상하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사과를 하거나 네가 이런 말에 상처받지 않는 건 다 알고 있다는 반응이다. 그 외에도 예상할 수 있는 반응이 하나 정도 더 있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진지한 반응은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제외했다. 자. 과연 누나는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상처 받았니? 그러려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역시 예상했던 반응이다.

 하지만 누나의 말은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그럼 내가 치유해줄게. 어떻게 치유해줄까? 우리 동생.”

 “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정말 진지한 반응이 나올 줄 몰랐기에 얼굴을 들어 멍하니 누나를 올려봤다. 누나는 웃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전과 같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포근하고 따뜻한 손길에 어떤 말을 꺼내야할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적당히 놀리다가 끝을 보려고 했는데, 반대로 기습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누나가 치유해줄게. 그러면 되잖아?”

 “......”

 지금은 누나가 내게 장난치고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해주면 네 상처가 나을까?”

 “!”

 마치 어린아이 달래듯이 말하고 행동하는 누나의 언행에 살짝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내가 누나보다 어린 건 사실이고 아직 미성년자인 건 맞지만, 어린아이 취급 받는 건 뭔가 자존심 상하고 부끄럽게 느껴졌다.

 “돼, 됐어! 그냥 장난이야. 장난. 그런 말에 상처받을 리가 없잖아. 누나도 잘 알면서 낯 간지러운 소리하지 마.”

 부끄러워하는 얼굴을 누나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재빨리 가방을 들고 내 방으로 도망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중간에 멈췄다. 그리고 누나한테 진지하게 물어봤다.

 “누나.”

 “응?”

 “만약, 만약에 내가 큰 상처를 입는다면, 누나는 나를 치유해줄 수 있어............?”

 내가 알고 있는 누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누나는 진지한 상황에서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게 한 겨울이라는 자랑스러운 나의 누나다.

 누나의 대답은 바로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난 뒤돌아보지도 않았고 실망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그저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누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나의 대답을 듣고 싶었다. 아니. 꼭 들어야만 했다. 그래야 뭔가, 불안한 내 마음이 좀 더 안정되는 것 같았다.

 몇 십초가 흘렀을까? 드디어 누나는 말문을 열었다.

 “당연하지! 내가 우리 동생을 얼마나 아끼고 얼마나 사랑하는데, 상처를 치유해주는 건 일도 아니지. 그리고 나뿐만이 아니야. 너한테는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있잖아?”

 솔직히 누나가 어떤 대답을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누나가 나를 알고 있는 것만큼 나 또한 누나를 잘 알고 있으니까.

 난 그저 누나가 직접 말해주기를 원했던 거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으니까. 그래야 누나가 든든하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더 실감나게 느낄 테니까.

 “응. 고마워. 역시 누나는 믿음직하다니까.”

 억지로 연기하는 믿음도, 진짜 나를 감추려는 거짓도 담기지 않은 진짜 대답이었다.

  

 아............ 진짜라는 게 이런 거였구나.

  

 “맞다. 동생.”

 “?”

 누나의 부름에 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싱글벙글 웃고 있는 누나가 보였다.

 “방금 전에 부끄러워하던 얼굴, 엄청 귀여웠어.”

 “!”

 젠장. 역시 이번에도 누나를 이기는 건 불가능했다.

  

  

  

 ◇

  

  

  

 얼굴을 붉히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동생의 뒷모습을 끝으로 기지개를 폈다.

 “끄응~!”

 그리고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입안에 달달하면서 쌉싸름한 맛이 느껴짐과 동시에 커피향이 퍼졌다. 아. 피로가 한 번에 날아가는 것 같다.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는 건 너무 좋다.

 “후훗.”

 절로 웃음이 나왔다.

 입학식 날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조화와 같은 반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이겠지. 표정이 그걸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불쾌함.

  

 분노.

  

 배신감 등등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볼 수 있었다.

  

 단지 조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했음에도 동생은 이성을 잃은 괴물로 변해갔다.

 동생이 이성을 잃고, 냉정을 잃고,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함으로 또 다시 커다란 상처를 입는 것이 불안했다.

 그래서 일단 안정시키기로 했다. 그래서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성장을 했어도 아직 어리구나. 아직도 내 도움이 필요할 것 같구나 라고.

 다시 강조해서 말하지만, 입학식 날 학교에서 돌아온 동생이 정말로 불안정해서 동생을 안정시키고자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잘난 듯이 많은 말을 늘어놨다.

    

 

 내가 봤을 때 보였던 동생의 진심을.

    

 

 하지만 동생은 인정하지 않았다.

 피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난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동생은 대화의 끝에 의문의 한마디를 남겼다.

 “그건 과거이야기고.”

 저 말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결국 답은 알아내지 못했다. 오직 본인만이 알고 있겠지.

 이 일이 있은 뒤로 동생은 계속 침묵을 유지했고 오늘에 와서야 갑자기 물어왔다.

    

 누나는 나를 치유해줄 수 있냐고.

  

 솔직히 놀랐다.

 갑자기 저런 질문을 던질 줄은 몰랐으니까.

 그래서 생각했다.

 저 질문에는 어떤 의도가 있을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동생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 등등 수많은 생각 끝에 자신감 있게 말해줬다. 동생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믿음직한 누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

 그리고 내 바람은 동생에게 닿았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목소리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 나는 그 정도로 동생을 잘 알고 있고 동생 또한 그 정도로 나를 잘 알고 있으니까.

 “다행이다.”

 안도가 묻어 나오는 말이었다.

 동생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을 거다. 오늘도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짙은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즉.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힌트를 얻은 게 아닐까 예상할 수 있다.

 본인에게 주어진 문제의 답을 찾는 건 쉽지 않기에 내가 도와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동생을 도와주지 않을 거다. 무언가의 답을 찾는 건 힘들다. 하지만 어렵게 답을 찾아내게 된다면 답을 찾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다.

 난 동생을 믿고 있다.

 분명 답을 찾을 거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을 거다.

 “아깝네. 방금 전 부끄러워하는 얼굴, 사진으로 찍어둘걸.”

 나머지는 동생이 알아서 풀어나가게 놔두자, 라는 생각과 동시에 현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아쉬움 하나를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방으로 들어온 나는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 많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눈을 뜨면 내 방의 천장이 제일 먼저 보여야 했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에 펼쳐진 관경은 내 방이 아니었다.

 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러운 교실 안에서 어린 아이들이 서로 뛰어 노는 관경이 펼쳐진 것이다.

 “......하필이면 꿈을 꿔도 이런 꿈을.”

 의자에 앉아있는 난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놀랐다.

 “?!”

 설마 자신까지 어려졌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몸뿐만이 아니라 목소리조차 어렸을 때와 같았다. 고개를 숙여 내 몸과 손을 바라봤다. 손을 쥐었다 폈다 반복해보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꿈속이지만 내 몸이 맞다.

 “진짜 짜증나네.”

 한숨조차 내뱉기 싫은 현 상황에 짜증과 불쾌함만 부풀어 오를 뿐이었다.

 제일 떠올리기 싫은 과거를 이 시기에 꿈꾸는 이유가 뭘까?

 어쩌면 이 시기이기 때문에 꿀 수밖에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현실과 같은 창가자리에 앉아 있던 나는 창밖의 맑은 하늘을 올려봤다. 내 기분과는 달리 너무나 평화로웠다. 하지만 현 상황의 모든 것이 나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시끌벅적하게 뛰어 노는 어린 아이들.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는, 떠올리기도 싫은 익숙한 교실.

 초등학교 3학년 때의 모든 것이 다.

 “이런 꿈, 오래 붙잡고 있을 이유도 없지.”

 생각을 마친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작아진 몸은 너무나도 가벼웠지만 발걸음은 왜 이렇게 무거운 걸까? 좀처럼 발걸음을 떼기 힘들었다.

 어째서일까? 나는 이 꿈이 불쾌하고 짜증날 뿐이다.

 빨리 이 꿈에서 깨어나고 싶다.

 “......”

 그렇게 생각한다고 생각했다.

 이게 내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또 회피하려고 하는구나?”

 하지만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윤 나래의 말이 떠올랐다.

  “거짓말. 넌 그냥 과거를 외면하는 거잖아. 떠올리기 싫어서, 혹시나 그때의 상처를 다시 받을까봐 두려워서 외면하고 피하는 거잖아?”

 이를 악 물고 다시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누나의 말이 떠올랐다.

 “상처는 누구나 받아. 난 네 상처가 얼마나 큰지 몰라. 또한 네 상처를 치유해줄 수 없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눈을 돌리지 마. 인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치유해주기도 해. 그러니까 현실에서 눈을 돌리지 마. 상처를 받아들여. 네가 눈을 돌린다고 그 상처가, 그 마음이, 그 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네가 모르는 어딘가에 계속 쌓이는 거지. 그러니까 눈을 돌리지 마. 모든 것을 받아들여. 넌 혼자가 아니야.”

 주먹을 꽉 쥐며 이를 갈았다.

 빨리 이 꿈에서 깨고 싶다고 나 자신을 다그쳤다. 그리고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담임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젠장!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세 사람이 내게 했던 말은 다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도피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서로가 서로를 치유해줄 수 있다.

  

 그러니까 두렵고 고통스럽다 해도 과거를 마주해라.

  

 진 조화를 마주해라.

  

 너에게 내가 있으니까 괜찮다.

 

 정말 웃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나 자신이 타인보다 나 자신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한심하고 웃겼다. 그리고 한편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내가 알고 있는 자신이 옳은 게 아닐까? 사실은 누나가, 담임선생님이, 윤 나래가 보고 있는 내가 틀린 게 아닐까?

 의심이 생겼다.

 난 아직도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누나를, 담임선생님을, 윤 나래를 의심하고 있는 걸까?

 “모르겠어. 진짜 그 무엇 하나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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