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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들은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작가 : 영원한세월
작품등록일 : 2017.6.20

만나고 싶지 않았던 그녀와 만났다.
다시는 역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격해졌다.
이성을 잃고 날뛰려는 감정을 억누른 채 내게 다가오는 그녀를 피했다.

나는 계속 피했고

그녀는 계속 다가 왔다.

그럴 때마다 느껴지는 과거의 상처.

다가오지 말았으면 했는데......!
제발 나를 무시해줬으며 했는데......!

 
3장. 마침표를 찍어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작성일 : 18-12-28 23:26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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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어질수록 힘들다는 건 너 또한 잘 알고 있잖아?”

 나를 재촉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걱정이 담긴 충고겠지.

 길어질수록 힘들다는 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지만 중요한 일인 만큼 신중하게 선택하고 싶다.

 “그건 나도 잘 알아. 아마......, 하루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해.”

 “확답은 아니지만 그 정도 결심을 보여준 거면 충분해. 기대해도 괜찮지?”

 활짝 웃는 윤 나래에게 어떤 말을 할까?

 생각을 빠르게 접은 나는 윤 나래와 상반되는 사악하며 도발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글쎄? 보통 기대라는 건 한 쪽이 일방적으로 거는 거잖아? 나한테 기대를 걸어도 상관없고 기대를 걸지 않아도 상관없어.”

 “?”

 고개를 갸웃거리는 걸 보니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갑자기 느껴지는 이 우월감은 뭘까? 뭐가 어찌됐든 나쁜 기분은 아니다. 오히려 좋다면 좋다고 할까?

 난 미소를 지우지 않고 다시 말문을 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장담할 수 없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내 의도대로 과정을 이끌 능력도 없어.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결과에 기대를 거는 건 네 마음대로 해도 좋아. 하지만 난 책임지지 않을 거야. 분명 거래를 나눌 때도 비슷한 말을 했던 거로 기억하는데.”

 불안도 필요 없고 의심의 여지도 필요 없다. 이번만큼은 내가 윤 나래보다 우위에 있다고 장담할 수 있으니까.

 “아. 맞다. 거래! 그게 있었지. 미안. 까먹고 있었어. 네가 원하는 대답은 내가 알아서 보내줄게. 너도 늦지 않게 돌아와야 된다?”

 “자, 잠깐!”

 불러 세우려 했지만 윤 나래는 이미 상담실을 빠져나간 뒤였다.

 내가 이긴 거 맞지? 내가 이긴 것 같은데,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 건 어째서일까. 것보다 알아서 보내주겠다니, 어떤 방법으로 언제 보내주려고?

 잠깐이지만 상담실 안에서 허탈함과 함께 침묵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

  

  

  

 다음 수업준비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있지만 도저히 진정할 수 없었다.

 아침조회가 시작되기 5분 전에 담임선생님의 호출로 인해 상담실에 갔다.

 상담실 안에는 담임선생님과 나래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두 사람의 반대편 자리에 앉자마자 담임선생님은 오늘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려줬다.

 짧은 시간 안에 담임선생님의 계획을 들은 이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조율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민감히 방응하기도 했는데, 나래가 그런 나를 보며 움찔움찔 거리는 새끼고양이 같다며 놀리기도 했다.

 “하아......”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 초조하고 긴장감만 맴돈다.

 지금까지 이렇게 긴장해본 적은 최근이 처음인 것 같다. 극도로 긴장한다는 게 이런 느낌인 걸 오늘 처음 알았다.

 아. 어쩌면 처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비록 좋지 않은 일이었지만 지금과 같은 초조함과 긴장감을 느껴봤던 것 같다. 그때의 과거를 다시 떠올리려 하니까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

 극도로 긴장감과 초조함을 갖고 있던 도중 갑자기 울리는 스마트폰의 진동에 놀랐다.

 스마트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니, 발신자는 나래였다.

 “?”

 상담실에서 교실은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다.

 굳이 전화를 한다는 건 뭔가의 이유가 있는 걸까?

 교실과 복도를 훑어봤지만 나래는 보이지 않았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걸 보면 다른 볼일이라도 있는 걸까? 하지만 들은 게 없어서 잘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배려심이 깊고 무엇에든 열심히 하는 나래의 성격을 보자면 오는 도중 어떤 일에 휘말려 누군가를 돕고 있는 상황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나래라면 그런 일이 일어날 법도 하다.

 아직 수업을 시작하는 종이 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나래와 통화하기로 했다.

 “나래야, 무슨 일이야?”

 [교무실에 들려서 담임선생님한테 보고하려고 교무실로 가는 중이야.]

 “아......”

 나래의 말을 듣자 다시 긴장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나래가 상담실에서 나왔다는 건 조율이와의 대화가 끝났다는 거다. 즉. 나래가 조율이를 설득시키는 일이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 결과를 들을 수 있다.

 

 심장의 고동이 빨라졌다.

  

 너무 격하게 뛰는 심장박동소리가 주변에 들리지 않을까 눈치를 봤다.

 아으~! 진짜 심장 떨려서 미치겠다......!

 [시간 없으니까 결론만 빠르게 말할게.]

 “응.”

 마음을 침착하게 만들었다.

 어떤 결말이든 받아들일 준비는 끝났다.

 아마도.

 [네가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어.]

 “......”

 쉽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바라는 결과와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진실을 들으니 낙심을 피할 수 없었다.

  

 좌절감이 느껴졌다.

  

 자괴감도 느껴진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 같다. 콧잔등이 시큼시큼한 게, 혹시 지금 눈물이 흐르고 있는 걸까? 창피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과 내 자신이 너무 바보였다는 것에 후회를 느낄 뿐이니까......

 잘못이 내게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내 선택이 옮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사과하고 싶었다,

  

 속죄하고 싶었다.

  

 조율이가 나를 욕해도 미안하다는 말 외에는 그 어떤 말도 꺼낼 수 없다. 그런데 조율이는 나를 바라봐주지 않는다.

 난 이제 어쩌면 좋을까?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려 할 때.

 [하지만 나쁜 결과도 아니야.]

 “어......?”

 나래의 말에 난 재빨리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정말 힘들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어. 결과적으로 보면 괜찮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지만.]

 “괜찮은 결과......? 지금 괜찮은 결과라고 한 거야? 그치?!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일단 진정해.]

 “응. 진정했어!”

 [그리고 잘 들어.]

 “알았으니까 빨리 얘기해줘.”

 나래는 분명 괜찮은 결과라고 했다.

 좋은 결과도 아니지만 나쁜 결과도 아니라는 것이다.

 방금 전에 느꼈던 긴장감과 초조함과는 다른 긴장감과 초조함이 느껴졌다.

 설렘이 느껴지는 것이 착각이 아니길 바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갖고 나래의 말을 기다렸다.

 [아마 가까운 시일 내에 너와 조율이 사이에 있던 과거를 매듭지을 수 있게 될 거야. 그리고 마침표를 찍으려 하는 사람은 아마 조율이일 거야.]

 “진짜?!”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다가가려 하면 계속해서 쳐내고 피하던 조율이었는데, 이번에 먼저 다가올 거라고? 그 한 조율이? 정말 상상도 가지 않았다.

 내가 놀람에 빠져있는 사이 나래는 다시 말을 이었다.

 [정확히 언제일지 나도 조율이도 몰라. 왜냐하면 조율이가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했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하루면 충분할 거라는 다짐도 받아냈어. 그러니까 마음의 준비를 단단하게 해놓는 게 좋을 거야.]

 드디어 조율이가 나한테 먼저 다가온다.

 비록 어떤 결말이 기다릴지 모르지만, 이건 하나의 기회다. 내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질 것이다.

  

 나와 조율이의 연이 끊긴다는 최악의 결말이 있다.

  

 나와 조율이의 연이 어중간하게 이어지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결말이 있다.

  

 나와 조율이의 연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최고의 결말이 있다.

  

 세 가지의 결말 외에도 많은 결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생각할 수 있는 결말은 위의 세 가지의 결말뿐이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진다.

 이번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거라 생각한다. 아니. 마지막 기회가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할 수 없다.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건......, 한 번으로 족하니까. 더 이상은 그런 경험을 겪고 싶지 않다. 그래. 진 조화, 이번에는 실수하지 말자!

 굳센 의지와 각오를 불태우고 있을 때 스마트폰 너머에서 나래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화야? 진 조화? 듣고 있니?]

 “아, 으, 응.”

 [그러니까 이번에는 잘 해봐. 친구로서 네가 원하는 결말이 나오면 정말 좋겠다. 친구가 슬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거든. 너는 이번 일이 자신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 더해 나를 포함한 네 주변사람들을 위해서라고 생각해봐. 그럼 더 힘낼 수 있을 거야.]

 조율이와의 관계는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윤 나래라는 친구 하나는 잘 만난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긍정적인 생각과 용기가 채워졌기 때문일까?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피는 것 같았다.

 “나래야.”

 [응?]

 “정말 고마워.”

 [고맙다는 말은 됐다니까. 얘가 또 이러네?]

 아직 할 말이 더 남았다. 좀처럼 잘 하지 않는 말이라서 부끄럽다.

 나래 본인이 바로 앞에 있는 게 아님에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리고 사랑해.”

 [푸흡!]

 “왜, 왜 웃어! 기껏 사람이 용기를 짜내서 말했는데!”

 분명 바로 앞에 나래가 있었다면 폭소하며 내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폰으로 찍었겠지.

 [아니. 네 입에서 그런 말을 듣는 게 오랜만이라서. 뭐랄까, 갑작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살짝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웃었어. 절대 나쁜 의미는 아니야.]

 나래가 나를 비웃기 위한 목적으로 웃은 게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문제라면⎯⎯

 [아쉽네.]

 “뭐가?”

 [네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간직할 수 없어서.]

 ⎯⎯아주 가끔 심술궂을 때가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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