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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처음 죽던 날. 이후
작가 : 그슨대
작품등록일 : 2018.11.20

"나는 죽었는데, 한 시간 동안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귀신의 한을 푸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7. 끝, 아니 시작
작성일 : 18-12-28 18:26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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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과의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나니, 정말로 귀신으로서의 내 생활은 끝났다고 느꼈어. 한을 풀었으니 환생해야지. 한을 못 풀고 그냥 잊어서 환생하는 귀신들도 얼마나 많은데. (그러고 보면 난 참 운이 좋았어.)

  하지만 그전에 정말 마지막으로 인사할 사람이 두 사람이나 있었지. 때문에 나는 하루 동안 내 귀신 아지트로 돌아가 쉬었어.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서 기쁘기도 했고, 귀신 생활을 마치는 것에 아쉽기도 해서. 할아버지는 내 마음을 다 아는지 곁에서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셨지.

  “환생할 생각이지?” 할아버지가 먼저 나한테 물었어.

  “아무래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마음속 응어리가 없어졌으니까...”

  “그래, 당연하지. 모든 귀신은 환생을 해야 해.”

  “근데 어떻게 하는 거예요?”

  “그건 내일 알려주마. 내일 네 남자친구한테 작별 인사할 계획 아니었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나는 다시 깊게 생각하다가 깜빡 잠이 든 것 같았어. 결국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부랴부랴 버들이한테 가 봤지. 다행히 대학교에서 버들이를 쉽게 찾을 수 있었어. 버들이는 강의를 열심히 듣고 있다 날아다니는 나를 봤지만, 아는 척은 하지 않았지. 나도 눈웃음을 보낸 다음, 말했어.

  “옥상으로 나와.”

  버들이는 고개를 끄덕였지.

  “내가 떠나야 하는 건 알고 있었지?” 나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어. 하지만 버들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어두운 표정으로 변했지. 나는 다시 괜히 미안해졌어.

  “왜 그래 미안해지게~ 사귈 때부터 알고 있는 일 아니었어? 그러니까 아쉬워하지 말고 축하해줬으면 좋겠어.”

  버들이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고 한숨만 쉬었어. 대체 나의 어디가 좋다고 이러는 걸까. 나도 더 할 말이 없어져서 그냥 옆에 나란히 앉았지.

  “나는 오늘 밤 먼 길을 떠날 거니까, 다음 날 눈을 뜨자마자 나를 알고 지냈던 무당을 만나. 그러면 이제 더 이상 귀신 보고 불행이 찾아올 일은 없을 거야.”

  “불행이요? 저는 한 번도 저에게 불행이 찾아온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누나를 만난 게 행운이라면 행운이었지 불행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말 멋있게 하네. 근데 그럼 지금 내가 떠나는 건 확실한 불행이겠네?”

  내 말에 버들이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지.

  “괜히 허세 부리지 마. 나로 인해 네가 얼마나 피해를 받았는데. 오늘 밤 이후로 나는 그냥 잊고 나보다 훨씬 좋은 여자 만나. 만약 아니면 내가 환생하고 나서도 용서 못해. 그리고 여자도 조심해야 하고. 또 가끔씩 경상도로 놀러올 때 내 무덤에 치킨이나 한 마리 놔 줘. 그리고 이제부터 공부 열심히 해. 연애하느라 공부도 하나도 안 한 것 같은데, 대학교 1학년 때 웬만큼은 해 줘야지. 또.”

  나는 잔소리 같은 말을 하다 잠시 말을 끊었어. 버들이한테 정말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거든.

  “곁에 있는 사람한테 잘해.”

  “명심하겠습니다.”

  “죽어보니까 알겠더라고. 곁에 있으면 소중한 줄 모르지만 실은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 죽으면 후회만 남더라고. 그니까...”

  나는 괜스레 눈물이 나 말을 끝마치지 못했어. 이제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이 나서.

  “이제 정말 끝인가요...?” 버들이도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면서 말했어.

  “끝이 아니야.” 내가 대답했어.

  “나한테는 또 다른 시작이니까.”

  버들이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의 품에 안겨서 울었어. 이제 마지막이라는 게 정말 슬펐거든. 다음 생애에도 이런 날이 올까? 다음 생애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음 생애에 만날 수 있을까요?”

  버들이는 울먹거리면서 말했어.

  “다음 생애엔 난 남자로 태어나고 싶은데. 만약 그렇게 돼도 좋아할 거야?” 나는 울면서 웃었어. 그렇게 우리는 한참 동안 있다가, 나는 이 말로 말을 맺을 수밖에 없었어.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저도요.”

 

  “정말 고마웠어요. 할아버지 덕분에...귀신인데도 자괴감 안 들고 잘 지내고 살 수 있었고...또...음...또...암튼 굉장히 고마웠어요. 근데 환생은 어떻게 해요?”

  “생각보다 간단해. 네가 환생하고 싶을 때, 머릿속으로 큰 원을 그리면 큰 원이 나타날 게다. 거기에 들어가기만 하면, 전부 다 끝이야. 아니, 시작이라고 해야 맞으려나?”

  할아버지는 웃으면서 말했어.

  “제가 어떻게 환생할지 알 수 있나요?”

  “그건 아무도 몰라.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확실한 건 환생하고 나서도 착하게 살아야 하는 거지.”

  “나쁜 짓 하면 죽어서 악귀가 되니까요?” 내가 웃으며 말했어.

  “그래, 그렇지.”

  “근데...할아버지는 환생하실 생각 없으세요? 할아버지의 한은 도대체 뭐죠?”

  “뭐, 이 늙은이한테 남은 게 뭐가 있겠니.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할아버지는 여전히 아리송한 대답으로 궁금증만 불러 일으켰지. 나하고는 마지막인데도 알려주고 싶지 않으신가 봐. 나는 알아내고 싶었지만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았어. 그냥 궁금한 채로 환생하는 수밖에 없었지.

  내가 눈을 감고 큰 원을 상상하려고 하자, 할아버지가 물었어.

  “그런데, 정말 남은 게 없니?”

  나는 잠시 망설이다 말했어.

  “버들이...가 좀 걱정되기도 하고, 신경 쓰이기도 하는데요, 뭐, 그래도 저는 환생해서 다시 살고 싶어요.”

  “왜?”

  “왜냐하면...귀신으로 계속, 내가 아는 소중한 사람들이 저를 못 보고 인식하지 못하는 건 싫으니까요.”

  할아버지는 살짝 웃으시더니 말했어.

  “좋은 생각이다.”

  나는 다시 상상했고, 곧 내 앞에 내 키보다 크고 새하얀 원이 생겼지. 나는 이제 들어가려고 하는데, 문득 뒤에 계신 할아버지 생각이 다시 났어.

  “가기 전에...할아버지 존함이라도 알 수 있을까요?”

  “내 이름말이냐?” 할아버지가 되물었어.

  “성은 김 씨고, 어릴 때 이름은 창암이었다가 성인 때부터 본명인 창수를 썼는데 생애 동안은 이 이름을 훨씬 많이 썼어.”

  할아버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말씀하셨어.

  “구”

 

  할아버지는 그 말씀만 하시고는 나의 엄청나게 놀란 얼굴을 보면서 웃으실 뿐이었지.

  “그...그럼 할아버지의 한은...”

  “아아, 대한민국의 완전한 자주독립 같은 거창한 게 아니다. 통일 같은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가 되는 것도 아니야. 단지...너 같은 아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나라가 되기를 원할 뿐이다.”

  한참 동안 우리는 침묵을 지켰고, 그 침묵을 깬 것은 나였어.

  “가보겠습니다.”

  한 걸음을 뗀 나는 미처 못 한 말이 생각나서 다시 말했어.

  “할아버지도 꼭 소원을 이루시길 바라요!”

  그리고 나는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힘차게 하얀 원으로 들어갔어.

 

  끝, 아니 나에게는 또 다른 출발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어.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다음 편은 에필로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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