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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영혼치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4

부딪히면 몸이 바뀌는 세상. 남의 몸을 욕망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혼치기.

 
34. 진우
작성일 : 18-12-28 14:03     조회 : 226     추천 : 1     분량 : 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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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그놈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건 내 목소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놈의 목소리였다.

 

 자신의 몸을 하고 있는 익호와 통화를 끝낸 진우의 팔에 소름이 돋아 있었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악마 같은 놈이라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놈에 대한 감상은 미뤄둬야 했다. 한 시간이라고 했다. 한 시간 안에 별장에 가지 못하면 현정이 위험해질 수 있다. 진우는 녹음실 문을 미친 듯이 두드렸다. 그럼에도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수창씨, 수창씨!”

 

 진우는 수창의 이름을 부르며 녹음실 문을 발로 찼다. 녹음실에 들어가기 전 수창은 두 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지금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그가 안에서 두 시간을 채우고 나온다면 현정은 무사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이미 익호의 별장 주소를 알아낸 상태였다.

 

 “수창씨! 수창씨!”

 

 진우는 목이 터져라 수창을 불렀다. 할 수 있으면 문을 부수고라도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을 구르고 있을 때, 바이크 소리가 들렸다. 진우는 계단 위를 올려다봤다. 기타를 멘 여자였다. 여자는 바이크에서 내려 헬멧을 벗으며 계단을 내려왔다. 가죽 재킷에 찢어진 청바지, 전형적인 로커의 복장이었다. 분명 이 작업실을 함께 쓰는 밴드 멤버일 것이다. 진우는 구세주를 만난 듯 기뻤다.

 

 “수창아, 여기서 뭐해?”

 

 그를 보자 여자가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오직 문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던 진우는 그제야 자신이 수창의 몸속에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여자는 수창보다는 연상으로 보였다. 진우는 그녀에게 존댓말을 하기로 했다.

 

 “아, 제가 비번을 잃어버려서요.”

 “누구세요?”

 

 여자의 표정이 날카롭게 변했다. 아, 반말로 했어야 하나.

 

 “누구긴, 나, 수창이지.”

 

 스스로 생각해도 어색한 말투였다.

 

 “누구신지 몰라도 저한테 거짓말할 필요 없어요. 수창이가 도와드리는 분인 거 같은데, 수창이 지금 안에 있죠?”

 

 여자는 수창의 능력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여자도 리터너의 능력을 가진 사람인 것 같았다.

 

 “아... 네.”

 “지금 안에서 작업 중인가요?”

 “네.”

 “그럼 수창이가 작업 끝나고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급한 사정이 생겨서요. 문 좀 열어주세요.”

 “안 돼요.”

 “정말 급해서 그래요. 부탁합니다.”

 

 진우는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으로 머리를 조아렸다.

 

 “급한 사정이 있으시다니 저도 도와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요. 리터너들이 작업할 때 방해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시죠?”

 “네? 어떻게 되는데요?”

 “내상을 겪게 되요.”

 

 여자가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올렸다 내렸다. 큰 키와 긴 팔다리 때문인지 동작 하나하나가 시원스런 느낌이었다.

 

 “심각한가요?”

 “경우에 따라서는요.”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는 아니겠죠?”

 “이봐요. 심각할 수도 있다고 방금 말씀드렸잖아요. 잘못하면 내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구요.”

 “그런 경우가 많은 가요?”

 “많지 않으면, 수창이를 위험에 빠트리자는 건가요?”

 “저도 수창씨에게 피해를 입히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어요.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구요..”

 “네?”

 “사정이 좀 복잡한데, 여자친구가 제 몸을 빼앗아간 놈에게 잡혔어요. 지금 수창씨가 스캔하고 있는 사람이요. 김익호 회장이라고 아주 악질적인 놈이죠.”

 

 진우는 저도 모르게 현정을 여자 친구라고 말했다. 기타를 멘 여자는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는 눈치였다.

 

 “죽을 정도로 위험한 게 아니라면, 부탁드립니다.”

 

 하아, 여자가 다시 긴 한숨을 내쉬고는,

 

 “그럼 어쩔 수 없죠. 근데 지금 들어가면 수창이는 더 이상 그쪽을 도와줄 수 없을 텐데, 괜찮겠어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대개는 급성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수창이를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가야하거든요.”

 라고 말했다.

 “네, 괜찮습니다.”

 

 여자가 출입문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이 열리자 여자와 진우는 어둠속으로 들어갔다.

 

 “지금 불을 켜면 안 돼요. 제가 들어가서 데리고 나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고 계세요.”

 

 여자가 잔뜩 낮춘 목소리로 말했다. 진우는 작업실 벽에 붙어 섰다. 여자는 고양이처럼 소리를 내지 않고 녹음실 앞으로 갔다. 그리고는 진우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 - 주문처럼 들리기도 했다 - 을 몇 마디 정도 중얼거리고는 녹음실의 문을 열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여자가 땀에 흠뻑 젖은 수창을 부축해서 나왔다.

 

 

 “진우형, 어떻게 된 거예요?”

 

 수창이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진우는 조금 전 익호와 통화내용을 수창에게 간단하게 말했다.

 

 “그 놈이 형한테 주소를 알려줬다구요?”

 “네. 한 시간 안에 거기로 가야돼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수창씨 작업을 억지로 중단하게 했어요.”

 “전, 괜찮아요. 형, 어서 이쪽으로 와요. 어깨에 충격이 느껴질 정도로 부딪혀야 돼요. 알죠?”

 “네.”

 

 대답을 마친 진우는 녹음실 문에 기대 서 있는 수창에게 달려갔다. 두 사람의 몸이 맞부딪힌 순간, 진우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곧 온몸이 무거워졌다. 다시 익호의 몸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몸이 바뀐 수창은 등을 구부리고 구토를 했다.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는 모양이었다. 여자가 다가가 수창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난 괜찮아, 수창이 손등을 입을 훔치며 말했다.

 

 “진우형, 도와주지 못해서 죄송해요.”

 “사과는 제가 해야죠.”

 “수창아, 빨리 병원에 가자.”

 

 여자가 자기보다 머리하나정도는 더 큰 수창을 부축하려 했다.

 

 “영지야, 난 괜찮아. 병원에는 택시 불러서 갈게. 넌 진우형 좀 태워다드려. 부탁한다.”

 “니가 이지경이 됐는데 나보고 저 사람을 도와주라고? 우린 할 만큼 했다고 보는데?”

 

 여자, 영지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수창을 바라봤다.

 

 “아니에요, 수창씨. 저도 더 이상 다른 분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우가 말했다.

 

 “그럼 별장까지 어떻게 가시려구요?”

 

 수창의 물음에 진우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택시를 타고 간다고 해도 시간 내에 맞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익호의 몸은 더욱 쇠약해져 있는 것 같았다.

 

 “야, 채수창. 그만해. 저 분 사정이 딱하다고 해도 난 도와줄 생각 없어. 나한테 중요한 사람은 너라고.”

 

 영지가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았다.

 

 “영지야, 거기 가희누나도 있어. 정확히는 가희 누나의 몸이지만. 지금 저 몸의 주인한테 잡혀간 사람은 가희 누나의 몸을 가진 사람이라고.”

 “뭐? 가희 언니가?”

 “그래, 도와 줄 거지?”

 “당연하지. 가희 언니의 일이라면.”

 

 영지는 분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별장 앞에까지만 태워다 주는 걸로 약속합시다. 더 이상 도와주시는 건 저도 원치 않아요.”

 “알았어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영지가 조금 전까지와 다르게 확연히 누그러진 태도로 말했다. 수창이 진우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쇠약한 몸의 기운에 휘둘리지 말고, 형의 정신력을 믿으세요. 정신을 한곳으로 모으면 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거예요.”

 “알았어요. 그보다 지금 출발한다고 해도 한 시간 내에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걱정 마세요. 영지는 우리 중에서 바이크를 가장 잘 타니까.”

 

 수창은 테이블 위에 있던 자신의 헬멧을 진우에게 건넸다. 그사이 영지는 기타를 벗어 작업실 한쪽 구석에 세워놓았다. 작업실에서 나온 세 사람은 계단을 올라갔다. 먼저 올라간 영지가 바이크에 올라탔다.

 

 “타세요.”

 

 진우는 영지의 뒤에 탔다. 그리고 최대한 정신을 집중하려 노력하며 그녀의 허리를 잡은 팔에 힘을 실었다. 현정을 구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진우를 버틸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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