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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RECORDERS – 삼형제, 끈을 다시 엮다.
작가 : 윌리암
작품등록일 : 2018.12.21

레코더즈! 조직의 이름을 들어본적 있는가? 역사 밖에서 다가올 미래의 전쟁을 준비하는 레코더즈! 그 수장엔 조선시대 4대왕! 세종, 이도가 있다. 그 첫번째 이야기, 고대 단군왕검의 자식들로부터 전승되어온 21세기의 삼형제! 그들은 어릴적 아버지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각자 삶속에서 흐릿한 기억만을 가진채 살아간다. 그런 그들의 삶도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지만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다시 뭉치게 되고 레코더즈란 조직에도 가담하게 된다!

 
사랑 두울
작성일 : 18-12-28 11:49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3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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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판기 속 배열된 음료수 캔들이 그의 눈을 스쳤다.

 

  그리고 네 글자가 그의 눈을 멈추게 했다.

 

  [밀크커피]

 

  노인은 한번 씨익 웃으며 동전 몇 개를 투입구에 넣고 밀크커피 밑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오랜만이네 이 맛, 네가 좋아하던 거였는데, 소연아, 그치?

 

  노인은 옛 생각에 미소 지으며 그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이제 곧...

 

  노인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지하철이 지나간 대합실엔 아무도 없었다.

 

  10시가 넘은 시각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이제 곧 그들이 올 것이다.

 

  노인이 기다리는 그들이 올 것이다.

 

  “장군님, 아직 결함이 조금 있지만, 여러 가지로 쓸모가 있을 겁니다! 몇 번 안 되지만 전에 말씀드린 그 멈춤 기능도 추가로 완성시켰고요! 미리 은퇴선물 드립니다! 함부로 쓰시면 안 되는 거 아시죠? 장군님! 즐거운 여행 되십쇼!”

 

  노인은 부대장이 준 시간조절장치를 꺼내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과학수재 중 한명인 부대장은 노인에게 은퇴선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이제, 얼마 안 남았군, 이 기능도...

 

  어느 순간, 노인의 얼굴은 경직되고 그의 몸 구석구석에 지진이 일었다.

 

  왔구나!

 

  “남현이 걔는 왜 이렇게 많이 마시는 거야? 사람 피곤하게! 안 그래?”

 

  “그러게, 참, 피곤하게, 뭐 잘 가겠지 뭐...”

 

  스무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두 남녀가 계단을 올라오는 뒷모습이 노인의 눈에 비쳤다.

 

 

  하얀색 떡볶이코트에 뒤로 멘 검은색 프라다가방, 굽 낮은 구두에 청바지와 회색 폴라 스웨터에 살짝 걸친 털목도리, 그리고 그녀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모든 것이 노인의 기억 속 그대로였다.

 

  노인은 그 모습을 보자니 얼어붙은 손가락이 떨려 가벼워진 종이컵을 떨어트릴 뻔 했다. 컵을 급하게 쓰레기통에 버리고 노인은 자판기 옆으로 숨었다.

 

  그 두 남녀는 노인이 서있던 벤치에 앉았다.

 

  “전철 오려면 아직 좀 멀었네?”

 

  여자는 말했다.

 

 “그러네?”

 

  남자는 왠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근데 있잖아, 내 머리 어때? 괜찮아? 예뻐? 너무 칠렐레 팔렐레 한 것 같지 않아?”

 

  “아, 아니야! 괜찮아, 괜찮은데 왜?”

 

  “아니야~, 너무 파마가 쎄게 된 거 같단 말야.”

 

  “그, 그런가?”

 

  “너 칠렐레 팔렐레가 뭔지나 아는 거야?”

 

  “아, 뭐, 어쨌든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여자의 말에 옆의 남자는 계속해서 변명스러운 대답들을 가까스로 이어나갔다.

 

  넌, 뭘 해도 사랑스러워.

 

  노인은 그 광경을 훔쳐들으며 생각했다.

 

  어쨌든, 회장님의 비서처럼 졸졸졸 따라다니며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 안달이 나 보이는 남자였다.

 

  “민혁아~! 너, 나한테 컬러링 선물해줄래? 미진이가 벨소리는 보내줬거든.”

 

  “그래? 알았어~! 컴퓨터로 네가 좋아하는 걸로 보내줄게!”

 

  남자는 웃으며 재빠르게 대답했다.

 

  자신이 또 뭔가 해줄 수 있어서 꽤나 좋은 모양이었다.

 

  참, 바보 같군 그래!

 

  노인은 피식 웃음이 났다.

 

  이 순간은 노인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VR 영상인 셈이었다.

 

  노인은 버튼하나를 누르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그 남녀는 그 시공간과 함께 얼어붙듯 멈춰졌다.

 

 

  사실, 임금의 허락 후 처음으로 온 건 이곳이 아니었다.

 

  처음 장소는 이보다 앞선 구월의 어느 주말, 인천역 앞이었다.

 

  여러 벤치 중 하나에 앉은 여자 셋이 보였다.

 

  소연아!

 

  내 눈은 그녀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곱슬머리에 프라다 가방을 메고, 회색, 검은색 줄무늬 상의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기억에 지워지지 않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때, 어떤 멀대같은 사내가 그 앞을 지나쳤다.

 

  휴, 저때, 저 저...

 

  난 안타까움에 절로 한숨을 쉬었다.

 

  곧이어 흐린 기억 속 동아리 선배들과 동기들이 파릇파릇하게 내 앞을 이러 저리 스쳐지나갔다.

 

  후훗, 참 어렸네, 다들!

 

  나는 지팡이를 두 손으로 잡으며 조용히 웃었다.

 

  이날은 내가 소속된 사진동아리에 그녀가 들어오고 2학기의 첫 야외 촬영 날이었다.

 

  그리고 내가 그녀에게 첫 눈에 사랑하게 된 날이었다.

 

 

  곧, 무리가 다 모여 인천역을 떠났다.

 

  “다른 곳으로 가시겠습니까?”

 

  지팡이는 내게 물었다.

 

  “아니, 조금만 저 무리를 따라 다녀보고 싶어!”

 

  그러자 지팡이는 내게 의자모양의 이동수단을 만들어주었고, 그 시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투명 막을 만들어주었다.

 

  나는 그 무리를, 정확히는 그 속의 소연과 그 멀대를 곁에서 잠시 지켜보았다.

 

  그 무리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카메라를 들이댔고, 점심때는 차이나타운에 있는 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었다.

 

  그러고 있으니 뭔가, 찍어놓은 영상물을 모니터하는 감독이나 배우가 된 느낌이었다.

 

  오후엔 영종도로 가, 마저 사진촬영을 했고 놀이기구도 탔다.

 

  그 멀대와 소연은 디스코 팡팡에 나란히 앉았다.

 

  “장군님! 괜찮으십니까? 어디 불편하신가요?”

 

  괜히 그 모습을 보자니 창피함이 스멀스멀 올라와, 내 얼굴을 빨개 트려 놓은 것이다.

 

  지팡이는 내 심박수가 올라가니 진단모드가 되어 날 진찰했지만 당연히 별 문제가 없었다.

 

  “괜한 진료 안 해도 괜찮아!”

 

  난 지팡이를 자제시켰다.

 

  그리고 난 몇 시간 뒤의 부평역으로 갔다.

 

 

  만취되어 일행에게 업혀오는 낯익은 여자가 보였다.

 

  소연이었다.

 

  그래! 저거야! 저 안쓰러운 모습에 더 끌렸던 것 같아!

 

  나는 그 멀대가 그녀를 대신해서 그녀의 표까지 사고 있는 상황에서 이젠, 그들이 탄 전철 안으로 넘어갔다.

 

  그 멀대는 취한 소연을 계속 바라봐주었다.

 

  급행이라 계속 다음 역은 구로라고 떠있는데, 흠뻑 취한 소연은 왜 계속 구로냐고 물어보며 정신을 못 차렸다.

 

  지금 봐도 그 모습은 내겐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그 구로에서 멀대가 내리고 난, 자연스럽게 그 자리로 가 멀대 대신 그녀의 모습을 또 조용히 바라봐주었다.

 

  “민혁아~”

 

  날 그 멀대로 착각하는 건지, 소연은 날 취한 눈으로 가끔씩 이름을 부르며 웃어주었다.

 

  그러곤 바로 고개를 숙였지만...

 

  난 그녀가 신림역 그녀의 가족이 있는 좁아 보이는 집까지 가는 동안 지켜보았다.

 

  같이 간 동기들도 각자 집으로 가야했기에, 전철역에서 전부 흩어졌다.

 

  혼자 남은 그녀의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 뒷모습은 참으로, 그 뒷모습은 뭔가에 찌든 모습이었다.

 

  그 시절엔 몰랐지만, 이미 그녀의 사정을 아는 지금의 나는 그녀가 참 애달프기 그지없었다.

 

  마치 바람이 불어오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꽃잎 같았다.

 

  바로 달려가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저 바라볼 뿐 잠금 버튼을 그럴 용도로는 누를 수 없었다.

 

  아니 사실은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녀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그녀의 얼굴에 팔을 뻗었지만, 차마 내 양손은 그 뽀얀 얼굴엔 닿을 수는 없었다.

 

  내 양손은 멈춰진 그녀의 볼 앞에서 덜덜 떨기만하다가 내게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취한 그녀는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지금의 난, 그 멀대와 다른 게 뭐야?

 

  갑자기 화가 났다. 눈물도 났다.

 

  어차피 여긴 이미 내가 관여할 세계가 아닌데도,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난 그때처럼 무능력하구나...

 

  그때도 그냥 무능력한 놈이었다.

 

  그래서 그때 그녀를 힘없이 보내주었다.

 

  아니, 그녀 곁에 머무를 능력이 없던 내가 세월의 강물에 떠내려갔을 뿐이었다.

 

  그 수많던 기회들 속에서도 난 그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이라고 다를까?

 

  멀리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는 소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내 두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차올랐다.

 

  실은, 처음부터 이미 난 그녀를 가질 수가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빠아앙~!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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