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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401 기동조사반
작가 : 칠미리
작품등록일 : 2018.11.4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난 한밤의 폭행사건. 변호사 서유림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사설탐정. 그것도 하필이면 서유림의 첫사랑 엄기동이라니……. “정황에 가려진 진실이 있어. 난 범인이 아니라고!!” 사건의 규모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커지게 되고, 그 뒤에 감춰진 검은 세력들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변호사와 사설탐정의 콜라보를 그린 좌충우돌 본격 수사 성장물. 과연 이들은 아름다운 러브라인의 결실을…… 아니,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낼 수 있을 것인가.

 
[26화] 심리적 압박
작성일 : 18-12-28 11:41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7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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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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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렌 소리를 힘차게 울리는 앰뷸런스 한 대가 경광등의 빨간 불빛을 내뿜으며 명인병원 입구를 맹렬한 기세로 지나친다. 응급실 도착과 함께 의료진들의 움직임도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기를 이날만 벌써 수차례. 응급실의 하루는 시작과 끝이 없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 수많은 응급환자 중 조두식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틀 전 일이라고?”

 "정확히 말하면 어제 일이지. 저녁에 발견되고 바로 실려왔으니까.”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명인병원을 찾은 엄기동과 장연성은 로비에 마련 돼 있는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외래병원에 입원 중인 구치소 수감자를 면회하기에는 그 감시망의 벽이 너무나도 두꺼웠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이다.

 말없이 계속해서 엄지손톱을 깨물고 있는 엄기동을 향해 장연성이 몸을 돌렸다.

 

 “아니, 갑자기 왜 그랬을까? 너 저번에 면회 다녀와서 그랬잖아.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것 같다고.”

 “응, 분명히 그런 느낌이었지.”

 “느낌? 그냥 느낌이었다고?”

 “탐정의 느낌은 아주 예리하거든.”

 “…….”

 

 장연성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왕년에 강력반 형사로 이름을 날렸던 자신 앞에서 어디 감히 느낌을 운운한단 말인가. 듣기에 무척이나 거슬렸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엄기동은 그의 그런 기분 따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데 형은 어떻게 알았어? 구치소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었던 거야? 그런 말 없었잖아.”

 “잘 아는 건 아니고. 그냥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야.”

 “건너, 건너?”

 “응, 전에 너 우리 지구대에 붙잡혀 왔을 때, 너 조사하던 놈 기억하지? 그놈 친구의 사돈어른의 조카라나? 아무튼 거기 의무실에서 근무한다잖아. 그래서…….”

 

 그렇다는 말은 다시 역으로 말하면, 삼촌이나 이모를 통해 사돈에게 연락, 그리고 친구의 친구를 거쳐 다시 그 친구에게…… 응? 갑자기 헷갈린다.

 어쨌든 생각만 해도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척척 해내는 걸 보면, 아마도 장연성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왜 그렇게 쳐다봐? 내가 뭐 실수했어?”

 “아, 아니, 너무 대단한 것 같아서…….”

 “에이 뭘, 다들 고생하는데 이런 거라도 해야지. 내가 공무원이라, 시간을 어떻게 내 맘대로 할 수가 없어요.”

 

 지나치게 겸손한 말투에 미안한 표정까지 짓고 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엄기동은 잠시 말을 아꼈다. 어쩌면 “아니야. 형이 옆에 있어줘서 내가 얼마나 든든한데.”라는 말을 장연성은 내심 기대하고 있을지 모르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상관없이 엄기동의 입에서는 전혀 뜻밖의 말이 흘러나왔다. 읊조리는 듯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였다.

 

 “자기가 한 짓이 아니다……. 분명히 그렇게 말했어.”

 “뭐?”

 “이수아를 그렇게 만든 게, 조두식의 짓이 아닐 수도 있다고.”

 

 장연성이 그 말을 흘려들으며 헛웃음을 쳤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아니야. 처음엔 나도 허튼 소리로 여겼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거지.”

 “가만히 생각해서 그래. 빨리빨리 생각하면 아무 문제없어.”

 “사람이 잔인하지가 않아. 마음이 너무 여리단 말이야.”

 “이놈 이제 보니까 열정만 앞섰지,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구만. 너 법을 다루는 사람이 제일 조심해야할 게 뭔지 알아? 감정에 호소하는 놈들, 응? 바로 그놈들한테 휘둘리는 거야. 그러면 생각에 자꾸 혼선이 와요.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장연성은 속으로 ‘아이고, 이런 햇병아리 같은 놈.’이라며 엄기동을 비웃고 있을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물정 모르는 아마추어 주제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잘난 척을 해왔단 말인가. 장연성은 언제고 한번 따끔한 일침을 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늘 한수 제대로 가르쳐주려는 모양이다.

 

 “아니, 그렇잖아. 현장에서 걸린 놈이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면 만사 땡이여? 사람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걔는 그냥 최태성 엮어 넣고, 지 죗값 달게 받고 나오면 되는 거야.”

 “만약에 조두식의 말이 사실이라면?”

 “……?”

 “그만큼 억울한 일이 또 어디 있겠어, 조두식이나 우리나……. 그럼 그 가능성을 한번 염두에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 우리는 최대한 최태성 쪽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잖아. 안 그래?”

 

 엄기동의 기세를 보기 좋게 꺾으려는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법을 다루는 사람치고는 귀가 상당히 얇은 것이 틀림없다. 그것도 모자라 엄기동은 “자, 그럼 이 상황에서 형의 의견을 말해봐.”라며 상사가 부하의 생각을 검토하려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얄밉지만 그렇다고 어쩔 도리가 있는 건 아니었다.

 

 “뻔한 거 아니야?”

 “뭐가?”

 “뭐라니. 이수아가 쓰러지고, 조두식이 현장에서 발각됐다. 그럼 그 중간에 제3의 용의자가 있다는 말이잖아. 물론 조두식이가 거짓말 할 수도 있는 거고.”

 “아니, 그건 아닐 거야. 거짓말이었으면 아마 처음부터 그렇게 나왔겠지. 나의 부단한 설득 끝에 마음이 흔들려 잠시 본심이 드러난 거라고 봐, 난.”

 

 병원로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의 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환하게 밝히던 조명도 최소한의 빛만 남겨두고 모두 소등한 상태다. 어두워진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자니 어째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때마침 장연성의 배에서 밥 달라는 신호가 꼬르륵~ 울렸다. 장연성이 민망한 듯 배를 어루만지면서

 

 “거 참, 밥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야, 일단 일어나자. 여기 이러고 있어봐야 뭐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생명에는 지장 없겠지?”

 “그야 모르지.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어머, 안녕하세요?”

 

 엄기동과 장연성이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어디선가 또랑또랑한 인사말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근무복을 단정히 차려입은 간호사 한명이 종종걸음을 멈추고 엄기동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눈이 크고, 해맑은 것이 감수성이 풍부할 것 같은 간호사였다.

 

 “엄기동 씨 맞죠? 이수아 씨 남자친구. 여기는 또 어쩐 일이세요?”

 .

 .

 .

 다음날, 연북동 목조건물에서 출발한 오토바이 한 대가 도로 위를 신나게 질주하고 있다.

 오토바이와 한 몸이 되어 능숙하게 운전을 하는 박문수와는 달리 조용한은 지금 엄청난 공포를 맛보고 있는 중이다. 보호 장비라고는 달랑 헬멧 하나뿐이면서 그것이 마치 대단한 안전장비인 양 이렇게 곡예에 가까운 스릴을 펼치고 있다.

 겉에서 봤을 땐 무척이나 멋있게 보여도 자신을 보호하는 외벽하나 없이 온 몸으로 거친 바람을 맞는다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었다.

 

 “조, 조금만 천천히 달리면 안 되겠습니까?”

 “뭐라고요?”

 “무섭다고요. 너무 빠르단 말입니다.”

 “더 빨리 가라고요? 알았어요. 꽉 잡으세요.”

 

 부다다다! 울리는 시끄러운 소리와 귓가를 스치는 바람에 더 이상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보인다.

 박문수가 속력을 더 내자 조용한은 “으아아아!”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박문수의 귀에는 환호와 탄성처럼 들렸나보다. ‘뭐야,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의외로 스피드를 즐길 줄 알잖아.’라는 착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빨라! 너무 빠르다고!”

 “안 돼요. 더 빨리는 못 가요. 그러다간 제한 속도를 넘어버린다고요.”

 

 이날따라 신호등의 인심도 아주 후해서 어서 지나가라는 파란 신호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었다. 박문수는 기분 좋게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질주했다. 뒤의 탑승자도 분명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야호!!

 박문수의 오토바이는 그렇게 매끄러운 곡선을 그리며 한 점이 되어 사라져갔다.

 

 .

 

 “우웁! 우우욱!!”

 

 골목 한구석에서 끓어오르는 위산을 연신 토해내고 있는 조용한의 등을 박문수는 말없이 두드리고 있었다.

 

 “아우, 죽을 것 같네. 현기증이 아직까지 가라앉질 않고 있어요.”

 “아니, 그런다고 사람이 어떻게 이 지경이 돼요.”

 “뭐라고요? 아니, 그게 지금 아픈 사람한테 할 소립니까?”

 “대충 다 하셨으면 그만 일어납시다. 보는 사람도 많고.”

 

 네모반듯하게 접은 손수건을 꺼내든 조용한이 입가를 닦으며 무릎을 폈다. 아직 비틀거리는 것이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 보인다. 그러거나 말거나 박문수는 “이 근처 어디가 분명한데…….”라며 골목 주위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조용한이 실망한 기색을 내비친다.

 

 “흥! 허울만 그럴싸하지, 전혀 전문가처럼 보이지 않는군요.”

 “사람 하나 찾기가 어디 그렇게 쉬운 줄 아시나. 전입신고도 돼있지 않은 사람이라고요.”

 

 이수아는 퇴원 후 자신이 살던 연북동을 떠나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박문수는 SNS에 올라온 이수아의 근황을 따라 그녀의 행방을 쫒고 있는 중이다.

 단, 절대로 수소문해서 찾거나 자신의 종적을 남겨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나 그 주위사람들이 절대 알아차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미행의 기본 중에 기본…… 어?

 

 “형님!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입 뒀다가 뭐 합니까. 모르는 건 바로바로 물어봐야…… 웁!”

 

 조용한이 지나가는 행인에게 접근하려는 걸 박문수가 달려들어 입을 세차게 틀어막았다. 다행히 그 아리따운 행인은 조용한의 몰골을 보고 “어머, 별꼴이야.”라며 이미 자리를 뜬 후였다.

 

 “그렇게 함부로 행동하면 안 된다고 제가 몇 번을 말해요. 다 절차가 있는 법이라고요.”

 “아니, 그럼 나를 왜 데리고 왔습니까? 당신 조수 노릇이나 시키려고?”

 

 박문수가 잠시 당황하는 걸로 봐서 조용한의 말이 아주 틀리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도 그거지만.”

 “뭐라고요?”

 “생각해보세요. 지금 이수아 씨는 기억을 잃은 것으로 돼있어요. 우리는 그걸 부정하고 있고요. 그럼 어떻게 판별해야 할까요. 그냥 대놓고 물어볼까요?”

 “진심을 다해 물어본다면 뭐…….”

 “아, 답답하네. 저기요, 그냥 시키는 대로 잘 따라와 주면 안 될까요?”

 

 박문수는 진심을 다해 물어봤다. 하지만 조용한은 입모양을 실룩거리며 어딘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심을 다해 물어도 절대 통하지 않는 상황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좀처럼 어울리기 힘들어 보이는 두 명의 파트너는 그렇게 데면데면한 상태로 골목 이곳저곳을 헤매기 시작했다.

 

 “어? 여기다. 여기 맞는 것 같죠?”

 “아, 뭐합니까. 빨리 들어갑시다.”

 

 눈에 익은 이름의 간판을 발견한 두 남자는 꼬마들 같은 모습으로 후다닥!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후덥지근한 공기가 두 사람을 감싸 안는다. 꽁꽁 얼어붙었던 몸에 힘이 풀리며 비로소 얼굴에 평온함이 찾아왔다.

 그러기도 잠시, 박문수는 가게 안을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실내인테리어, 곳곳에 배치된 소품들, 그리고 이수아의 일상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어줬다는 진열장 속 치즈케이크. 분명 사진 속 장소가

 

 “틀림없어요.”

 “네, 그건 저도 봐서 알고 있습니다.”

 “아니요. 이수아 씨가 사는 동네……, 이 근처라니까요.”

 “억측 아닙니까? 오랜만에 들렀다고 하잖아요, 오랜만에.”

 “뭘 모르시네. 자, 봐요. 저 앞에 보이는 공원, 여기 이 산책로잖아요”

 

 그러면서 박문수는 또 한 번 휴대전화기를 들이밀었다.

 

 ♣좋아요 27개

 su-a Lee 언니네 애견 쿠키♡를 데리고 산책에 나섰는데 더럽게 추워~ 따끈따끈한 방구석이 그리워지는 시간. 얼른 똥 싸고 들어가자. 쿠키.

 #똥봉지 #서열정리 #자외선 차단은 필수

 

 사진 속 이수아는 아주 편안한 차림에 촐싹맞게 생긴 강아지를 안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은 이 ‘쿠키’라는 강아지 주인과 함께…… 아니, 어쩌면 그냥 얹혀살고 있을지도 모르죠. 여기도 예전에 그 언니분과 자주 왔던 곳이라면 ‘오랜만’이라는 표현도 꽤 잘 들어맞잖아요. 어때요. 이래도 계속 무시할래요?”

 

 조용한은 눈썹을 올리며 입을 내민 채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감탄까지는 아니더라도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정도는 들었기 때문이다.

 

 “다 좋아요, 좋은데……. 그럼 앞으로 뭘 할 생각입니까?”

 “글쎄요, 나는 따듯한 거라도 마실까 하는데.”

 “그럼 저는 핫초코로…… 아니! 앞으로 계획이 뭐냔 말입니다!”

 

 잠시 후, 박문수와 조용한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핫초코 두 잔을 앞에 놓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게 된다.

 몸을 앞으로 내밀어 의자에 걸터앉은 조용한과는 반대로 박문수는 의자 뒤로 한쪽 팔을 걸친 채 윗사람 같은 위엄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잘나가는 유명 감독과 꿈 많은 단역배우의 모습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말하자면 ‘연출 박문수, 감독 박문수, 촬영 박문수, 그리고…… 행인1역의 조용한’ 뭐 이쯤 되지 않을까 싶다.

 

 “그냥 지나가라는 건가요? 이거 생각했던 것 보다 비중이 훨씬 떨어집니다.”

 “지금 그딴 거나 따지고 있을 땝니까? 잘 들어봐요. 여기서 이수아 씨와 안면을 튼 사람이 누가 있어요?”

 “그거야 저밖에 없죠. 아, 전에 엄 소장도 한번…….”

 “그건 빼고요. 자, 좋습니다. 그럼 이수아 씨가 형님의 얼굴을 봤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그야 반갑게…….”

 “아니죠, 아니죠. 아이고, 답답해라.”

 

 박문수는 컵에 들어있는 얼음물을 단숨에 비웠다. 그리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 사건과 연관된 인물이 나타났다!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죠. 우리는 그 포인트를 잡아내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사람이 그렇게 강한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되면 분명 어떤 반응을 하게 돼있거든요. 그리고 그게 겉으로 드러나게 되는 거죠. 눈이 커진다! 호흡이 멈춰진다! 그러면서 황급히 시선을 회피한다!…… 아주 작은 반응이라도 보인다면 우리의 의심은 곧 확신으로 변하게 되는 거죠.”

 “으음.”

 “단, 이쪽에서는 아는 내색을 해서는 절대로 안 돼요. 모르는 사람처럼 무심한 듯 지나쳐야 한다고요.”

 “그건 왜죠?”

 “더 깊이 숨어버리면 곤란하니까요.”

 “아!……”

 

 조용한은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래도 이 바닥에서 몇 년 굴러먹었다고 나름 뛰어난 식견을 겸비하고 있지 않은가. 삐거덕거리던 관계에서 아주 작은 믿음과 신뢰가 싹트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박문수는 한껏 우쭐해졌다.

 

 “그렇게 놀랄 것 없어요. 뭐 대단한 거라고.”

 “그 정도는 아닌데……. 뭐 어쨌든, 그럼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뭡니까?”

 “이제부터 우리는 길고 험난한 싸움에 들어가야 합니다. 바로 잠복!”

 “아, 잠복! 걱정 마세요. 그거 저도 몇 번 해봐서 잘 압니다. 아아, 벌써부터 흥분되기 시작하는군요.”

 “네, 그래서 형님을 데려온 겁니다. 아무래도 두 명이서 구역을 나누면 그만큼 빨리 찾을 수 있으니까요. 뭐, 운이 좋다면 지금이라도 이수아 씨가 저 문을 열고…….”

 

 카페 입구로 시선을 던진 박문수는 여기서 말을 멈췄다. 떡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어서였다.

 어느새 박문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순간 호흡도 멈춰진 듯하다. 그러면서 황급히 시선을 회피한다. 분명 강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게 틀림없어 보인다.

 곧이어 그의 입에서 나직한 음성이 속삭이듯 새어나왔다.

 

 “이수아 씨에요.”

 
작가의 말
 

 그랬다고 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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