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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스포델(Asphodel)
작가 : 월매화
작품등록일 : 2018.12.25

『누군가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말 한 마디와 함께 또 다른 계기로 안지성은 비록 자신의 나이보다 12살 아래이지만 첫 눈에 반한 여성, 아스포델리네 루테아. 자신이 지어준 예명을 가지고 있는 그녀를 위해 한 번 무너졌던 회사를 앞으로 사랑하는 이를 지켜줄 7명의 사람들과 함께 일으켜 세운다.
그 이후, 그녀의 꿈을 지키고자 지성은 The Dream Word라는 지원 센터를 설립한다. 다른 이를 대신하여 글을 써주고, 책이란 이름을 가진 꿈의 형태를 이루게 해준다.
그것이 그녀의 꿈에 더더욱 다가갈 수 있는 길.
루테아가 의뢰인과 자신을 지켜주는 이들과 함께 겪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4話
작성일 : 18-12-27 23:30     조회 : 109     추천 : 0     분량 : 7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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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일이 수월하게 잘 될 리가 없다는 것을 지성이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The Dream Word가 새롭게 열리기 무섭게 빠른 속도로 누군가가 다급히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남성이지만, 다른 이들이 꺼려할 정도로 심하게 화장을 한 사람으로 접수처에 있던 직원에게 다짜고짜 소리부터 쳤다.

 

 “너! 내 팔 보이지? 오른쪽 팔을 다쳐서 글을 못 쓰게 되었다고! 지금 당장 공연에 필요한 책을 집필을 해야 하는 상황이란 말이야!! 얼른 직원을 불러와! 당장! 집필해야 한다고!”

 “저...저기...죄송합니다만...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주시면 바로...”

 “내 말 무시 하냐! 지금 당장이라고!!”

 “히익--!”

 “지금 직원한테 무슨 짓입니까?”

 

 직원은 안심한 얼굴로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자, 소리치던 그도 뒤돌아보았다. 거기엔 동양풍의 옷을 입은 여성과 집사 복을 입은 남성이 서 있었다.

 다름 아닌 루테아와 알카이드였다. 때 마침 루테아가 건물 안을 구경하고 싶다하여, 막 들어오던 참이었던 것이었다.

 

 “너, 나한테 한 소리니?”

 “네. 그럼 누구에게 합니까?”

 “어쭈, 너 너무 당당한데 내가 누군지 알고 까불고 있는 거야?”

 “누군지 모르니까. 까부는 겁니다만....뭔가 불만이라도?”

 “뭐...뭣!? 너 아주 그냥...!”

 “이 이상 소란피우면 남은 팔마저 부러뜨릴 겁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더 소란을 피우겠습니까?”

 

 그의 눈이 순간 무서운 맹수처럼 빛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노려보자, 남성은 아무런 말조차 못 했다. 다른 직원들은 그걸 보며 조용히 웃었다.

 결국 남성은 번호표를 뽑은 채로 씩씩 거리며, 건물 안에 설치 해둔 의자에 다리를 꼰 채로 앉았다.

 

 ‘정말 불량한 사람이네...’

 “그나저나...다른 직원들의 휴대용 노트북 배급과 예약 손님들을 담당한 다른 직원의 일이 아직 안 끝나서 어떨지 모르겠네요...그렇죠? 아가씨....”

 “.......”

 

 루테아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옷깃을 잡아당기며 얼른 가자고 보채자, 그는 눈치 채고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직원에게 인사를 한 뒤에 사장실로 바로 갔다.

 사장실에 들어서자마자 루테아는 지성에게 달려들 듯이 안겼다.

 

 “루테아? 무...무슨 일이야? 왜 그렇게 겁먹었어?”

 “아...그게...좀...”

 “루테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네,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아가씨께서 겁을 먹으신 것 같아요.”

 

 알카이드는 아까 전 상황을 지성에게 들려주었다. 지성은 신음소리를 내며, 곤란한 얼굴을 지었다.

 그 이야기를 옆에서 루테아의 머리를 묶어주고 있는 상태로 알리오스도 같이 듣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네...하아...저 때문에 뭔가 곤란한 일이 있다면...”

 “아니, 그런 씩의 대처는 훌륭했었네. 그나저나 걱정이로군...직원들의 노트북 배급이 잘 안 되어 있고, 예약 손님들을 맡으러 간 직원들도 아직 안 돌아온 상황이기에 어쩌면 루테아가 대신 가야 할지도 몰라...”

 

 그 말에 알카이드는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덕분에 지성도 알리오스도 당황하며, 급하게 분위기 전환했다.

 

 “너무 심각해 하지 말게! 자네의 얼굴이 갑자기 무서워졌다고!”

 “맞는 말이야. 알카이드. 얼굴 관리 좀...”

 “아, 죄송합니다...저도 모르게....”

 ‘후우....저런 얼굴을 하면....우리들도 모르게 공포영화를 밤새 보는 꼴이 된다고...’

 

 『이전』의 그를 아는 이들은 저런 얼굴을 하면 무서워해서 어떻게든 표정이 변하도록 분위기 전환하느라 진땀을 뺀다.

 그 사이에 머리를 다 묶은 루테아는 자신의 머리를 만지면서 만족했다. 양 갈래로 머리를 꽈배기 형식으로 꼬아서 동그랗게 한 다음에 묶은 방식이었다. 저런 것을 알리오스가 아무렇지 않게 잘 하기에 알카이드도 조금 부러워했다.

 

 “저도 머리 묶는 방법을 잘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너무 섬세한 작업은 저한테는 힘들어서...매번 머리 묶는 것을 부탁드려서 죄송합니다. 알리오스씨...”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다, 이 정도는 옛날에 많이 해보아서 괜찮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너도 언젠간 머리 묶는 것을 잘 할 것이다.”

 “그렇겠죠....”

 ‘알카이드도 은근히 루테아를 돌봐주거나, 챙겨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니깐....’

 

 그런 모습을 지성은 웃으면서 바라보던 도중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리자, 그는 전화기 버튼을 누르면서 받았다.

 

 “무슨 일이지?”

 “아...사장님...그게...사실은...”

 

 여성 직원의 목소리가 꽤나 기어들어간 채로 용건을 말했다. 다름 아닌, 아까 전의 소란을 피운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

 

 “알겠다. 바로 내려가서 만나도록 하겠네.”

 “네. 그럼 기다려 달라고 전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전화를 끊었고, 세 사람은 곤란한 얼굴로 서로를 보았다.

 

 “가야겠지...?”

 “네...저도 따라 가겠습니다.”

 “아우...”

 

 루테아도 떨린 손으로 지성의 손을 잡았다.

 같이 가겠다는 의도를 의해하고서는 지성은 그녀의 손을 조심히 잡으며, 알카이드와 함께 사장실 밖으로 나갔다. 가만히 있던 알리오스도 마찬가지로 같이 따라가게 되었다.

 때 마침 사장실로 들어오려 했던 페크다가 세 사람을 보며, 무언가 큰 일이 있음을 깨달았다.

 

 “무...무슨 일이 있었죠...?”

 “응. 있었네. 그런고로 자네도 따라오게.”

 “으아아아...”

 

 페크다는 어쩔 수 없이 따라가기로 했다.

 The Dream Word의 건물 안에 들어가니, 소란 피우던 그 남자가 애타게 기다렸다는 듯이 소리쳤다.

 

 “사장이라는 사람이! 왜 이렇게 늦게 와!”

 “죄송합니다. 사장실이 꽤나 높은 층에 있어서 좀 늦었습니다.”

 “높은 층에 있어도 빨리 오는 게 예의...”

 

 그는 뒤에 있던 알카이드를 보자, 다짜고짜 소리부터 쳤다.

 

 “저 남자! 나한테 협박 했다고? 안 그래도 급한데! 어쩔 거야!? 엉!?”

 “접수 하셨다면 제일 먼저 손님부터 해드리겠습니다.”

 “그래야지! 다른 손님들 따위 버리고, 나부터 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어?”

 

 화를 억누르며, 지성은 그를 보면서 곤란한 얼굴로 답변했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직원들에게 노트북 지급이 늦어져서 내일부터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뭐!? 노트북 따위 버리고! 그냥 나 대신에 글을 쓰라고!”

 “그래서 소장하고 계시는 노트북이...”

 “내 노트북을 쓰라고 부탁하는 거야? 내 노트북은 보물이라고! 누가 쓰게 할 줄 알아?”

 ‘그럴 거면 오지 않는 편이 좋지 않나요?’

 ‘아하하하...알카이드씨...’

 

 지성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루테아에게 물어보았다.

 

 “루테아, 혹시 지금이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글을 써줄 수 있니?”

 “.......”

 

 그녀는 조용히 끄덕였다. 그는 그녀를 위, 아래로 훑어보면서 뭔가 싫은 기색을 내고 있었다.

 

 “뭐야? 저 아가씨, 말 못 해?”

 “네, 못 하지만 그래도 우수한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만족할 겁니다.”

 “하아? 저 아가씨 말고 없어? 나 저런 벙어리는 싫다고?”

 ‘지금 당장 저 남은 팔 부러뜨릴까요?’

 ‘아...알카이드씨? 진정하세요!!’

 

 지성도 은근히 화가 났지만, 참으려고 노력했다. 가까스로 그를 설득해서 루테아가 그를 대신해서 글을 써주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일터에서 작업하길 원한다고 얘기를 한 뒤에 먼저 일터로 가버렸다. 그의 일터로 알카이드가 루테아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알리오스씨랑 페크다는 사장님의 곁에 있어주세요.”

 “아니, 너 혼자 보내긴 좀 그러니...페크다가 가주었으면 좋겠군. 알리오스는 나랑 아직 일 처리가 남아있으니까.”

 “페크다, 나 대신 아가씨를 부탁한다.”

 “네엡~! 맡겨만 주세요!”

 “하아...어쩔 수 없군요...그럼 갈까요?”

 

 차를 타고, 먼저 간 그를 따라서 급하게 일터로 갔다.

 그의 일터는 다름 아닌, 연극장의 준비실이었다. 그가 있는 곳으로 도착하자 그는 화장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경호원으로써 준비하느라 늦었습니다.”

 “뭐가 그런 게 중요하다고! 그보다 얼른 준비해! 나 바쁜 사람이라고!”

 

 그 말에 조금 놀란 루테아는 가방 안에서 조용히 자신이 가지고 있던 노트북을 꺼냈다.

 작업용 노트북과 자신이 쓰고 있는 노트북이 따로 있기에 두 개나 있었다. 그 중 작업용으로 꺼내어서 그녀는 전원버튼을 눌렀다. 그러는 사이에 남성은 일어나서 주황빛의 액체를 컵에 따르기 시작했다.

 

 ‘젠장! 왜 저런 장애인에게 부탁을! 저런 년은 분명 그 회사를 망치게 할 것이 뻔하잖아? 그런데 왜 고용한 거야? 그 회사는 정말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미안하지만 아가씨는 그냥 죽어줘야겠어. 이유는 간단해. 내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는 따라온 알카이드와 페크다가 안 보이도록 자신이 준비한 무언가를 주황 빛 액체와 함께 같이 섞어버렸다.

 그런 뒤에 그는 루테아에게 건네주었다.

 

 “자, 마셔! 이거 마시고 내 글을 아름답게 써주었으면 해! 이거 완전히 비싼 오렌지 주스니까. 다 마셔야 하는 거 잊지 말라고?”

 ‘잠깐...이 냄새는...?’

 

 알카이드는 무언가를 눈치 채고서는 루테아가 받을지, 말지를 고민하며 바라보던 오렌지 주스를 자기가 대신 받았다. 그러자 그는 당황한 자신을 진정한 채로 알카이드를 바라보았다. 페크다도 어지간히 놀란 얼굴이었다.

 

 “아가씨는 제가 만든 주스만 마시는 편이라서요. 죄송합니다만 오히려 제가 목이 마르네요.”

 

 그러면서 알카이드는 그것을 숨 한 번 쉬지도 않고 전부 들이켜 마셨다. 단 한 방울도 없이 다 마시자마자 그에게 건네주었다.

 

 “고맙구만, 내가 주는 주스를 마셔서. 아가씨가 안 마셔서 좀 그렇긴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그럼 얼른 시작하자구!”

 ‘뭐야? 뭐냐고!? 마시자마자 바로 죽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왜 아무런 반응이 없어? 약이 약한 건가? 아니면 뒤늦게 반응하나?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이 약은 내가 무진장 싫어하는 사람을 처리하려고 힘들게 구한 약이란 말이야!! 그런데 왜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냐고~!!!’

 

 아무렇지 않게 서있는 채로 대기하고 있는 알카이드를 보며, 그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루테아와 함께 글 쓰는 작업을 했다. 거의 2시간에 걸친 작업이 완벽하게 끝나자마자 루테아는 글을 보여주었다.

 

 “음~잘 써주었네~”

 ‘젠장! 말도 못 하는 계집이 왜 이렇게 글을 잘 써? 짜증나게!’

 “그럼 일단 이걸 손님께서 직접 책을 내기 전에 확인하시라고, USB에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가지고 계신 것이 있습니까?”

 “잠시만~내가 가지고 있는 게 있나?”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USB를 찾아서 건네주었다. 순순히 자신들의 말에 응하자, 페크다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무서움이 느껴졌다.

 

 ‘뭐지...? 왜 이렇게 순순히...? 그보다 일하는 방식이 저런 방식이었던가?’

 

 루테아는 일 하는 방법이 틀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업용 노트북에 쓴 글을 USB에 옮겨두었다. 파일이 완벽하게 옮겨지자 노트북에 저장 된 글은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USB 파일에 생겨났다.

 화면에 뜬 창들을 그녀는 다 닫은 뒤에 글을 보관한 USB를 뽑았다가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는 사이에 알카이드가 그녀를 대신해서 노트북을 꺼주었다.

 

 “수고했어. 나중에 책이 나오고, 연극이 시작되면 초대해줄게~!”

 “네, 그럼 저희들은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세 사람은 주차 된 차로 향했다.

 타고 가기 위해 페크다가 문을 열려는 순간. 갑자기 차 문을 안 열고, 알카이드가 조용히 자신의 수첩을 옷의 안주머니에서 꺼내들고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알카이드씨? 뭘 적고 계세요?”

 “아, 갑자기 생각이 나는 게 있어서요. 저기 페크다?”

 “네. 알카이드씨.”

 

 그는 수첩에 자신이 적고 싶었던 내용을 다 적고서는 안주머니에 다시 집어넣었다.

 그런 뒤, 마치 루테아가 들으면 안 되는 것처럼 그녀의 귀를 양쪽 손으로 막았다. 그의 알 수 없는 행동에 페크다는 많이 당황했다.

 

 “아??”

 “저기? 알카이드씨?”

 “페크다...만약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곧바로 제 옷의 안주머니에 넣어둔 수첩을 확인해주세요.”

 “네...? 알카이드씨한테 무슨 일이 있을 리가...”

 “부탁드리겠습니다.”

 

 페크다는 놀랐다. 어지간히 부탁을 잘 안 하는 알카이드가 갑자기 부탁하니, 무언가 불길하면서도 무서웠다.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부탁을 들어 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네...알카이드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수첩을 확인할게요.”

 “감사합니다...그리고...”

 “그리고?”

 “그때에는 부디 아가씨를....부탁드릴게요.”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루테아의 귀에서 손을 떼어냈다.

 점차 그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던 페크다는 그가 루테아에게 사과를 하면서 다정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고서는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불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말 괜찮으신 거겠지...?’

 

 차 안에서 운전하는 내내 알카이드는 아무런 말조차 없었다. 페크다는 뒷좌석에서 조용히 앞에 있는 알카이드와 루테아만 바라 볼 뿐 이었다.

 루테아는 어느새 인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상태로 고개만을 흔들고 있었다. 그것을 알고, 알카이드는 조심히 자신에게 기대고 잘 수 있도록 루테아를 옆으로 살짝 밀어서 기대고 자게 해두었다.

 덕분에 한 손으로 운전하는 그는 더더욱 조심히 운전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핸드폰이 울리자,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뒷좌석에 있는 페크다에게 루테아가 안 깨어나도록 조심스럽게 넘겨주었다.

 

 “저 대신 받아주시겠어요?”

 “네, 그럴게요.”

 

 폰 화면에 뜬 전화 상대의 이름을 알고서는 페크다는 급히 전화를 받아두었다.

 

 “여보세요? 사장님?”

 “어라? 페크다가 받다니...원래는 알카이드가 잘 받는데?”

 “아...지금 루테아 아가씨가 깊이 잠드셔서 알카이드씨의 어깨에 기대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운전 중이라서요.”

 “그래도 받을 텐데...뭐...일단은 일은 잘 끝났나?”

 “네, 별 탈 없이 잘 끝났어요.”

 “그래...오늘은 일이 빨리 끝나서 집에 모두 다 같이 모일 예정을 알려 주고 싶어서 말이야.”

 “에...그런가요?”

 “그래. 그러니 알카이드에게 잘 전해주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페크다는 알카이드에게 전화 내용을 전해주었다. 아무런 말도 없이 그는 고개만을 끄덕이며, 지성의 집으로 향했다.

 페크다도 알카이드가 아까 전의 한 마디를 끝으로 아무런 말도 안 하자, 의아했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을 때 쯤.

 지성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페크다는 깜짝 놀랐다. 알카이드의 옷이 젖을 정도로 땀을 계속 비 오듯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안색도 점점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그녀는 걱정을 했다.

 

 “저...저기 알카이드씨....괜찮으신 거....맞죠?”

 “괜...찮습니다...얼른 아가씨를.....사장님의 집으로....모시도록 하죠.....”

 

 띄엄띄엄이었지만, 힘겹게 말하는 말투가 괜찮지 않아보였다. 페크다는 루테아를 안아서 들어 올린 그를 묵묵히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지성의 집에 도착하니, 이미 다른 이들이 와 있었다.

 

 “이렇게 모두가 모이는 것은 처음이네요.”

 “그러게요. 다들 바빠서 정신없었는데 말이죠.”

 “아가씨께서는 주무시고 계시는군요. 허허헛...우리 아가씨는 정말 잠꾸러기로군요.”

 “그런데 알카이드...? 자네 안색이...”

 “괜...찮습니다...아가씨를...눕혀주고.....오겠습니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알카이드의 목소리가 이상함을 알고서는 루테아를 침대에 눕혀주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 뒤 지성이 걱정하는 얼굴로 그에게 말을 했다.

 

 “자네, 정말 괜찮은가? 아무리 봐도...”

 “괜....찮지....않겠죠...? 하하...『이전』의...저라면...다음 날 아침까지....버틸 수....있을 텐데....지금은...이 정도가...한계네요....”

 “자...잠깐!? 알카이드? 너 입가에!”

 

 두베가 가리킨 알카이드의 입가엔 어느새 인가, 피 한 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덕분에 다들 그의 상태를 알아차릴 때에는 이미 늦었던 것이었다. 알카이드는 걱정 말라는 듯이 미소를 보이고서는 그대로 의식을 잃은 채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 순간 모두의 외마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알카이드씨!!!”

 “알카이드!!”

 “정신 차려주세요! 알카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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