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
막장의 전설
작가 : 망아지
작품등록일 : 2018.12.20

[오늘 저...언니 남편이랑 헤어졌어요ㅋ] 남편의 내연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적어도 C컵은 돼 보이는 여자에게 안겨 있는 남편의 사진. 막장에 막장을 더하는 현실 속에 시작된 이혼 소송. 지수의 인생에도 사이다 전개, 로맨스가 찾아올까?

 
둘만의 추억
작성일 : 18-12-27 20:45     조회 : 178     추천 : 0     분량 : 524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혹시...작가님 이런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는데...혹시."

 "네?"

 

 건우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서두를 길게 빼자 지수와 박미래 대리가 안달하며 물었다.

 

 "무슨 말인데요? 말해 봐요."

 "그게...혹시나 해서요."

 

 "그러니까 혹시 뭐요? 아우! 답답해."

 "예전에 학생 때 맥도날*에서 아르바이트 한 적 있어요?"

 

 건우는 말해놓고 괜한 말을 했다는 듯 후회하며 뒷목을 긁적거렸다. 지수는 예전 일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등학생 때 1년 정도 일한 적 있는데...왜요?"

 건우는 지수의 대답에 용기를 얻고 또다시 물었다.

 

 "혹시 그게 서사라 사거리 아니었어요?"

 "네? 어...어...서사라 사거리 근방이 맞아요.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지수는 십여 년 전에 그곳에서 일했던 것을 건우가 어떻게 아는가 싶어 어리둥절했다.

 

 박미래 대리는 건우와 지수의 대화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뭐야, 두 분 아는 사이예요? 예전에 알던 사이인건가?"

 "제가 학생 때 독서실 마치고 매일 밤마다 거기서 햄버거를 먹었거든요."

 

 그 말을 듣자 지수는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어...?“

 

 건우의 얼굴이 갑자기 이중 턱으로 변하고, 몸이 불어보이는 것 같았다.

 많이 변한 것 같아도 그때 어리고 뚱뚱한 학생의 얼굴이 건우에게 남아있었다.

 

 "혹시 그럼 그 학생이...?"

 건우가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야, 그 빅버거세트랑 상해버거 하나."

 입에서 소주냄새와 해물탕 냄새를 역하게 풍기며 한 아저씨가 다가왔다.

 

 "빅버거 세트랑 상해버거는 단품으로 드릴까요?"

 나는 이미 아저씨가 술에 거나하게 취했다는 사실을 알고 긴장하며 물었다.

 

 "어어"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음료는 콜라 괜찮으세요?"

 그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카드를 테이블에 던졌다.

 

 나는 방과 후에 시급이 높은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객과 만나는 것이 익숙했다. 물론 익숙하다고 그들에게 당할 만 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난 취객만 봐도 털이 쭈뼛쭈뼛 설 정도로 긴장했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 경험상 이럴 때 실수라도 하게 되면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랐다. 하지만 늘 꼬투리는 잡혔다.

 

 "손님, 주문한 음식 나왔습니다."

 아저씨는 주문한 음식을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야, 뭐야. 왜 콜라가 한 잔밖에 없어."

 

 난 당황하며 답했다.

 "손님, 세트하나랑 햄버거 단품 시키셔서 콜라가 한 잔 나온..."

 

 "내가 언제 이렇게 시켰어? 이딴 것도 제대로 못해?"

 그가 악의가 넘치는 눈빛으로 나를 쏘아봤다. 그와 함께 왔던 일행이 말리며 말했다.

 

 "형님, 너무 취했소. 그냥 갑시다. 그만 하소."

 "놔. 너도 나 무시해? 내가 언제 이렇게 시켰냐고! CCTV 돌려볼까?"

 그는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소리치더니 갓 튀긴 감자튀김을 거칠게 내 얼굴에 던졌다.

 

 뾰족하고 뜨거운 감자튀김이 작은 칼날처럼 볼에 매섭게 스쳤다. 아픔보다 수치심이 먼저 밀려왔다. 그때 매장 안에 있던 덩치가 큰 학생이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랄 정도로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저씨! 아저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어디서 행패예요?"

 그리고는 핸드폰으로 112를 누르고 전화를 걸었다.

 

 "경찰서죠? 여기 서사라 사거리 맥도날*인데 어떤 아저씨가 술 먹고 직원한테 음식 던지고 소리치고 영업방해 하고 있거든요?"

 "야, 넌 뭐야."

 그가 한 대 칠 기세로 학생에게 다가갔다.

 

 "쳐봐요. 쳐봐! 나는 당신 같은 사람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마침 경찰도 오겠다. 오늘밤 구치소에서 자고 싶으면 쳐보라고요!"

 

 학생은 키도 크고 한눈에도 100킬로그램이 넘어 보이는 거구였던 반면에 아저씨는 학생 몸집의 반도 되지 않았다.굳이 체구로만 친다면 오히려 남학생이 삼촌, 그 아저씨가 조카로 보일 지경이었다.

 

 "형님! 참, 일 크게 만들지 말고 가요!"

 나는 그 학생이 아저씨에게 맞을 까봐 겁이 났지만, 그는 곧 일행에게 이끌려 별 수 없다는 듯 매장을 나갔다.

 

 "어디서 어린놈의 새끼들이. 재수가 없으려니까."

 그는 나가면서도 씩씩거리며 욕지거리를 뱉었다.

 

 나는 감자튀김을 맞은 볼을 어루만졌다.

 "지수야, 내가 하필 자리 비운사이...아우! 진상들! 그만 울고 이만 퇴근해..."

 뒤늦게 점장님이 와서 우는 나를 달랬다. 난 매장 후문에서 찬바람을 쐬며 눈물이 멈추길 기다렸다. 눈물이 언제 멈출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그때 나를 도와줬던 남학생이 슬며시 옆으로 다가왔다. 나는 눈물과 콧물로 얼룩진 얼굴이 창피해 고개를 푹 숙였다.

 “저런 사람 때문에 울지 마세요.”

 좀 전에 아저씨한테 큰소리치던 목소리와는 사뭇 다른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네...고맙습니다.”

 코가 막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는 내가 울음을 모두 삼킬 때까지 옆에 있었다. 처음엔 그가 옆에 있는 것이 불편했지만 금세 편해졌다.

 

 나는 매일 밤마다 와서 햄버거를 먹고 갔던 뚱뚱한 남자애가, 매장 구석에서 울면서 입에 햄버거를 우겨넣던 아이가, 모욕적인 일을 당할 때 도와줬던 그 사람이 건우 씨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

 

 나는 지수를, 그땐 이름 모를 여학생을 보러 매일 밤 그곳에 갔다. 물론 괜히 먹기 싫은 햄버거를 그녀 때문에 먹은 것은 아니었다. 순서는 밤마다 배고파서 햄버거를 먹으러 갔는데, 그곳에 있던 그녀를 좋아하게 된 것이 맞았다. 그녀는 내가 울고 있을 때 자판기 코코아도 뽑아 주었다. (그 코코아는 지수가 평소 들고 다니던 핫초코를 종이컵에 직접 타서 준 것이었지만, 건우는 자판기 코코아라고 생각했다.)

 

 수능을 본 다음날, 난 오랜 가슴앓이를 끝내고 지수에게 고백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나는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새 옷으로 차려입고, 매장 구석에서 그녀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렸다. 난 초조한 마음에 애플파이를 세 개째 먹고 있었다.

 

 '이렇게 뚱뚱하고 못난 나를 그녀가 받아줄까?'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녀가 퇴근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고백은 역시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한 취객이 매장 안에서 그녀에게 진상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가 그녀의 얼굴에 뜨거운 감자튀김을 던지자 나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술주정이에요? 쳐봐요! 당신 같은 사람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한 대 치고 깜방가서 자면 되겠네!"

 내가 다가가니 순간 그 아저씨가 멈칫하는 게 보였다. 눈빛이 흔들리는 게 조금 겁먹은 것 같았다. 그는 내가 말린 지 일 분도 채 되지 않아 매장 밖으로 줄행랑을 쳤다. 나는 용기를 내 매장 후문에서 울고 있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었다.

 

 "저런 사람 때문에 속상해 하고 울지 마세요."

 "도와...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그녀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차마 낯선 이에게 고약한 일을 당해 울고 있는 그녀에게 고백을 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난 그저 위로를 건넨 것만으로 만족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이후 난 대학에 진학하고 독립해 자취를 시작했고 그녀를 보지 못했다. 그녀를 보러 몇 번 패스트푸드점에 들렀지만 이미 지수가 그만둔 후였다.

 

 *

 

 둘은 동시에 십여 년 전 같은 순간을 떠올렸다. 건우와 지수는 서로를 바라보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순간 어색하고도 묘한 분위기가 흐르자 박미래 대리는 슬며시 자리를 피했다.

 

 "신기하네요. 사람 인연이라는 게."

 "그러게요. 진짜 신기해요."

 "그때...진상 손님한테 당할 때 도와줘서 고마웠어요."

 "당연한 거죠. 그런 사람들은 진짜 혼나야 돼요. 아! 그때 경찰에 넘겼어야 했는데!"

 건우가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작가님, 저야말로 핫초코 고마웠어요. 옛날 생각하니까 좀 창피하긴 하네요. 제 예전 모습 아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뚱뚱하고, 거대하고, 못나고."

 "네? 아니에요. 그렇지 않았는데. 곰돌이 푸같이 귀여운 면이 있었던 거 같은데..."

 지수는 귀엽다는 말을 해놓고 민망해서 괜히 핫초코를 원샷했다.

 

 "하하...작가님, 반가워요. 다시 만나서."

 "저도요. 저도 반가워요. 다시 만나서."

 

 둘은 잠시지만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 금세 다른 곳을 쳐다봤다.

 

 ***

 

 혜경은 회사에 혼자 남아 소고기 야채죽을 먹고 있었다. 속이 안 좋다고 했으니 먹기 싫더라도 죽을 먹어야 했다. 그녀의 속은 멀쩡했다. 그저 지수가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서 작가 대접을 받는 게 속이 쓰렸다. 혜경은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박미래 대리에게 괜히 눈길을 보냈다. 식사 분위기가 어땠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시시콜콜한 것들이 궁금하던 차였다.

 

 "과장님 속은 좀 어떠세요?"

 "많이 좋아졌어요. 잘 먹고 왔어요?"

 "네, 거기 식당 좋던데요? 역시 편집장님이 아는 식당들은 다 맛 집이에요. 그리스 음식은 처음이었는데..."

 미래는 혜경이 전혀 궁금하지 않은 그리스 음식에 대해 한참동안 이야기를 풀어놨다.

 

 "편집장님은요?"

 혜경이 간신히 중간에 말을 끊고 물었다.

 

 "편집장님은 작가님 집까지 모셔다드린다고."

 "집까지요?"

 "네, 그리고 작가님이랑 편집장님 예전에 알던 사이인가 봐요. 고등학생 때라고 했나?"

 

 "둘이 알던 사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말 그대로예요. 너무 신기하지 않아요? 근데 뭔가 편집장님 눈빛이 심상치 않았어요. 혹시 작가님한테 관심 있으신가?"

 

 혜경은 티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자꾸 미간이 찌푸려졌다.

 

 "편집장님이 지수 작가님을 유독 챙기는 거 같아서요. 다른 작가님에 비해 미팅도 많이 잡으시고, 매번 오실 때마다 같이 밥 먹자고 하는 것도 그렇고."

 "그거야 편집장님이 워낙 친절한 성격이라..."

 "다른 작가님들께는 잘 안 그러시는 거 같았는데...여튼 오늘 여러모로 신기했어요."

 

 박 대리는 웃으면서 칫솔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혜경은 손에 들고 있던 플라스틱 수저를 내려놓았다. 밍밍한 죽마저 더는 먹기 싫어졌다. 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영준에 이어 건우까지 뺏길 수는 없었다.

 

 박미래 대리가 화장실에서 이를 닦고 있는데 옆에서 회사 동기가 손을 씻으며 말했다.

 

 “미래야, 너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

 “응? 내가 뭘?”

 “혜경 선배가 편집장님 좋아하잖아.”

 “엥? 진짜?”

 “회사사람 다 아는 걸 너만 모르냐. 난 둘이 썸타는 사이인줄 알았는데”

 “그런 거야? 내가 괜한 소리를 했나?”

 

 작년 가을, 건우는 회사 근처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오토바이에 치여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그를 발견한 게 혜경이었다.

 

 “조금만 늦게 발견했어도 정말 큰일 날 뻔 했어요.”

 의사는 건우에게 혜경이 생명의 은인이라고 추켜세웠다.

 

 당시 건우의 엄마는 미국에 있었고, 아빠는 연락도 잘 되지 않았다. 보호자로 건우의 곁을 지킨 것도 다름 아닌 혜경이었다. 사고로 의식을 잃었던 그가 눈을 떴을 때, 혜경은 그의 손을 잡고 잠들어있었다. 혜경은 휴가까지 써 가며 그를 밤새 간호했다. 건우는 그녀가 참으로 고맙고 또 부담스러웠다.

 

 
작가의 말
 

 고맙습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8 둘만의 추억 2018 / 12 / 27 179 0 5249   
7 그의 첫사랑 2018 / 12 / 27 199 0 5364   
6 두 번째 내연녀의 정체 2018 / 12 / 27 203 0 5363   
5 최고의 순간에 찾아온 최악의 인연 2018 / 12 / 27 196 0 5262   
4 뭐야! 유부남이었어? 2018 / 12 / 27 208 0 5800   
3 바보의 반격 2018 / 12 / 27 191 0 5360   
2 내 인생 최악의 결혼식 2018 / 12 / 20 197 0 5360   
1 인간은 쾌락과 고통을 번개처럼 계산하는 계… 2018 / 12 / 20 368 0 529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