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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귀에 위스퍼
작가 : 따꼬북
작품등록일 : 2018.12.15

9년 전, 사고로 인해 '위스퍼'라고 불리는 천사와 악마의 목소리를 듣게 된 수라.

사사건건 싸우는 그들로 인해 더 괴로워진 인생을 살게 되었지만,

용케도 버티며 나름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

감마혁,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저 남자, 무조건 피해!" 라며 겁에 질린 위스퍼들의 모습에,

수라는 존재 자체가 위협적이라는 마혁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과연 그녀는, 평화로웠던(?) 일상을 위협하는 마혁에게서 자신과 위스퍼들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누구나 갖는 두려운 것들
작성일 : 18-12-27 17:53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6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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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아까 복도에서 넘어...”

 

 마혁은 열쇠고리를 건네며 말을 이어가다 금세 자신의 말에 얼굴이 굳는 그녀의 표정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잠시 생각에 빠진 그는 그녀의 빨개진 얼굴을 살피더니 그녀의 행동을 알아차린 듯 다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주웠습니다. 이거, 배수라씨 열쇠 맞죠?”

 “아, 네... 감사합니다.”

 

 마혁이 건네는 열쇠고리를 받은 수라는 감사 인사와 함께 등을 돌리려다 멈칫하더니 다시 그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저기... 감 사장님, 아까...”

 “아까 복도에서 넘어... 아니, 복도에서 있었던 일은 잊겠습니다.”

 “네?”

 “대신..”

 

 수라가 주저하며 말을 꺼내자, 마혁이 그녀의 생각을 읽었는지 그녀가 하고자 했던 말을 그대로 대신해서 읊어주었다.

 그의 말에 눈이 커져버린 수라는 다음에 이어질 마혁의 말이 궁금해 귀를 기울였다.

 

 “대신 배수라씨는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 잊어주실 수 있습니까?”

 “무슨 일이요...?”

 “아침에 엘리베이터에서 말입니다.”

 “음... 그게 어떤 일이었죠...?”

 “엘리베이터에서 방구... 말입니다. 제가 뀐 건 아니지만, 혹시 오해를 하고 있을 수도..”

 “네? 저는 사장님이 방구 뀌신 줄 몰랐는데요?”

 “아니, 안 뀌었...!”

 

 그녀의 말에 마혁이 발끈하며 잠시 목소릴 높이려다, 지하에서 울리는 자신의 목소리에 흠칫하며 다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그냥 서로 잊어줍시다. 각자 오해도, 창피할 일도 없이.”

 “네, 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까 일은 잊어주신다고 하시니 감사해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수라는 마혁에게 인사를 건넨 뒤, 그의 인사를 받을 새도 없이 서둘러 차를 몰고 주차장에서 나왔다.

 수라는 살짝 돌아간 백미러를 잡으려고 손을 뻗으려다가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뭔가 허전한데......”

 

 

 왠지 모를 찜찜한 기분을 안고 그렇게 몇 분을 내달리다 어느덧 집 앞에 도착한 수라는 차에서 내려 오피스텔 입구로 들어갔다.

 그녀는 문 앞의 번호키를 누를 때만해도 자신이 잊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띠리링.

 4자리 숫자를 모두 입력하자 도어락이 열렸다.

 

 그녀가 문을 열고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배수라...” / “수라야!”

 “악! 깜짝이야!”

 

 

 고요하던 그녀의 귓속이 다시 그들의 목소리로 가득 넘쳐 출렁대기 시작했다.

 

 “수라, 너...”

 “잠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난 수라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뭔가 이상한 듯 그들의 말을 막아서며 말했다.

 

 “난 분명히 사무실에서 퇴근할 때 이어폰 빼고, 귀에 아무것도 안 꼈었는데... 왜 이제야 시끄럽게 떠드는 거야? 지금까지 너희가 입을 다물고 있었단 게 안 믿겨... 그게 가능한 일이었어?”

 

 수라는 그제야 뭔가를 잊은 듯 찜찜했던 그 기분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하, 니들 목소리 때문이었어.”

 “......” / “......”

 “진짜 이상하다, 너네... 왜 그렇게 조용했지?”

 

 그녀를 더욱더 찜찜하게 하는 건, 여전히 엘과 알이 이상하리만치 지키고 있는 침묵 때문이었다.

 

 “뭐야. 도대체, 뭐 때문에? 또 무슨 장난인건데!”

 “.....” / “그게...”

 “그래. 알, 네가 얘기해봐.”

 “안 돼, 알!”

 

 입을 옴짝달싹 움직이며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는 알을 막아서며 엘이 말했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수라는 오히려 그런 엘의 막는 모습에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뭐야...? 우리 자그마치 9년이야, 엘. 너희가 알고 있는 건, 나도 알아야겠어.”

 “그래서 더 안 되는 거야.” / “미안, 수라야. 이건 위스퍼가 절대 말할 수 없어...”

 “매번 불리할 때마다 위스퍼, 위스퍼... 이런 식이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아.”

 “휴우...” / “......”

 

 몇 번이고 무거운 정적만이 집 안에 가득 들어찼다.

 

 

 “배수라.”

 

 차가운 공기를 비집고 들어온 엘의 목소리가 다시금 수라의 귀로 들어왔다.

 

 “...왜?”

 “우린... 그러니까 알이랑 나는, 250년을 살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한 사람의 귀에 머문 적이 없었어. 우리가 얘기했지?”

 “응...”

 “그만큼 그 시간이 좋았고 행복했어. 지금도 그렇고.”

 “그럼 말해줄 수 있잖아!”

 “그래서 말 못해.”

 “뭐?”

 “미안해. 말 못하는 거, 우리도 답답하고 괴로워” / “맞아, 정말 괴롭다구...”

 “알았어. 나, 너희랑 되도록이면 오래 지내고 싶어. 시끄럽던 너희가 조용히 있으니까, 한 순간에 다 사라진 것 같고 무서웠어. 그동안 성가셨고, 불편하고, 피곤했는데... 너희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생각하니까...”

 “흠!” / “뭐? 성가시고, 불편하고, 피고온~?!”

 “나, 앞으로도 쭉 성가시고, 불편하고, 피곤하게 살아도 돼. 이렇게 정이 들어버렸는데 어떻게 너희 목소리 없이 살겠어, 안 그래?”

 

 진심이었다. 늘 그들에게 화를 내고, 무엇이든지 그들 탓을 하던 그녀였지만 막상 위스퍼들의 목소리가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니 두려워졌다.

 그녀 혼자서 이 외로운 고요함 속에 던져질 것이라 생각하니 숨이 턱 막혀왔다.

 

 9년 전 사고 이후에 들리기 시작한 그들의 목소리가 처음엔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는데, 이젠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그 순간이 오지 않길 바라는 그녀였다.

 

 “더 이상 묻지 않을게. 그러니까 오늘처럼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행동하진 마, 알았지?”

 “대신,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내기 위해선 강마혁... 그 남자랑은 절대 엮이면 안 돼.”

 “왜?”

 “......” / “그 놈은...!”

 “그 놈?”

 

 수라는 처음 보는 알의 진지한 모습이 무척이나 낯설고 궁금했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엘이 한발 앞서 알의 입을 막았다.

 

 “그만! 알, 우리가 할 말은 여기까지야.” / “...알았어.”

 

 웬일로 엘에게 고분고분한 알을 보며, 수라는 뭔가가 있음을 눈치 챘다.

 하지만 더 이상 그들과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모른 척 넘어가기로 했다.

 

 “어쨌든 강마혁 사장이랑 엮이지만 않으면 너희가 이렇게 이상하게 나올 일은 없단 거지?”

 “응” / “절대!”

 “너희가 이렇게 비밀스러운 존재인지 몰랐어.”

 “흐하하하하!” / “위스퍼는 비밀 빼면 시체라구!”

 

 그녀가 더 이상 캐묻지 않길 바라며, 엘과 알은 한껏 과장된 말투로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어느 정도 시끄러웠던 공기가 조용하게 내려앉고 나서야, 수라는 지친 몸을 침대에 뉠 수 있었다.

 길고도 길었던 고단한 하루를 느끼면서도 그녀는 위스퍼들의 행동에 피어나는 작은 의문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왜... 하필 감마혁, 그 사람일까...?’

 

 점점 깊어지는 생각과 꼬리에 꼬리를 문 질문들을 뒤로 한 채, 수라는 스르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

 .

 

 “어서오세요, 감 사장님.”

 

 마혁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에, 주방에서 저녁 준비에 한창이던 도우미 아주머니가 거실로 나와 그를 맞이했다.

 

 “네. 저 왔습니다. 어머닌 안 계시나요?”

 “아~ 사모님은 사장님한테 직접 밥 해주고 싶다고 하셔서, 조금 전에 장보러 나가셨어요.”

 “그렇습니까? 저 올라가서 씻고 있을 테니, 어머니오시면 알려주세요.”

 

 짧은 대화를 나누고 2층 방으로 올라온 마혁은 입었던 옷들을 침대 위로 벗어 던져놓았다.

 가운을 걸친 채, 욕실로 들어서려는 그때 갑자기 스마트폰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발길을 멈추고 다시 침대로 향하며, 벗어놓은 옷들 사이에서 자켓을 집어 들었다.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마혁은 미간을 좁히며 자켓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이건? 아까 배수라... 그 여자한테서...’

 

 손에 잡힌 조그마한 휴지뭉치를 주머니에서 빼 낸 그는 곧바로 손을 휴지통으로 가져갔다.

 그것을 쥔 채 손가락을 차례로 펴내어 쓰레기통에 떨어트리려는 찰나,

 

 “사장님~ 사모님 오셨어요!”

 

 방 문 앞에서 아주머니의 큰 외침에 놀란 마혁이 도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그는 자신이 쥐고 있는 손을 내려다보고는 그대로 침대 옆에 위치한 탁자 위로 손가락을 살짝 폈다. 작게 말린 휴지뭉치 2개가 차례로 떨어졌다.

 그걸 한참을 바라보던 마혁은 말없이 다시 욕실로 향했고, 그가 받지 않은 전화 벨소리는 여전히 시끄럽게 울려댔다.

 

 그는 더 이상의 소음은 원치 않는다는 듯이 욕조 안을 가득히 채운 물소리로 자신의 귀를 적셨다. 그리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또 다른 소리들을 묻기 위해 살며시 눈을 감으며 욕조 안으로 미끄러지듯 얼굴을 담갔다.

 

 .

 .

 .

 

 “에잇! 뭐하는데 전화를 안 받아?!!”

 

 회사 지하주차장 안에서 몇 번이고 전화를 걸던 마준이 성질을 내며 휴대폰을 노려보았다.

 

 “아니, 나 차 없는 거 알면서 왜 지 혼자 차를 타고 가버려? 난 어떡하라고!”

 

 퇴근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아련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마준은 땅이 꺼져라 한숨만 푹푹 쉬어댔다.

 

 “아버지는 바쁘고, 아저씨 아니...비서실장님은 회의하고, 엄마는 내 전화라면 받지도 않는데... 도대체 나 혼자 어떻게 가라는 거야?”

 

 “혼자 집 못가요?”

 

 뒤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마준이 서둘러 뒤를 돌아보았고, 앞머리를 넘긴 채 화장을 지운 두리가 있었다.

 

 “강마준씨, 20분전에 퇴근하지 않았어요? 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

 

 마준은 두리의 따뜻한(사실은 어떠한 온도도 담겨있지 않았지만), 무척이나 따뜻하다고 느꼈고, 감정이 북 받쳐 올라오는 것 같았다.

 

 

 “자두리씨, 저 좀 집에 데려다 줄 수 있어요?”

 

 그렇게 처음 본 여자에게 난생처음 간절한 부탁을 해 본 마준이었다.

 

 

 .

 .

 

 

 “아악! 팔 좀 치워요! 사이드 미러 안 보이잖아요.”

 

 좁은 자동차 안이 두리의 다급한 외침으로 가득 찼다.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저 남자를 차에 태운 거야...!’

 

 조금 전, 금방이라도 눈물이 주르륵 나올 것 같은 마준의 불쌍한 눈망울을 마주했던 두리는 홀랑 그에게 넘어가버렸다.

 다 큰 남자의 눈물, 아니 흘리지도 않았던 눈물 때문에 이렇게 집으로 향하는 길이 험난할 줄은 미처 몰랐다.

 

 “아니! 어깨 좀 넘어오지 마요!”

 

 안 그래도 좁은 자동차에 키가 180이 넘는 남자가, 그것도 어깨는 얼마나 넓은 지 계속 그녀가 운전하는데 걸리적거려서 방해가 됐다.

 

 

 “아, 미안해요! 이렇게 귀여운 차는 처음 타봐서.”

 “지금 누굴 놀리나...”

 

 두리는 그렇게 말하는 마준을 째려봤지만, 진짜 그의 말대로 입가에 미소를 띠며 이 차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저기요. 근데 이 귀여운 차가 다시는 강마준씨를 태우고 싶지 않다네요. 운전하는데 퍽이나 불편해서 말이죠.”

 “그러니까 조수석 말고 뒷자리에 탄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뜯어 말려놓고는...”

 “이봐요. 내가 퇴근하면서까지 누굴 뒷좌석에 태우고, 비서 노릇하는 기분 느끼고 싶지 않거든요? 사장이라면 모를까. 그쪽은 신입이잖아요!”

 “하! 나도 그까짓 사장 할 수 있거든요?! 아버지 때문에 내가 어쩔 수 없이 이 고생을 하고 있는...”

 “아휴~ 강마준씨 진짜 철없다! 지금 부모님 탓 하는 거예요?”

 “당연하죠. 아버지 말만 아니었으면”

 “근데 제가 볼 땐, 강마준씨 아버지가 회장이었어도 사장은커녕 지금 그 자리도 못 얻었을 거예요.”

 “뭐요?! 지금 말 다 했습니까?”

 

 그 좁디좁은 차에서 크디큰 두 사람의 목청이 만나서 이뤄지는 하모니는 가히 놀라웠다. 탁탁탁탁 빠르게 주고받는 탁구공처럼 두 사람의 대화는 정신없이 서로를 치고받으며 튀어 다녔다.

 

 “아니요? 할 말 더 할게요.”

 “어디 할 말 있...”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부모 탓은 하지마세요. 다른 사람 탓하지도 말고.”

 “......”

 

 갑자기 진지해진 그녀의 모습에 마준은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냥... 자기 탓인 거예요.”

 

 마준은 더 이상 따질 수가 없었다. 그저 조용히 운전하는 그녀의 모습을 가끔가다 쳐다보기만 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자신의 집 근처로 다다른 마준이 슬쩍 골목을 보더니, 허리를 세웠다.

 그러다 순간 비서실장이 전에 일러주었던 말이 번뜩 떠올랐다.

 

 ‘절대로 감마 그룹의 차남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마십시오! 회장님 지시입니다.’

 

 “....! 여기, 스톱! 여, 여기서 내려줘요오오!!!”

 

 끼이이익.

 갑자기 마준이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놀란 두리가 급정거를 하자 강한 마찰음이 났다.

 

 

 “깜짝 놀랐잖아요!”

 “어,얼른 나 여기서 내립니다?!”

 “뭐라고요? 정신 차려요! 뒤에 차 오잖아요!”

 

 안전벨트를 풀며 문을 열고 내리려는 마준의 뒷덜미를 콱 잡아챈 두리가 서둘러 그를 다시 차에 태우며 말했다.

 

 “뭐가 그렇게 급해요? 사고 날 뻔 했잖아요. 강마준씨가 말한 주소에 거의 다 왔는데.”

 “미안합니다... 그리고 저 골목 안까지 안 들어가도 돼요. 그 이유는...”

 “미쳤어요?”

 “예...?”

 

 미쳤냐고 묻는 그녀의 말에 마준은 몹시 당황하며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런 마준의 표정을 훑던 두리가 그에게 단단히 일러주기로 할 작정이었는지 말을 이어갔다.

 

 “저기 골목이 부자 동네인 거 뻔히 아는데, 내가 미쳤다고 저길 가겠어요? 괜히 갔다가 비싼 차들 긁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으...생각만 해도 소름이 쫘악 끼치는데!”

 “허...”

 “강마준씨도 조심해요! 괜히 저 길 지나가다가 넘어져서 사이드 미러 박살내기라도 하면...!”

 “...하면?”

 “그땐 강마준씨 지갑도 박살나는 수가 있어요.”

 

 마준은 그녀의 말에 소름이 끼쳤다. 물론 자신의 지갑이 박살나게 될 일은 절대 없겠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의 살벌한 표정과 말투가 떠올라 무서워졌다.

 

 골목 앞에서 자신을 내려다준 그녀의 차가 떠나고 나자, 그는 조심스럽게 골목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골목으로 지나가는 차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벽에 붙어서 최대한 몸을 피해 걸었다. 자신의 지갑을 품속에 꼬옥 안은 채 난생처음으로 긴장감 넘치는 집으로 가는 길을 경험한 그였다.

 

 

 
작가의 말
 

 분량 조절이 힘드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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