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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막장의 전설
작가 : 망아지
작품등록일 : 2018.12.20

[오늘 저...언니 남편이랑 헤어졌어요ㅋ] 남편의 내연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적어도 C컵은 돼 보이는 여자에게 안겨 있는 남편의 사진. 막장에 막장을 더하는 현실 속에 시작된 이혼 소송. 지수의 인생에도 사이다 전개, 로맨스가 찾아올까?

 
두 번째 내연녀의 정체
작성일 : 18-12-27 17:21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5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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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혜경도 지수를 보고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지수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도망치면서 휘날리던 혜경의 치마 뒷자락을 기억했다. 그땐 결혼식서 짓던 혜경의 슬픈 얼굴이 친한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는 서운함인 줄 알았다. 혜경과 지수는 중 고등학교 내내 같은 학교였고,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 산 오랜 친구였다. 지수는 자신의 불행한 가정사도, 가난도 혜경에겐 부끄럽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한 눈에 알아봤지만 애써 모른 척 했다.

 

 "근데 아까 이 소설이 실화라고 하셨는데 에이...농담이시죠?"

 건우가 호기심 어린 눈을 하고 물었다.

 

 지수는 혜경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아뇨, 실화 맞아요."

 

 건우와 미래 대리, 그리고 혜경까지 모두 소설을 읽었던 터라 순간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남편과는 현재 이혼소송 중이에요."

 혜경은 티는 안 냈지만 흠칫 놀란 눈치였다.

 

 '내가 이혼한다니까 좋을까?'

 지수는 문득 그녀의 속내가 궁금했다. 서둘러 건우가 말했다.

 

 "아~왠지 이야기가 정말 실감 나더라고요. 묘사도 리얼하고. 그런데 실화였다니...뭐라 드릴 말이 없네요."

 "괜찮아요. 덕분에 글도 쓰고, 출판사에서 연락도 받았는데요. 뭘."

 지수는 별일 아니라는 듯 더욱 활짝 웃어보였다.

 

 "그럼 앞으로 계속 실화로 쓰실 거예요?"

 옆에서 박미래 대리가 물었다.

 

 "글쎄요. 비슷할 수도 있고, 달라질 수도 있죠. 근데 주인공은 저보다 더 멋지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건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왜요. 지금도 충분히 멋지신데요."

 

 혜경은 지수의 눈을 피하며 자신의 왼 손에 쥐고 있는 펜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을 찾는 게 저희 일이잖아요. 걱정 마세요. 작가님 느낌이 좋으니까요. 혜경 씨도 한 마디 해요."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혜경에게 건우가 눈치를 주며 말했다.

 "앞으로 이북 출간 일정 및 프로모션은 저랑 얘기 하실 거고요. 연재도 곧 포털 메인 페이지에서 하게 될 거예요."

 

 미팅이 끝난 후 사람들이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그제야 혜경이 고개를 들고 지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오랜만이네."

 "우리가 인사 나눌 사이니."

 지수는 냉랭하게 말을 거는 혜경에게 쏘아붙였다.

 

 "글...꾸준히 썼나보네."

 "..."

 혜경은 대꾸가 없는 지수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휴...일적으로 얽혔으니까 어쨌든 잘 해보자."

 

 "뭘 잘해봐. 넌 네 일이나 잘 해. 그런데 너는 내 글 보면서 안 찔렸어? 네 얘기인줄도 모르고 연락한 거야?"

 혜경이 얼굴을 붉히더니 곧 듣는 사람이 없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소설 속에 친구 배신하고 결혼식 전날에 친구 남편 될 사람한테 집적거린 애가 너잖아. 너."

 "그래서! 지금 여기서 그 얘기를 하겠다고?"

 혜경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따지듯 물었다.

 

 "왜 사람들이 들을 까봐 겁나니? 대체 왜 그랬어? 그때."

 지수가 몇 년 동안 혜경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실수였어. 그래, 나 솔직히 영준오빠 좋아했던 거 사실이야. 그땐 너무 어렸고, 정말 해선 안 될 짓이었는데...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어."

 혜경은 끝까지 지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네가 그렇게 좋아했으면 애초에 솔직히 말하고, 나한테 소개시켜주지 않았으면 됐잖아!"

 그때 건우가 회의실에 남아있는 혜경과 지수를 향해 손짓했다.

 

 "두 분 뭐하세요? 일 얘기는 차차 하시고. 작가님 저희랑 식사하러 가실래요?"

 그가 보다 못해 회의실에 들어와 말했다.

 

 지수는 보란 듯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

 "좋죠."

 

 덕분에 혜경은 갑자기 배탈이 나 점심을 굶어야 했다.

 

 ***

 

 지수는 출판사 사람들과 회사 근처 인디안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집에 들어왔다. 혜경은 여전히 멋지고 잘 나갔다. 누구나 꿈꾸는 지적이고 카리스마있는 커리어 우먼, 그 자체였다. 8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젊고, 아름답고, 당당하고.

 

 '저렇게 잘난 애가 나한테 왜 그랬을까.'

 혜경은 예전부터 지수보다 뭐 하나 낫지 않은 게 없었다. 지수가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가난, 아빠없이 홀로 계신 아픈 엄마, 늘 켜켜이 쌓여있던 사소한 불행들과는 달리, 혜경에겐 딸의 미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부유하고도 화목한 부모님이 계셨다. 그럼에도 지수가 혜경에게 자격지심을 느끼지 않고 모든 것을 드러내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그녀와 '작가'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수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로맨스 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혜경은 헤밍웨이같이 순수문학을 써서 정식으로 등단하길 원했다. 둘은 서로의 습작을 돌려보며 피드백을 나누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재밌어서 술술 읽히긴 하는데...그래서 인지 너무 가벼운 느낌?"

 혜경은 지수의 글이 재밌지만 가볍다고 했다.

 

 "글쎄...다 좋은데 어려워서 잘 안 읽혀. 좀 쉽게 써보는데 어때?"

 지수는 늘 혜경의 소설이 어렵게 느껴졌다.

 

 지수의 엄마가 돌아가시던 날. 그날도 둘은 교실에서 서로의 글을 돌려보며 이야기 중이었다.

 

 "지수야, 선생님이 교무실로 빨리 오래."

 담임 선생님이 급히 지수를 불렀고, 당시 중학생이었던 동생의 전화를 바꿔주었다.

 

 "지원아.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지원은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언니...언니...어떡해...언니"

 지수는 그 순간에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지만 차마 묻지 못했다.

 

 '제발 지원아...엄마 얘기는 하지 마.'

 지수가 두 분을 꼭 감고 주문처럼 속으로 되뇌고 있는데 지원이 말했다.

 

 "언니...엄마가...엄마가..."

 지수는 온몸에 힘이 빠져 주저앉고 말았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지수의 뒤를 쫒아왔던 혜경은 이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그녀는 반쯤 혼절한 지수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지수는 혜경을 살처럼 가깝게 느꼈고, 이 관계가 영원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오늘 그녀의 눈빛은 매서웠고, 지수에게 전혀 미안해하지 않았다.

 

 '어쩜 사람이 그렇게 모질까...'

 '나한테 정말 하나도 미안하지 않을까?'

 

 나중에 모든 이야기를 들은 지원은 혜경이 그럴 줄 알았다며 말했다.

 "언니를 위로하는 척 하면서...언니를 늘 자신의 위로로 삼았던 거야. 그년은."

 

 지원의 말이 맞았다. 혜경은 지수를 위로하면서 실은 그녀 자신의 삶을 낙관하고 위로했을지 모른다. 그날 이후로 지수는 누군가에게 위로받는 것이 불편해졌다.

 

 ***

 

 주말에 지수는 글도 쓸 겸 해서 수아와 함께 어린이 도서관을 찾았다. 책을 읽는 수아 옆에서 지수는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있었다.

 

 “엄마, 뭐해?”

 “수아야, 실은 엄마가 소설을 한 번 써보려고 해.”

 “소설?”

 “응, 예전부터 엄마 꿈이 작가였거든.”

 “우와~ 엄마 멋있다.”

 지수가 글을 쓰는 동안 수아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낯선지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수아야, 너는 커서 무슨 일을 하고 싶어?”

 지수는 수아의 귀에 입을 대고 작게 소곤댔다.

 

 “음...아직 잘 모르겠어.”

 “수아가 엄마한테 알려줬잖아. 엄마 하고 싶은 거 하라고.”

 수아가 책을 자기 무릎에 펼쳐두고는 동그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엄마도 수아가 하고 싶은 일 했으면 좋겠어. 그게 뭐든 엄마가 응원할게.”

 "응."

 수아는 다시 책에 눈을 고정시키고 싱긋이 웃었다. 저녁을 먹으러 도서관을 나오는데 정문을 쭈뼛쭈뼛 서성이는 익숙한 남자가 보였다.

 

 “아빠?”

 영준은 수아에게 환하게 웃음 짓다말고 어색하게 지수를 바라봤다.

 

 “여보, 갑자기 놀랬지? 하하하...오랜만에 수아랑 같이 저녁 먹고 싶어서 기다렸어.”

 지수는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도 수아를 생각하며 꾹 참았다.

 

 “그러게, 말도 없이 왔네요. 수아야~아빠랑 저녁 뭐 먹을까?”

 지수는 수아가 줄곧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슬펐다.

 자식이 속길 바라지만 숨길 수 없는 것이 부부 사이의 정일까.

 

 영준은 파스타를 먹으면서도 듣기 거북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나는 자격 미달인 아빠지만...그래도 수아랑 엄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지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수아의 먹을 것을 쓸데없이 분주하게 챙겼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영준의 머리를 접시에 처박고 싶어질 거 같았다. 집에 도착하니 이번엔 그녀의 시어머니가 1층 현관문 밖을 서성이고 있었다.

 

 “아이고~ 세 식구가 사이좋게 오네. 수아는 할미랑 올라가서 씻고 과일 먹을까?”

 영준이 어색한 미소를 짓자 시어머니는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

 “둘이 간만에 커피나 한 잔 하고 와.”

 

 ***

 

 커피숍에 도착하자 영준이 갑자기 구석에서 무릎을 꿇었다.

 “빨리 앉아. 당장 나가기 전에.”

 

 지수는 영준의 모습에 정색하며 진저리를 냈다.

 “내연녀가 또 있다며.”

 지수에게 싹싹 빌 생각으로 온 영준은 예상치 못한 그녀의 질문에 당황했다.

 

 “나 최근에 그 여자 만났었어. 이름이...지현 씨라고 했나? 그 사람이 그러더라. 당신에게 여자가 또 있다고.”

 영준은 한숨을 쉬더니 반쯤 포기한 듯 말했다.

 

 "그건 걔가 오해를 한 거지...그런 거 아니야.“

 “여자 둘이 문자로 싸우는 내용까지 다 봤어. 무슨 오해는 오해야.”

 지수가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자 영준은 똥 마려운 강아지 마냥 난감해하면서 안절부절 못했다.

 ‘니가 뭐가 있긴 있구나.’

 지수가 속으로 생각하던 차에 영준이 입을 열었다.

 

 “하...하린이가 지방 출장인가로 한 번 내려왔었거든. 그때 잠깐 본 거 가지고 양다리니 뭐니 오해를 한 거야.”

 ‘서하린...’

 

 지수는 오랜만에 듣는 그 이름 석 자에도 뒷목이 서늘했다.

 

 ***

 

 때는 수아가 4살 무렵, 새벽부터 열이 올라 응급실에 급히 가고 있었다. 아이는 폐렴이었고 다행히 입원을 하고서 열이 점차 내리기 시작했다. 집부터 수아를 업고 뛰었던 영준은 옷이 땀으로 다 젖었다.

 

 “나 샤워실에서 좀 씻고 올게.”

 “응 다녀와요.”

 “엄마, 나 뽀로로 틀어줘.”

 열이 나 축 쳐진 몸으로 병실 침대에 기대있던 수아가 말했다.

 

 “엄마 휴대폰 배터리가 없는데...여보 휴대폰 좀 줄래?”

 영준은 무심코 자신이 휴대폰을 수아에게 주고 나갔다.

 

 “혈압 좀 잴게요.”

 간호사가 수아의 혈압을 재러 들어왔다.

 

 “수아야 휴대폰은 잠시 엄마한테 줘.”

 평소에 만질 일 없던 남편의 휴대폰이 무방비상태로 지수의 손에 들어오자 그녀는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여자의 직감일까? 지수는 왠지 뭔가 확인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조심스럽게 까톡을 열었다. 평상시 그녀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었다. 서하린이란 여자의 이름으로 까톡이 많이 와 있었다. 지수는 그녀의 프로필 사진을 확인했다. 유럽으로 보이는 배경에 브런치를 앞에 두고 찍은 사진이었다. 지수는 큰 이목구비에, 딱 붙는 니트 원피스를 입은 그녀가 낯이 익었다.

 

 ‘서나린...?’

 영준이 다니던 대학교 후배로, 과에서 워낙 유명했던 여자였다.

 그녀는 당시 생리대에 이어 화장품 CF도 찍어서 교내에서 더 유명해졌다. 그녀는 굉장히 화가 많이 나보였는데 꼭 말투가 ‘싸우는 연인’ 같았다. 지수는 심장이 하도 크게 울려 뇌까지 흔들리는 기분에 잠시 어지럼증을 느꼈다. 손끝이 떨려오는 와중에 서나린이 보낸 마지막 문자를 확인했다.

 

 [지금 당장 안 오면.....나랑 정말 끝이야.]

 그 시각 서나린이란 여자는 호텔에서 영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의 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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