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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막장의 전설
작가 : 망아지
작품등록일 : 2018.12.20

[오늘 저...언니 남편이랑 헤어졌어요ㅋ] 남편의 내연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적어도 C컵은 돼 보이는 여자에게 안겨 있는 남편의 사진. 막장에 막장을 더하는 현실 속에 시작된 이혼 소송. 지수의 인생에도 사이다 전개, 로맨스가 찾아올까?

 
뭐야! 유부남이었어?
작성일 : 18-12-27 17:09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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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날 지수는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왜 나를 보자고 했을까?'

 

 지수는 그녀가 협박에 겁이 나서 일을 수습하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단 몇 초 만에 자신이 한 짓을 진심으로 뉘우치진 않았을 테니. 지수가 커피숍을 둘러보는데 사진에서 봤던 여자가 창가 쪽에 앉아있었다. 윤기 나는 긴 생머리에 여성스럽고 단정한 옷, 딱 봐도 동글동글 앳된 얼굴이 20대 후반정도 돼 보였다. 약속 시간보다 미리 왔는지 앞에 놓인 커피 잔에는 얼음만 남아있었다. 지수가 그녀 앞에 서니 한 눈에 알아본 듯 놀라며 일어섰다.

 

 "오셨어요. 언니, 죄송해요. 죄송해요. 잘못했어요...아, 일단 앉으세요."

 그녀는 지수의 얼굴을 보더니 연달아 고개를 숙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지수를 앞에 두고 그녀가 안절부절 못하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제가 먼저 시작했어요. 지방 근무라 회식 자리가 많았거든요. 제가 먼저 술에 취해서 외로워하는 과장님께 접근한 거예요."

 "..."

 

 지수는 정말이지 할 말이 없어 가만히 듣고 있었다. 뺨이라도 쳐야하나, 머리카락이라도 뽑아야 하나...드라마에서 본 장면들은 실전에선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처음에 과장님은 거절하시면서 미안하다고, 자신은 가정을 지킬 거라고 말했어요."

 지수는 점점 듣기가 거북해졌다.

 

 "저는 거절당했다는 생각에 더 따라다니고 더 흔들려고 했어요. 제가 철이 없고 도덕심이 부족해요. 솔직히 그땐 양심의 가책같은 거 못 느꼈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자주 싸우셨고 맞벌이여서 거의 집에 혼자만 있었거든요. 부모 사랑을 못 받고 커서 그런가...제가 좀 애정 결핍이에요."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은 그녀가 밤새 고심한 전략이었다. 그녀는 지수가 영준을 용서하고, 다시 부부 사이가 회복되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불륜 사실이 알려지면 영준과 그녀, 둘 다에게 피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어제 문자를 보낸 건요. 저 말고 또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것 같아서요."

 "저는 처음에 그 여자가 와이프인줄 알았거든요. 그 여자에 대해서도 알아보시는 게..."

 

 이 와중에 그녀는 지수에게 조언까지 아끼지 않았다. 조용히 듣고만 있던 지수는 여자에게 물었다.

 

 "그래서...그래서 뭘 어쩌자는 거예요?"

 "네?"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끝이에요? 자신이 한 짓에 아무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거예요?"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아시다시피 딸이 하나 있어요. 아직 어린데...엄마 아빠가 그 애에겐 이 세상의 전부예요."

 "한 아이의 세상을 파괴하고, 짓밟고, 비웃었으면서 미안하다는 말로 해결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수는 대화를 엿들은 주변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느껴졌다.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진심이었다. 다만 막다른 곳에 몰린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었을 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앞으로 불륜녀가 그 쪽 말고 몇 명이 더 나오든 저랑은 이제 상관없어요."

 지수는 우는 여자에게 티슈를 건네주며 말했다.

 

 "웃기지도 않은 눈물은 치우고,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해 생각하는 게 좋을 거예요."

 지수는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가 직접 책임을 묻기 전에요."

 지수는 또각 또각 구두 굽 소리를 내며 커피숍을 나왔다. 고막에서 심장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사실 지수도 몰랐다.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모든 것이 깨져버렸는데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지만 그에 대한 고민은 지수의 것이 아니었다.

 

 ***

 

 지수가 집에 도착하니 부엌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고 있었다. 시어머니가 장을 한가득 보고는 요리를 하는 중이었다.

 "오늘 애비 온다."

 지수를 보자 시어머니 으르며 말했다.

 "네? 수아 아빠가 온다고요?"

 지수가 놀라며 말하지 시어머니는 단단히 벼른 듯 쏘아보며 말했다.

 

 "영준이가 자기 집에 온다는데 무슨 문제있니? 너네 싸웠냐?"

 시어머니는 양파를 채 썰던 손에서 칼을 내려놓고 지수를 바라봤다.

 

 "너...혹시 그동안 영준이 집에 못 오게 했니?"

 시어머니의 말을 듣자 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휴..."

 "웃긴다. 진짜. 너. 남편을 집에도 못 들어오게 하고."

 

 시어머니는 경험상 자신의 아들이 또 바람을 펴서 걸린 게 아닌가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녀는 영준이 잘못 했을 때 지수에게 더욱 큰 소리를 쳤고, 기를 죽이려고 했다. 지수는 아무 대꾸 없이 방으로 들어가 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신, 오늘 저녁에 집에 온다며."

 "아...응, 그게...오늘은 꼭 할 말이 있다고. 안 오면 아들도 아니라고 하도 화를 내셔서 가고는 있는데...당신이 싫다고 하면 핑계대고 안 갈게."

 "뭐? 아니야. 됐어. 오늘은 수아랑 지원이 집에 가서 잘 테니까."

 

 이어 영준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지수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지수는 서둘러 간단한 짐을 챙겼다. 다행히 마침 수아도 유치원을 마치고 지원이와 함께 놀고 있었다. 지수가 가방을 챙겨들고 시어머니에게 말했다.

 

 "오늘은 수아랑 동생 네 집에서 자고 올게요."

 "뭐? 뭐라고?"

 그녀는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은 것인지 귀를 의심하며 말했다.

 "너...지금 수아 아빠 온다니까 애 데리고 나가서 자고 오겠다 그 말이니?"

 

 지수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수아 아빠가 또 바람 폈어요. 내연녀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심지어 두 명이랑 동시에 바람을 폈대요. 어머니도 아버지랑 이혼다신다면서요."

 

 그녀는 당장 뺨이라도 한 대 칠 것같이 무서운 눈을 하고 지수를 노려봤다.

 

 "어머니는 못 참는 일을 왜 저더러만 참으라고 하세요?"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있는데 나가겠다는 말이냐?"

 "저는 수아 아빠랑 1분 1초도 한 공간에 있기 싫어요. 이 정도 얘기했으면 이해하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볼게요."

 

 지수는 한 손에는 노트북, 다른 한 손에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왔다. 지수도 누군가의 귀한 딸이었다. 부모님이 그녀를 두고 먼저 하늘나라로 간 것은 그들의 선택이 아니었다. 지수는 엘리베이터에서 눈물을 훔치고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원아, 수아랑 같이 있어?"

 "응, 우리 지금 언니네 집에 거의 다 왔어"

 "나...오늘 수아랑 너네 집에 가서 자도 돼?"

 "언니, 무슨 일 있어? 울었어?"

 

 지원은 수아가 들을세라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수아가 자면 밤에 다 말해줄게."

 전화를 끊으니 저만치서 지원이가 수아의 손을 잡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지수는 눈물을 마저 닦고 크게 손을 흔들었다.

 

 "수아야! 지원아!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지수의 목소리를 들은 수아가 전속력으로 그녀에게 달려왔다. 지수도 수아를 향해 달려가 수아를 번쩍 들어 올렸다.

 "아이구~예쁜 내 딸.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딸!"

 지수가 수아를 안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의 남자가 보였다. 영준이 꽃과 케이크를 들고 오고 있었다. 그는 지수와 수아를 보더니 급히 음식물쓰레기 처리 기계 뒤로 몸을 숨겼다. 손에 든 케이크박스가 기계 뒤로 빼꼼히 보였다. 지수는 수아를 내려놓고 숨어있는 영준을 바라봤다.

 

 "둘이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엄마 나 돈까스!"

 "그래? 그럼 맛있는 돈까스 먹으러 갈까?"

 

 지수는 지원이와 수아의 손을 한 손씩 나눠 잡고 걸어갔다. 지수가 잠시 뒤를 돌아 영준을 봤지만, 그는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계 뒤에서 나오지 않았다. 기계 옆으로 삐져나와있는 케이크 상자가 영준이 아직 그곳에 숨어있음을 알려주었다.

 

 ***

 

 깊은 밤, 지수는 수아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조용히 방문을 받았다. 지원은 이미 맥주와 마른 오징어, 치즈에 크래커까지 준비해놓고 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 오래 기다린 거 알지? 언니 요즘 이상해. 무슨 일 있어?"

 지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에 숨을 골랐다.

 

 "나 다시 글쓰기 시작했어."

 "정말? 그래! 내가 계속 글 다시 쓰라고 했잖아!"

 

 지원은 깔끔하게 자른 숏커트에, 얇고 동그란 은색 테 안경이 잘 어울렸다. 지수와 지원은 자매지만, 외모도 성격도 딴판이었다. 지수가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라면 지원은 매사에 늘 거침이 없었다.지원은 작은 얼굴에 목이 길어서 숏커트가 매우 잘 어울렸다. 머리 감기 편하다면서 몇 년째 짧은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녀의 큰 눈이 은색 테 안녕 속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지수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영준에게 크게 실망한 후, 비혼을 선언한 동생이 늘 걱정이었다.

 

 "인터넷에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아직은 시작이라..."

 "언니 글이 얼마나 재밌는데! 걱정 말고 꾸준히 써서 올려봐. 사람들이 알아볼 거야."

 지원은 맥주를 시원하게 원샷하더니 크래커에 치즈를 듬뿍 묻혀서 한입에 쏙 넣었다.

 

 "정말 잘 됐다. 난 이제 바랄 게 없네."

 생글생글 기분 좋아하는 지원에게 지수가 용기를 내서 말했다.

 

 "그리고..."

 "응? 새로운 소식이 또 있어?"

 

 지원은 앞선 좋은 소식에 마음을 놓고 웃으며 물었다.

 

 "나 형부랑 이혼할 거야."

 "...?"

 "나도 내 인생 찾아야지."

 

 지수는 최근에 일어난 일을 털어놓았다. 차마 영준에게 두 명의 내연녀가 있다는 사실까지는 말하지 못했다. 길길이 날뛸 거라고 생각했던 지원은 예상외로 담담히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 잘 생각했어."

 지원은 빈 잔을 채우며 쓴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지원아. 나는 이상하고 나쁜 케이스야. 이 세상에 서로 아끼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니까...나는 네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

 

 "언니, 나 연애 안 하는 거 아니야. 썸도 타고, 소개팅도 하고 그래. 다만 진지하게 생각할 만큼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간 말 안했던 거야."

 

 "정말? 정말이지?"

 "그래, 걱정 마! 실은 나도 언니한테 상의할 게 있는데..."

 "뭔데? 남자 일이야?"

 

 지수는 흥미롭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원을 바라봤다.

 

 "내가 사회생활 하면서 알게 된 사람이 있었거든? 그냥 인사만 하는 정도?"

 지원은 최근에 만난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

 *

 "지원 대리님, 오늘 그 남자 봤어요?"

 "누구?"

 "왜 모른 척해요. 엘리베이터 같이 타놓고! 우리 회사 밑에 컨설팅 회사 직원인가봐요. 오늘도 그 층에서 내리던데요?"

 

 요즘 지원의 회사에서 여직원들 끼리 핫한 주제는 단연 엘리베이터 남이었다. 키가 크고 훤칠해서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들도 그에게 시선이 고정됐다.

 

 "아~저는 요즘에 그분 덕분에 출근이 좋아졌다니까요. 내일도 출근길에 마주쳤으면..."

 신입사원 승주가 두 손을 곱게 모으며 말했다.

 

 "나는 얘기만 듣고 얼마나 괜찮길래 그런가 했거든? 근데 보기 드문 스타일은 맞더라. 피부도 좋고. 향수도 내 취향이고."

 

 지원과 동기인 연수도 거들었다. BTS 뷔의 광팬으로 웬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 않는 그녀로선 후한 평가였다.

 

 "뭐 잘 생겼더라. 근데 남자는 자고로 성격이지! 성격이 좋아야지!"

 "그럼그럼. 이너~~뷰티(Inner beauty)가 중요하지."

 

 지원의 어르신 같은 말투에 연수가 장난스럽게 눈을 흘겼다. 지원의 말은 진심이었다. 지원은 지적이면서도 움푹 파인 보조개가 매력적인 영준을 떠올렸다. 지금은 저주해 마다않는 영준은 적어도 외모로는 지원의 이상형에 가까웠다. 게다가 지원의 눈에 그 남자는 눈빛이 매섭고, 작은 미소도 짓는 법이 없어 거만해보였다.

 

 *

 

 다음날 아침, 지원은 늘 그렇듯 출근 전에 수아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수아야, 오늘은 유치원에서 뭐하고 놀 거야?"

 지원과 수아는 유치원가는 길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준현아~~"

 "수아야!"

 

 유치원에 도착하자 수아가 친한 남자 아이에게 달려가 인사했다. 준현이도 그 자리에서 통통 뛰면서 수아를 반가워했다. 그런데 준현이 바로 옆에 있는 어딘가 익숙한 한 남자.

 

 '혹시...그 엘리베이터 남자?'

 수아와 요즘 부쩍 친하게 지내는 준현이의 아빠가 그 남자일 줄이야. 지원과 그는 눈으로 살짝 인사를 나눴지만, 그는 지원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뭐야, 유부남이었어?'

 지원은 자신도 모르게 맥이 빠졌다.

 
작가의 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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