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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28. 다가오는 헤어짐
작성일 : 18-12-27 15:23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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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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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축제가 끝났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수능 시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운 좋게 네 사람은 시험장이 같았다. 수능 날은 유난히 추웠다. 시험을 마무리하고 먼저 나와 기다리던 지운과 주현의 코끝이 빨갰다. 선준과 재찬이 시험을 본 교실에서도 인사 소리가 들렸다. 드르륵 문이 열렸고, 학생들이 밖으로 나왔다.

 

 “선준아. 시험은 어땠어?”

 

 지운이 시험을 마치고 교실을 나오는 선준에게 물었다.

 

 “응. 괜찮았어.”

 “나도 괜찮았지.”

 

 선준의 뒤를 이어 나온 재찬이 주현의 옆에 있는 지운을 보며 씩 웃고 대답했다.

 

 “드디어 수능 시험이 끝났어.”

 

 학생들 사이에서 떠밀리다시피 계단을 내려가던 선준이 옆에 있는 주현을 보며 실감 나지 않는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몇 달 후면 그렇게 바랬던 어른이 되는 건가?”

 

 늘 긍정적이고 발랄했던 재찬도 확신이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고작 한 문턱을 넘었을 뿐이야.”

 

 자신들보다 삶을 더 오래 산 어르신 같은 지운의 말에 재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현아. 이제 집은 어떻게 할 거야?”

 

 먼저 신발을 신은 선준이 일어나 바닥에 앉아 신발 끈을 다시 매는 주현을 보며 물었다.

 

 “아. 기숙사에서 이번 겨울방학까지는 있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어.”

 “다행이다. 걱정했는데... 재찬이랑 지운이는 어떻게 할 거야?”

 “우린 방학하면 각자의 집으로 갈 거야.”

 

 재찬이 코트 깃을 여미며 말했고, 지운은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재찬에게 둘러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참. 우리 수능 끝난 기념 파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좋아. 우리끼리 파티하자.”

 

 선준이 웃으며 세 사람을 보고 물었다. 파티란 말에 신난 재찬이 어깨춤을 추며 말했다. 지운이 귀여운 듯 재찬을 보고 웃었다.

 

 “오랜만에 밖에 나왔는데 외식하고 들어가자.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삼겹살? 갈비?”

 

 지운의 물음에 재찬이 주변에 번쩍이는 음식점 간판을 보며 말했다.

 

 “...나 피자 먹고 싶어.”

 

 결의에 찬 표정으로 가방끈을 꽉 쥔 주현을 보며 세 사람이 푸흡- 웃었다.

 

 “웬일이야, 피자를 먹고 싶다고 하고. 그래, 주현이가 먹고 싶어 하는 피자 먹으러 가자.”

 

 선준이 주현의 어깨에 손을 올려 감싸 안고 앞으로 걸었다. 재찬과 지운도 웃으며 두 사람의 걸음에 발을 맞추었다. 날카롭게 파고드는 찬 바람도 네 사람의 웃음소리를 막진 못했다.

 

 ***

 

 선준이 주말에 본가로 온 것 오랜만이었다. 그것도 주현과 함께 온 것이 아니라 혼자 온 선준이었다.

 

 “선준아. 잠깐 이리 와서 앉아 봐.”

 

 저녁 식사를 하고 방으로 올라가려는 선준을 잡은 건 엄마의 목소리였다.

 

 “하실 말씀 있으세요?”

 

 선준이 궁금하지만 불안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

 

 “방학하면 바로 필리핀으로 갈 건데 어때?”

 “필리핀이요? 이번에는 필리핀이에요? 필리핀까지 가서 뭘 하시려고요?”

 

 갑작스러운 엄마의 말에 선준이 놀라서 아빠를 보며 물었다.

 

 “아니. 우리 가족이 다 가는 게 아니라 너만.”

 

 선준의 엄마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고, 아빠의 새로운 계획이 아님에 한시름 놓은 선준이었다.

 

 “마닐라에 있는 막내 삼촌이 네가 와서 도와줬으면 하셔.”

 “일을요?”

 

 마닐라에서 어학원을 하는 선준의 삼촌이 부탁한 모양이었다.

 

 “응. 영어 연수도 하면 좋지 않겠냐고.”

 

 엄마의 말에 선준은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생각해볼게요.”

 “그래.”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선준이 부모님께 인사를 건네고 방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방에 들어온 선준은 침대에 그대로 풀썩 쓰러지듯 누웠다.

 

 “어학 연수라...”

 

 선준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선준의 마음 한구석에 걸려있는 건 주현이었다.

 

 지금의 주현과 자신과의 관계는 친구라기에는 깊고 연인이라고 하기에는 얕았다. 선준은 졸업 후에는 주현과 진지하게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현만 허락한다면 연인이 되고 싶었다. 선준의 머릿속에는 연인이 되면 하고 싶었던 일들이 수두룩했다. 키스 이후의 일도 하고 싶었고, 주현의 맨살을 어루만지고 입 맞추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필리핀이라니...’

 

 “휴우...”

 

 선준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 선준의 고민은 계속되었다.

 

 “선준아.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주말에 무슨 일 있었어?”

 

 집에 다녀온 선준의 어두운 표정에 주현이 걱정스레 물었다. 선준이 주현을 보고 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방학 때 필리핀에 가야 할지도 몰라.”

 “필리핀에 간다고?”

 

 필리핀이란 단어에 놀라서 묻는 재찬이 선준을 보았고, 선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촌이 거기서 어학원을 하시는데 방학 때 많이 바쁜가 봐.”

 “언제 가는데?”

 

 재찬의 침대에 누워 있던 지운이 상체를 일으켜 앉아 가는 시기를 물었다.

 

 “방학하면 바로.”

 “그럼 졸업식은?”

 

 이번에는 재찬이 물었다.

 

 “못 가는 거지...”

 

 선준이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귀국은?”

 “대학교 합격발표 나는 거 봐서 정해질 것 같아.”

 “그렇다면 가는 게 좋지 않겠어?”

 “그런가?”

 

 지운의 말에 선준이 확신 없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고 주현을 보았다.

 

 주현은 선준이 필리핀을 간다는 말에 놀란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고 있었다. 선준과 멀어지는 걸 생각해보지 않았다. 서울로 대학을 가서 함께 사는 것을 머릿속으로 그렸고, 그렇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인생이란 게 계획한 대로 되는 건 아니었다. 주현은 이번 결정이 선준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었기에 선준을 보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필리핀에 가는 것이 좋겠다고 대답하는 주현을 보자 가슴이 쓰린 선준이었다.

 

 ‘...주현이가 가지 말라고 해주길 바란 걸까?’

 

 선준은 괜히 서운했지만 주현이 자신을 생각해서 한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주현을 보았다.

 

 “자주 연락할게.”

 

 선준의 말에 주현이 옅은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 사진 찍을까? 졸업식 때는 같이 못 찍을 테니까.”

 “응. 그러자.”

 

 재찬이 휴대전화를 켜 카메라 버튼을 누르고 네 사람이 다 나오게끔 팔을 뻗었다. 지운이 재찬의 뒤로 섰고, 선준은 의자에 앉아있는 주현의 뒤로 가서 섰다.

 

 “찍는다. 하나, 둘, 셋.”

 

 찰칵 소리에 재찬이 찍힌 사진을 확인했다.

 

 “우리 지운이가 제일 잘 나왔네.”

 

 지운의 외모에 감탄하는 재찬이었다.

 

 “이게 뭐야? 나 눈 감았잖아. 다시 찍어.”

 “알았어. 알았어.”

 

 눈을 감은 사진에 선준이 말하자 재찬이 다시 휴대전화를 들었고, 네 사람은 카메라를 보고 활짝 웃었다.

 

 “이건 다 잘 나왔네.”

 

 찍은 사진을 넘겨보던 재찬과 지운은 카메라 대신 주현을 보고 있는 선준의 사진에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지운아. 나 음료수 먹고 싶어. 사러 가자.”

 “그래. 갔다 오자.”

 

 지운과 재찬은 음료수를 핑계로 두 사람만 있을 수 있게 자리를 피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였지만 어색하지는 않았다.

 

 “1년도 안 됐지만 여기가 많이 그리울 거야.”

 

 주현의 옆에 앉은 선준이 방을 쭉 둘러보고 입을 뗐다.

 

 “그리고 네가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아쉬움으로 물든 선준의 시선이 주현을 향했다.

 

 “...나도.”

 

 선준의 말에 주현이 수줍게 대답했다.

 

 “대학교 발표 나면 알려줘. 정말 같이 살자.”

 “응. 그럴게.”

 

 선준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주현은 이루어지지 않을 걸 알지만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현이 입꼬리를 둥글게 말아 올려 최대한 예쁘게 웃었다. 선준에게 밝고 어여쁜 모습으로 남겨지기를 바랐다.

 

 “조심해서 다녀와. 선준아.”

 

 야속하게도 헤어짐을 약속한 밤은 쉬어갈 생각도 없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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