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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401 기동조사반
작가 : 칠미리
작품등록일 : 2018.11.4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난 한밤의 폭행사건. 변호사 서유림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사설탐정. 그것도 하필이면 서유림의 첫사랑 엄기동이라니……. “정황에 가려진 진실이 있어. 난 범인이 아니라고!!” 사건의 규모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커지게 되고, 그 뒤에 감춰진 검은 세력들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변호사와 사설탐정의 콜라보를 그린 좌충우돌 본격 수사 성장물. 과연 이들은 아름다운 러브라인의 결실을…… 아니,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낼 수 있을 것인가.

 
[25화] 오랜만에?
작성일 : 18-12-27 12:38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7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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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어? 너……, 너는?”

 

 자신을 가리키는 구일구의 손가락에 엄기동의 심장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물론 구일구가 나타날 것을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같이 가실 거죠?”라는 조한나의 제안이 없었다면 엄기동은 아마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조한나가 태성캐피탈을 들쑤시고 다닐 때도 엄기동은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오죽하면 화장실 안에서 시간을 다 보냈을까.

 일을 마쳤다는 연락을 받고 계단을 내려갈 때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시동을 걸때까지만 해도 주위를 세심하게 살폈다. 하지만 그런 긴장감도 얼마못가 느슨해지고 만다. 이제 곧 엄기동의 은색 세단은 도로 위를 달리는 수많은 차량에 뒤섞여 그렇게 유유히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조롭게 끝날 것 같던 일은 애석하게도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가 등장하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그때였다.

 

 “아, 어디서 봤더라? 생각이 안 나네.”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게 꾸며진 탓이었을까? 엄기동을 바라보던 구일구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휴우우우~, 하고 풍선에 바람 빠지듯 긴 한숨을 내쉰 엄기동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는,

 

 “그, 글쎄요. 저는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만.”

 “아닌데. 분명히 어디서 보기는 봤는데.”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안 그래요?”

 

 엄기동의 한마디에 구일구는 "음, 그렇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곧바로 욕설을 내뱉기 시작한다.

 

 "야! 이 답답한 새끼야! 너 오늘 뒈지고 싶냐? 이 새끼가 겁도 없이 어디서 길을 막고 지랄이야, 지랄이. 어?"

 "저기요, 선생님?"

 "말 들어, 이 새끼야! 어디 말하고 있는데, 아가리를 확!"

 "아니요, 일단은 진정을 좀 하시고……."

 "진정 못 하겠다면 어쩔건데. 아, 어쩔거냐고!"

 

 겁을 주려는 건지, 구일구가 한대 내려칠 기세로 손바닥을 몇 번이고 들어 올렸다. 그 모습을 구경하며 쓸데없이 낄낄거리고 있는 수하들은 그야말로 악당 졸개 역할의 본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듯 했다. 엄기동이 손수건을 꺼내들어 땀을 닦는 시늉을 하고서는 점잖게 말을 건넸다.

 

 “선생님께서는 방금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를 위반하신 겁니다. 가만있자, 그게 그러니까……”

 “도로교통법 5조에요.”

 

 옆에 있던 조한나가 엄기동을 거들며 윙크를 날린다.

 

 “네, 맞아요. 10대 중과실에 해당되는 거죠. 중과실 알죠? 대단히 중대한 과실이라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

 “그것도 모자라서 선생님께서는 심한 욕설과 폭언으로 저한테 상처를 줬어요. 제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놨다, 이 말입니다. 이것도 엄연한 폭행이라는 거……, 설마 모르고 계시진 않겠죠?”

 "내가 뭘 갈기갈기 찢어놔. 아주 큰일 날 소릴 하네?”

 “이것보세요! 선생님!”

 

 이 무례하기 짝이 없는 남자에게 이번에는 경고를 날리듯, 엄기동이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지금이라도 정중히 사과하고 길을 터주신다면, 저희도 그냥 조용히 넘어갈 의향은 있습니다만. 어떡하시겠습니까? 그냥 경찰을 부를까요? 보아하니 무슨 급한 용무라도 있으신 것 같은데…….”

 

 구일구는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았다. 보통 이정도로 윽박지르면 열이면 열, 겁에 질려 내빼기 마련인데, 이 남자는 어찌된 게 물러설 기미가 전혀 없는 것 같다. 건달로서는 최대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남자의 말 한마디에 잠시 잊고 있었던 자신의 '급한 용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태성캐피탈을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이 지금 눈앞에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채 구일구는 ‘아, 맞다!’라는 표정을 순식간에 지으며 갑자기 허둥대기 시작했다.

 

 “당신 말이야! 내, 내가 오늘은 엄청 바빠서 그냥 가겠는데, 한번만 더 내 눈에 띄면 응? 그땐 나한테 아주 혼날 줄 알아. 명심해!”

 

 그리고는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냥 이대로 되돌아가기엔 뭔가 중요한 말을 놓치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가던 길을 멈추고 또 한 번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아줌마!…… 오늘 진짜 운 좋은 줄 알아. 평소 같았으면 확 진짜! 어디 사람 얼굴 갖고 함부로 말을 해. 퉤!”

 

 싱거운 협박과 가슴에 사무친 불만을 토로하며 구일구는 허겁지겁 자리를 뜬다.

 부우웅! 소리와 함께 검은색 SUV차량이 모습을 감추자 갑자기 뒤에서 우렁찬 박수와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주위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격한 환호를 보내고 있던 것이다. 그중에는 “형씨, 대단한 걸?” 또는 “젊은 사람이 아주 똑 부러지는구먼.” 혹은 “아이고, 내 속이 다 시원하네.”라는 찬사도 섞여있었다. 조한나 역시 마주잡은 양손을 비스듬히 모으며 벅찬 감동에 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쩜 이렇게나 신사적이실까. 기동 씨 너무 멋져요.”

 “하하하하! 제가 그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군요. 민망합니다.”

 

 그렇게 은색 세단에 다시 올라타게 된 남녀 한 쌍은 안전하게 골목을 빠져나와 왕복8차선 도로 위를 신나게 달렸다. 그날, 둘이 오붓하게 저녁을 먹었는지 어쨌는지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비중도 크지 않을 뿐더러 관심도 없다.

 .

 .

 .

 “별다른 소식 없어?”

 

 태성캐피탈을 뒤집어 놓은 지 이틀이나 지났건만, 이렇다 할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었다. 기동조사반 안에서 불쑥 얼굴을 내민 엄기동이 이날만 벌써 수차례 서유림을 찾고 있다. 서유림은 짜증난 얼굴로 엄기동을 쳐다봤다.

 

 “그걸 왜 자꾸 나한테 물어봐. 네가 직접 전화해보면 되잖아.”

 “내가? 에이~,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어머, 너 되게 웃긴다. 우리 한나 씨~♡, 한나 씨~♡…… 그럴 때는 언제고.”

 

 비꼬아대는 말투에 엄기동이 할 말을 잃었다.

 

 “어찌나 꼴사납던지……. 왜? 평소에도 그 옷 입고 다니지 그래. 나는 무슨 마적단인 줄 알았네. 털이 아주 그냥…….”

 “아니, 내가 입고 싶어서 입은 게 아니잖아. 그쪽 취향이 그런다니까 내가 일부러…….”

 “그러니까 둘이 잘 어울린다잖아. 누가 뭐래? 괜히 혼자서 난리야.”

 “야, 서유림. 말이 너무 심하잖아.”

 “아, 몰라. 말 시키지 마!”

 

 눈치를 살피던 엄기동이 소파 한 구석에 엉덩이를 걸쳤다. 그리고는 서유림의 얼굴을 빤하게 쳐다본다. 그 시선이 어찌나 부담스럽던지 온 몸이 간지러울 지경이다. 할 수 없이 서유림은 고개를 휙 돌렸다. 그러자,

 

 “너 지금 질투하는 거냐?”

 

 서유림의 얼굴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뭐, 뭐야?”

 “아니, 그렇잖아. 괜히 혼자 날카로워져가지고 성질이나 부리는 게, 딱 그건데?”

 “어머, 어머, 얘가 지금 뭐라는 거야.”

 “어라, 얼굴까지 빨개지네? 너 설마…… 진짜야?”

 “네가 자꾸 황당한 소리만 하니까 그렇지. 그리고……, 내가 언제 성질을 부렸다고 그래? 나 참, 기가 막혀서……. 문수 씨, 내가 성질부리는 것 같아?”

 

 화살이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 노트북 화면에 집중하고 있던 박문수는 별 관심 없다는 듯 “네.”라고 대답한다.

 

 “네? 네, 라고 했어 지금?”

 “지금 저한테도 화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아니야, 전혀 아니라고! 나는 그러니까…….”

 

 지금 그녀의 기분이 어떻다, 라는 건 그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응, 나 화났어, 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되면 엄기동의 말대로 정말 자신이 질투나 하고 있는 한심한 꼴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정하기 싫었다.

 

 “그래, 분명 배가 고파서 그런 걸 거야. 그래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뿐이라고.”

 “그래요? 그럼 그런 건가 보죠, 뭐. 혹시나 해서 말씀 드리는 건데요. 저희 소장님은 청순하고 단아한 스타일 좋아하거든요. 변호사님은 예쁘시기는 한데 뭐랄까, 좀 억세고 드세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소장님 이상형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아요.”

 

 자칫 상처로 남을 수 있는 말을 박문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고 있다. 그게 꼴 보기 싫었는지 서유림은 소파위에 얹어져있는 쿠션을 표창 날리듯 휘리릭 던졌다. 빙글빙글 회전하며 직선을 그린 쿠션은 박문수의 머리통을 퍽! 하고 가격한 뒤 튕겨져 나간다. 갑작스런 상황에 박문수가 투덜거렸다.

 

 “에이, 진짜. 저 지금 굉장히 중요한 작업 중이란 말이에요.”

 “뭐 하는데? 또 그 말도 안 되는 소설 쓰는 거야? 야, 그딴 거 아무도 안 읽어.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말라고.”

 

 엄기동이 고개를 빠끔히 내밀어 면박을 주자 박문수가 몸으로 노트북 화면을 가렸다.

 

 “아무도 안 읽으면 어때서? 이건 기록이라고요, 기록! 왓슨 박사가 뭐 처음부터 책이나 팔려고 셜록홈즈의 대활약을 기록한 줄 알아요? 아무것도 모르시면서…….”

 

 글쎄, 나는 도대체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라는 표정으로 엄기동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박문수는 “자, 이제 이걸 SNS에 올리기만 하면…… 끝!”이라며 긴 한숨을 내쉰다. 이제 박문수는 몇 안 되는 ‘좋아요’를 확인하며 또 한 번의 창작을 끝낸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액정화면을 바라보는 박문수의 표정이 점점 이상해진다. 약간은 의아한 듯, 그러면서도 뭔가 수상한 냄새를 맡은 듯, 박문수의 눈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형, 기동이 형. 이리 와서 이거 좀 보셔야 할 것 같은데?”

 

 .

 

 하루 일과를 마친 해가 뉘엿뉘엿 가라앉은 하늘 끝자락엔 길게 오렌지색이 물들고 있었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도 얼마 못가 금세 시들어버리고 만다. 그만큼 칠흑 같은 어둠이 빨리 찾아왔기 때문이다.

 퇴근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건물 밖을 빠져나오고 연북동 목조건물도 차츰 빛을 잃어가는 가운데 오직 4층만이 환한 불을 밝히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해 보세요. 그러니까 문수 씨가 쓴 소설 ‘탐정님은 못 말려’가 뭐가 어쨌다고요?”

 “문제는 그게 아니라……, 어? 언제 오셨어요? 아니, 그보다 이렇게 막 돌아다녀도 되는 거예요?”

 

 찜질방에서 몸을 숨기고 있어야 할 조용한이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지자 그제야 그의 존재를 깨달은 박문수가 도리어 걱정 어린 질문을 역으로 던진다.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엄기동이 “응,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한나 씨가…….” 여기까지 얘기하다가 서유림의 눈치를 봤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그냥 원금만 상환받고 끝내는 걸로 그 자리에서 약속을 받았다는 얘기지. 내가 따로 연락하고 그런 건 절대 아니야. 하하, 하하하하!"

 “흥!”

 

 엄기동이 머리를 긁적이며 박문수의 어깨를 툭 건드리자 이야기의 주제는 다시 제자리를 찾게된다.

 

 “제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탐정님은 못 말려!”

 “아아, 뭐 좋아요. 발단은 거기서부터 시작된 거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이제부터에요.”

 

 그렇게 박문수는 소설작가가 1인칭 시점의 이야기를 풀어가듯, 아주 생생한 설명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문화콘텐츠가 발달하면서 웹소설이나 웹툰 시장을 겨냥한 많은 플랫폼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신인작가들의 등용문이 폭넓어진다는 얘기죠. 하지만 경쟁도 치열해요. 아니, 그런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부러운 일일지도 모르죠. 문제는 무관심이에요. 기껏 고생해서 썼는데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면 그때 느끼는 좌절감이란…… 으흑!”

 “…….”

 “아, 죄송해요. 제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어쨌든 이런 문화와 정보의 대홍수속에서는 아무래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겠죠.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SNS에 제가 쓴 글을 올리게 됐죠.”

 

 듣고 있는 사람들은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서유림의 입에서는 작은 하품이 새어나왔고, 엄기동은 양팔을 들어 기지개를 쭉 폈다. 조용한의 눈꺼풀은 이미 천근만근이다.

 그때 박문수가 “그런데 누가 왔다 갔는지 아세요?”라며 자신의 휴대전화기를 내밀어 보였다. 몇 안 되는 댓글 중에 ‘시시해요, 재미없어요. 따분해요.’라는, 아주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댓글이 눈에 띄었다. 아이디는 ‘su-a Lee’

 

 “이수아?”

 

 지루함은 물러가고 모두가 놀란 눈으로 이수아의 이름을 합창하듯 외쳤다. 동명이인이 아닐까, 라는 물음에 박문수가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

 

 “아마도 저랑 조 기자님, 그리고 조 기자님과 이수아 씨, 이렇게 저장된 연락처를 따라 연동이 된 것 같아요. 저야 친구 추천만 뜨면 무조건 누르고 보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냉혹한 평가를 하시다니……. 정말 저는 작가로서의 소질이 없는 걸까요?”

 

 지금 그따위 고민을 상담하는 자리가 아닐 텐데……. 그런 표정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박문수는 “자, 여기서 부터가 중요합니다.”라며 단숨에 화제를 전환시킨다. 터치 몇 번에 이수아의 사진과 사연들이 줄지어 나열됐다. 그리고 그중 가장 최근에 올라온 사진 하나를 선택했다.

 

 ♣좋아요 46개

 su-a Lee 오랜만에 들른 ‘Dream Cafe'. 달콤하고, 비릿한 치즈케이크와 따듯한 카페라테 한잔으로 나의 일상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는다.

 #치즈 #배꼽냄새 #맛있으면 살안쪄

 

 그리고 사진에는 정확히 45도 각도를 유지하며 위를 바라보고 있는 이수아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조용한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확실히 맛있어 보이긴 하네요.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치즈보다는 초코가.”

 “아니요. 여기를 보시라고요, 여기……. 여기 ‘오랜만에 들른’ 이 부분 말이에요.”

 “……?”

 “이수아 씨가 기억을 찾아가고 있다는 뜻 아닐까요?”

 

 장황하게 늘어놓은 서론에 비해 어째 결론이 허무하게 마무리 지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조용한이 고개를 저으며 "나는 또 뭐라고!"라는 비웃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것 봐요, 문수 씨. 만약 문수 씨가 어디서 땡땡이치고 일주일 만에 출근했다고 칩시다.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안 듭니까?”

 “그야 뭐, 그렇죠.”

 “오랜만, 이 오랜만이라는 기간은 누구한테는 몇 년, 또 누구한테는 단 며칠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상대적인 거라고요.”

 “그렇긴 한데……, 그래도 한번 확인을 해보는 게…….”

 “아마추어 같은 생각이에요.”

 “뭐요?”

 

 조용한의 계속되는 깐죽거림에 박문수가 발끈하며 사나운 눈을 뜨고 있었다. 아무래도 조용한은 태성캐피탈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한껏 우쭐해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조용한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박문수의 말에 공감하고 있는 표정들이다.

 

 “그래, 맞아. 잠깐이지만 우리가 이수아 씨를 잊고 있었던 건 사실이잖아.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서유림의 말이 끝나자 엄기동이 턱 끝을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이수아 씨가 기억이 돌아왔다고 쳐. 이제 와서 다시 그 악몽 같은 일들을 끄집어내고 싶어 할까? 안 그랬다면 벌써 뭐라도 했겠지. 안 그래?”

 “얘기라도 해보자는 거잖아. 어차피 손해날 일도 아닌데.”

 “아니.”

 

 골똘히 생각에 잠긴 엄기동이 뭐라도 생각난 듯 이렇게 얘기했다.

 

 “무작정 찾아갈 일이 아니야. 머리를 써야 한다고. 어쩌면 이수아 씨의 기억은 처음부터 정상이었을지도 모르거든.”

 “그게 무슨 말이야?”

 “아무튼 조심해서 행동하자는 말이야. 그렇게 두려움과 공포를 못 이기고 달아난 사람한테 어떻게 무턱대고 접근할 수 있겠어. 오히려 더 꽁꽁 숨어버릴 거 아니야.”

 “그럼 이렇게 손만 놓고 있자고?”

 “아니, 그럴 수야 없지.”

 

 뭐 어떡하라고!! 서유림이 속으로 답답한 가슴을 치고 있는 사이, 엄기동의 시선이 박문수를 향한다.

 

 “일단은 이수아의 동향을 살피는 게 먼저가 아닐까. 생각은 그 다음에 천천히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때, 문수. 할 수 있겠어? 미행, 감시는 또 네가 전문이잖아.”

 

 오랜만에 큰 중책을 떠맡게 된 박문수의 얼굴에 자신감이 들어섰다. 반면, 아까까지만 해도 활개를 치며 우쭐해있던 조용한은 홀로 구석에 찌그러져 아무 말 못하고 있다.

 그때였다. 401호 문이 벌컥 열리며 경찰근무복을 입은 장연성이 황급히 뛰어 들었다.

 

 “아, 연성이 형. 지금 오면 어쩌자는 거야?”

 “기, 기동아. 큰일 났다.”

 “……?”

 “조두식이가…… 조두식이가 목을 맸대.”

 
작가의 말
 

 그랬다고 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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