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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헌팅쉽
작가 : 별미르
작품등록일 : 2018.12.6

통칭 헌터, 현상금 사냥꾼 이자 사실은 정착을 꿈꾸는 백수들이 떠돌아 다니는 근미래의 우주 개척 시대.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나 병기로 키워진 우주가 헌팅쉽 더블에스(Strong Star) 호에 승선하였다!
"죽이지 말고 살리라고!"
"아..."
2140년. 2020년생 우주의 우주 적응기!

 
18. 우주의 들개들 (8)
작성일 : 18-12-27 10:50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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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팅쉽 18 우주의 들개들 (8)

 

 밖으로 나온 한별은 주기장을 주의깊게 살피며 두리번 거리며 밖을 나섰다. 이곳은 딱히 오가는 사람을 검문하지 않는 곳이기에 솔직히 잡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카지노를 빠져나오는 사람. 앞에서 항의 하는 사람. 등등 카지노와 주기장의 연결통로는 화성의 식품매장 만큼이나 복잡하고 시끄러웠다.

 쿵.

 누군가 선체에 부딫히는 소리가 났다. 한별이 돌아보니 두 사람이 싸우고 있었다.

 "내가 잡았어!"

 "내가 쫓고 있었잖아! 최소한 반은 나누어 먹어야지!" "뭐라고? 하! 이 도둑놈의 새끼가!"

 퍽. 주먹이 관자놀이를 쳤지만 맞은 사람은 아파하기보다 오히려 불타는듯 보였다.

 "내가 이놈을 4개월째 쫓아다녔어!"

 "난 1년이다 이새끼야!"

 "이놈 현상금 걸린게 5개월 전이야 미친놈아!"

 관자놀이를 맞은 쪽이 허리를 안으며 달려들었다. 상대는 그걸 피하지 못하고 넘어져 버렸다.

 쿠당탕.

 그대로 파운딩을 당하면 이기기 어렵겠으나 용케도 몸을 옆으로 돌린 상대는 그를 쓰러뜨리는 이의 목젖을 찔러버렸다.

 "커헉"

 수라장이 이런 수라장이 없었다. 그와중에 노끈에 상체가 칭칭 감긴 남자가 슬금슬금 함선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흐음."

 둘은 싸우느라 정신없고 현상범은 도망가고 있다. 한별은 둘의 노력을 빼앗을 생각은 없었다. 한별은 둘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한별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싸우고 있었다.

 "이봐들. 그만하라고."

 한별은 정중하게 말했으나 둘은 싸움에 빠져잇었다.

 "넌 뭐야!"

 "관계자 아니면 꺼져! 지금 중요한 얘기중이니까."

 머리카락을 한손에 쥐고 서로 상대의 뺨에 주먹을 나누는 그들은 나누는 것이 주먹이 아니었다면 꽤나 정다운 것만 같았다.

 빰이 부어오르고 피가 터져나왔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저기 저놈 도망가는데…"

 그들은 아무말도 들리지 않는것 같았다.

 "꺼져!"

 "방해하지마!"

 어깨를 으쓱해보인 한별은 천천히 함선의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한 남자가 기체 밖으로 나와 유리조각을 손에쥐고 자신을 묶은 포승줄을 열심히 자르고 있었다. 손에서 피가 흐르는 것이 꽤나 처절한 모습이었다.

 그의 고생을 외면하고 싶지 않은 한별은 그를 가만히 지켜봤다.

 꿈틀꿈틀.

 땀을 줄줄 흘리며 애벌래마냥 턱으로 기어온 그는 기어코 손의 줄을 잘라내고 약간의 자유를 얻었다.

 "하하."

 한층 밝은 표정으로 웃은 그는 더 빠른 속도로 줄을 잘라냈다.

 "멍청한 놈들 히히."

 그는 그가 빠져나온 반대편을 기체 아래로 슬쩍 보았다. 그들은 여전히 사이좋게 싸우고 있었다.

 그가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땅을 짚자. 그 손목위로 수갑이 채워졌다.

 "고생했어. 어서와."

 땀과함께 그의 머리에 위태롭게 달려 덜렁거리던 가발이 기어코 떨어져 내렸다. 한별은 눈을 크게떳다. 옌취안 이었다.

 "정말 거기있었다고?"

 헌터들이 대부분 놀고먹으며 사는건 맞지만 집요한 이들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집요하게 사람을 쫓는다. 이런저런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정부에서 헌터 제도를 유지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아…"

 피식.

 한별이 피식 웃자 첸은 한별을 한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자기가 그 고생을 하는데 도와주지는 않고 돈을 벌러간게 이해가 되면서도 영 섭섭한 마음은 어찌할 수 없는 탓이다.

 "내가 널 변호했다면 한패로 몰렸을거다. 니가 그런 한량들을 해결 못할 만큼 무능력하지도 않고."

 나는 널 믿었다고 하하! 하며 등을 두드리는 한별의 말이 진심으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첸은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삐졌구만."

 한별은 삐졌냐는 말을 마지막으로 자리를 떳다. 그런 말을 하는 한별보다 옆에서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우주가 더 미웠다. 첸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사정을 모르는 두 현상범만이 눈알을 굴리며 눈치를 보고 우주는 바람도 없는 우주에서 피풍의를 입고 한별이 부탁했던 '감시'를 수행하고 있었다. 어차피 묶여있는 줄과 수갑을 풀 수 있는 것도 아닌데도 그녀의 얼굴은 진지했다.

 "저기…"

 옌취엔 이었다. 우주가 고개를 들어 그를 봤다. 그가 침을 삼키며 말했다.

 "화장실 좀…"

 우주에서 화장실은 중요한 문제다. 환기를 할 수도 없는 우주에서 변을 잘못 처리했다가는 수 개월 동안 끔찍한 냄새를 어쩌지도 못하고 생활을 해야 했다.

 가끔 심보가 고약한 현상범은 복수랍시고 일부러 변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또 화장실을 보낸다고 잠깐 풀어줬다가는 무슨짓을 할지 몰랐기에 보통은 약을 먹여 장기능을 둔화시키거나 기저귀를 채우기도 했다.

 물론 그건 우주가 알리가 없는 부분이었다. 우주는 별생각 없이 기둥에서 그를 풀어 화장실로 안내했다. 손이 묶여있으니 별문제가 없을 거라는 판단 이었다.

 탁.

 화장실 문을 닫고. 우주는 그 앞에 서있었다. 훈련된 암살자의 귀는 안에서 그가 하는 행동을 모두 읽고 있었다.

 옌취안은 바지를 벗고. 무언가 꼼지락 대더니 수갑을 풀어낸다. 우주는 자신의 애병 슈팅스타를 꺼냈다. 좌측의 연사용 이었다.

 "이봐 형씨! 여기 휴지가 없는데!"

 옌취안이 자세를 잡고 말을 건다. 우주는 자세를 낮추고 물었다.

 "허튼짓 하지 마시죠."

 "개소리하지마 진짜 휴지 없어! 휴지좀 가져와!"

 우주는 몸을 낮추고 문에 다가갔다. 문이 열리면 상대는 튀어나올 것이다.

 "휴지분명히 있습니다."

 벌컥.

 문이 빠르게 열렸다. 남자는 먼저 우주의 입을향해 손을 뻗었다. 손에는 파란색에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가기전에 여자한번…"

 낮게 읊조리던 옌취엔은 말을 다 잇지 못했다. 우주가 그의 손을 잡아 그대로 반대쪽 벽을 향해 엎어트렸기 때문이다.

 쿵.

 옌취안은 바지를 벗은 추한 몰골로 벽에 매다 꽂혔다. 우주선의 통로가 넓지 않은 탓에 바닥에 닫지 못한 것이다. 우주는 바로 그의 목에 총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조용히 다시 수갑 채우시죠."

 "크르륵"

 옌취안은 말을 잇지 못하고 거품을 물었다.

 "무슨… 으억"

 그때 방에서 나온 첸이 상황을 보고는 놀라 달려왔다.

 "무슨일이야?"

 "이쪽이 화장실을 간다더니 수갑을 풀고 덤벼들었어요."

 "여자라고 무시했나보군. 됐으니까 너는 들어가봐 나머진 내가 해결 할테니까. 야 일어나!"

 첸이 소리쳤으나 옌취안은 연신 크르륵 크륵 이상한 소리를 냈다. 우주가 물러나자 첸이 그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렸다. 얼굴에는 잔뜩 인상을 쓴 채였다.

 쿵.

 옌취안은 일어나지 못하고 다시 쓰러졌다.

 "이 새끼 왜이래?"

 우주가 다시 다가와 말했다.

 "목이 꺾여서 어디가 잘못된것 같은데요…"

 

 * * *

 

 우주는 참담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첸과 한별은 회복기에 들어간 옌취안을 보고있었다.

 "아주 간거 같은데."

 "그러게… 자연회복은 힘들겠어."

 "허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우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상품이 다쳤으니 현상금은 없는 걸까. 1억에 이어 2천만원짜리 상품을 손상시켰으니 우주의 속이 영 좋지 않았다.

 조금 전에 식사도 제대로 하지못한 우주가 안쓰러워진 첸이 말했다.

 "죄책감 가질필요 없어 이 자식 정말 쓰레기 같은 놈이거든. 하하."

 죄책감이 그 죄책감이 아닐텐데… 하며 한별이 중얼거렸으나 첸은 듣지 못한듯 말을 이었다.

 "이놈 분명히 너도 덮쳐보려고 한걸거야. 바지부터 벗고 달려든걸 보니 분명해. 입막음 용으로 자기 팬티를 입에 쑤셔넣으려고 했잖아. 더러운 자식."

 옌취안이 우주의 입을 향해 손을 뻗을때 들고 있던 그 파란 것은 그가 입고있던 속옷이었다. 우주가 그런 맥없는 공격에 당할 사람은 아니었으나 자기가 입고있던 옷으로 입을 막으려 했다 생각하니 웬만큼 더럽고 잔인한것을 많이 보아왔던 우주도 욕지거리가 솓았다.

 "으윽."

 우주가 인상을 찌푸렸다. 우주뿐 아니라 다들 비슷한 표정이었다.

 "이놈은 어찌됐든 수감되긴 할거야. 강력범죄인데다 제 의사표현도 못하니 환자동으로 가겠지…"

 "환자동이요?"

 "그래 병이있는 죄수들을 수감하는 곳이야."

 "그럼 나을 수 있는건가요?"

 "나아?"

 "환자동이니까 무언가 처치를 하지 않나요?"

 "푸흡."

 첸이 웃었다.

 "푸하하하"

 한별도 웃었다. 멀뚱히 쳐다보자 한별이 웃으며 얘기했다.

 "보기보다 순수한 청년이였구만! 크크큭. 이자식이 건드린 아녀자만 12명이야. 괜히 2천만이나 현상금이 걸린게 아니지. 그런놈을 치료해준다고? 택도 없는소리!"

 "그럼 환자동에서 그냥 방치되는 건가요?"

 "아니, 방치가 아냐 그렇게 좋은 자원을 그냥 방치해둘리 없지."

 "좋은 자원이요?"

 한별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아주 좋은 자원. 교도소의 환자동이 어디에 있는줄 알아?"

 "글쎄요?"

 "우주병동에 있어!"

 우주병동이라 불리는 곳은 공식명칭 c-003으로 세번째 식민지구로 지정된 목성의 위성의 한곳이다. 실제로 사람의 생활지구가 아닌 의료지구인 이곳은 말기 암환자들도 살아서 나오기로 유명한 병원지구 였다.

 "꽤나 대단한 곳으로 가네요."

 "그래. 그리고 이들은 의료 산업 발전의 소중한 자원이 되지."

 "아…"

 생체실험의 대상이 된다는 소리였다.

 "그래도 진짜 교도소보다는 나을지도 모르지. 이런 강력범죄자는 혜왕성 개발지구에 가거든.

 혜왕성은 말 그대로 태양계 최극단의 변방이다. 아침에도 산소가 액체상태로 존재하는 온도를 유지하는 그곳은 태양도 하나의 점으로 보이는 곳이다.

 그리고 인간이 태양계를 벗어나기 위해 반드시 정복해야 할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정복을 위한 선봉대가 바로 범죄자들이었다. 그들에게 몇가지 생존을 위한 장비를 들려보내고, 평균 수십년이상의 수감생활을 보내고나 이들은 다시 목성지구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때까지 살아남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점점 상황이 나아지면서 생환률이 늘어나고는 있다지만, 그래봐야 열에 하나인 점은 변하지 않았다. 실험체가 되느냐, 혜왕성의 개척자가 되느냐의 사이에서 어떤 죄수들은 차라리 실험체가 되겠다며 몸을 훼손하기도 했다. 물론 실험체의 생환율은 0%에 가까웠다. 어차피 죽는거 고생이라도 덜 하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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