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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처음 죽던 날. 이후
작가 : 그슨대
작품등록일 : 2018.11.20

"나는 죽었는데, 한 시간 동안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귀신의 한을 푸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6. 내가 처음 죽던 날, 이후 (2)
작성일 : 18-12-26 21:01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5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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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칼을 다시 치켜 올렸어. 생각해 보니 내 톱은 그의 얼굴을 가격하고 튕겨져 나갔더라고. 한마디로 난 싸울 만한 게 없었지. 또한 복부와 심장이 자꾸 아파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어.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죽으면 또 죽을 수 있냐?”

 

  “멍청이...죽었는데 또 죽을 리가 없잖아.”

  “아아, 그래서 그렇게 겁 없이 달려든 거로군.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통증은 느끼는 것 같은데, 그렇지?”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어. 그러자 그는 곧바로 흉터가 생긴 얼굴로 씨익 웃었어.

  “큭...큭큭...내가 오늘 귀신을 죽여 보겠다.”

  그리고 나에게 비바람을 뚫으면서 달려들었어. 칼을 휘둘렀는데, 나는 흐려진 의식 속에서도 그가 노리는 것이 뭔지 알게 되었지.

  목 쪽.

  어차피 현신이 풀리고 귀신으로 회귀하면 모든 게 완치가 돼. 그래서 나는 아무리 다쳐도 한 시간만 참으면 돼지.

  근데...그렇지만...내가 목이 잘리는 고통까지 참을 수 있을까?

  참 웃기지. 내가 이 와중에 눈물이 나오는 게.

  왜 울었냐고? 억울해서? 아니면 복수를 못한 게 서러워서?

  둘 다 아니야. 나는 죽는 게 무서워서 울었어.

  참 웃기지 않아? 이미 죽었는데 죽는 게 무서워서 질질 짜기나 하고. 절대 죽진 않는데.

  두려웠어. 죽는 게.

  그리고 그의 칼은 내 눈에는 또다시 시퍼렇게 변해서 빗속을 뚫고 내 목 쪽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지. 그가 천천히 휘두르는 게 아니라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나한테는 느리게 느껴졌어.

  그때하고 비슷했지. 내가 처음 죽던 날. 죽음만을 기다리던 때.

  목이 잘리면 어떤 기분일까? 많이 아플까? 피를 철철 흘릴까? 현신하면 치료될까? 아니면...또 죽을까?

 

  “저기, 죄송하지만.”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어. 친근하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

  “죽은 사람 또 죽이진 맙시다.”

  나는 울다가 눈을 떴어. 떴더니, 옆에서 한 덩치 좋은 남자가 곤봉으로 그의 칼을 막아주고 있더라고. 곤봉을 거의 내 목에 붙인 상태로. 누구였냐고? 안호경 팀장님이었어! 나는 다시 눈물을 터뜨렸는데, 아마 기뻐서 흘린 거겠지?

  “다...당신 뭐야? 왜 갑자기 끼어들어?”

  “우리 한 번 만난 적 있지 않나? 며칠 전에 차 한 잔 마신 사인데, 왜 그래 서운하게~” 팀장님은 여유가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어.

  “그...그건 그거고. 어떻게 여길...”

  팀장님은 대답하지 않았어. 단지 그를 무섭게 노려보기만 했지. 박경 씨는 잠깐 멈칫하다가, 칼을 이번엔 다른 데로 휘둘렀어. 이번에는 다른 방향으로 내 목 쪽을 노렸지.

  푸슉 하는 소리가 나더니, 팀장님의 오른쪽 손목에 피가 흐르고 있었어. 그런데도 팀장님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지. 꽤 깊게 박힌 것 같은데도.

  “박경 씨, 당신을 납치, 폭행, 살인 및 시체 은폐, 위증, 경찰 폭행 및 살인 미수, 공무집행방해죄로 긴급 체포한다.” 그러더니 박경 씨의 얼굴에 자신 얼굴이 가까이 대며 말했어.

  “기분이 좋냐? 네가 죽인 사람 또 죽이려 드니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팀장님을 향해 칼을 휘둘렀고, 이번엔 팀장님은 곤봉으로 막았어. 그는 다시 휘둘렀고, 다시 막았지. 그렇게 계속 주고받으며 팀장님은 말했어.

  “참고로, 당신이 이 신늘푸른산 양을 만나고 나서 2분 후부터, 모든 상황이 촬영 및 당신이 한 말이 녹음되어 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고.”

  내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까 수풀 사이에 누군가 보였어. 덜덜 떨고 있었고 카메라를 들고 있었어. 비까지 와서 모습은 거의 안 보이다시피 했지만 느낌으로 알았어.

  그는 분명히 버들이였지.

  나는 살아오면서 그 어떤 순간보다 이 순간이 반가웠어.

  “아마 저기 있는 소년은 내가 꽉 붙잡고 있지 않았다면 언제든지 가서 너를 구하려 했을 것이야. 좋은 애인이 있어서 좋겠구나.”

  팀장님의 느닷없는 말에 나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어. 그 순간, 팀장님이 지쳐 있는 박경 씨한테 갑자기 다리를 걸었고, 박경 씨는 속절없이 넘어졌지. 재빨리 일어서려 했지만 곧바로 팀장님한테 밟힌 다음 칼도 빼앗기니까,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대 자로 뻗어서 외쳤어.

  “X발...사업도 잘 되고 있었는데...진짜 더럽다, 더러워...나보다 훨씬 나쁜 짓 하는 새끼들은 안 잡고, 사람 하나 실수로 죽인 새끼는 특별 수사팀까지 꾸려서 잡고...”

  “그래, 진짜 더럽지? 똑같은 사람을 두 번 죽이려고 한 미친 새끼는 여기 멀쩡히 살아 있는데,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하려 한 여자애는 당신이 죽여서 혼만 남았으니.”

  그러면서 팀장님은 누워 있는 박경 씨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고, 팀장님의 경찰차로 별 반항 없이 끌려갔지. 물론 가면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어!” 라며 개소리를 지껄이긴 했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가 아니지.

  나는 수풀 속에 숨어 있는 버들이의 품에 달려들어 안겼어. 버들이는 카메라를 내려놓은 상태더라고. 버들이는 무사한 나를 보고도 진정이 안 되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어. 그래서 정작 일을 겪은 내가 버들이를 위로해 줘야 했지.

  “이제 괜찮아, 이제 괜찮아...”

  내가 그러면서 등을 두들겨 주니까 그제야 안심하는 것 같았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아, 뭐...사실은 안호경 팀장님한테 연락이 먼저 왔어요. 늘푸른산 구하자고. 카메라 들고 오라고...그리고 여기 도착한 다음에는 줄곧 촬영만 하고 있었고...”

  “촬영만 하다니? 덕분에 그 녀석을 체포할 증거가 생긴 거라구! 본인이 직접 죽였다고 떠들어댄 영상도 있고, 경찰을 폭행한 영상까지 있으니 쉽게 못 넘어갈 걸.”

  “근데요...이미 죽었다고 알려진 S양이 또 영상에 나타나면 모두 놀라지 않을까요? 또 모르는 사람이 보면 대화도 이상한 점이 많을 텐데...”

  “그래서 모자이크 처리할 거란다, 버들아. 또 대화도 상황에 안 맞는 문장은 음 소거 처리할 거고.” 팀장님이 어느새 와서 말했어. 아까 찔린데 붕대를 감고 있었지.

  “그 나쁜 놈은 경찰차로 다른 경찰이 데려갔다. 그보다 늘푸른산, 너를 다시 위기에 처하게 하고, 범인을 너무 늦게 잡고, 시신도 너무 늦게 찾아서 미안하구나.”

  황송하게도 안호경 팀장님은 모자를 벗고 나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어.

  “아뇨, 저에게 그러실 필요 없어요. 사실 처음엔 좀 원망스러웠는데~ 해결되었으니 된 거죠. 그런데 궁금한 점이 2가지 있어요.”

  “말해 보렴.”

  “하나는 어떻게 제가 그놈하고 싸울 걸 알고 제3자(류버들)까지 데려와서 여기까지 오신 거고, 또 하나는 어떻게 그놈이 범인인 걸 아셨어요?”

  “날씨가 다시 좋아졌군...근데 너,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네? 그게 무슨 말씀...”

  “더 이상 아프지 않지? 현신이 풀렸잖아. 근데 어떻게 내가 계속 너를 볼 수 있을까?”

  가만 생각해 보니, 팀장님이 나를 보는 것만으로 이상한 상태였어. 내가 현신한 지 1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나는 다시 귀신으로 회귀한 상태였지. 그런데 어떻게 팀장님이 나하고 얘기할 수 있지? 그리고 세상 사람들한테는 내가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는데(사실 죽은 거 맞지만.), 어떻게 팀장님은 현신한 내 모습을 보고도 놀라지 않은 거지?

  “혹시, 팀장님도...귀신?”

  “무슨 그런 이상한 농담을...자세한 건 이 친구와 서에 가서 하자. 그전에 사건 경위서 좀 작성하고...”

  나는 곧바로 날아서 서까지 갔고, 버들이는 팀장님과 함께 이동했어. 서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팀장님은 나와 버들이에게 커피를 갖다 주며 얘기를 시작했어. 그러다 내가 커피를 못 먹는다는 것을 깨닫고 미안하다는 몸짓을 하셨지. 나는 괜히 민망해져서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씀을 하시기를 기다렸지.

  “나는...귀신을 볼 수 있어.”

  “네?” 나와 버들이가 동시에 외쳤어.

  “아, 이 친구처럼 귀신하고 오래 만나서 그런 게 아니라, 실은 내 아내가 무당이거든.”

  “무당하고 결혼하셨어요? 아, 차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으실 텐데...” 내가 말했어.

  “아, 무당이 된 건 결혼하고 난 후야. 한 1년쯤 되었나, 아내가 신 내림을 받았지. 솔직히 나는 그전까지는 비과학적인 것은 아무것도 믿지 않았지만, 나한테도 이상한 현상이 생기자 믿을 수밖에 없더군.”

  “이상한 현상이라는 게...” 이번엔 버들이가 물었어.

  “응, 맞아. 귀신을 보는 능력.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가끔 무당의 배우자도 영기가 발달해 귀신을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더라고. 가끔 한밤중에 화장실 갔다가 꼬마 귀신을 만나서 기절한 적도 있었지. 그래서 아내는 무당 일을 본격적으로 하러 떠났고 가끔 만나. 사이가 안 좋아진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는 말아줘.”

  “오해는 안 하지만...경찰 팀장 아내가 무당이라니, 뭔가 아이러니하네요.”

  “뭐, 귀신을 보고 대화도 할 수 있으니 경찰 업무에는 때때로 도움이 되기도 했지. 피해자들이 찾아와서 범인을 알려주기도 해서. 물론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하고 대화하고 있는데 대화하는 사람이 경찰 팀장이라면 어떻게 되겠니. 미쳤다고 생각하는 걸로는 부족해서 해임하겠다고 안달이 날 걸?”

  이해했어. 나도 버들이에게 피해를 안 끼치려 그러고 있으니까.

  “이번 사건도 그런 경우다. 증거가 거의 없어서 수사하는 데 골머리를 썩다가, 기자회견에서 문득 천장에서 배회하고 있는 너를 봤지. 사실 처음엔 ‘또 어떤 귀신이 구경이나 하고 있어.’하고 불평했는데 가만 보니 얼굴이 피해자 S양과 똑같더군. 그리고 범행에 쓰인 칼자국이 정육점에서 가축들을 도살할 때 쓰이는 칼 모양하고 매우 비슷해서 정육점 주인이 아닐까 의심을 해 봤어. 그렇지만 아무런 증거가 없어서 용의자로써가 아니라 사정사정해서 범행 장소에서 가까운 순서부터 정육점 사장을 데리고 왔지.”

  “에? 근데 박경 씨 말고 두 사람은 정육점하고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들이었잖아요.”

  “사실 그 둘은 내 친구들이야.”

  “네?”

  “연기해 달라고 부탁한 거지. 한 명은 용의자로 호출당한 것처럼 해서, 또 한 명은 옆에서 먼저 얘기를 하게 만들어서 진짜 용의자의 입이 가벼워지게 만드는 전략. 경찰 팀장하고 단둘이서만 있으면 쫄아서 누가 얘기를 하겠어. 뭐, 그렇지만 굳이 심각한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쉽게 그놈이 범인인 걸 알 수 있었지.”

  “왜요?”

  “그놈을 쳐다보는 너의 눈빛에서 엄청난 살기가 느껴졌거든. 누가 봐도 그놈이 범인인 걸 가리키고 있었지.”

  나는 조금 부끄러웠어. 그렇게 티를 냈다니.

  “그리고 퇴근 후에 너를 쫓아가서 이 친구를 만날 수 있었지.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이 친구가 말한 대로야. 용의자 박경을 미행해서 증거를 잡고 체포할 전략이었는데, 이미 박경하고 너와 싸우고 있더라. 잘못하면 너는 또 크게 다칠 뻔했지만, 그래도 확실한 증거를 잡게 된 건 좋은 일이지. 지 입으로 지가 죽였다고 떠들어댔으니. 아까 말했지만 네 얼굴은 모자이크할 거고 대부분의 대화 내용은 삭제한 후 공개할 거야. 그러니까 세상에 귀신이 있다는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걱정할 필요 없어.”

  “휴...정말 감사합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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