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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 나 맞아?
작가 : 체리쉬
작품등록일 : 2018.12.8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름을 말하면 알 정도로 잘 나가는 28살의 여배우가 갑자기 쓰려진다.
소속사에선 내민 입장은 ‘단순한 피로 누적’
하지만…. 그녀의 주변은 단순하지 않은 상황에 난리가 난다.

28살이었던 그녀의 정신이 23살의 대학생으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에.
몸도 얼굴도 목소리도 다 그대로인데, 딱 정신만 23살!!

잘 나가는 배우 ‘고수지’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과
잃어버린 ‘고유미’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합해진 그녀의 고군분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그녀의 엉뚱한 사랑 이야기.

 
14화
작성일 : 18-12-26 17:53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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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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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을 사러 대체 어딜 간 건지…. 기다리다 지쳤는지 이제 배도 별로 안 아프고. 속이 여전히 따갑긴 해도 머리는 괜찮아졌다. 약을 굳이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괜찮아졌는데도 아까 나간 유현은 들어 올 생각을 안 한다. 몸에 힘이 다 빠져 유현이 올 때까지 가만히 앉아 기다리려 했던 마음에 지겨움이 밀려든다.

 지겨운 유미의 시선 끝에 닿은 곳은 베란다. 그녀의 발길이 베란다로 향한다. 어제부터 눈길을 끌었던 곳이나 이제야 제대로 본다. 화분이다. 그것도 여러 개. 이런 취미를 가져 본 적은…. 없다. 어릴 적부터 꽃꽂이 라면 질색을 했고, 컸을 땐 작은 화분 한 개 가꿀 여유도 없었다. 있었다 해도 돌봤을 거란 보장도 없고. 그러니 이건 생각도 못 한 풍경이다. 내 집에 화분이 이렇게 줄지어 있는 건.

 

 “...모르겠다.”

 

 내 집에 있으니 28살의 고유미가 키우던 거겠지. 5년 새 새로운 취미 정도는 생길 수 있으니까. 다만, 지금 내 머리론 이 10개가 넘는 화분 중 하나의 이름도 알 수가 없다. 화분 옆에 써놨지 않았을까 싶어 들어 보지만 없다. 오기가 생겨 하나씩 다 봐도 어떻게 1개도 이름이 붙은 게 없다. 이 정도면 28살의 나는 이걸 다 외우고 있었다는 건가. 새삼 똑똑하네.

 아직 피지 못한 꽃봉오리는 예쁘다. 활짝 피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꼭 얼마 전까지의 내 모습 같기도 하고. 활짝 핀 꽃은 그 모습 그대로 예쁘다. 자신의 모습을 다 편 채 당당히 앞을 보고 있는 모습이 더 예뻐 보이기도 하고. 그들 사이에서 시들어 버린 아이들이 안쓰럽다. 아무리 봐도 다 죽어버린 거 같은데…. 아무리 물을 많이 준다 해도 살아나지 못할 정도다.

 이런 건 왜 들고 있는지 바빠서 그랬겠지? 지금의 나는 잘 나가는 배우라고 했으니까. 얼마 전까지 촬영했다고 했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또 버려줘야지.

 

 ‘툭-투둑-’

 

 시들어 버린 화분 중 제일 작은 화분을 든다. 조심히 든다고 들어도 화분까지 낡은 아이였는지, 그 사이로 흙이 떨어진다. 거실로 나가는 동안 계속 흙이 떨어지니 가는 길이 저절로 생긴다. 이대로 들고 나가면 내려가는 내내 흙이 쏟길 기세.

 유미는 부엌을 뒤져 화분을 받치기에 딱 맞는 바구니를 하나 들고 와 화분을 둔다. 이대로 지금 내려가서 버리고 올 것인가. 아니면 유현이 올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 볼 것인가. 약 10초 정도 고민하고 결정한다. 더 유현을 기다리다간 내가 지칠 판이다. 약도 필요 없고!

 

 작다고 좀 만만히 봤더니 1층까지 들고 내려오니 좀 무겁다. 어차피 버리러 가는 거지만, 흙을 다 쏟는 건 괜히 꽃에 미안해 최대한 안 움직이고 내려 오다 보니 더 그렇고.

 

 “근데.. 이걸 어디에 버리지?”

 

 무작정 들고 내려왔다. 이 아이를 버리기 위해. 문제는 이 동네 지리를 하나도 모른다는 거. 지리는 무슨, 이 아파트에 대해서도 하나도 모르니, 분리수거며 쓰레기 버리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이제 와 후회해서 뭐하나 싶지만, 유현을 기다리는 게 더 유익한 방법이었을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이 고생을 하고 나서야.

 

 “몰라. 걷다보면 나오겠지.”

 

 아파트 단지가 아무리 넓다고 한들 안에 작은 공원까지 있다 한들 나오지 않은 곳은 없으랴. 걷다 보면 보일 것이다. 유미는 거 생각으로 걷기 시작한다.

 최대한 흙이 안 떨어지도록. 앞만 보고 쓰레기장을 찾느라 신경을 세우니, 그녀의 뒤로 누가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기다리던 사람, 그녀를 기다리던 사람. 그저 배불러 행복한 사람이 그녀의 뒤로 시끄럽게 걸어가도 서로 마주치지 못한 채 각자의 길을 간다.

 

 

 .

 .

 

 

 “밥 잘 먹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13층 땡! 하자마자 인사를 하고 내린다. 2차 가자는 JUN에 심장이 쿵 했으나 시우 덕분에 겨우 빠져나와 드디어 집 앞이다. 뭐 얼마나 나와 있었다고 내 집도 아닌 누나의 집이 이리 반가울까. 해장국은 가성비 최고! 최고의 맛이었으나, 그 맛을 온전히 느끼지도 못하고 급하게 먹었다. 빨리 먹고 빠지려는 작전이었다…. JUN에게 막히지만 않았다면 성공도 했을 거다.

 분명 나갈 땐 아프다는 유미의 약을 사러 갔던 건데…. 어찌 문이 열리며 찰랑거리는 이 봉지가 유현을 위한 게 되었다. 너무 급하게 먹었다.

 

 “누나! 약 사왔어!”

 

 또 화장실에 있나? 일단 사 왔으니 누나부터 먹이긴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불러도 대답이 없다. 거실에도 없고, 화장실에도 없고…. 누나가 나갔다…! 여기 근처 지리도 모를 텐데. 아니 왜 나간 거지? 답도 없는 생각에 그냥 앉아버리니 흙이 보인다. 무슨 일인지 감도 안 잡힌다.

 그렇다고 벌떡 일어나 유미를 데리러 갈 힘은…. 없다. ‘누나는 아프다’란 신념으로 옆에 있어 주고자 했으나, 지금은 유현도 ‘아픈 사람’이다. 똑같이 아픈 사람이면 어쩌겠어. 각자 살아야지. 설마 어린애도 아닌데…. 찾아올 수는 있을 거다…. 뭐 답답해서 잠시 나간 거겠지. 유현은 봉지의 약을 뜯으며 합리화한다. 알아서 올 수 있을 거야….

 

 

 .

 .

 

 

 숙취 해결 완료. 겸사겸사 점심까지 해결 완료. 이제 나른한 시간에 낮잠 자기 딱 좋을 시간이나 여기 두 남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잠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집에 들어오자 바로 ‘집 치워야겠다!’ 생각에 빠릿빠릿하게 쓰레기, 설거지, 여러 잔해를 정리하는 시우. 그의 성격을 알기에 보조만 하는 JUN이다.

 시우도 이렇게 바로바로 치우고 하는 성격이 아니었으나, 한 번 몸에 배고 난 뒤론 바로 정리한다. 눈에 거슬리지 않게 어쩜 자신을 위해. 그리고 그를 알고 자신을 아는 JUN, 저번에 도와준다고 나섰다가 쫓겨나고, 설거지하다 그릇 깨트린 JUN은 조용히 돕는 거다.

 

 “남은 건 여기 넣어 둔다?”

 “너 가져가”

 “선물이라니까. 선물! 나중에 혼자 술 먹을 때 하나 딱 까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3분만 기다리면 완성이야. 신의 선물이지”

 “... ...”

 

 어지간히 많이 사와 어제 안주로 엄청나게 먹고도 남은 3분 즉석식품들은 이 집의 주인, 시우의 냉장고 안으로 들어간다. 옆에서 설거지하며 ‘싫다’고 의사 표현을 해도 노노! 시우의 표현은 JUN에겐 투정일 뿐. 결국 모두 냉장고와 찬장 안으로 들어간다. 이 정도면 족히 2주는 버틸 수 있을 테니 3분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만한 상황이나 그게 시우는 아니다. 벌써 들어가 버린 거 다시 가져가라 하기도 그렇고. 며칠 뒷면 다 시우의 매니저 배로 들어가겠지.

 시우 몰래 ‘다’ 집어넣기 작전을 홀로 완료하고 JUN은 TV를 튼다. 오래된 영화도 하고 최근 시작한 드라마도 하고. 채널을 돌리나 멈추니 보이는 여자. 지유다. 예능에서조차 ‘요즘 대세’로 소개되는 핫한 여배우. 그래, 지유 말처럼 대세 맞네. 그건 인정.

 

 “너 지유 어때?”

 “누구?”

 “지유. 우리 소속사에. 최근에 드라마 성공했잖아”

 “아. 알지. 지유씨가 왜?”

 “너 마음에 든다고 해서.”

 

 설거지를 하다 JUN을 돌아본다. ‘뭐?’ 한 마디 말곤 할 말이 딱히.. 없다.

 

 “너 좋다고 나한테 너 소개해달라고 하더라. 해줄까?”

 “.. 됐어.. 너 해준다고 한 건 아니지?”

 “내가 그 정도 의리 없을까! 번호 넘기려다 도망 나왔지. 지유 같은 스타일은 별로?”

 “넌 내 연애사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

 

 같이 지낸 지가 몇 년…. 자신은 연애하는 거 시우랑 유미에게 숨기다 걸리고, 안 걸려도 다 말하고 소개까지 해줘도 둘은 전혀 그런 게 없다. 처음엔 그런 둘에게 섭섭하기도 했으나 좀 지나 그런 마음도 사라졌다. 시우, 유미…. 둘 성격에 만나는 사람 있으면 굳이 주변인들 특히 자신에게 숨길 애들도 아니고. 이런 고민한 것도 민망하게 둘이 똑같이 연애사라 할 게 없다는 걸 알아버려서.

 그나마 유미는 몇 번 짧지만 있었어도 시우 저놈은 어째 아무리 걸리라고 하고 낚아도 걸리지도 않는다. 친구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자리를 놓기도 했지만 한 번 만나고 여자는 좋아 죽어도 정작 시우는 일정 거리의 호의만 베푸니 성공할 수가 없다. 재미없게. 그러니 궁금하지 않을 수 있나. 얼굴 보고 지낸 지가 얼만데….

 

 “궁금하지. 지금 있는 거 아냐? 그럼 나 섭섭하다?”

 “걱정하지 마. 없어”

 “우리 사이에 숨기고 그러기 없다?! 나는 다 밝히잖아.”

 “밝히지 말라고 해도 밝히잖아, 너는”

 “.. 그런 면이 있긴 하지만, 아니어도 너희 다 알아내잖아”

 

 굳이 알아낸다고 하기엔…. 너무 티 나게 하니 주변인이 다 알게 된다는 게 맞는 말 아닐까. 솔직한 거 좋지만 거의 대놓고 ‘나 연애합니다~’ 수준이니까.

 

 “몰라. 몰라. 너나 유미나 똑같아 가지고는.”

 

 지유의 인터뷰가 끝나고. 다른 연예인 화면으로 넘어가자 JUN은 흥미가 떨어졌는지 채널을 돌린다. 딱히 볼 것도 없고…. 무의미하게 버튼을 누르는데 설거지를 다 끝낸 시우가 옆에 온다. 양손엔 쓰레기봉투가 들려 있다.

 

 “들어. 나갔다 오자”

 “지금?”

 

 배도 부르고 나른한 지금 이 타이밍에? 시우의 손에 들린 거나 현관에 있는 봉지의 상태를 보니 자신이 필요한 건 알겠지만…. 어떻게든 뒤로 미루고자 머리를 굴리는 JUN에 딱 맞춰 핸드폰이 울린다. 나이스 타이밍! ‘잠깐! 나 전화!’

 

 “어. 형.. 어.. 그래서?..”

 “나 지금 쉬는 중인데?! 알았어, 왜 화를 내. 간다고.. 지금 갈게!”

 

 불안하게 상대방의 말에 대답하다 잠시 짜증 내나 기가 팍 죽었다가 다시 짜증 한 바가지로 내며 답을 하고 팍- 전화를 끊는다. 상태를 보니 기분 좋은 통화는 아니고. 말하는 걸 보니 지금 당장 가야 할 상황이 생겼나 보다.

 

 “왜? 무슨 일?”

 “몰라. 뮤직비디오 촬영 때문에 문제 생겼대.. 일단 오라니 가봐야지.”

 “같이 나가자. 춥다 옷 입고”

 

 JUN은 시우의 말에 방에 들어가 시우의 옷을 입고 나온다. 워낙 자주 오니 아주 자연스럽다.

 모자까지 눌러쓰고, 키를 챙기며 급히 나가려는 JUN의 옆으로 시우가 온다. 다 안다는 얼굴이다. 일부러 더 급한 척하는 거. 눈치챈 시우의 얼굴에 JUN은 결국 시우를 따라 어제의 잔해들을 같이 들고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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