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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궁귀검신
작가 : 조돈형
작품등록일 : 20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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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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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이라는 것은 가능한 한 멀리 눈에 보이는 거리를 뛰어넘어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생명까지 지배하는 병기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기가 생명을 노린다고 가정을 해 보거라.
이보다 두려운 것이 또 무엇이 있겠느냐?
악덕 조부와의 고난에 찬 수련행.
정혼녀를 찾아 떠난 즐거운 중원행.
어지러운 무림을 바로잡는 영웅행.
이기어검과 이기어도를 능가하는 이기어시의 신선한 등장!
내일을 향해 쏘아 볼까나?!

 
제 11 화
작성일 : 16-07-10 16:34     조회 : 582     추천 : 0     분량 : 7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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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했다. 소문이 죽음을 각오하고 눈을 감고 있었지만 늑대들은 좀처럼 소문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이상한 생각에 감았던 눈을 조용히 떠보았다. 늑대들은 어느새 뒤로 물러나 아까 죽였던 늙은 늑대의 몸뚱이를 먹고 있었다.

 ‘흠… 일단은 살았다는 것인가… 일단은… 좋다. 네놈들이 나에게 시간을 준다면 내 다시 살아나 주지.’

 소문은 늑대들이 물러난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늑대의 입장에서 보면 소문은 언제든지 죽일 수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미 먹이도 있고 의외의 발악으로 동료도 죽임을 당하자 자기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로가 움찔거리며 움직이지 않았다.

 만약 이 늑대들을 이끌 우두머리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겠지만 그 우두머리는 이미 소문의 칼에 죽임을 당해 버렸다.

 그래서 잠시 뒤로 물러나 배를 채우며 사태의 추이를 살피는 것이었다.

 ‘살아주지, 살아…….’

 소문은 다시 한 번 단도를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자기 앞에 놓인 늑대의 다리를 잘랐다.

 그 모습을 본 늑대들은 잠시 적의를 보였을 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다리 하나를 자른 소문은 미련없이 그 자리를 벗어났다.

 몸은 힘들고 지쳤지만 넓은 곳에 있다가 포위 공격을 당하면 자기만 위험해지기 때문에 최대한 자신이 유리한 곳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자리를 잡은 소문은 잘라온 다리에 천천히 입을 가져갔다.

 “욱… 우웩!”

 엄청난 노린내와 피비린내가 풍겨져 왔다. 하지만 먹어야 살 수 있다. 늑대들을 쳐다보았다. 태연하게 자신의 종족을 먹고 있었다.

 소문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곤 다시 입을 가져갔다.

 참기 힘든 노린내와 피비린내가 그를 괴롭혔지만 살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했다.

 소문이 동굴에 들어와 먹은 첫 번째 음식이 자신이 죽인 늑대가 돼버린 순간이었다.

 우두머리를 잃은 늑대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고 다시 늑대 한 마리가 들어왔다.

 이제는 소문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었다. 어제는 운이 좋아서 한 마리를 죽이고 자신도 살 수 있었지만 다시 다섯 마리. 자신은 계속 지쳐 가기만 하는데 늑대들은 매일같이 쌩쌩한 놈이 들어오고 있었으니 좀 더 시간을 주면 도무지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수가 늘어나는 것을 방치하면 안 돼. 기회가 닿는 대로 죽이라고 했던가…….’

 그제야 할아버지가 동굴에 들어오기 전에 해준 말이 생각났다.

 늑대들이 모이는 것만은 반드시 막아야 했다. 소문은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이곳저곳이 아프고 쑤셨지만 어제의 전투를 생각하면 상당히 양호한 몸 상태였다. 처음의 늙은 늑대에게 물린 어깨의 상처가 워낙 깊어 은근히 걱정도 되었지만 지금은 제법 살이 돋아 있었다.

 요령은 같았다. 한 놈을 정한 후 재빨리 다가가서 지난번처럼 해치우기로 마음을 먹은 소문은 무리에서 약간은 떨어져 누워 있는 놈을 선택했다. 그리고는 바람같이 다가갔다.

 컹!!

 그놈 또한 어제의 늑대처럼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그제야 사태를 파악한 늑대들이 반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문도 어제처럼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심오해지는 출행랑과 단검의 날카로움을 무기 삼아 몸에는 다시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그럭저럭 버텨낼 수 있었다.

 늑대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었지만 늑대들도 소문의 단검에 조금씩 상처를 입자 상당히 경계를 하는 눈치였다.

 시간이 점점 지나도 소문과 늑대들의 생활은 매일같이 이런 양상이었다.

 소문이 어떤 수를 쓰던지 매일같이 한 마리의 늑대를 죽이니 늑대들의 수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계속 네 마리가 유지되었다.

 소문이 한 마리를 선택해 죽이면 달려들어 싸움이 시작되고 그만두기를 하루에도 수차례…….

 늑대들은 소문에게 눈을 떼지 못했고, 소문은 소문대로 긴장의 끈을 절대 놓지 않았다.

 벌써 잠을 자지 못한 날이 며칠인지 몰랐다. 다만 싸움이 잠시 진정되거나 자신이 죽인 늑대를 다른 늑대들이 먹어치울 때, 그 짧은 시간 그때마다 조금씩 휴식을 취할 뿐이었다.

 벌써 소문이 죽인 늑대 수가 90여 마리에 이르렀다. 매일같이 상처를 온몸에 도배를 했지만 절대 치명상은 입지 않았다.

 그것이 소문이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리고 소문은 이 시간 동안 몇 가지의 큰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그동안 기본적인 보로에만 묶여 있던 출행랑이 이제는 그때의 상황에 맞히어 최적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응용력을 키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순간 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하루에 한 마리를 없애야 하는 소문이 택한 방법은 늑대가 미쳐 손을 쓰기도 전에 다가가 단검을 목에 박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폭발적인 도약력과 그에 상응하는 기의 흐름이 필요했다. 만약 평범하게 수련을 했다면 그것을 이리 빠르게 익히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이 걸린 일이다 보니 겉으로 드러난 힘은 물론 몸속에 숨어 있는 잠재력까지 힘이란 힘은 다 끌어다 썼다.

 그 진보가 빠름은 당연했다.

 세 번째는 이렇게 늑대와 생활하며 목숨의 위협을 받고 싸우며 늑대를 죽이는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소문 자신도 모르는 살기가 은연중에 드러나게 되었다.

 특히나 순간적인 이동을 통해 늑대에게 달려갈 때 지니는 필살(必殺)의 기도는 소문의 살기를 더욱 강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이미 그 살기를 통해 소문이 늑대에게 달려갈 때에는 표적이 된 늑대가 겁에 질려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소문이기에 다른 늑대와 싸울 때는 아직 그 효용을 다 쓰지 못하고 있었다.

 

 “질겅! 질겅! 이놈은 좀 질기군…….”

 자신이 막 죽인 늑대의 허벅지를 뜯는 소문은 예전의 소문이 아니었다.

 눈은 늑대와 마찬가지로 살기로 번들거리고 온몸은 이미 말라 굳은 피와 새로 묻은 늑대의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살을 씹는 소문의 입에서도 핏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누군가 보았다면 지옥의 악귀(惡鬼)를 본 듯 비명을 지를 것이다.

 ‘악귀…….’

 할아버지한테 불만도 많고 속으로 욕도 잘하긴 했지만 순수하고 착하던 모습의 소문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저 죽이고 싸우는 것만을 갈구하는 악귀의 모습으로 점점 변해갔다.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는지 여기 들어온 지 며칠이 되었는지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다만 소문이 불만인 것은 며칠 전부터는 더 이상의 늑대가 동굴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놈을 목표로 하여 다가갔지만 지금 남아 있는 다섯 마리의 늑대는 이미 산전수전 다 겪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늑대들이라 소문도 도저히 잡을 수 없었다.

 늑대가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니 자신이 나갈 때가 된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나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소문은 단검을 들고 한구석에 모여 있는 늑대들에게 다가갔다. 늑대들은 털을 곤두세우고 경계를 했다.

 여지껏 소문이 이렇게 행동한 적은 없었다. 늑대들도 이제는 결판을 낼 때라고 생각이 들었는지 소문을 포위했다.

 엄청난 살기를 뿜고 으르렁거리는 다섯 마리의 늑대, 그런 늑대에게 포위되어 동굴 한가운데에서 단검을 들고 있는 소문……. 그러나 소문이 뿜고 있는 살기는 늑대들의 살기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이런 대치가 꽤 지났음에도 서로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어설픈 움직임은 바로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먼저 움직인 것은 늑대였다.

 크엉……!

 두 번째로 동굴에 들어온 늑대였다. 다른 놈은 몰라도 이놈만은 기억했다.

 자신의 등줄기에 길다란 흉터를 남겨준 놈이니까. 소문의 숨통을 단번에 끊으려는지 정면에서 목줄기를 노리며 달려들었다.

 뒤와 좌우에 있던 놈들도 각각 소문의 몸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소문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달려오는 늑대들이 아니었다.

 정면으로 달려오는 늑대의 뒤에서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는 늑대였다.

 온몸이 붉은 털로 덮여 있는 이 늑대를 끝으로 더 이상의 늑대가 동굴에 들어오지 않았다.

 붉은빛의 늑대는 마지막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들어오자마자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또한 이놈이 들어온 이후 소문은 더 이상 늑대들을 죽일 수도 없었다. 이놈은 소문이 조금만 움직여도 어느새 경계를 하며 이빨을 보였다.

 그리고 싸움에 있어서도 다른 늑대들과는 본질적으로 격이 달랐다.

 무작정 덤비는 것이 아니라 다른 늑대의 뒤에 숨어서 소문의 허점을 집요하게 노렸다.

 이놈이 들어온 지 며칠 되진 않았지만 이놈에게 목숨을 빼앗길 뻔한 상황이 지금까지의 지내온 날에서 처한 것보다 더 많았다.

 당연히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지금의 공격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소문의 발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정면에서 다가오는 늑대의 이빨을 고개를 살짝 틀어 피하고 그대로 몸을 전진시키며 늑대의 배를 어깨로 받아버렸다.

 비록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지만 한 몸 빼내기엔 충분했다.

 소문이 앞으로 나아가자 순간 목표를 잃었던 늑대들 또한 재빠르게 쫓아왔다.

 공격하고 피하기를 잠시 동안, 문득 소문은 여지껏 자신을 노려보던 붉은색 늑대가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

 ‘아뿔싸! 실수다……!’

 소문이 땅을 치며 후회를 했지만 한번 시야에서 사라진 그 늑대를 발견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때 또 한 번 공격이 있었다.

 자신의 신형이 좌측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정면으로 달려오는 늑대가 보였다. 소문은 슬쩍 몸을 피하며 단검으로 그 늑대의 목줄기를 찔렀다.

 컹!

 정확하게 목을 찔린 늑대는 펄쩍 뛰며 뒤로 물러났다.

 ‘한 놈!’

 소문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때였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살기가 소문을 엄습했다.

 순간 당황한 소문은 잽싸게 주위를 살펴보았다. 남은 세 마리의 늑대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놈들이 아냐. 붉은 놈! 그놈을 찾아야 하는데… 빌어먹을……!’

 아무리 주위를 기울여도 그놈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문은 다급했다.

 “윽!”

 결국 주위가 분산된 소문은 오른쪽 다리를 물리고 말았다.

 “이놈이…….”

 소문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통을 참으며 다리를 물고 있는 늑대의 정수리를 단검으로 내려쳤다.

 캥!

 다리를 물었던 늑대도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소문의 위기가 끝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소문은 자신을 노리는 살기의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어느새 자신의 머리 위까지 접근했단 말인가……!

 붉은색의 늑대는 소문의 정신이 흩어진 틈을 타 벽을 타고 천장에 매달렸다.

 그리고 한 번의 기회! 단 한 번으로 소문을 즉사시킬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결국 기회는 왔다. 다리를 물린 소문이 흥분하여 자신을 문 늑대를 죽이고 있을 때 붉은색의 늑대는 공격을 결심했다.

 ‘젠장! 늦었다.’

 소문이 자신을 노리고 위에서 번개와 같이 내려오는 그 늑대를 발견한 것은 그놈의 이빨이 자신의 머리에 거의 도달하고 있을 때였다.

 일단 막고는 봐야 했다. 생각할 것도 없이 왼손을 들어 머리를 보호했다.

 “으악!!”

 소문의 입에서는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엄청난 덩치를 이기지 못한 몸은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위기였다. 팔에서 오는 고통도 고통이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넘어져서는 보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소문의 머리는 빠르게 움직였다. 우선 다른 늑대들이 자신을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붉은색 늑대와 한데 뒤엉켰다.

 그리고 단검을 들어 마구 찌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세도 불안했고 흥분도 하였던 터라 정확한 칼질이 이루어질 리 만무했다.

 게다가 상처를 입은 늑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소문을 물고 있는 이빨에 더욱더 힘을 가했다.

 “크… 으윽……!”

 소문의 입에서는 절로 신음성이 튀어나왔다. 왼쪽 다리와 허리에서도 고통이 느껴졌다.

 소문은 발악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우연인지 마구잡이로 휘두른 칼이 붉은색 늑대의 눈을 찔렀다. 소문은 그 칼을 마구 휘돌렸다.

 크아… 아앙!!

 짧은 칼이지만 눈을 뚫고 들어가 뇌까지 흔들어놓기엔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휘두르자 결국 고통을 참지 못한 붉은색 늑대는 소문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꺼져라……!”

 퍽! 퍽! 퍽!

 소문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자신의 다리를 물고 있는 늑대의 머리를 단도로 내려쳤다.

 “죽… 인… 다……!”

 자신의 다리를 물고 있던 늑대를 죽이고 몸이 자유로워지자 소문은 천천히 일어났다.

 이제 두 마리. 우두머리인 붉은색 늑대와 허리를 물었던 놈…….

 붉은색 늑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큰 상처를 입었고 멀쩡한 늑대는 단지 한 마리가 남았을 뿐이다. 소문의 몸에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극한의 고통을 느끼고 생명의 위협을 벗어난 소문의 기도는 상상을 불허했다.

 벌써부터 허리를 물었던 늑대는 소문을 피해 뒷걸음을 치고 있었고, 붉은색의 늑대만이 소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늑대도 버티는 것이 고작일 뿐 반항 따위를 하지는 못했다.

 “넌 강했다. 하지만 내가 더 강하다…….”

 소문은 붉은색 늑대를 인정했다. 그래서 단숨에 숨을 끊어버렸다. 고통을 주기는 싫었다.

 붉은색 늑대는 외마디 신음을 내뱉고는 곧 숨을 거뒀다. 하지만 도망가려다 꼼짝하지 못하던 늑대는 잔인하게 난자한 후에 죽여 버렸다.

 “이제… 끝난 것인가…….”

 소문은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가장 심하게 물린 왼쪽 팔은 뼈가 부서졌는지 중심을 찾지 못하고 덜렁거리고 있었고, 다리와 허리에도 살이 뭉텅 잘려 나간 것이 보였다.

 소문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허탈했다.

 “나도 꽤나 질기군…….”

 소문은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동굴 입구로 천천히 걸어갔다.

 자신의 감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동굴 밖에는 틀림없이 할아버지가 서 있을 것이다.

 소문은 할아버지가 벌써 며칠째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빌어먹을 영감탱이… 그리 걱정되면 집어넣지를 말던가…….’

 문 앞에 도착한 소문은 동굴을 막고 있는 커다란 문을 힘없이 두들겼다.

 “할아버지… 문… 여세요…….”

 끼기깅!!

 눈이 부셨다. 소문은 잠시 동안 눈을 뜰 수 없었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흐릿하게 보이던 사물들이 제대로 들어왔다.

 온 세상이 자신이 동굴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새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다.

 ‘살긴 산 것인가……?’

 그제야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소문이 감상에 젖어 있을 때 문득 자신을 안고 있는 할아버지의 몸을 느낄 수 있었다.

 “고생했다…….”

 할아버지가 소문에게 한 말은 이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소문은 자신의 얼굴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눈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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