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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귀에 위스퍼
작가 : 따꼬북
작품등록일 : 2018.12.15

9년 전, 사고로 인해 '위스퍼'라고 불리는 천사와 악마의 목소리를 듣게 된 수라.

사사건건 싸우는 그들로 인해 더 괴로워진 인생을 살게 되었지만,

용케도 버티며 나름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

감마혁,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저 남자, 무조건 피해!" 라며 겁에 질린 위스퍼들의 모습에,

수라는 존재 자체가 위협적이라는 마혁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과연 그녀는, 평화로웠던(?) 일상을 위협하는 마혁에게서 자신과 위스퍼들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그 놈의 방구 때문에
작성일 : 18-12-25 15:44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5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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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실 복도를 지나 바로 옆에 있는 비서실로 향하던 마준이 잠시 걸음을 멈추며 화장실 앞에 있던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고쳤다.

 

 

 “첫 출근에 성실함은 이미 포기했고, 이 외모라도 챙겨야지...”

 

 마준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자아도취에 빠져있을 무렵, 여자 화장실 안에서는 누군가 거울을 보며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하아... 술을 그렇게 먹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자두리!!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출근 10분전에 일어나냐.”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화를 내던 두리가 마저 왼쪽 눈에 낀 눈곱을 떼며 말했다.

 

 “...아니다. 뭐, 자연인 상태로 출근한 게 하루이틀인가. 대충 앞머리만 말고 들어가야지.”

 

 그녀는 머리에 물을 묻히더니, 주머니에 있던 헤어롤을 꺼내 앞머리를 돌돌 말고는 화장실에서 나왔다.

 

 

 화장실 앞에서 거울을 보던 마준이 한 가닥 삐져나온 앞머리를 넘기려 손을 들어 올렸고, 그때 마침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두리와 눈이 마주쳤다.

 

 깔끔한 올 블랙 정장 차림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핑크색 헤어롤을 앞머리에 만 그녀의 비주얼은 마준에게 가히 충격적이었다.

 

 ‘뭐야, 이 여자는...?’

 

 두리는 그런 그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준의 옆에 서서 거울을 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이마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두 눈을 위로 치켜뜨더니 앞머리를 말고 있던 헤어롤을 풀어헤쳤다.

 

 ‘왜 저렇게 내추럴한 게...자연스러워 보이냐... 아 그게, 그 말이네.....’

 

 마준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넋 나간 표정을 보더니, 혹여나 그녀에게 이 바보같은 생각이 들릴까 서둘러 자리를 떴다.

 

 

 “뭐야, 저 남자, 양심 없게 이 바쁜 아침에! 거울 앞에 서서 몇 분씩 자리 차지하고 말이야! 어휴, 잘생긴 애들이 더하지, 더해.”

 

 궁시렁대던 두리는 마준이 가고 나서도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머리를 풀었다 말았다 반복하기 바빴다.

 겨우 앞머리에 볼륨이 생기자,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준이 갔던 길을 따라 향했다.

 

 .

 .

 

 “어? 아저씨!”

 

 비서실 문 앞에 다다른 마준이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문 앞에 서있던 중후한 남자는 마준을 기다린 듯, 그를 보자마자 그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아저...”

 “비.서.실.장.님.”

 “네?”

 

 또 한 번 마준이 아저씨라고 부르려고 하자, 남자는 그의 입을 가로막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저씨가 아니라, 회사에선 감마준 씨 상사입니다. 호칭에 주의하도록 하세요.”

 “네? 아... 죄송합니다.”

 

 마준은 늘 집에서 보던 아저씨가 낯설게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마른 침을 삼키던 마준이 용기 내 그에게 물었다.

 

 “아저, 아니... 그럼, 제가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비서실장님이라고 불러주십....아니, 불러요!!”

 

 비서실장은 한껏 무게잡은 목소리와는 다르게, 자신도 모르게 숙여지는 허리와 고개에 당황하며, 말을 더듬고 말았다.

 

 “풉!”

 

 진정한 언행불일치의 모습을 보던 마준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내 복도가 떠나가도록 웃어댔다. 그가 웃을수록 비서실장의 귀는 빨갛게 익어갔고, 결국 그는 마준을 조용히 시키고자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제발, 그만 좀 웃으십시오! 20년을 넘게 도련님이라고 부르던 분한테, 상사로서 대하려니까... 저도 어색해서 그럽니다!”

 “후아... 죄송해요! 아저, 아니 비서실장님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풉!”

 

 자꾸만 웃음을 참는 마준을 보며, 비서실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그의 손에 명찰 하나를 쥐어주며 말했다.

 

 “휴우. 도련님이 감마 그룹 차남이라는 사실을 비밀로 하라는 회장님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몇 직원들 빼고는 다들 모를 겁니다. 여기.”

 “아, 그래요? 근데, 이건 뭐예요... 강마준? 이거 명찰이 잘못 나온 것 같은데.”

 

 그가 쥐어준 명찰을 보고서 마준은 미간을 좁히며 이리저리 살피다가, 다시 비서실장에게 건넸다. 그는 마준의 손에서 명찰을 빼낸 뒤, 그대로 마준의 가슴께에 명찰을 달아주며 말했다.

 

 “명찰, 제대로 잘 나온 겁니다.”

 “예? 여긴 ‘강’씨 라고 되어 있잖아요. 저는 감마준, ‘감’씨 라구요. 아시면서 왜~”

 “아니요. 앞으로, 회사에선 ‘강마준’으로 다니셔야합니다.”

 “아니, 왜요? 글자 하나를, 네모에서 동그라미로 바꿔치기 했다고, 사람들이 내가 회장 아들인거 모를 거라 생각해요?!”

 “네.”

 “무슨, 말이 안 되는 소릴...”

 

 비서실장의 단호한 대답에 마준은 말이 그만 목구멍 아래서 멈추고 말았다.

 겨우 말을 꺼내어 입에 물려는 순간, 복도에서 또각또각 울리는 구두 소리에 말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뒤를 돌아보자, 조금 전 화장실 앞에서 마주쳤던 두리가 아까와는 다른 깔끔하고 반듯한 모습을 한 채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구두소리를 멈추고 그 앞에 섰다.

 

 “비서실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그래, 허허. 자 비서도 좋은 아침.”

 

 마준이 그녀에게 아는 체하려 했지만, 그녀는 그가 아닌 비서실장을 향해 우렁찬 아침 인사를 건넸다.

 그녀와 비서실장의 오고가는 인사 속에서, 마준은 마치 이 사이에 낀 고춧가루처럼 뻘쭘한 티가 났다. 그런 마준의 모습을 눈치 챈 비서실장은 서둘러 그녀에게 그를 소개시키기로 했다.

 

 “여기는, 이번에 새로 온 비서실 강마준 씨.”

 “아~ 안녕하세요. 비서실 ‘자두리’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얼떨결에 마준은 ‘강마준’으로 소개가 되고 그녀와 첫인사를 하게 되었다.

 

 ‘하? 감에서 강으로 바꿨다고, 진짜 못 알아보는 거야? 나를?!’

 

 “어?!”

 

 ‘그럼 그렇지. 아무리 성을 바꿔도, 이 몸은 본래 귀티가 나서... 재벌 2세라는 아우라가 어디 가질 않지.’

 

 마준은 속으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더니, 이내 탕에서 나온 듯 그녀를 향해 입을 뗐다.

 

 “맞아요.”

 “아~ 맞죠?!”

 

 그의 말에, 두리도 자신의 예상이 맞았단 듯이 목소릴 높이며 말했다.

 그녀의 반응을 보던 마준은 당연한 일이라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에게 말하려는 순간.

 

 “나 감마 그룹 회장..”

 “화장실!”

 “네...? 아니, 저는 감마 그룹 회장..”

 “아니~ 회장실이 아니라, 화장실 앞에서 봤잖아요! 아까.”

 

 마준은 자신의 정체를 그녀가 눈치챘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자신의 큰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속마음을 안 듯한 비서실장의 비웃음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졌다.

 

 정말 그의 말대로, 자신이 ‘강마준’이어도 그 누구도 자신이 회장 아들이란 사실을 모를 것 같았다. 설령 말해주더라도 믿지 않을 것만 같은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들고 말았다.

 마준은 비서실로 들어가기 전, 문 앞에서 명찰을 한번 쓱 만지고는 두리를 따라 들어갔다.

 

 ‘아... 회사 생활, 진짜 평화롭겠네. 강...마준.’

 

 .

 .

 

 “감 사장님, 지금 점심 식사 하러 가십니까?”

 

 마혁이 사장실 문을 열고 나오자, 자리에 앉아 있던 이 비서가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뭘로 드실지 몰라서... 12시에 식당 예약을 해놓긴 했는데, 아직 11시라...”

 “아, 괜찮습니다. 지금 마케팅 팀에 다녀오려고 하는데, 시간이 애매할 것 같으니 이 비서 먼저 점심 먹고 와요.”

 “네, 그럼...”

 

 이 비서가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음을 옮기는 마혁을 따라 걷자, 그가 우뚝 서서 걸음을 멈추었다.

 

 “아, 이 비서는 여기서 자리 지키고 있어요. 괜히 여러 사람가면 부담스러울테니.”

 

 마혁은 그렇게 혼자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은 채, 자리를 떠났다.

 

 “흐음. 굳이 여러 사람이 아니라, 사장님 한명이어도 충분히 부담스러울텐데...”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숫자를 보며, 이 비서는 조금 걱정스러운 듯 혼잣말을 꺼냈다.

 그런 이 비서의 걱정을 알 리가 없는 마케팅 팀 직원들은 여전히 마혁에 대한 이야기로 정신이 없었다.

 

 

 “추 대리, 이제 사장님 얼굴 볼 일없다고 립스틱 지운거야?”

 

 어느새 빨갛던 추 대리의 입술색이 그녀가 문지른 화장지에 옮겨갔고, 그 모습을 보던 김 과장이 한껏 약 올렸다.

 

 “그른그 아늬그등여.”

 “아휴, 다 지우고 말해. 뭐라는 지 모르겠네.”

 

 그녀가 립스틱을 지우려고 입술을 다문 채, 김 과장의 말에 반박하듯 웅얼거렸지만 그럴수록 김 과장은 추 대리를 놀려댔다.

 

 “립스틱 안 발라도 예뻐요, 추 대리님은.”

 “뭐?”

 “진짜?”

 

 두 사람을 가만히 지켜보던 박 사원이 김 과장의 말에 입술을 벅벅 지우던 추 대리를 바라보며 예쁘다는 말을 하자, 두 사람 모두 놀란 눈으로 박 사원에게 시선을 두었다.

 

 “박중기씨? 마음에도 없는 말은 하지 말지?”

 “과장님, 저는 늘 마음에 있는 말만 하고 살아요.”

 “그럼 저번에 나한테 늙어 보인다고 한말이 농담이 아니었어...?”

 “예? 아니..어떻게 그 말을 농담으로 들으실 수가 있으세요, 과장님?”

 

 김 과장은 박 사원의 맹랑한 대답에 충격을 받은 듯, 추 대리의 책상에 있던 거울을 집어 들고는 자신의 주름살을 위아래로 눌러 당겨보았다.

 

 넋 나간 김 과장의 모습을 보던 추 대리는 속으로 통쾌하다고 느끼며, 박 사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중기씨 방금 한 말 진짜야? 나 예쁘다고 한말...”

 “그럼요.”

 “진짜?”

 “아이, 예쁘....”

 

 박 사원에게 듣고 싶은 대답이 있는 듯, 추 대리는 귀를 쫑긋 세우며 계속 물었다. 그리고 이내 그녀가 원하는 대답이 그의 입에서 나오려던 순간.

 

 “왜 말을 하다 말아?”

 “와...가까이서 보니까 진..진짜 미남이네.”

 “미,미남? 기왕이면 미녀라고 해줄 수 없어?”

 

 뜬금없이 튀어나온 박 사원의 예상치 못한 말에 추 대리는 당황했고, 사무실 직원들 모두가 박 사원처럼 한 곳을 보며 술렁대기 시작했다.

 

 “미녀는 무슨. 상미남이신데...”

 “뭐? 내가? 아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답답해하는 추 대리 옆에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수라도 그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박 사원의 시선이 멈춘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서 있던 남자를 보고나서야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어? 엘리베이터에서 그 남잔데?’

 

 “감 사장님!”

 

 수라가 그 남자의 정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사무실 사람들이 외치는 그의 이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장? 저 사람이 감마혁 사장이라고?”

 

 “처음 뵙겠습니다. 감마혁입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기획중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내일 다시 공지해드리겠습니다.”

 

 마혁은 자신을 반겨주는 마케팅 팀 직원들의 목소리에 배웅을 받으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건넸고, ‘배수라’라고 적힌 이름의 자리에 앉아있는 그녀를 보고 그녀 앞에서 몸이 굳었다.

 

 ‘이 여잔...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방구...’

 

 “안녕하세요, 배수라입니다.”

 “네......”

 

 ‘네’라는 말을 끝으로 멍하니 수라에게 시선을 두는 마혁의 모습에, 김 과장이 마혁의 눈치를 살폈다.

 

 

 “저어... 감 사장님?”

 

 김 과장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든 마혁은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도 전에 수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예... 저는 방구...!”

 

 

 그런데 그만, 그의 머릿속에 떠다니던 생각들이 함께 섞여서 자신의 입으로 나오고 말았다.

 

 '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지...? 그 놈의 방구 때문에... 돌겠네 진짜.'

 

 

 그 누구의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을 가진 사람이라 자부했던 마혁이었기에 자신의 이런 모습이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마준을 탓하며, 애써 당혹감을 감추려 몇 번이나 그녀 앞에서 입술을 깨물었다.

 

 

 

 

 
작가의 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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