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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별을 준비하는 다섯 가지 방법
작가 : 멀이
작품등록일 : 2018.12.10

[일상물/잔잔물/결혼 이후로 시작하는 이야기/시한부남주/와 지켜보는 가족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 이상형은 아가사 당신이니까요.”
“나 나쁜 사람 만드는 데에는 일가견 있어요, 당신.”
“별말씀을.”

시원스레 응수하고 집으로 향하던 발길을 튼 레슬리는 잡은 손을 앞뒤로 흔들며 노래하듯 중얼거렸다. 이렇게 해야 어디 도망을 안 가죠.

“누가 들으면 도망갈 준비만 하는 사람인 줄 알겠어. 도망갈 사람은 당신 아니에요?”
“저런. 아가사 말은 바로 해야죠. 나는 남겨질 사람이고, 앞으로 가는 사람은 당신이에요.”

살아있는 자의 특권이죠. 앞으로 나아가기. 순간 부는 바람은 모든 소리를 잡아먹고 공기마저 멈춘 것만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정적을 가져다주었다. 설풋 고운 눈매가 일그러지기가 무섭게 레슬리는 빠르게 말을 덧붙였다.

“싫다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감사하죠.”

뒷말을 짐작이라도 한 모양으로 가라앉은 표정에 가벼이 입을 맞춘 레슬리는 누가 들을 새라, 조그맣게 속닥였다.

“세상 누가 자신의 죽음을 준비할 수 있겠어요? 몇 없는 특권을 누리는 중이랍니다, 나는.”
“말은 참 잘해요, 레슬리.”
“그럼. 사업가인데.”

그래서, 레슬리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아가사는 짙은 녹음 속에 잠긴 자신의 남편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멋진 준비를 하는 중인가요?”
“그럼요. 더 바랄 것이 없을 만큼.”

 
14화
작성일 : 18-12-25 14:56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5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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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손님이 잦아.”

 “응?”

 “데브, 이건 중요한 거야. 잘 들어봐.”

 “그 데브 소리만 안 하면 들어줄게.”

 “그럼 데비. 아무튼 중요하다니까?”

 “뭔데.”

 

 집에서는 공부가 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데네브의 집으로 피신한 윌리엄은 펜을 잡기가 무섭게 근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이를 붙들고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아빠가 요즘 겨울잠을 자기 시작한 이후로 이상하게 집에 찾아오는 사람이 늘었어. 전에는 알버트한테 말하고 찾아왔는데 요즘은 그냥 막 불쑥불쑥 찾아온다니까?”

 “백작님이 아프시니까 문병 차 오셨나보지.”

 “아빠는 예전부터 아팠어.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신나게 이어지던 말이 잠시 끊겼다. 그 사이의 언어를 윌리엄도 데네브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큼, 누군가의 헛기침 소리가 주위를 빠르게 환기시켰다.

 

 “거기다 아빠 문병인데 아빠는 거의 안 보고 엄마만 슬쩍 보고 간다니까?”

 “의논할 일이 있는 거 아냐? 부인, 백작가 일 전부 본인이 처리한다고 엄마가 그러시던데?”

 “거의 늘 그랬단 말이야. 이상해, 아무튼 이상해.”

 “지가 다 결정 내려놓고 나한테 말하는 모양새를 좀 봐.”

 “응? 뭐라고?”

 “너 참 멋지다고.”

 “나도 알아.”

 

 자의식 과잉. 데네브는 오늘도 윌리엄을 대하는 태도 하나를 새로이 알아냈다. 저것도 병이라면 중증 말기 환자나 다름없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든 데네브는 혼자 중얼거리는 친구를 버려둔 채 다시 책으로 시선을 내렸다.

 

 처음 글을 배울 때에는 무슨 여자애가 글을 배우냐며 뜯어 말리던 것이 자신의 부모님이었다. 그런 부모님을 설득-사실 반 협박이었지만-시키고 지원-이라 말하는 후원-을 해준 사람이 렌체스터 백작 부인. 아예 영지 내의 모든 여자아이들을 위한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 간단하게나마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 것을 두고 처음에는 뒷말이 꽤 많았었다.

 

 사람이 저렇게 고집이 셀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밀어붙이고 설득하고 다른 의견을 수용하며 끌어온 일은 어느새 삐걱거리지만 나름대로 형태를 갖춘 모습이 되었다. 데네브 본인같이 기초 이상을 배우길 바라고, 또 뛰어난 아이들은 따로 모아 상급학교로 진학시킬 계획까지 착착 짜둔 백작 부인은 감사하다 인사를 하는 아이들에게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는 있잖니? 그럴 능력이 된다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지.’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부인이 사업을 통해 번 돈은 다시 그들을 위한 지출로 나간다고 하더라. 혹자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다를 것이 무어냐며 비웃었지만 부인은 자신의 생각을 꺾지 않았다. 기초학교는 물론 상급학교에도 여자아이를 받아주지 않는 탓에 일정 액수의 후원 비용을 납부하고 적정 인원을 모으는 그 과정 내내 부인은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딱 잘라 말하곤 하였다.

 

 ‘그리고 누가 손해 보는 일을 하려고 하겠니? 난 너희들이 잘 배운 인재가 된다면 다시 내가 써먹을 거란다. 이게 바로 선순환이지.’

 

 대놓고 너희들을 부려먹을 테니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은 어딘가 모순되어 보였으나, 데네브는 쉽게 납득했다. 사업가는 돈을 좇고, 그러기 위해서는 쓸 수 있는 수단에 머뭇거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자신의 앞에서 여전히 투덜거리는 윌리엄이 그에게 해준 말이었다.

 

 ‘쟤는 꼭 가끔씩만 멀쩡한 것 같아.’

 

 부인이 꽤 힘들겠다며 한숨을 폭 내쉰 데네브는 읽고 있던 페이지에 책갈피를 끼워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때문에 그러는데? 도와줄게.”

 “데브, 내가 너한테 말한 적 있었어?”

 “뭘?”

 “엄청 사랑해.”

 “대신 다음에 나 대신 한 번은 혼나.”

 “안 사랑해.”

 

 태세 변환이 여름철 소낙비보다 더 변덕스러웠다. 방금까지 고민하던 것은 싹 잊어버린 듯 입 속으로 투덜거리던 윌리엄은 자신의 펜을 데네브에게 건네주었다. 수학 문제야. 분수가 뭐 어쨌다는 건지 모르겠어. 평소와 같은, 그런 일상의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다.

 

 ❦

 

 “아빠, 자?”

 

 남들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생활 패턴은 누군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죽음과도 같은 잠을 헤매다 깬 레슬리는 마찬가지로 오랜만에 보는 달빛에 생각을 비우고 단조로운 노래를 흥얼거렸다.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작은 침입자는 의자에 앉아 있는 레슬리를 발견하곤 반가이 총총 다가왔다.

 

 “아까 숙제 끝내고 오려고 했는데, 아빠가 또 잔다고 해서 지금 왔어요.”

 “그럼 내일 피곤할 텐데? 괜찮겠니?”

 “응. 괜찮아요. 아빠는 안 피곤해요?”

 “아빠도 괜찮아. 아들은 그새 더 큰 것 같네?”

 

 눈을 떼기가 무섭게 쑥쑥 크는 것 같다니까. 웃음기 어린 소리가 어둠에 살며시 섞여들었다. 확연히 마른 태가 나는 팔을 뻗어 윌리엄을 제 무릎에 앉힌 레슬리는 달빛을 벗 삼아 찬찬히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민망한지 눈을 데굴데굴 굴리던 윌리엄은 그제야 생각난 말에 손뼉을 쳤다.

 

 “아빠, 아빠 누구더라 켈? 케이스? 라는 사람 알아요?”

 “음, 글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 사람이 아빠를 안다고 했어?”

 “오랜 친구? 라고. 엄마가 내보내서 제대로 못 들었는데 암튼 그랬어요.”

 “그래, 알려줘서 고맙다? 모르는 사람이니까 신경 쓸 필요는 없고.”

 

 다 컸네. 엄마 걱정도 하고. 머리를 토닥이던 손길을 내려 등허리를 단단히 받치고 느릿하게 도닥거리자 피곤이 가득 묻은 눈이 조용히 깜빡였다. 아가, 피곤하면 자도 괜찮아.

 

 “내가 자면 아빠도 자고 싶을 것 같아서.”

 “하도 자서 안 졸린데? 참, 아가. 엄마 말 잘 들어야지. 에디스 이모랑.”

 “오늘 하루 안 한 건데….”

 

 나는 억울하다며 입을 삐죽이는 것은 제 엄마를 쏙 닮았지. 잠시 키득거린 레슬리는 알겠다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가, 그래도 할 건 대부분 끝내놓고 놀자. 당부 아닌 당부를 건네고 나자 창백한 달빛이 가득한 방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정적에 잠겨들었다.

 

 말없이 아이를 토닥거리던 레슬리는 아이의 눈이 반쯤 감긴 것을 발견하곤 윌리엄을 안아 들고 자신이 누워있던 침대에 뉘었다. 움직이는 통에 잠기운이 가득한 칭얼거림이 웅얼웅얼 나오다 천천히 잦아들었다. 더 조그만 할 때 눕혀서 재우곤 했었는데.

 

 “좋은 꿈꾸렴, 아가.”

 

 그것도 아득히 멀어져 시간 틈새 어딘가에 묻혀버렸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이불을 끌어올려 잘 덮어준 레슬리는 몸을 일으켜 지팡이를 짚었다. 우리 아내님은 오늘도 새벽까지 일을 하시려나. 어둠에 익은 눈길에 가늘게 흘러나오는 빛이 들어왔다.

 

 서로에게 잠을 넘겨주는 것도 아니고. 아닌가. 잠을 많이 줄였을 때에는 둘 다 잘 안 잤으니까. 채 닫히지 않은 문 앞에 서서 톡톡 문을 두드린 레슬리는 습관적으로 답하는 목소리에 잘게 웃으며 문고리를 돌렸다.

 

 “나한테 잠 안 잔다고 뭐라 한 사람이 여기 있네요.”

 “레슬리? 아, 여기 집이었지. 그런데 왜 안 쉬고 여기 왔어요?”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나머지 남편은 신경도 안 쓰는 무심한 아내님이 보고파서 들렀죠.”

 “아내보다 잠이 더 좋다는 남편을 둔 입장에선 그거 참 공감 가네요.”

 

 자신을 발견하곤 책상에 팔꿈치를 괴고 턱을 올리며 바라보는 모습이 이제는 퍽 익숙해졌다. 백작부인이 아닌, 백작 대리로서 움직이는 아가사가 멋져 보인다고 말하면 그의 부인은 뭐라 말할까?

 

 “듣는 남편 서운해요, 여보. 잠이 안 와서 그런데 나랑 잠깐만 놀래요?”

 “좀 있다가 이거 도와준다고 하면?”

 “백 번도 더 도와드리죠.”

 

 새침하게 팽 돌린 고개를 다시 제 앞으로 돌려놓은 레슬리는 편하게 풀어진 머리칼을 느릿느릿 모아 정리해주었다. 볼을, 귓가를 스치는 손끝이 간지러운지 어깨를 움찔거리던 아가사는 불빛을 받아 일렁이는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울어요?”

 “설마.”

 

 처음 만났을 때보다 확연히 마른 얼굴이 아가사의 손 안에 폭 감싸였다. 편안히 손바닥에 볼을 기댄 레슬리는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였다. 내가 우는 것 같아요? 가늘어진 눈매 속으로 자취를 감춘 눈동자를 가늠할 길이 없어, 아가사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안 우는 것 같네요.

 

 “부인, 아내님. 산책이나 할래요?”

 “이 저녁에?”

 “밤 산책도 나름 운치 있죠.”

 

 바깥 공기도 쐬고 싶고. 마지막 말이 가장 크게 다가온 모양인지 두말 않고 자리에서 벗어난 아가사는 순식간에 찾아온 어둠에 잠시 멈칫거렸다. 괜찮다, 손등을 토닥이며 레슬리는 익숙하게 길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옛날에 꼬마일 적에는 밤에 그렇게 놀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다들 자라고 해서 되게 싫었었는데. 이제야 좀 놀아보네요.”

 “도련님 고민 치고는 되게 소소하네요.”

 “아가사, 난 정말 진지했어요. 그대 고민은 뭐였는데?”

 “‘내일 뭐 먹을 수는 있을까?’”

 “미안해요. 입 다물고 있을게요.”

 

 괜히 말했다가 본전도 못 찾은 것만 같네. 당신이랑 나랑 고민 자체가 너무 다르잖아요. 투덜거리는 남편을 달랠 생각도 못하고 한참을 크게 웃던 아가사는 찔끔 새어나온 눈물을 훔치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게 왜 내 앞에서 어릴 때 이야기를 해요. 당신 정말 버릇없었다는 말은 에디스랑 벤자민한테 잘 듣고 있어요. 가끔 알버트나 멜도 거들고.”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어요. 내가 어떻게 대했는데 날 배신하고 최고 권력자한테 붙어버렸어.”

 “예민함으로 이뤄진 사람이었다고?”

 “여보. 당신이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이것보다 당신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말인즉슨 지금은 그만큼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네요? 사랑이 식었어. 난 아직도 당신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너무 나쁜 놈이 된 것 같지 않아요?”

 “뭘, 맞잖아.”

 

 아예 세어보자며 손을 든 아가사는 하나하나 이유를 꼽을 때마다 손가락을 접기 시작했다.

 

 “일단 처음에 사람한테 돈 줄 테니까 결혼하자고 했고.”

 “맞긴 한데 굉장히 이상하게 들리는데요.”

 “후계자 낳아달라고 하면서 옛 여자 정리 해달라고도 했고.”

 “앞뒤 순서가 바뀌니까 파렴치한 같잖아요. 그리고 아버지 옛 여자에요.”

 “가만 있자, 내가 윌리엄 가지기 전에 유산을 몇 번 했더라. 중독은 얼마나 됐죠?”

 “……. 그냥 다 접어요. 열 손가락 다 접고, 열 발가락도 접으세요. 내가 죽일 놈이에요, 여보.”

 “그리고 애가 태어나고 산후 우울증에, 겨우 괜찮다 싶었는데 이젠 당신이 아프고.”

 “끝나질 않았네.”

 “당신이 떠나고 나면 이제 돈 노리는 놈들한테서 윌리엄 클 때까지 지켜줘야죠.”

 “그냥 지금 이 자리에서 죽는 편이 깔끔하겠어요. 고마웠어요. 미안했고.”

 

 생각이 안 난다고 잡아 뗄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쓸데없이 좋은 기억력은 알아서 자신들의 실수를 연달아 떠올리게 만들고 있었다. 겸허히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레슬리는 두 손을 들고 고개를 저었다.

 

 “겨우 미안하고 고맙기만 했어요? 이거 안 되겠네. 나 들어갈래요.”

 “여보, 사람 말은 끝까지 들으랬어요. 당연히 사랑하죠. 세상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앞에 있는데?”

 “-좋아요. 이번은 봐줄게.”

 “이왕이면 다음 생까지도 봐주는 건 어때요?”

 “싫은데요.”

 

 당신이 뭐가 더 예쁘다고 그때까지 봐주긴 뭘 봐줘. 흐르는 시간만큼 단단해진 아내의 마음을 뚫고 들어가기는 영 쉽지 않았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속절없이 보내는 시간이 이토록 아쉬워질 것을 미리 알았다면 더 좋았을까. 흐린 미소가 입가에 잠시 머물렀다 스러졌다.

 

 “지금 막 다음 생에서도 결혼하자고 청혼하려고 했는데요.”

 “아직 안 했네요. 그리고 당신도 알다시피 나 조건 따져요.”

 “다음 생에는 그대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태어날게요.”

 “외모만?”

 “재력은 당연하고, 그대가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게 해줄게요.”

 “생각은 해볼게요.”

 

 이만하면 됐지? 장단은 다 맞춰 줬으니 들어가자며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걸으려는 이의 손을 붙들고 자신에게로 다시 시선을 돌린 레슬리는 중요한 것을 놓쳤다며 조건 하나를 마저 속닥였다.

 

 “뭘 하던, 당신보다 더 오래 살아서 끝까지 옆에 있을게요.”

 

 그러니, 잊지 말고 있어줄래요?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애매한 말이 지나가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아가사는 헛웃음을 흘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봐서요. 영 아니다 싶으면 그냥 무시할 거예요.”

 “알잖아요. 나 약속은 참 잘 지키는 거.”

 

 미안해요, 고맙고, 사랑해요. 마주 안은 온기가 더없이 익숙해질 때까지, 레슬리는 끊임없이 속삭였다. 긴 밤이었고, 짧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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