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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가벼운 연애
작가 : 다소다
작품등록일 : 2018.12.8

사랑은 아직 어수룩한 스무 살의 '송이나', 흑역사 속으로 묻은 첫 연애 이후로 항상 그 남자 '서민준'이 있었다. 이것도 일편단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꼬이는 남자마다 황당 가득한 '강아영'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친구의 애인이라도 상관 없는 '민수연' 인생 마이웨이 '남지혜' 까지, 그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생들의 리얼 현실 연애 스토리 #대학생활 #고무신 #연상연하 #막장 #캠퍼스라이프

 
18화_지금은 평온한 폭풍 전야
작성일 : 18-12-25 08:36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7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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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배부르다~ 근데 쏭, 너희 회사 근처는 진짜 먹을 데 없다"

 "그치? 점심시간에 밥 먹는 것도 일이라니까~ 그래도 오늘 간 데가 제일 괜찮은 데야"

 "응 아까 그 집 반찬 괜찮게 나오는 것 같더라 맛있었어~"

 "여기까지 왔으니 커피는 내가 살게 뭐 마실래?"

 우리 회사 근처로 외근을 나온 지혜와 점심을 먹고 근처 카페로 들어갔다.

 

 "나는.. 아메리카노"

 "음~ 아메리카노랑... 차가운 거?"

 나는 점원에게 주문을 하다가 뒤에 서 있는 지혜한테 물었다.

 

 "아니 따뜻한 걸로"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 하나랑, 자바 칩 프라푸치노 하나 주세요"

 나온 커피를 들고 자리로 가니 지혜가 유리창 너머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말한다.

 

 “오늘 졸업식 인가 봐”

 “아, 나도 아까 오는 길에 봤어. 꽃다발 들고 다니더라”

 “졸업 시즌이구나~ 대학교도 졸업식 했으려나?"

 "그렇겠지? 너랑 이렇게 낮에 커피 마시고 있으니까 뭔가 이상하다"

 "그러니까 크크 강아영 불러서 낮술이라도 할까?"

 "나 이제 들어가야 되거든요~ 우리 다음 주에 모이기로 했잖아"

 "너무 자주 모여서 탈이야, 앗 뜨거.. 이제 우리 회사도 공채 시작하겠네.

 아~ 나 사직서 눈치만 보고 있어"

 지혜가 테이크아웃 컵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면서 말했다.

 

 "아직 못 냈어?"

 "과장 새끼 눈치 보여서 못 내겠어. 요즘 또 바빠졌는데, 이렇게 나오니까 살 것 같다~"

 “아 내가 웃긴 얘기 해줄까? 나 이번에 인사 쪽 맡게 됐잖아. 이력서 들어온 거 보는데,

 이력서 제목이 ‘이력서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이거더라, 미친”

 “창의력 돋네. 그거 노래 제목 아니야?”

 지혜가 킥킥대며 웃는다.

 

 “그럴걸? 그래서 걔 자기 소개서를 봤다? 자기 장점이 친밀성이 좋은 거래,

 근데 단점에 낯을 많이 가린다고 써 놨더라. 이게 뭔 소리냐?”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소리지...”

 “낯가리는데 친밀성은 어떻게 좋다는 거냐. 하나만 하라고”

 “그 창의력 좋으신 분은 분명 탈락이겠지... 불쌍...”

 "애초에 우리가 뽑는 분야랑도 달랐어"

 "그나저나 쏭이 사람을 뽑다니… 세상 많이 변했어.."

 지혜가 아련하게 나를 쳐다보며 아메리카노를 호록 마신다.

 

 “그러니까 말이야. 우리가 그만큼 늙었다는 소리겠지, 나도 내가 이런 어른이 될 줄은 몰랐다”

 “야 자꾸 늙었다는 소리 하지 마. 슬퍼지잖아.. 맞다, 오늘 민수연 생일이냐?”

 “응? 잘 모르겠는데? 2월 아니었을 걸?”

 "그래? 카톡이 알려주더라, 나 걔 아직 카톡에 있긴 하거든"

 "하여튼 카톡도 참 오지라퍼야. 그딴 건 왜 알려준대? 심지어 맞지도 않아“

 지혜가 폰을 보여준다. 수연의 생일은 12월 즈음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날짜는 이제 기억이 안 나는데, 학기 중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수연이 생일을 챙긴 게 언제 였더라…

 

 .

 .

 .

 

 "내일 수연이 생일인데 어쩔 거야 강아영"

 “아~ 저번에 싸워서 조금 어색한데…”

 “그래도 챙겨야지~! 집 가면서 킹스 베이커리 들르자. 수연이 뭐 좋아했지? 생크림?”

 “걔가 무슨 생크림을 먹어, 수연이 티라미수 좋아하잖아”

 “맞다 맞다 그랬지 참, 그거 사서 들어가자, 너도 오늘 풀어~

 걘 연락도 없고 어제는 또 어디서 잔거야?”

 “오늘은 집에 들어오려나 모르겠다~”

 이번 주가 이번 학기 마지막이다. 화요일에 있는 수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나와 아영인 기말고사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케이크를 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수연의 신발이 보인다. 방에 불을 켜지 않아 어둑어둑하다.

 

 “수연아? 너 왔어?”

 불도 안 켜진 방에서 수연이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야~ 왔으면 불이라도 켜고 있지 뭐하고 있어?”

 아영이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는다.

 

 “..불.. 켜지마..”

 “응?”

 “..으흑.. 이나야아.. 흑”

 나를 안으며 울음을 터뜨리는 수연이다.

 아영이 당황하며 들고 온 케이크를 내려놓고 수연을 달랜다.

 

 “무슨 일이야.. 응? 수연아 왜 그래”

 수연이 아영이와 나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

 

 “이제 좀 진정 됐어?”

 “..훌쩍, 응…”

 “왜 그러는데…”

 아영이 티슈를 뽑아서 수연에게 건네면서 묻는다.

 

 “…세훈 오빠가…”

 “그 새낀 또 왜, 좋다고 그 날 새벽에 가 놓고”

 “오빠가.. 나 못 잊겠다고.. 다시 만나자고.. 그랬어”

 “너 또 했지? 아오..”

 “하긴 했는데.. 오빠가 나 사랑한다고 했단 말이야...”

 “얼씨구... 그래, 사랑한다는데 뭐가 또 문제야?”

 "그러고...."

 수연이 말을 잇지 못하고 또 한참을 운다. 나와 아영인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려 줬다.

 

 "그리고.. 흑 어제 오빠 집에서 자고, 나 내일 생일이니까.. 내일 보자고 하고 헤어졌거든..

 그리고 수업 듣고, 오빠랑 더 같이 있고 싶어서... 다시 오빠네 집으로 갔는데...“

 “왜? 여자랑 있디?”

 “......”

 수연이 말이 없다.

 

 “진짜로?”

 “헐... 그놈 집에 네가 문 열고 들어간 거야?”

 “오빠네 집 비밀 번호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문 열고 들어갔는데, 침대에 오빠랑...”

 

 "하...."

 참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구나, 나는 할 말을 찾지 못했고, 아영인 깊은 한숨만 내쉰다.

 

 “나.. 너무 놀라서.. 거기서 오빠한테 미안하다고 하고 나왔어..”

 “미친 거 아냐? 네가 뭐가 미안해!”

 “맞아! 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어, 미안은 그 새끼가 해야지!!”

 “훌쩍.. 개새끼... 아침에 나랑 해 놓고, 같은 침대에서...”

 “야! 울지도 마. 그딴 놈 때문에 우는 것도 아까워”

 “그래 너도 이 참에 딱 끊어 버려, 무슨 그런 쓰레기 같은 놈이 다 있대? 버려!”

 나와 아영인 그 자식을 팍팍 씹어댔다. 아마 귀 좀 가려울 거다. 나쁜 새끼

 

 “뚝 하고, 우리가 너 좋아하는 티라미수 사 왔어”

 “웅 달달한 거 먹고 기분 풀자 응? 너 생일인데 달리러 갈까? 짠짠 짜잔 짠?”

 “뭔 또 술이야아~~ 이년들아~”

 수연이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배시시 웃는다.

 

 “어! 웃었다! 울다가 웃으면 어디어디에 털 나는데~”

 “아~ 진짜 이년들 진짜.. 힝.. 사랑해 아영아 쪽 쪽”

 “저리 가 미쳤나 봐”

 아영이 들러붙는 수연일 떼어내고 케이크를 가지러 간다.

 

 “히힛 사랑해 이나야~”

 “으앗 아영아 살려줘”

 “난 모르는 일이야”

 아영이 티라미수를 꺼내서 초를 꽂는다. 나한테 안긴 수연이 내 어깨에 얼굴을 푹 파묻고 웃는다.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으이그.. 진짜. 못 말린다니까..

 

 .

 .

 

 "깡 일어나!"

 "우웅.. 몇 신데..."

 "너 이제 일어날 시간, 나 알바 간다~ 얼른 일어나 학교 가야지!"

 나는 이불 속에서 5분만.. 을 웅얼거리고 있는 아영이를 깨우고 집을 나섰다.

 

 겨울방학.

 

 아영이는 학교 교무팀에 근로 장학생을 신청했고, 나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다음 달에 졸업인 수연이는 자취방 짐을 정리해서 집으로 들어갔다.

 셋이 살다가 둘이 되니 뭔가 자취방이 휑하다.

 항상 좁다고만 생각 했는데, 둘이 되니까 괜히 허전한 기분이 든다.

 

 편의점은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는데, 집에서 5분 거리다. 벌써 도착했네.

 저번 방학 때도 스터디 때문에 학교에 있었는데, 이번에도 아르바이트 한다는

 핑계로 학교에 남았다. 괜히 엄마 보고 싶다...

 

 "안녕~"

 딸랑 종소리가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앞 근무자가 교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 누나 왔어요?"

 "응 별 일 없었지? 으~ 추워"

 "네 아, 시재 지금 3천원 안 맞는데, 그거 점장님도 아니까 신경 안 써도 돼요"

 "알았어~ 나 잠깐만 옷 갈아입고 올게"

 위에만 유니폼을 착용한 나는 포스기에 서서 시재를 맞추기 시작했다.

 내 앞 타임 근무자는 야간 근무로 이번에 수능을 본 스무 살 현재성이다.

 

 "누나는 알바 왜 해요?"

 "나? 그냥 용돈 벌려고?"

 재성이 옆에 앉아서 내가 시재 맞추기를 기다리며 묻는다.

 

 "흐음~ 집에서 용돈 안 줘요?"

 "방학 때만, 그러는 너는 왜 하는데?"

 "저는 그냥 입학 전에 아이패드 사려고요~"

 "그렇구나~"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100원짜리를 세기 시작했다.

 

 "저는 대학 가면 누나처럼은 안 살려고요~"

 "어?"

 동전을 세는 손이 멈췄다.

 

 "뭐..가?"

 "그냥~ 알바하고 그러는 거, 고달프잖아요~ 다른 애들은 다 놀고 있을 텐데~

 재미없게~ 시재 맞죠? 그럼 저 갈게요~ 수고요~"

 딸랑 소리가 매장 안에 울려 퍼지며 재성이 떠나고 나는 벙 쪄 있었다. 아니.. 무슨..?

 내가.. 내가 뭐! 나처럼이 뭔데? 아니.. 와.. 씨 어이없네?

 

 딸랑

 

 "어서 오세요~"

 반사적으로 인사를 하고 손님이 가지고 온 물건을 계산하면서 재성이 남기고 간 말을 곱씹었다.

 나처럼 안 산다는 게 무슨 뜻이지? 내가 뭘??! 지는 알바 안 하나?!

 냉장고 뒤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채워 넣는데도 계속 생각이 나서 괜히 서러워졌다.

 아니 내가 무슨 생계가 어려울 정도로 가난해서 알바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부모님 부담 좀 덜어드리려고 하는 알바구만. 현재성 그 새끼는 뭔 개소리를...

 

 딸랑

 

 "네.. 아얏"

 문이 열리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나가려다 상자를 쌓아 두는 찬장에 머리를 부딪쳤다.

 

 "아야야..."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파서 머리를 쥐어 싸고 있는데 밖에서 재촉하는 말소리가 들린다.

 

 "저기요~! 계산이요~!!"

 "아.. 네..! 나갑니다~"

 나는 영업용 스마일을 잃지 않고 계산을 해 주고 난 뒤, 뭔가 힘들어서 의자에 풀썩 앉았다.

 휴.. 아직 1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오늘은 벌써 지치네. 아까 부딪힌 곳이 아직도 얼얼하다.

 

 "에이씨.. 혹 생겼네..."

 지금 이 기분과 상황을 투정부리고 싶어서 휴대폰을 들었는데, 연락할 사람이 없다.

 

 재혁인 군인이고, 아영이는 근로 시간에는 휴대폰 사용이 금지라고 했다.

 민준이는... 제대했겠네, 뭐 하려나...

 

 휴... 됐다.

 나는 휴대폰을 카운터 아래로 밀어 넣고 대걸레를 빨아 왔다.

 

 "청소를!! 하자..!"

 뭔가에 집중하면 잡생각이 없어진 것 같아서 아직 손님이 몰리지 않을 시간에

 바닥을 닦기로 했다. 힘내자! 송이나!!

 

 .

 .

 

 "그래서 그 싸가지는 관둔 거야?"

 "어 야간에 계속 밤새기 피곤하대. 그래서 나 내일부터는 7시까지 나가야 돼.."

 "철이 안 들어서 그래 그 놈 새끼, 그동안 같이 일하느라 고생했어"

 "내일 아침에 일어나는 게 걱정이다. 나가자 졸업식이 10시였나?"

 

 오늘은 졸업식, 수연의 졸업식에 가기 위해 나왔다.

 

 "수연이가 화학과지?“

 “응"

 "화학.. 화학... 아, 찾았다. 자연관 대강당이래“

 나는 졸업식 팸플릿에서 수연의 졸업식 장소를 찾았다.

 

 “상현이 지금 후문 다 왔다는데? 같이 가자~ 어! 저기 보인다!”

 “상현이 만나서 자연관 가 있어~ 나 화장실 갔다가 갈게”

 아영이 공대 건물로 들어갔다.

 

 “김상현~~”

 “어? 아영이는?”

 “잠깐 화장실, 넌 그거 무슨 꽃이야? 수연이 줄 거?”

 내 질문에 상현이 조금 쑥스러워 하며 말한다.

 

 “아니, 이건 아영이 줄 거..”

 “강아영 오늘 졸업 아닌데...”

 내가 세상천지 한심하게 쳐다보면서 말했더니 상현이 정색한다.

 

 “알거든요! 야 내가 그렇게까지 멍청하진 않다.. 도대체 난 무슨 이미지인 거야”

 “고백이라도 하시게?”

 “...응”

 “헐 진짜??”

 “졸업식에 꽃 들고 있는 건 하나도 안 이상하잖아. 그래서... 이따 기회 봐서 하려고.

 요즘 썸은 타는데, 그래도 정식으로 사귀자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나 좀 도와줘라 쏭“

 “음~ 아영이 지금 혼자 있는데 어때? 맞다 주변에 사람 없는 데서 해라 꼭!!!”

 “으 긴장 되는데”

 “내가 잠깐 공대 뒤에 벤치로 나오라고 톡 할게. 그 다음은 알아서 해라잉”

 “크~ 고맙다 쏭 내가 잘 되면 한턱 쏠게”

 “비싼 걸로 쏴라 파이팅!”

 살짝 상기된 얼굴로 공대 뒤편으로 뛰어가는 상현을 보니 괜히 내 마음도

 콩닥콩닥 하는 것 같다. 고백...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엄청 떨리는데...

 이번에는 잘 됐으면 좋겠다. 히히

 그나저나... 수연이한테는 나 혼자 가 있으면 되는 건가...

 

 수연이에게 줄 꽃을 사서 자연관에 도착했다. 어휴 사람 많아...

 가족들하고 같이 있으려나? 어? 멀리서 재혁과 닮은 사람이 지나갔다.

 순간이어서 다시 봤을 때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에이~ 잘못 봤겠지? 재혁이가 여기 왜 있어... 아! 수연아!”

 나는 수연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어, 이나 빨리 왔네? 10시 넘어서 도착한다더니”

 수연이 흘끔 출입문 쪽을 쳐다본다.

 

 “어쩌다 보니, 졸업 축하해~ 우리 중에 제일 먼저 하는구나~”

 “고마워~ 너희도 곧이다?”

 “졸업해도 자주 보자!”

 자주 보자는 말에 수연이 대답 대신 웃기만 했다. 혹시 아까 재혁이 닮은 사람 못 봤냐고

 묻고 싶었는데, 그 타이밍에 상현과 아영이 들어온다.

 아영의 손에 아까 그 꽃다발이 들려 있는 걸 보니 잘 된 모양이다.

 뭐, 아니겠지 뭐, 찜찜한 걱정은 뒤로 하고, 우리는 수연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

 .

 

 "쏭! 오래 기다렸어?"

 "아냐 너 끝나는 시간 맞춰서 나왔어"

 알바가 끝나고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아영이와 같이 돌아가려고 본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졸업식은 딱히 별 일 없이 지나갔다. 수연이와 사진을 찍고, 수연이 가족들이 와서

 인사를 하고, 졸업식이 끝나고는 바로 가족들과 함께 가 버려서 길게 이야기 할 시간도 없었다.

 개강까지 이제 열흘 정도가 남았다. 2월의 추위는 잠잠해졌지만 아직 춥다.

 

 "갑자기 웬 도서관?"

 "저번에 빌린 책 반납하느라. 아, 은행 좀 들렀다 가자, 나 돈 뽑아야 돼"

 가는 길에 학생회관에 들어갔다. 돈을 뽑아서 지갑에 넣고 있는데,

 멀리서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

 

 민준이다

 

 헉!

 뭐야?

 

 "야야.. 야.. 아영아 저기.. 저기.."

 나는 아영의 뒤로 숨으면서 민준을 가리켰다. 손이 덜덜 떨린다.

 

 "뭐야 못 볼 거라도 봤어? 왜 그래? 엥 저거 서민준 아냐?"

 "야, 야 쳐다보지 마, 이쪽 봐 이쪽...! 쟤가 왜 학교에 있지...?"

 "아 지금 복학 신청 기간인데, 그것 때문에 온 거 아닐까?"

 "복학??!!"

 "쟤도 제대했음 복학 해야지..."

 "오 마이 갓.."

 나는 아영의 팔짱을 끼고 후드를 푹 뒤집어썼다.

 

 “야.. 너 지금 그 꼴이 더 눈에 띄겠다”

 아영이 핀잔을 줬지만 나는 그대로 계단을 내려갔다.

 주변에 아무도 안 보이자 후드를 벗으며 숨을 크게 내쉬었다.

 

 “휴.. 개강하면 큰일이군..”

 “어 상현이한테 톡 왔다. 오늘 저녁 같이 먹자고 놀러 오래. 너도 가자 쏭”

 “내가 커플 오붓한 시간에 왜 끼냐.. 됐거든...”

 “왜애~ 같이 가자 상현이가 맛있는 거 해준대”

 “에이씨! 서민준도 복학하고 커플은 염장 지르네! 아오! 훼방 놔야겠다. 가자~~”

 

 연애를 막 시작한 아영의 볼이 발그레하다. 귀엽네.

 연애 초반이 제일 좋을 때지, 나도 아영이처럼 달달하고 풋풋한 때가 있었는데, 그립다.

 

 .

 

 민준이한테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학교에서 한 번 본 이후로 계속 주변을 살피면서

 걷게 되었다. 그러다 그와 닮은 사람이라도 보면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피하는 거지... 그냥 마주치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면 되잖아.

 

 ......

 

 분명, 내가 아무렇지 않을 수 없다는 걸 알아서 그런 거다.

 그를 만나면 꾹꾹 애써 눌러 두었던 내 마음이 또 새어 나올까 봐,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피하는 게 분명하다.

 

 또 흔들릴까봐, 그를 보면 또 그리워질까 봐, 계속 보고 싶어질까 봐.

 

 큰일이다 정말

 내가 안 그럴 거라는 자신이 없다. 아직도 그를 생각하면 미친 듯이 가슴이 뛴다.

 
작가의 말
 

 크리스마스에는 왠지 꼭 케이크를 먹어야 할 것만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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