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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45. 반전(5)
작성일 : 18-12-25 04:45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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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이도 가물치도 그 당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 시절에 한 공부는 공부보다는 방황이라는 말로 수정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다시 순이가 사라지고 없는 그 길을 애틋한 마음으로 우두커니 쳐다보고 있다.

 

 살아가는 과정에 어린 시절에 꿈꾸던 작은 소망의 결실을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겠지만, 순이처럼 자신의 소망을 버리고 손 한번 잡아보는 것은 둘째치고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도 내색도 하지 않고, 그저 이웃 집 오빠를 따라 자신의 진로를 바꿔버린 사람의 대상자인 가물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런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순이의 어릴 적 꿈은 가물치와 평생을 같이 사는 게 유일한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너무 무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헛웃음과 함께 가물치도 자신을 되돌려 봤다.

 

 그때 그 시절에 나는 누구를 연모했던가?

 

 웃고 만다. 지나치는 예쁜 여자만 보면 넋을 잃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여인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았다.

 

 아니면 짝사랑을 했던 여인이 너무 많아 누가 누군지도 모를 수 있으리란 생각도 들지만 아내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얼굴이 없다.

 

 아마 순이도 가물치처럼 아무도 떠오르지 않거나 아니면 그때 그 얼굴이나 이름들을 까맣게 잊고 살다가 지금처럼 우연찮게 만나 과거를 억지로 아름답게 그려 보려는 상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던 자신이 한 사람의 꿈을 완전히 망쳐 놓은 건 사실인 것 같지만 지금 현실로 보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공무원이 되어 있으니 오히려 가물치가 은인일 수도 있다.

 

 그때 만약에 가물치가 순이 마음을 알고 손을 잡았다면 순이는 벌써 가물치의 기억 속에 사라진 여인이 되어 있었을 것이 분명하고 지금 지혜로 인해 만난 그 자리에서 피하고 싶은 인간이었을지도 모른다.

 

 특히나 가물치는 대학 입학 순간부터 지금까지 방황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업종에 들어와서 여기서 경험을 쌓는 내내 그는 방황의 연속이었고 그 방황의 거리는 술집이었다. 그런 가물치 곁에서 목소리만 들어도 까칠한 순이는 절대 버텨내지 못하고 떠났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에 순이에게 한 거짓말이 순이의 인생을 바꿔 놓은 소중한 말이었다.

 

 밤새도록 참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호수공원에 차를 세워 서성이기도 하고 별의 별 잡념 속에 밤을 새고 말았다.

 

 부두로 바로 가려다가 지혜가 문득 떠올라 차를 돌려 지혜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어쩐 일이야? 마음에 걸렸어? 난 아무렇지 않은데..”

 

 입술을 삐죽이며 립스틱을 바르고 있다.

 

 “퉁퉁 부었네! 한대 얻어 터진 것 같다. 그 립스틱만 바르지 말고 눈도 어찌 좀 하지!”

 미안하게 쳐다 본다.

 

 “참! 오빠! 어제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순이가 오빠 초등학교라는 생각이 들더라. 후배 맞지?”

 

 치장을 다 했는지 입술을 몇 번 누르며 곁눈질로 힐끔거리며 쳐다 본다.

 

 “안면이 많은 것 같았는데 순이가 어제 이야기하더라. 후배라고.. 참! 공차 계량하는 거 꼭 확인해야 해. 미심쩍어서 그래! 퇴근 때 별 일이 없으면 내가 데리러 올게. 수고하고”

 순이로 인해 밤을 꼬박 샜지만 사실 순이는 기억에도 추억에도 없는 그저 후배에 지나지 않아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지혜를 계량 실에 내려다 주고는 사무실로 갔다.

 

 지혜도 순간적으로 꿈틀거린 질투에 자책하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통근 버스로 출근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데리러 오는 바람에 차 안이 바늘방석이 불편한 부담을 안고 출근을 했다.

 

 “어! 저 아저씨!”

 

 지혜가 얼른 계량이실 밖으로 나가 기사를 부르다가 멈칫한다.

 

 “아니에요! 수고하세요!”

 

 잠시 놀라던 우근이 인상을 찌푸리고는 차에 올라 타 출하 장으로 간다.

 

 어제 난데없는 오줌 구멍 얘기를 듣지 않았다면 오늘도 지혜는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을 것이다. 밤새도록 뒤척거리게 한 부끄러움도 서러움도 모두 잊어버릴 정도로 어제 잠시 가물치가 한 싱거운 질문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지금 재동이와 우근이 한 행태들을 보며 구멍들을 떠 올리며 잠시 밖으로 나가서 그들을 쳐다 보고 있다.

 

 가물치가 설명해준 대로 여기 앉아서 계량 표만 적힌 수량만 입력시켰다가는 영영 복수를 하지 못하고 단지 생계를 위해 여기에 앉아 있을 뻔 했다. 재동이가 날쌔게 밸브를 꼽는 동안 우근이가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살피고 있다.

 

 지혜는 우근 차가 공차 계량을 하지 않을 때처럼 얼른 짐을 싣고 나가기를 기대하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가슴을 졸이고 기다리고 있다. 지금 지혜가 할 일은 가물치가 당부한 대로가 아닌 정반대로 하고 있다.

 

 ‘오케이!’

 

 불안한 웃음을 머금으며 지혜는 날짜와 시간을 작은 메모지에 적고는 얼른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는다. 그날 이후로 우근이 그렇게 지나치는 일이 일상적인 일로 되었고 지혜도 일상적인 일로 계속 저장을 했다. 그러는 도중에 낯익은 작업복들도 계속 저장이 되고 있었다. 가물치와 같은 작업복들. 이 사람들이 오는 날이면 우근도 재동도 긴장된 표정으로 행동이 민첩해졌고 이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의 얼굴은 의심으로 가득 찬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지혜를 쳐다 보기도 했다.

 

 지혜는 그 사람들에게 동영상을 찍거나 계량을 하지 않고 나가는 모습들을 전혀 보지 못하듯이 자연스럽게 대하며 친절하게 웃기만 했다. 하나,하나 쌓여 가던 그들의 기록들이 불법이라는 걸 알면 알수록 불안하고 두려움마저 밀려오기도 했다. 형식에게 복수를 할 그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확신이 찰 무렵 지혜에겐 또 다른 걱정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 많은 자료들을 누구에게 고발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워낙 자주 계량을 하지 않고 가끔 성화가 그 모습을 보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걸 보고는 도둑질이라고 생각하고 모아 둔 많은 자료들이 도둑질인지 아니면 관행으로 그렇게 실어 나가는지도 헷갈리기도 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가물치에게 이러한 사실들을 귀띔이라도 해주었으면 여기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더 빨리 이해를 하고 계량을 하는 차와 하지 않는 차를 구분이라도 할 수 있는데 지금에 와서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만약에 진작에 얘기를 하지 않았냐고 묻기라도 한다면 지혜도 지혜가 생각하는 그런 인간과 같은 취급을 받을까 두렵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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