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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42. 반전(2)
작성일 : 18-12-25 04:43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2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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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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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까칠해 보이고 조금만 빈틈만 보이면 바늘로 핵심을 꼭꼭 찔러 사람을 당황스럽게 해버리는 묘한 매력을 가지면서, 그 점이 오히려 상대에게 보호 본능을 유발시키기도 했던 그 누군가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데,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도저히 떠 오르지 않은 가물치가 호기심이 베인 눈으로 다시 빤히 쳐다 본다.

 

 “오빠! 양다리 걸치지마!”

 

 힐끗 지혜를 곁눈질로 쳐다보다가 눈에 힘을 주고 가물치를 째려본다.

 

 “야! 언제까지 청춘이겠나? 다리 힘 있을 때 양다리도 걸쳐보고 한 다리는 끼워 보기도하고.. 허!”

 

 편하게 농담을 하는 순이에게 맞장구를 치며 잠시 정신이 느슨해져 버린 모양이었다. 짓궂은 농담이 지혜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 같았다.

 

 “뭐야! 지금! 사람 가지고 장난치는 거야?”

 

 아주 잠시지만 두 사람의 대화에 비위가 상한 지혜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벌떡 일어나 나가버린다. 깜짝 놀란 순이가 얼른 지혜를 따라 쫓아 나간다.

 

 “지혜야! 농담이잖아! 왜 그래?”

 

 아무리 지혜를 이해시키려 해도 돌아 보지도 않고 나가 가버린다. 순식간에 텅 비어버린 자리에 당황한 가물치가 얼른 뒤를 쫓아가 손을 잡는다.

 

 “지혜야! 농담이잖아. 농담!”

 

 “오빠! 제발 그런 농담은 이제 그만해! 오빠! 정말 미워!”

 

 갑자기 가물치 가슴을 두드리더니 얼굴을 가슴에 기대고는 울기 시작한다. 순이가 옆에 다가와 어루만지며 집에 데려다 주려고 한다.

 

 “지혜야! 내일 일찍 출근해야 지!”

 

 얼른 다가와 귓속말로 소곤대고는 살짝 손을 흔들며 돌아서 걷기 시작한다.

 

 “순이야! 나는 괜찮아! 너도 들어가! 내일 일할 거 다시 봐야겠어. 저 오빠! 술 마실 때와 일할 때는 백팔십도 다른 인간이야! 어이 씨! 내가 저 인간 비위를 어떻게 맞출지… 나! 빨리 가서 공부해야 해! 잘 가!”

 

 점점 멀어지는 지혜를 보며 손을 흔드는데 지혜도 언제 흉을 봤냐는 듯이 어린애처럼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얼른 가라고 손짓을 하고는 쏜살같이 뛰어가 버린다.

 

 “순이야! 잘 가!”

 

 언제 서글펐냐는 듯이 떨쳐버리려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했다.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지 저 가슴은 어떨까?골목으로 사라진 후에도 얼마 동안 우두커니 둘이 선 자리엔 침묵이 흘렀다.

 

 “참! 너! 차가져 왔어? 대리 불러야지?”

 

 오랜 정적 탓인지 깜짝 놀라던 순이가 그제서야 고개를 흔들고 잠시 머뭇거리다 빙긋이 웃는다.

 

 “아니! 오빠가 태워다 줄래?”

 

 휴대폰을 잠시 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래! 한 시간 뒤에 작업이 끝나니 데려다 줄게. 집에 어디야?”

 

 “응! 터미널 근처”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흔쾌히 데려다 준단다.

 

 “근처네! 야! 타!”

 

 “아이! 오빠는…”

 

 순간 웃음이 터져 가물치 등을 한대 치고는 뒤를 따라 간다. 차에 오른 순이가 방금 전과는 다르게 뭔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지 말을 하지 않고 차장 밖에 지나치는 가로등 불빛만 쳐다 본다. 가물치도 마음이 배에 가 있어서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약간은 과속을 하고 있다.

 

 “다 온 것 같은데 어디 내려 줄까?”

 

 뭔가 망설이다가 눈을 마주친다.

 

 “오빠! 배에 가면 오래 걸려?”

 

 빙긋이 웃으며 막혀있는 가슴을 뻥 뚫어주듯이 시원하게 말한다.

 

 “너! 할 말 있구나! 잠시 기다려!”

 

 차에서 내려 경비실로 쫓아가고는 감감 무소식인 시간이 길어져 순이가 차에서 내려 가물치가 쫓아간 곳에 가서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깜짝 놀라더니 차로 쫓아간다. 배에서 일을 한다더니 배는 둘째치고 바다는 안보이고 온통 담벼락뿐이다.

 

 “가자! 무슨 할말이 있어서 이 야밤에 남정네 옆에 탁 달라 붙어 있으려고 해?”

 

 시동을 켜자 마자 물어보기 시작했다.

 

 “오빠! 여기 바다가 어디에 있어? 메케한 냄새뿐이구먼!”

 

 “왜! 바다 구경하고 싶어? 컴컴한 바다”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바다가 있긴 있어?”

 

 “너! 고향이 어디야? 사막이야?”

 

 “어이 씨! 썰렁하다. 그런 유머는… 진짜 내 고향 몰라?”

 

 약간 짜는듯한 목소리에서 섭섭함이 묻어 놔왔다.

 

 “잠깐! 차 세워 봐! 내 얼굴을 똑똑히 다시 쳐다 봐!”

 

 살짝 고개를 돌려 한참을 쳐다봤지만 가물치는 여전히 모르는 눈치였다. 어두운 밤바다에 물결은 전혀 보이지 않고 다 꺼져가는 희미한 촛불처럼 흐릿한 불빛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린 순이가 몸을 움츠리고 몇 개 되지 않는 바다 안개에 가려진 희미한 불빛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오빠! 다시 날 봐!”

 

 “글쎄! 너! 누구야?”

 

 “아이 씨! 장난치지 말고… 정말 모르겠어? 오빠 친척 동생 친구! 순이! 그래도 모르겠어?”

 

 다시 한참을 쳐다 보더니 아예 기억을 끄집어내려는 노력조차 포기한 듯이 보였다.

 

 “됐다! 그만하자! 내만 더 초라해지네!”

 

 순이가 다시 차에 오르며 빨리 가자고 한다.

 

 “오빠! 어릴 때 꿈이 뭐였어?”

 

 뜬금없이 뭔 놈의 꿈?

 

 “글쎄! 워낙 자주 바꿔서 이젠 기억도 안 난다”

 

 한심한 듯이 쳐다보는 게 아니라 오뉴월에 서리가 내릴듯한 서슬 퍼런 눈에 잠시 오싹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 깊은 야밤에 불빛이라고는 저 멀리 배에서 새어 나오는 안개에 빛을 잃은 희미한 불빛 뿐.

 

 차라리 깊은 야밤에 무덤 근처를 얼쩡거리는 게 덜 오싹할 것만 같았다.

 

 “참! 기도 막히지 않아서… 나는 그것도 모르고… 오빠만 K과 나오고…”

 

 이를 깨물고는 부르르 떨리는 들릴 듯 말듯한 차분한 목소리가 더 놀라게 했다.

 

 “헉! 너! 내 뒷조사했어?..... 아차!”

 

 깜짝 놀라서 순이를 다시 쳐다 보는 순간 방금 기억을 끄집어내려는 노력의 결과가 번갯불처럼 나타났다. 너무 창피하고 미안해서 당장 차에 내려 바다로 뛰어들뻔했다.

 

 “이제 기억 나? 이 더러운 사기꾼아! 내 인생 되돌려 놔!”

 

 바로 눈앞에서 붉은 폭죽이 터지듯이 순이 눈에서 섬광이 번뜩이고 있었다. 이런 눈빛과 마주칠 때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느낌이 달랐다. 지금은, 우선 무섭다.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멱살을 붙잡다가 날카로운 손톱에 할퀴어 목에 상처라도 날까 두렵다. 반대로 그냥 사랑스럽다. 눈 같은 눈으로 쳐다 봐 줄 수 있다. 그리고 와락 달려들어 옛날에 유행했던 말처럼 ‘갈비뼈가 어스러지도록’ 안아주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럴 분위기가 아니다. 계속 귀담아 들어야 줘야 할 의무가 강제로 부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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