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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27. 공생(1)
작성일 : 18-12-25 04:33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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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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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그란 작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실타래 같은 눈매로 쳐다 보더니 불퉁하게 묻는다.

 

 “약속 시간이나 좀 잘 지켜요. 나는 뭐 한가해서 이러고 기다리는 줄 알아요?”

 

 형식이보다 몇 십 년이나 어리지만 먹이 사슬의 계보를 이어받아 지금 현재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잘 관리하고 있는 성화를 절대 무시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체면은 오래 전에 접었다.

 

 “아! 이사람 참 보자마자….. 무슨 일인데 이렇게 짜증을 내?”

 

 역정을 내는 성화에게 형식이 퉁명스럽게 물으며 눈치를 본다.

 

 “제한테 물어 게 아니고 의원님이 먼저 얘기해야죠. 그 말이 나온 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아무런 답이 없어요? 신경이나 쓰고 있는 건 맞아요?”

 

 그때서야 형식이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벌써 손 써 놨어. 걱정 마! 잠깐 기다려 봐! 어이! 우두! 잠깐 나 좀 봐!”

 

 성화를 안심시키려는 듯이 우두를 부른다.

 

 “예! 대령해사옵니다. 의원님!”

 

 우두가 뒤뚱뒤뚱 뛰듯이 걸어와 형식 옆에 앉아 성화를 쳐다 보고는 간단히 눈 인사를 한다.

 

 “가물치 그 놈! 어떻게 됐어?”

 

 “예! 분부대로 처리해사옵니다”

 

 장난스런 말투에 심기가 뒤틀린 성화가 벌컥 화를 낸다.

 

 “그 참! 무슨 분부? 뭘 어쨌단 말이오?”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 해 온 우두인지라 성화의 역정이 무슨 의미인지 얼른 분위기 파악을 하고는 말이 새가지 않게 오른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고 형식에게 귓속말로 말한다. 성화는 그 행위 자체도 마음에 들지 않아 인상을 잔뜩 찌푸려 귓속말이 끝날 때까지 노려 본다. 형식이 일어나더니 고개를 안방으로 돌린다. 그제서야 ‘허! 별 희한한 놈이네! 눈치는 빨라가지고’ 속으로 콧방귀를 뀌며 성화도 안방으로 따라가 앉는다.

 

 그때 지혜가 민망하듯이 인사를 하며 상을 차린다.

 

 “할만해요?”

 

 형식이 애처로운 눈빛으로 지혜를 쳐다 본다.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밝은 표정으로 대답을 한다.

 

 “예! 감사합니다. 덕택에…..”

 

 지혜는 벌컥 솟아 지려는 눈물을 이를 악물고 참느라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살짝 목례만 하고 밖으로 나간다.

 

 “우두야! 잘 보살펴 줘! 불쌍한 사람이잖아!”

 

 급히 나가는 지혜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형식이 한숨을 내쉬며 부탁을 한다.

 

 “예! 염려 마십시오. 성격이 밝아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형식을 안심시키려는지 눈에 힘을 줘 대답한다.

 

 “참! 그 돈….. 아니! 그 건 나중에 얘기하고… 잠시…”

 

 그 돈에 흠칫 놀란 우두의 시선이 흔들릴 때 ‘잠시..’라는 손짓에 따라 얼른 나가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이모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묻는다.

 

 “이모! 지난 번에 지혜한테 돈 잘 전달했지?”

 

 “그럼! 왜? 그 돈과 저 사람들과 무슨 관계야?”

 

 “몰라 돼!”

 

 이모는 자신도 모르게 깨 물어지는 이를 느꼈다.

 

 ‘더러운 년 놈들!’

 

 지나치는 지혜를 노려 본다. 지혜는 이유를 몰라 놀라기만 한다.

 

 최근 들어 잦아진 우두의 업신여기는 태도와 지금 생긴 이모의 사늘한 시선이 길어지면 길어 질수록 지혜는 서서히 이 식당에서 또 한번 외로운 늪 속에 허덕이며 아무도 던져 주지 않는 실낱 나부랭이라도 잡아 늪 속에서 빠져 나오려 발버둥치며, 긴긴 실랑이를 벌이는 한낱 허공에 떠 다니는 나부랭이만 쳐다보는 창녀라는 이미지로 전락해가고 있었다.

 

 사늘한 시선으로 쳐다 보느니 차라리 누군가가 찬물을 끼얹고 달려 들어 머리 채를 쥐어 뜯으면 달려 들어 같이 머리 채를 싸 잡고 쥐어 뜯으며 이유라도 물어 볼 수 있지만 그들은 지혜에게 단지 냉소의 눈빛만 보내고 있다. 이 사늘한 시선들의 의미를 전혀 알지 못하지만 지혜는 여기에 들어오면서 자신을 모두 내려 놓았다.

 

 혼자 사는 여자가 당할 어떠한 추악한 망상 짓거리마저도 가슴 깊이 묻기로 한 만큼 얼핏 눈치를 챈 그들이 생각하는 지혜만의 누명을 혼자 씁쓸히 그려가며 돌아 서서는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머리를 또 조아린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번번히 도움을 받고 또 폐를 끼쳐 드리네요. 죄송합니다”

 

 가슴 한쪽에 진 응어리도 눈물도 숨기려 이를 꽉 깨무는 그런 모습이 이모 눈에 들어 갔다.

 

 이모는 그런 지혜에게서 방금 전 가졌던 ‘가증스러운 년’ 이미지에 약간 혼선이 왔다.

 

 이 가게뿐만 아니라 식당 테이블을 오가며 잔뼈가 굵은 이모도 방금 전 지혜의 꽉 깨 문 이빨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흔하다 흔한 삼류 소설 같은 하루 밤 잠자리 가치를 낮게 책정해 인격적 모독을 느낀 표정은 절대 아니었다.

 

 지혜 눈엔 벌겋게 솟아지는 선혈 만! 소름이 오싹 끼쳤다.

 

 “우두야! 가물치 그 놈 불러 봐”

 

 밖으로 살짝 들리는 소리에 지혜가 잠깐 고개를 방안으로 돌리다 이모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주방 쪽으로 걸어 갔다. 이모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계산대에 앞에 서서 서성이기만 한다.

 

 언제 밖으로 나갔던지 지혜가 벌겋게 충혈 된 눈을 닦으며 구석진 담벼락 사이에서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살짝 마주친 눈에 부기가 빠진 걸 보니 조금은 서글픈 마음을 혼자, 쓸쓸히 달랜 것 같았다. 남편이 없다는 서러움을 한번 더 실감하는 날이었다. 이전에는 단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막막한 현실들이 몰려 오고 있다는 느낌. 이렇게 앞으로 살아야 하나? 한번 더 눈시울을 닦았다.

 

 형식은 무슨 긴밀한 이야기를 하는지 아직도 주문을 하지 않고 우두도 안으로 못 들어 오게 하고 는 둘만의 밀당에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있다.

 

 손님이 없는 시간이라 망정이지 벌써 쫓겨 날 법도 했다.

 

 “이모! 잘 지냈어요”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살갑게 인사를 한다.

 

 “누구?”

 

 “예! 저 지혜 친구예요. 지나치다 지혜가 잘 있나 궁금해서 잠시 들렸어요”

 

 “아! 공무원..... “

 

 얼른 순이 손을 잡으며 친정 어머니가 지혜 시누이에게 읍소하는 눈으로 간곡히 부탁을 한다.

 

 “제가 지혜를 본지 얼마 안돼서 그 쪽만큼 모르지만 저 애가 마음이 너무 여린 것 같아 걱정이네요. 제가 감히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도 못 되고요. 이 말은 꼭 전해 주세요. 여기 오시는 손님들은 모두 점잖아 걱정이 없지만 돌아 가신 지혜 신랑 주변 사람들이 질이 아주 나빠요. 지금 저 안에 있는 손님들도 지혜 신랑을 이용한 사람들인데 지금 또 지혜를 이용하는 것 같아요. 저도 이야기하겠지만 꼭 좀 보살펴 주세요. 제 딸 같고 동생 같아서 하는 말 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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