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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미완성 원고
작가 : 심해해삼
작품등록일 : 2018.12.22

사라진 소설가와 남겨진 미완성 원고
7일의 여행과 7가지 기묘한 이야기

대학생 찬기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여자 친구인 효정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괴짜 소설가인 효정의 삼촌이 실종됐으며, 효정에게 삼촌이 남긴 미완성 원고가 상속 되었다는 것이다.
평소 삼촌을 잘 따랐던 효정은 유작은 절대 남기지 않겠다는 삼촌의 유지를 받아 들여 직접 미완성 원고를 완성하기로 마음먹는다. 삼촌 전국을 돌면서 갖가지 기이한 이야기를 채집하고 이를 소설로 가공하는 작업을 했는데, 효정 역시 방학 동안 삼촌을 따라 전국을 여행하면서 갖가지 기묘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미완성 원고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한다. 찬기는 효정과 동행하기로 마음먹고, 둘은 기차 여행 티켓을 끊은 뒤 7일 동안 전국 곳곳을 돌며 기이한 이야기를 뒤쫓는 여정을 시작한다.

 
13. 하얀 인어 (6)
작성일 : 18-12-25 01:23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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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또 무슨 황당한 소리야?”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효정은 되물었다. 찬기는 다소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잘 들어봐. 내가 추리한 건 이거야. 폭행을 견디지 못한 광열 아저씨의 어머니는 참다못해 사고사로 위장해 새 남편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게 돼. 물론 그런다고 칼로 찌르거나 독을 먹이는 일을 해서는 안 되지. 그녀가 노리는 건 새로운 출발이지 단순한 복수가 아니었으니까.”

 

  광열의 어머니가 그토록 염원하던 것은 아들의 성공이었다. 만약 자신의 기분 풀이로 남편을 살해했다가는 평생 광열은 범죄자의 아들이라는 낙인 아래 살아야 한다. 그런다고 이 폭행을 견디고 살 여력도 없다. 궁지에 몰린 사람의 최후의 수단을 마련했다고 하면 답이 나온다.

 

  “그러다가 아들과 모의를 한 거야. 평소 억지로 일해야 했던 광열 아저씨는 침몰로 위장할만한 장소를 눈여겨 봐뒀겠지. 거기다 광열 아저씨의 어머니는 오랜 기간 바다 근처에서 살았기 때문에 날씨에도 민감했어. 아침에는 잔잔하다가도 오후가 되면 갑자기 뒤바뀌는 날이 있다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겠지.”

 

  “새 남편 역시 바닷사람이잖아. 만약 그런 날이 있었다면 눈치 채지 않았을까?”

 

  효정의 질문에 찬기는 곧바로 반박했다.

  “새 남편은 술을 마시고 자는 게 일과였다고 했잖아? 아마 갑자기 날씨가 안 좋아 지더라도 광열 아저씨가 어련히 자신을 깨워 줄 거라고 생각하고 안심하고 있었을 거야.”

 

  술은 감각을 흐리게 만든다. 거기다 오랜 기간 뱃일을 해왔으니 수영도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설사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양아들인 광열이 어련히 알아서 움직일 거라는 생각이 결국은 허점을 만든 것이다. 찬기는 추리를 이었다.

 

  “광열 아저씨와 어머니는 숨죽여 적당한 날을 기다리고 있었겠지. 그러다가 마침 괜찮은 날이 온 거야. 광열 아저씨는 모의했던 대로 적당한 암초로 배를 몰았어. 마침 날씨도 갑자기 안 좋아졌던지라 웬만해서는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을 거야.”

 

  그 말을 듣고 있던 효정이 슬쩍 의문을 표했다.

  “그러다가 광열 아저씨도 함께 죽으면 어떻게 해?”

 

  “잊었어? 광열 아저씨의 어머니는 수영을 매우 잘했어. 근처에 미리 잠복하고 있다가, 배가 부서지던 순간에 아들만 구해서 육지로 헤엄쳐 나오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거야. 광열 아저씨는 배가 부서지던 순간에 튕겨 나왔다고 했지만, 실은 구명조끼라도 입고 일찍 탈출했겠지.”

 

  여기까지 추측하면 상황이 머릿속에 착착 그려진다. 술에 취한 양부를 그대로 둔 채 암초가 있는 방향으로 배를 몬다. 그리고 암초에 부딪히기 직전, 바다로 미리 뛰어든다. 마침 대기하고 있던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무사히 구조해 뭍으로 돌아온다. 이제 남은 건 불쌍한 가족 행세를 하며 보험금을 타내는 것 뿐.

 

  하지만 효정은 계속해서 반박했다.

  “그 이야기야말로 허점이 너무 많아. 새 남편 역시 바닷사람이었어. 위급한 상황에 수영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을 거야. 거기다 그렇게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거기까지 무사히 헤엄쳐가서 아들을 구조해왔다는 게 말이 돼?”

 

  찬기는 설명을 이었다.

  “술에 취해 있었잖아. 아무리 수영을 잘해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겠지. 거기다 광열 아저씨는 당시에 어렸어. 오랜 기간 물질을 해서 몸이 튼튼한 여자라면 어린아이 하나 안고 헤엄치는 게 어렵지 않았을 거야.”

 

  광열의 어머니는 직접 수영을 해서 전남편을 찾아 갔을 정도로 바다에 익숙하다. 거기다 체격도 좋았다. 거기다 귀한 자기 아들까지 학대를 당했으니, 없던 오기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모자는 결국 살기 위해서 차분하면서도 집요하게 때를 기다렸던 것이다.

 

  거기까지 들은 효정은 김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야, 아름다운 전설이 한순간에 스릴러가 됐잖아.”

 

  찬기는 어깨만 으쓱였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건 내 추측일 뿐이야. 증거도, 증인도 없어. 어쩌면 네 말대로 정말 인어가 구해줬을지 모를 일이지.”

 

  효정은 뭔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살짝 목소리를 높였다.

  “너무 억지야. 네 말대로라면 굳이 광열 아저씨가 인어 이야기를 떠벌리고 다닐 이유가 없어. 생각해 봐. 어떻게 보면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고백하는 셈이잖아.”

 

  “나도 자세한 이유는 몰라. 어쩌면 시간이 지나고서 마음속에 있는 짐을 비우고 싶은 마음에 그럴듯한 이야기를 지어낸 걸 수도 있지. 아니면 어린 마음에 어머니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걸 믿기 싫어서 무의식적으로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 자기 자신을 납득시킨 걸 수도 있어.”

 

  찬기의 추리를 들은 효정은 심드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난 그런 치밀한 범죄 이야기는 별로야. 어차피 미완성 원고를 어떻게 완성할지는 내 마음이니까 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완결 지을래.”

 

  “자기 마음대로 해.”

 

  어차피 결론도, 정해진 것도 없다. 말 그대로 미완성 원고에 수록된 완성되지 못한 이야기다. 결말은 그것을 이어 쓰는 효정에게 달렸다. 찬기는 거기에 따로 토를 달 생각은 없었다.

 

  “네 말이 맞다면, 왜 광열 아저씨는 이 바다를 떠나지 못한 걸까?”

  효정은 여수 바다를 보며 중얼거렸다. 찬기는 다시 바다로 시선을 돌리며 답했다.

 

  “어머니의 추억이 있던 마지막 장소니 그런 것이겠지. 어차피 고향인 제주도에 가봤자 반겨줄 사람도 없고, 장가도 안 가서 가족도 없다며. 그런데 여긴 어머니가 마지막까지 머물던 곳이잖아. 그래서 차마 다른 곳으로 가지 못했던 걸 거야. 아니면 정말 인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

  여수 바다 앞에서 기다린다는 하얀 인어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사랑의 대상일까, 그리움의 존재일까. 짐작하기 어렵다.

 

  효정은 바다를 바라보다가 가만히 찬기 어깨에 기댔다.

  “만약 내가 먼저 죽으면 자기도 내 곁에서 머물 거야?”

 

  효정의 물음에 찬기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아니, 인어공주 만나러 떠날 건데.”

 

  그 대답을 들은 효정은 뚱한 얼굴로 핀잔을 줬다.

  “인어는 듀공을 보고 만들어낸 착각이라며.”

 

  “그래? 그럼 자기랑 오래오래 살아야겠다.”

 

  여기까지 말하고서 둘은 서로를 보며 웃었다. 둘 사이로 간간히 파도 소리만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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