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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다시 봄날
작가 : 엠제이
작품등록일 : 2018.12.24

-세상의 평안과 다가올 봄날을 위해-

허무주의의 극복.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되기까지의 성장 이야기.

'우린 모두 살아가는 걸까? 죽어가는 걸까?'

 
[5]
작성일 : 18-12-24 22:22     조회 : 222     추천 : 1     분량 : 2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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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난 또 독서실에 가야한다. 감기에 걸려서 며칠 쉬었기 때문이다. 감기는 금방 나았으나 엄마의 잔소리는 나아지지 않았다. 방에서 빈둥거리는 나를 보고는 엄마는 가서 공부나 하라며 잔소리했다. 못들은 척 하려 했으나 계속되는 잔소리에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섰다. 주말까지 아팠으면 좋았을 텐데. 이참에 그녀가 자랑하던 독서실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책가방에 아무렇게 문제집을 넣고 밖을 나섰다. 태양은 타올라 여름 같은 날씨였다. 나무는 초록빛을 띄기 시작했으며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벼워 보였다.

 독서실 주위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많았다. 상점이 즐비한 번화가였으며, 거리엔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홀로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차림인 것 같았다. 독서실은 미용실 건너편에 5층 높이의 건물에 있었다. 건물 입구에는 독서실의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광고지가 붙여있었다. 높은 산소농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버스 안에도 설치되어있으면 좋았을 터인데.

 독서실은 그녀 말대로 좋았다. 각각의 자리는 깨끗했으며 그룹별로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 룸이 있었다. 나는 어디에 앉을지 몰라서 눈치를 보며 구석에 앉았다. 주말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대체로 나보다 나이가 많아보였다. 나는 한동안 영어단어를 외웠다. 그러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였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내게 손을 흔들었다. 내 예상이 맞았다. 평소 그녀라면 여기서 공부하고 있을 것 같았다. 하얀 후드 티의 왼쪽 가슴 부분에는 'Reworking'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그녀가 성인이 되면 일 중독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휴게실에서 잠시 얘기를 나눴다. 독서실에 온 이유를 말하자 그녀는 잘 왔다며 환영했다. 매주 휴일에도 독서실에 나오는지 물었는데 그렇다고 한다. 힘들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원래 인생은 힘든 것이라며 나를 가르치려 들었다. 그녀에게 오후 늦게 pc방에 가려는 계획이 있는데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내가 집요하게 설득하자 결국 승낙했다.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그녀가 내게 무언가를 질문할 일이 있을 줄은 새삼 몰랐다. 약속대로 우리는 pc방으로 향했다. 그녀와 함께 온 나를 본 병호는 또 뭐냐는 물음을 눈빛으로 보냈다. 대충 상황을 설명해주고 난 뒤 결국 우리는 같이 게임을 하기로 했다. 그녀는 우리가 하는 게임에 대해선 들어보았지만 해본 적은 없다고 한다. 나는 그녀가 게임계정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었다. 게임이 시작되고 그녀는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으나 하나하나 차근히 설명해주니 스펀지처럼 방법을 습득했다. 빠른 습득에 병호가 놀라기도 했다. 오랜 시간 동안 연습해봐야 구사할 수 있는 기술들을 그녀는 자연스럽게 익혔다. 그녀는 그것이 대단한지 모르는 듯 했지만 병호는 나를 바라보며 “얘 뭐야?”라는 눈빛을 보냈다. 질문에 일일이 대답해주기는 했지만 이렇게 까지 잘하게 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내게 확인했다.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어도 그녀는 맘에 들지 않는 듯 더 열심히 했다. 내가 이 게임을 처음 할 때가 떠올라 자괴감이 들었다. 사실 그녀가 노력파가 아니라 재능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그녀가 공부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위축되지 않았는데 의외의 곳에서 위축되었다.

 한참 재밌게 게임을 한 우리는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그녀는 나가서 먹자는 것으로 착각했다. PC방에 있는 메뉴를 보여주니 신세계를 영접한 듯 신기해했다. PC방에는 중학생 때 이후로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는 이런 서비스가 없었다며 새로운 시스템에 감탄했다. 김치볶음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에 또 게임을 했다. 음식이 나오고 많지 않은 양이었지만 게임에 정신이 팔려 먹는 데는 한참이 걸렸다. 모니터 화면의 남은 시간은 0으로 바뀌었고 우리는 곧바로 자리에서 박차 나왔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아쉬웠다. 그녀는 남은 공부를 마저 해야 한다며 독서실로 다시 떠났다. 그곳이 그녀의 집은 아닐까 의심해봤다. 병호와 헤어지고 집에 가는 길, 바깥 상점들의 네온사인들이 반짝였다. 그 상점 위에는 투명하게 빛나는 달이 보였다.

 버스 라디오의 DJ는 제보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웃으며 듣다가 문득 사연을 제보하면 받는 상품을 위해 허위로 사연을 제보하는 사람이 있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지금 이 사연은 진짜일까? 혹시 저 달도 가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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