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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다시 봄날
작가 : 엠제이
작품등록일 : 2018.12.24

-세상의 평안과 다가올 봄날을 위해-

허무주의의 극복.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되기까지의 성장 이야기.

'우린 모두 살아가는 걸까? 죽어가는 걸까?'

 
[2]
작성일 : 18-12-24 22:13     조회 : 225     추천 : 1     분량 : 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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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침날씨는 흐렸다. 비가 올 거 같은데 일기예보에서는 비는 안 온단다. 일기예보는 믿지 않기에 우산을 챙겼다. 그런데 지금 보니 진짜 오지 않을 것 같다. 학교는 어제 발생한 일에 대한 추측과 소문으로 소란스러웠다. 병호는 어제 가해 학생들이 선도위원회에 소환된다는 소식을 전하고 그 애들을 조심해야 한다며 내게 경고했다. 한동안 마음대로 그리고 멋대로 떠들던 친구들은 주인공인 그녀가 등장하자 입을 닫고 주제를 돌렸다. 난 가해학생들의 보복보다 가식적인 친구들이 더 무서웠다.

 수업은 여느 날과 같이 진행됐다. 진영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의 부재에 친구들은 내심 안심하는 듯 했다. 우림을 괴롭히는 아이는 없었다. 학교는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그래서 더 불안했다. 단순히 날이 흐려서 그런 거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오늘도 지루하고 똑같은 수업이 끝났다. 오늘은 내가 청소당번이다. 칠판 옆 게시판에 청소당번을 요일별로 정해놓은 공지를 보니 이하연이라는 이름 석 자가 눈에 띄었다. 어쩌다보니 같은 구역을 청소해야 되서 우리는 서로 반씩 나눠서 청소하기로 합의했다. 나는 어제 교무실에서의 일이 궁금했지만 그녀에게 묻지 않았다. 그녀도 내게 별말 하지 않았다.

 청소를 마친 뒤 오늘따라 유난히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교실 건물에서 나왔다. 그녀는 먼저 나와 나를 앞질러 가고 있었다. 다부지게 묶은 그녀의 머리가 걸을 때마다 좌우로 흔들렸다. 나는 시계추 같은 그녀의 머리에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멍하니 바라봤다. 최면은 오래가지 못했다. 멀리서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체육관에서 모자를 쓴 사람이 쏜살같이 달려 이쪽으로 왔다. 모자 쓴 남자는 나를 지나쳐 곧장 그녀에게 달려가 등을 밀쳤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나는 상황파악을 했다. "뭐야?"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나는 곧바로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녀의 왼쪽 다리의 무릎이 까져 피가 나고 있었다.

 "괜찮아? 저 사람 뭐야?"

 "아……아파."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 나는 일단 그 남자를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책가방을 던져두고 전속력으로 멀어져가는 남자를 쫓았다. 한참을 달려 학교 앞 사거리까지 왔으나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고 그녀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조금밖에 뛰지 않았는데 날이 더워 이마에서 땀이 흘렀다. 학교로 되돌아왔는데 가방만 보이고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건물 계단에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괜찮니?"

 "아니. 괜찮아 보여?"

 "일단 양호실에 가자. 아직 양호선생님 계실거야."

 "안 돼. 나 가야해."

 "이런 다리로 어딜 가? 치료받아야지."

 "됐다니까." 그녀는 일어나 어떻게든 걸어보려 했지만 고통스러운지 다리를 절뚝거렸다.

 "거봐. 치료 받으면 괜찮을 거야. 고집부리지 말고 잠깐이면 돼." 나는 그녀의 팔을 잡고 부축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기서 양호실은 멀지 않았다. 그녀를 부축하고 천천히 양호실로 향했다. 양호선생님은 다행히 계셨다. 선생님은 그녀의 무릎을 보고는 깜짝 놀라셨다. 무슨 일 있었냐는 물음에 있었던 일을 말하려는 차에 그녀는 단순히 넘어졌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나를 손으로 막으며 그냥 넘어가라는 눈치를 주었다.

 "누구 짐작 가는 사람 있어?" 치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내가 물었다.

 "아니. 근데 이진영이 꾸민 일이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양호 선생님께 왜 거짓말 한거야? 선생님께 말씀드려야지."

 "그럴 필요 없어."

 "어째서?"

 "더 이상 복잡한 일은 싫어. 만약에 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번엔 그냥……"

 "이대로 그냥 넘어간다고?"

 "애초에 나는 걔들하고 싸울 마음이 없어. 다만 우림이가 신경 쓰여서 그랬던 것뿐이야."

 "그래도 범인은 잡아야지.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그 놈들 또 그럴 거야."

 "됐어. 걔들도 곧 선도위원회가 열리면 날 함부로 건들지 못해."

 "그래도 그건 아니지."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날 위한다면 그냥 넘어가줘." 그녀의 단호한 말에 더 이상 난 뭐라 대꾸할 수 없었다.

 "널 위한 일은 아닌 것 같지만 네가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지. 대신 무슨 일이 생기면 선생님께 말해야 돼."

 "응. 그나저나 어제는 네 덕분에 잘 넘어갔어."

 "난 한 게 없는데."

 "그렇긴 하지. 근데 네가 처음에 선생님께 잘 말씀드렸잖아."

 "그냥 있었던 일 보고했을 뿐이야."

 "내가 모르는 일까지 말했던데. 강당에서 괴롭히고 있던 일은 몰랐는데."

 "강당이 아니라 그 바깥 길에서 그런 거야."

 "어쨌든, 이진영이 계속 따돌림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해서 하마터면 내가 오해한 일로 끝날 뻔 했어. 네가 선생님께 그 일까지 말한 덕분에 잘 마무리 된 거야."

 "음, 그랬구나. 난 먼저 집에 가서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니까. 그런데 지금 넌 어디 가는 거야? 집에?"

 "아니. 공부하러 가야지. 독서실로."

 "너도 독서실 다녀? 나도 다니는데. 어딘데?" 그녀는 ○○역 근처 독서실에 다닌다고 대답했다. 그 곳은 우리 집하고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거기에 독서실이 있었어? 난 조금 먼 곳에서 다니는데. 이사 온지 2년이나 됐는데 모르는 곳이 많네."

 "어디서 이사 왔는데?"

 "K시에서. 그 동네 있잖아. ○○마을. 강이 흐르는 마을로 유명한."

 "난 처음 들어 보는데."

 "TV에도 자주 나와서 유명한 곳인데, 정말 몰라? 여기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인데." 그녀는 정말 몰랐다. 지금까지 ○○마을을 모른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너 혹시 TV같은 거 안 봐?"

 "무슨 소리야. 나도 TV봐. 자주는 못 보지만."

 "그런데 모르는 거야? 우리 마을을 모른다고 한 사람은 처음이야."

 "그래? 왜 나는 모르고 있지?"

 "나중에 검색해서 찾아봐."

 "그래야겠다. 궁금하네." 어느새 우리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있었다. 뒷좌석이 비어있어 같이 앉았다. 왜인지 버스에 탄 이후로 대화가 끊겨버렸다. 나는 버스에 올라타는 사람들과 익숙한 바깥 풍경을 바라봤다.

 

 

 
작가의 말
 

 [1] ~ [15]로 썼는데 [2]부터는 [3], [4]로 쪼개서 올리겠습니다. (공모전에 20회 이상 권장해서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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