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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평범한 근무자들
작가 : 작품표지올리는방법
작품등록일 : 2018.11.12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묘사와 고찰

 
만남 3
작성일 : 18-12-24 21:03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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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라니와 프랑수아는 이삼일에 한 번씩 얼굴을 보게 되었다. 라니는 프랑수아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왜인지 레슨실에 가서 프랑수아가 보이지 않으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똑같이 레슨을 받으러 간 날, 레슨실에 갔더니, 프랑수아가 말하기를 자신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라니는 바빠서 오늘 없는 날이겠거니 생각하며 혼자서 피아노 연습을 하다가, 갈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라니는 갑자기 프랑수아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 프랑수아가 자신의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했던 것이다.

 

 

 

 "가실 시간이 되었네요."

 

 

 

 프랑수아는 라니에게 알려주었다. 라니는 곧바로 나가지를 않고 곧바로 대답하였다. 제 연주를 하나 들어주시겠어요.

 

 

 

 그 곡은 쇼팽의 녹턴 구의 이번이었다. 라니는 프랑수아를 옆에 두고 조잘조잘 못알아들을 것 같은 설명을 이리저리하다가, 딱히 그런 변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네 한번 해보세요."

 

 

 

 라니는 연주를 시작하다가 멈추었다. 다시 해볼게요. 하다가 또 멈추었다. 그러기를 한 다섯 번 반복하였다. 라니는 다시 마음을 먹었다. 진짜 이제는 연주를 해야하는데, 너무 긴장이 되었다. 왜? 내가 신경을 써야하는 상대도 아닌데 긴장을 왜 하고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이 무심하게 연주하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이미 틀렸다고 라니는 생각했다. 다시 진지하게 마음을 고쳐먹고 연주를 하였다. 평소에 라니의 연주를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라니의 연주는 어딘가 모르게 불안정하고, 무언가가 잡혀있지 않은 느낌이었다. 어찌어찌 연주를 하고 있는데, 프랑수아가 입을 떼었다.

 

 

 

 "왼손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가면 좋겠어요."

 

 

 

 라니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행복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프랑수아와 함께여서가 아니었다. 음악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라니는 미플랫을 눌렀다.

 

 

 

 "이 곡은 되게 안정적인 곡인데, 불안정적으로 치시는 것 같네요."

 

 

 

 "이렇게요?"

 

 

 

 라니는 왼손만 연주해보았다. 그렇게 생각하고보니, 자신이 다 쓰러져가는 것처럼 연주를 한 것 같기도 해서 약간 부끄러워졌다. 왼손만 쿵짝짝, 왈츠처럼 밝게 쿵짝짝이 아니라, 선명하게 들리는 쿵짝짝을. 낮은 음으로 쿵 하고 누른 다름에 위로 올라와 짝, 짝을 하였다.

 

 

 

 "네. 조금만 더 풍부하게요."

 

 

 

 라니는 갑자기 프랑수아의 눈치를 보아가며 왼손연주를 하였다. 연주를 하면 건반을 보고 있으면 되는데, 자꾸 옆에 서있는 프랑수아를 힐끔힐끔 돌아보게 되는 것이었다. 프랑수아는 꽤나 진지하게 듣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라니는 더욱 집중하려고 노력하였다.

 

 

 

 왼손에 힘을 어느정도 실을 것인지 감을 잡은 후에 다시 양손으로 연주를 시작하였다.

 

 

 

 "뭐, 괜찮은 것 같은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왼손만 더 힘줘서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프랑수아는 은근슬쩍 반말을 섞어서 하였다. 라니가 네 번째 마디까지 연주를 하였고, 이제 다섯 번째 마디를 연주할 참이었다. 오른손은 시플랫을 누른 후에 위에서 또르르 내려오는 음을 연주하였는데, 프랑수아가 손을 저었다.

 

 

 

 "여기서는 오른손이 조금 더 크게 들렸으면 좋겠어요."

 

 

 

 라니는 다시 다섯 번째 마디를 연주하였다.

 

 

 

 "그렇게요."

 

 

 

 프랑수아가 갑자기 라니의 옆으로 불쑥 다가오더니, 라니의 바로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것이었다. 라니는 너무 놀라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라니는 자신의 세상에만 빠져서 살고있던 아이였으니까. 프랑수아가 건반 위로 손을 올리자 라니는 자연스럽게 손을 밑으로 내렸다. 그러곤 옆으로 조금 더 비켰는데, 공간이 너무 협소하여서 멀리 있을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나란히 앉은 채로 있자니, 라니는 음악도 잊어버리고 이 세상에는 음악과 철학말고도 이성이라는 것도 있었구나하고 생각하였다. 피아노 의자에 나란히 앉아있으니 프랑수아의 물리적인 존재감이 느껴졌다. 실제로 존재하고 만질 수 이는 것이란, 정신적인 것과 또 다르게 다가오는 종류의 것이었다. 곧 바로 머리가 돌아버렸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라니는 촉각으로 느껴지는 존재란 얼마나 동물적인 감각에 크게 느껴지는 것인지 놀랐다. 가까이있으니 프랑수아의 숨소리도 느껴졌고 비록 앉아 있어도 우뚝 서있는 몸체도 희미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앉아서는, 프랑수아가 갑자기 악보를 보며 떠듬떠듬 연주를 해주는데, 손이 너무 큰 것 아닌가! 라니는 프랑수아의 손이 그렇게 큰 줄 몰랐다. 프랑수아의 손은 너무 커서 연주를 하고 있으면 건반을 모두 덮어버릴 것 처럼 보일 정도로 라니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프랑수아가 연주하는 녹턴은 초견이었기 때문에 약간 어설프긴 하였지만, 풍부하고 웅장하게 연주 하는 것을 라니가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라니는 프랑수아와 가까이 있는 것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었지만, 프랑수아는 오직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래서 라니는 약간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만 혼자 놀라서 안절부절하고 있는 꼴이란! 아주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라니는 더이상의 경망을 허락하지 않기로 하였다. 라니는 자기 자신이 너무 촌스럽게 느껴졌다.

 

 

 

 이렇듯 사람이 아무리 공상과 이성 속에서 살아가더라도, 막상 다시 현실에 돌아와 살아간다는 것은, 그 공상과 이성이라는 환상을 모조리 다시 깨고 조립하는 과정의 연속인 것이다. 인간과 삶에 대해서 성찰을 하더라도, 식사 때가 되어 배가 고파오면 다시 먹을 것을 찾아다닌다. 또 어떤 자는 사랑과 연애에 대해 엄숙하게 숙고를 하다가도, 다시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곧바로 정신을 놓게되는 것이다. 인간은 그 신체적, 정신적인 조건과 출신, 환경과 상관 없이 모두가 평등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못생긴 장애인 앞에서는 한없이 차가워지고, 외모가 우수한 자가 나타나면 조금이라도 더 외모를 더 보고싶어서 군말을 더 붙인다. 친절해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머리 숙여 차별에 대해 고찰하고, 대학살은 끔찍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막상 난민을 만나면 구제 못할 이런저런 핑계가 생기는 법이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이런 모순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습성인 것을! 인간들이여! 그냥 모순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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