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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22. 접근(1)
작성일 : 18-12-24 20:59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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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웃기는 소리하지 마라. 무슨 허리로 공을 치냐? 팔로 치지. 너 임마! 양팔을 다 묶어 줄까? 허리로 백날 쳐봐라. 공이 맞는지. 공은 팔로 치는 거야. 너는 대학까지 나온 놈이 영어도 모르냐? 이렇게 팔로스로우~~~. 팔로 던져”

 

 “야! 이 무식한 놈. 너 임마! 너 맨날 여자 만난다는 자랑하는데 너는 잠자리서도 힘으로만 밀어 붙이지. 힘으로만 밀어 붙여 여자가 질식하는 걸 넌 여자가 홍콩간 줄 알지. 허리를 써. 이렇게 톡톡”

 

 고민이 계속 배치기 흉내를 내며 거의 강요 수준에 이르기까지 레슨을 하고 있다. 게임 중에 레슨까지 가미된 상황에서 게임은 끝났다. 고민이 실력이 아니라 레슨이라는 비장한 무기로 공짜 술자리에 앉았다.

 

 “야! 제발 공칠 때 이래라 저래야 좀 하지 마라. 확! 미치겠더라”

 

 우두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역정을 낸다.

 

 “그게 실력 아니냐! 게임은 결과가 중요하지! 폼! 그거 아무 짝에도 쓸데없어. 허~~. 너 빨리 달아 오르더라. 사실 네가 말한 팔로스로우가 그게 맞긴 맞아. 그런데 네가 하나 모르게 있다면 그 팔로스로우를 하기 전에 몸통 회전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해. 돌아가는 몸통과 허리를 따라 팔이 자연스럽게 따라와서 두들기는 순간에 온 힘을 다해 오른 등, 옆구리, 갈비, 어깨에 젖 먹던 힘까지 줘서 네가 가장 싫어하는 놈의 대가리를 연상하고 내리 찍어 버려. 그러면 지구 끝까지 날아가. 허! 허! 허!”

 

 고민이 오랜만에 이긴 승리감에 도취되어 우두를 빤히 쳐다보며 약을 올린다.

 

 “자식! 쓸데없는 소리 그만 해. 너나 잘해 임마! 가물치한테 잽도 안 되는 놈이 주둥이만

 살아가지고. 내한테 이길 생각하지 말고 목표를 가물치한테 해”

 

 비위를 건드릴 의도에서 하는 말인데도 고민이 꼼짝도 않고 여전히 약을 올리는 듯이 툭 내뱉는다.

 

 “너 그래가지고 언제 가물치랑 한 판 치겠나? 그 놈! 하수들과 절대 안쳐! “

 

 “허! 허! 너도 마찬가지야! 임마! 내한테 이겨야 가물치자 같이 놀아 주려고 할걸. 고민아 넌 참 산 너머 산이다. 허! 허! “참! 가물치한테 물어 볼게 있는데…..”

 

 잔뜩 찡그린 고민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우두가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더니 목소리를 잔뜩 깔고 전화를 한다.

 

 우두가 이렇게 목소리를 낮춰 부탁한 적은 거의 없었다. 뭔가 중요한 일이 있는 것 같지만 평소에 하던 대로라면 혼자만 중요할 뿐이지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었다.

 

 “친구야! 혹시 시간 있나?”

 

 시간이 넘쳐 흐르는 가물치가 우두가 전화를 끊자마자 내달려 왔다.

 

 “야! 하체 단련 시작했냐?”

 

 고민이 싱겁게 웃는다.

 

 “그럼! 내가 풀 코스를 마다하겠나. 오늘은 누가 이겼어?”

 

 “공은 안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바람에 집중을 못하겠더라”

 

 “그게 진정한 프로 아니냐! 그럼! 이 술은 네가 사네?”

 

 가물치가 우두를 쳐다 보며 소주를 들이킨다.

 

 “야! 천천히 마셔라”

 

 “왜! 돈 다 잃었어?”

 

 “그래!”

 

 실력이 아닌 레슨이라는 비장한 술책에 진 우두가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계속 씩씩대고 있다.

 

 “우두야! 가물치에게 할 말이 있다며?”

 

 “무슨 할 말?”

 

 벌겋게 달아 오른 우두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형식이 형님 알지?”

 

 “글쎄! 어디 사는데?”

 

 “왜 시의원한 형님!”

 

 “글쎄! 잘 모르겠는데 왜?”

 

 “잘 모르나? 그런데 왜 부탁을 하지?”

 

 우두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무슨 부탁인데? 또 네가 해결해준다며 허풍 친 거 아냐?”

 

 대책도 없이 특히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에게 부탁을 받고 주위 사람에게 떠 맡겨 난처하게 만드는 우두가. 또 뭔가 저질렀다.

 

 “아니. 나는 그 형님이 너를 잘 안다고 하길래…..”

 

 “잘 알면 내한테 직접 부탁하지 너한테 왜 했겠어. 무슨 부탁인데?”

 

 “그게 아니고. 너하고 연관된 일이고 너도 아주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더라”

 

 “그래. 일단 무슨 얘긴지 들어보자”

 

 “최근에 들어온 기름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뜬금없이 뭔 놈의 기름?

 

 가물치가 주유소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 써는 보일러는 기름 보일러가 아닌 가스 보일러인데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도 짐작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두가 기름과 관련이 있는 일이 아닌 요리조리 우두를 해부해 조리나 하는 놈이 어찌 기름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가물치가 의아하게 우두를 쳐다 봤다.

 

 “형식이 형님이 너보고 무슨 기름에 문제가 없다고 다시 거래처에 얘기하고 너는 거기서 손 빼라 하던데. 너도 다칠 수 있다던데…. 나야 네가 하는 일이 무슨 일인지 모르니…”

 

 평소에 우둔한 짓만 하고 다니니 충분히 전해야 할 말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아마 그 선배가 부탁을 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지금 우두는 협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친다…. 특사를 보내려면 좀 제대로 된 놈을 보내지! 선배라는 놈 안 봐도 훤하다’

 

 말 자체에서 벌써 반감이 들었다. 개뿔이나 다칠 때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가슴에 불이 붙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 그 선배도 모르고 무슨 기름인지도 모르고 내가 기름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라서 내한테 난감할 일이 생길 일도 없다. 혹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울 테니 무슨 일인지 자세히 물어 보던가 필요하면 그 형님이 직접 내한테 연락하고 해라. 그리고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손을 빼라는 둥 내가 난감한 일이 생길 수 있는 둥 그런 말에 억수로 기분 나쁘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술이나 마셔라. 중요한 건…. 나! 회사 그만 뒀다”

 

 가물치의 퇴사 선언에도 이 놈들은 농담으로 여기는지 피씩 웃기만 한다.

 

 “야! 친구 말이 말 같지도 않냐? 나 그만 뒀다니까!”

 

 “야! 애가 몇 명인데… 회사가 뭔 똥간이나? 급하면 들어갔다가 안 급하면 쳐다 보지도 않는…”

 

 고민이가 쓸데없는 소리라 여기며 반박을 하는 동안 우두는 들은 척도 안는다

 

 한 가정의 가장을 떠나 친구가 직장을 그만 뒀다면 이 놈들이 앞으로 생계 걱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유 정도는 물어 봐야 하는데 전혀 물어 보지를 않는다. 자기 말은 들은 척 만척하며 협박의 도를 넘은 부탁에 심기가 뒤틀린 가물치가 술만 연신 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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