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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20. 충전(5)
작성일 : 18-12-24 20:57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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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뭔 개똥 같은 소리야! 목소리만 들어도 아는 놈이지만 인사도 없이 다짜고짜 역정을 내고 있다. 무슨 소리인지 물어 보기도 전에 이번엔 협박하는 소리가 들린다.

 

 “형님이 책임질 거요?”

 

 갑자기 다그치는 소리에 적잖이 당황한 가물치가 묻는다.

 

  “무슨 소리야?”

 

 그제서야 이 놈의 이해하기 싶게 이야기를 한다.

 

 “왜 멀쩡한 화물을 불량품이라고 배를 돌려 보내요”.

 

 ‘이게 뭔 소린가? 오래 전 수입된 화물을 가지고 이놈이 왜 따지지?’

 

 그때 가물치도 이 일로 인해 많은 시간을 이 일에 매달린 터라 얼른 떠 올랐다.

 

 “자네가 왜? 그때는 자네가 그 일을 같이 하지 않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 화물을 미국에서 저희가 검사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화물을 가지고 문제를 만들었다던데…… 형님이!”.

 

 ‘이건 뭔 개 똥 같은 소리야! 그 땐 아무 말도 하지 않고선’

 

 이 놈의 어투에서 뭔가 뒤끝이 개운치 않은 걸 보면 이 놈의 회사에 뭔가 심각한 일이 발생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순간! 아! 이 놈이 출근하자마자 따지는 이유를 알았다.

 

 

 아주 똑똑한 친구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간혹 불리한 일이 생기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한다. 사람들이 시시비비를 가릴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기선제압이다. 특히 상대가 그 시시비비의 이유를 모를 때는 이 방법이 특효 약이다. 간혹 이 친구가 사용했던 처방 법이라 가물치가 순간 당황했다가 이전보다 빨리 평정을 되찾았다.

 

 특효약도 자주 쓰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걸 이 녀석이 잊어 먹은 것 같다. 먹는 것도 가려서 먹어야 하는데 아주 중요한 걸 꼴딱 삼킨 것 같다. 이 녀석의 회사에서도 다른 신종 특효약을 사들이지 못한 것 같다.

 

 탄탄한 자본력으로 특효약을 사들여 이 업계를 장악해버린 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미꾸라지들을 빼가서 쓸모가 없어진 미꾸라지는 추어탕으로 삼킨 덕택에 지금은 아주 건강한 회사가 되어 있다.

 

 여기저기서 사들여 놓은 미꾸라지들 틈새에서 추어탕이 되지 않으려면 그 수족관 내에서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에서 주인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이 친구도 살아남기 위해 중간에서 여기저기를 눈치를 보다 자기의 줏대를 최근에 너무 자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수족관에 가물치 같은 대형 물고기가 들어 가기라도 한다면 그 가물치 밥이 되고 마는데 지금 이 놈은 그런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으리라 철저히 믿고 망언을 하고 있다.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면 그건 그때의 일이라고 이런 미꾸라지들은 또 대처를 할 것이다.

 

 빠져 나가기 바쁜 미꾸라지들은 빠져 나가기에 바빠 대처를 할 경황이 없을 때가 많아 추어탕거리가 되기 직전에 이런 저런 변명을 늘여 놓기도 한다.

 

 똥인지 된장인지 가려진 후에 어떤 변명이 나올 지 벌써 기대가 됐다. 아마 기억이 안 난다? 이 정도가 항상 이 놈이 한 변명이었다.

 

 “이 친구야! 그 당시에 보낸 메일 내용을 잘 검토했어야지. 그 메일 내용을 다시 보면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 붙이지 못 할걸. 허! 허!”

 

 아무렇게 않은 듯이 툭 던지듯이 말을 한다.

 

 “형님! 그렇게 웃을 일이 아니에요. 체선료부터 추가로 들어 간 모든 비용을 모조리 형님 회사로 청구 들어 갈 수 있어요. 어떻게 감당하려고요”

 

 벌써 이 회사와 사직서를 낸 회사와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가물치는 직감했다.

 

 그 정도의 선박이면 하루 체선료가 삼백 만원 정도니 계속 묶어두면 며칠 사이 천 만원을 넘긴다. 그런데 어쩌나! 똥인지 된장인지 분명히 확인한 가물치가 다시 된장이라고 번복하여 하역하는 그 순간에 몇 십억이 오간다.

 

 똥이던 아니던 책임은 모조리 가물치가 아닌 다니던 회사가 감당해야 한다. 벌써 똥이라는 메일이 전세계로 퍼져 버렸으니 이젠 된장이라도 똥으로 만들어버려야 한다.

 

 가물치는 똥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거의 협박 수준인 이 친구의 어투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비록 그만 둔 회사의 일이지만.

 

 그래도 외롭지 않은 몇 달을 즐기고 있을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한다. 창업에 솟아 부을 시간을 그만 둔 회사 일에 뺏길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 모른다며 그 회사에 전적으로 밀어 버리면 또 하나의 적이 생길 수도 있다.

 

 ‘아! 뭐야!’

 

 그 기간 동안 아마 가물치는 천당과 지옥을 몇 번은 왔다 갔다 할 수도 있다.

 

 이 일에만 매달리면 때론 희열에 때론 비애에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가 있는 짜릿한 순간들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매력에 반해 아직 이 일에 매달리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한다. 잘못 되는 일이 없도록 검사를 하는 이 직업에서 어느 누군가가 실수를 하면 그 실수를 샅샅이 끄집어 내 책임을 넘기는 이 일.

 

 이런 일에 가물치는 희열을 느끼고 있다.

 

 반대의 비애도 즐기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 일에 매달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전화 한 통이 가물치 머리를 복잡하게 하기는 했다. 멀쩡한 화물을 자신의 판단 착오로 똥으로 만들어버리지 않았냐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만약에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면 이 친구의 말대로 모든 비용을 그 회사가 책임져야만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책임을 진 후도 더 문제다.

 

 좁디 좁은 대한민국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

 

 외롭지 않은 몇 달만 보내면서 가물치 판단이 옳은 것으로 모든 사건이 종결되면 모두의 기억 속에 광속으로 사라지겠지만 만약에 가물치 판단이 틀린 것으로 종결되면 가물치는 이런 외롭지 않는 세월 속에서 참담한 외로운 세상 속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빠져 들어 가야만 한다.

 

 그 세상에서 가물치는 건달까지 가지 않겠지만 백수는 분명하다.

 

 벌써 일파만파로 퍼질 자신의 판단 착오의 결말을 그려가고 있다.

 

 이 생각에 빨려 들어가면 갈수록 속이 메스꺼워지며 현기증이 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속을 뒤집어 놓은 게 하나가 있다. 책임만 막중하고 그 일에 대한 대가는 그 책임의 눈곱만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한탄을 어디에 가서 어느 누구에게도 할 수가 없다. 겉보기에는 볼펜 한 자루와 계산기와 종이만 있으면 되는 일로 모두가 착각하고 있다.

 

 하다못해 주는 떡고물이나 잘 받아 먹으라는 경멸과 멸시가 섞인 핀잔을 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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