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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기억 저편에 있는 너.
작가 : 청아휘
작품등록일 : 2016.9.20

그 때에 관한 생각의 일부라도 절대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주인공 오혜연.
그러나 그게 쉽게 되질 않았다.
친한 친구의 강압(?)에 못이겨 동창모임에 나간 혜연은 잊고 살았던 그 날의 일을
기억하고 만다...

 
우리는 널 기억하고 있어
작성일 : 16-09-22 15:27     조회 : 495     추천 : 0     분량 : 5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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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우리는 널 기억하고 있어.

 

 

 서. 윤. 채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름이었고 얼굴이었다. 그래서 잊어버렸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잃어버린 척을 한 것뿐이었다.

 

 서윤채를 생각함 그 때가 자동으로 떠올랐기에 일부러라도 기억을 털어냈다. 그렇게 해서라도 정말 잊어버리고 싶었다.

 

 잊어버린 줄 알았다. 그래서 그녀 자신도 놀랄 정도로 중학교 시절을 기억하지 않았는데 다 소용없게 되었다.

 

 그 시절, 그땐 딱히 누구랑 친 하다라는 친구가 없었다.

 

 혜연인 성품자체가 조용했고, 어지간해서 나서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렇다고 착한 학생은 아니었다.

 

 그녀는 자기 수준에 맞는 아이들과 어울렸다. 그 당시 혜연은 수업 빼먹는 걸 예사로 하던 아이였고, 눈에 거슬리는.... 한 마디로 재수 없다 여겨지는 애가 있으면 체육관 건물 후미진 곳으로 끌고 가 겁주고, 몇 대 때리고.....

 

 “ 무슨 여자애가 걸음이 그렇게 빠르냐?”

 

 뒤쪽에서 다다다다 누군가 다급하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생각에 잠겨있는 그녀의 어깨를 힘껏 잡아 세웠다. 덕분에 그녀는 소위 일진이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었다는 생각까진 끌고 오지 못했다.

 

 혜연이 반사적으로 잡혀있는 어깨를 힘껏 털어내며 낮게 으르렁 거렸다.

 

 “ 뭐야!”

 

 “ 아후, 숨 차라.”

 

 뒤돌아보니 아까 혜연일 자기 곁으로 잡아 당겼던 경호라 불리던 남자가 얼마나 급하게 뛰어왔는지 가쁜 숨을 헉헉 몰아쉬고 있었다.

 

 “ 넌, 여전하더라.”

 

 어느 정도 숨을 고른 경호가 아까와 같은 소리를 뱉었다. 혜연이 되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뭐?”

 

 “ 분위기 살벌하게 만드는 거, 여전하다고.....”

 

 내가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든다고? 하... 이건 또 뭔 소리야?

 

 “ 몰랐어?”

 

 혜연은 몰랐냐고 묻는 경호를 외면했다.

 

 결코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아까 구겨진 동창들 얼굴을 생각하니 그런 것도 같았다. 그러니까 전에도 그랬단 말이 되는 거였다.

 

 후후후... 우스웠다. 그녀는 자신이 그런 존재였다는 사실이 새삼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아하... 후회도 아니고 반성도 아니고 정말이지 여러 가지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엉망으로 엉클어놓기 시작했다

 

 “ 어디 들어가 얘기 좀 하자.”

 

 “ 솔직히 나, 너 기억 없어. 누군지 모르겠다고. 재수 없는 놈 말대로 잊고 싶은 시절이었는지 그때 기억이 별로 없다.”

 

 들으면 기분 나쁠 텐데도 경호라는 남자는 별 표정이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혜연일 측은하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했다.

 

 “ .....기억이 안 난다.....”

 

 그러니까 아는 척 같은 거...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꽉 다물고 있는 그녀의 붉은 입술이 그렇게 말을 전하고 있었다.

 

 경호의 까만 눈동자가 인상을 쓰고 있는 혜연을 보며 부드럽게 휘었다.

 

 “ 그런데 어떡하지? 넌, 우리를 기억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 우리는 널 기억하고 있거든. 우리가 오혜연, 널 기억하고 있다고.....”

 

 “ .....!”

 

 “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

 

 걱정? 걱정은 무슨.....

 

 “ 관심 꺼.”

 

 무엇보다 오혜연을 기억하고 있다는 말이 영 반갑지 않았다. 기억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가슴팍에 무거운 돌덩이가 올려 진 듯 답답하기까지 했다.

 

 혜연인 길거리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경호랑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 자체가 불편했다. 그렇다고 해서 경호랑 다른 곳에서 얼굴 마주보며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경호는 끈질겼다.

 

 “ 잠깐이면 돼. 잠깐 얘기 좀 하자.”

 

 “ 너 참, 사람 귀찮게 하는구나.”

 

 “ 너니까....”

 

 “ 무슨 소리야?”

 

 “ 너니까 귀찮게 하는 거라고....”

 

 하... 어이가 없는지 혜연의 입에서 신음 같은 짧은 한숨이 나왔다. 그녀는 더 이상 경호랑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새롭게 한 명 추가 될 것 같았다.

 

 시간 낭비였다. 혜연이 어깨에 멘 가방끈을 고쳐 잡았다.

 

 “ 어 어.... 야, 혜연아!”

 

 간다는 인사도 없이 자신을 두고 몸을 돌리는 혜연의 팔을 경호가 재빠르게 잡으며 말을 뱉었다.

 

 “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팔을 잡힌 혜연의 발이 묶였다.

 

 경호의 손길이 급해졌다. 주머니 이곳저곳을 뒤적이더니 하얀 종이를 꺼내 뭔가를 휘갈겨 써내려갔다.

 

 “ 내 휴대폰 번호야. 전화 기다릴 테니까 내일이고 모래고 전화, 꼭 해라.”

 

 더 이상 졸라봤자 소용없다는 걸 안 경호가 마지막 방법을 쓴 것이다. 그런데 종이를 주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참동안 실랑이를 한 끝에서야 혜연의 손에 종이가 들려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쥐어진 종이는 벌써 구겨졌다.

 

 “ 전화, 기다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종이 버리더라도 번호 외우고 버려라. 먼저 간다.”

 

 넉살이 좋은 건지, 성격이 팔불출인지 혜연의 싸늘한 반응에도 경호는 웃음 띤 얼굴로 손을 흔들며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하... 뒤에 남겨진 혜연은 지금 상황이 너무 황당해 헛웃음을 흘렸다.

 

 혜연은 경호가 손에 쥐어준 구겨진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후훗... 또 다시 웃음이 새어나왔다.

 

 뭐? 버리더라도 번호를 외우고 버리라고? 무슨 자신감이래?

 

 전화 할 일도, 경호를 다시 만날 일도 없었다. 주의를 두리번거리던 혜연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몇 걸음 걷던 그녀의 걸음이 멈춘 곳은 잡다한 쓰레기가 모아져있는 봉투가 있는 곳이었다.

 

 ****

 

 다음날.

 

 혜연은 또 다시 가현이에게 잡혀 전통찻집에서 고문을 당해야 했다.

 

 휴대폰이 문제였다.

 

 혜연이 평소 싫어하는 게 몇 가지 있었다. 그중 첫 번째가 휴대폰 벨소리였고, 두 번째는 커다랗게 틀어진 음향소리였다.

 

 휴대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그녀는 툭하면 전원을 꺼놓든지 아님 무음으로 소리를 죽이곤 했다.

 

 “ 휴대폰은 폼이냐? 소리가 시끄러워 죽여 놨으면 재깍 살려놔야지 어쩜 아침까지 잊어버릴 수가 있어?”

 

 “ 시끄러워 죽겠네. 어지간히 좀 해라.”

 

 “ 어제 내가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지 알아?”

 

 “ 진짜 뭔 전화를 그렇게 많이 했니? 아침에 보고 깜짝 놀랐다.”

 

 전화만 한 게 아니었다. 문자는 테러수준이었다. 그 많은 문자 중 혜연을 웃게 만든 문자도 있었다.

 

 - 오데로 갔니. 오데로 갔어. 날 두고 어데로 사라진 거냐고!!!!-

 

 아마도 그녀가 나가고 뒤따라 가현이도 나왔지만, 골목이 많은 그곳에서 찾을 수가 없어 문자를 보낸 것 같았다.

 

 “ 도대체 연락이 닿아야지. 어제 너 그렇게 나가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기나 해?”

 

 “ 걱정을 왜 해? 내가 집 못 찾아갈까봐?”

 

 “ 그래, 기집애야. 내가 어제 놀란 생각하면.....”

 

 가현이 눈에 힘을 주며 혜연을 노려보았다. 제법 노기가 묻어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제 불편한 걸 따지면 혜연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는 누굴 탓하고 싶지 않았다. 가현의 같잖은 협박에 못이기는 척 넘어가 준건 자신이었다. 평소 성격대로 하면 절대로 그런 곳에 발길을 하지 않았다.

 

 “ 경호, 너 가나고 곧바로 뒤따라 나갔는데 만났어?”

 

 “ 응”

 

 “ 경호랑 무슨 말 한 거 있어?”

 

 “ 아니.”

 

 혜연이 고개를 잘게 흔들었다. 말이야 몇 마디 했지만 전해주고 자시고 할 말이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은근 뒤가 켕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왜?”

 

 “ 으응... 어제 경호가 나갔다고 한참 만에 다시 돌아왔는데, 돌아와선 윤채랑 한참동안 귀엣말을 하는 거야.”

 

 “ 그런데?”

 

 “ 이상하잖아.”

 

 가현의 말을 들으며 혜연이 푸시시 웃음을 흘렸다. 사내놈들이 남사스럽게 귀엣말을 주고받는 모습이 불연 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현이 말론 그 날 분위기가 이상했다고 했다. 그렇게 느낀 건 자기만이 아니라고 전하며 고개를 연신 갸웃거렸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던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리고 그날 윤채가 한 말이 무슨 뜻이야?”

 

 “ 뭔... 말?”

 

 혜연이 기억나지 않는 척하며 딴청을 부렸다. 시선을 밑으로 내려 보니 찻잔 속에 예쁘게 핀 노란색 국화가 보였다. 그녀의 입가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 왜 그랬잖아. 기억하고 싶지 않는 시절이라고 했나 만남이라고 했나.... 암튼”

 

 “ ....으음....그랬나? 글쎄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

 

 “ 글쎄에?”

 

 가현이의 눈매가 세로로 세워졌다. 기분 나쁘다는 뜻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혜연은 가현이 눈을 그렇게 세로로 세워봤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녀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단호하면서도 싫은 내색을 했다.

 

 “ 어제 얘기 하지 마. 어제 생각하면 너 두 번 보고 싶지 않아.”

 

 “ 내가 뭘 어쨌는데!”

 

 가현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라고 마음이 편한 게 아니었다. 혜연이 그렇게 나가고 경호마저 곧바로 뒤따라 나가자 그곳에 있던 친구들 눈이 모조리 가현에게 향했다.

 

 쟤들 왜 저래? 몰라.

 

 눈으로 물었기에 눈으로 대답을 했지만 가현역시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몇몇 친구들은 밤새 톡으로 그녀를 괴롭히기까지 했다.

 

 그들의 대화내용은 비슷했다.

 

 윤채가 혜연이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니까 그 무서운 애가 파르르 성질을 내고 나간 거다. 맞다. 뭔가가 있다. 그런데 그 뭔가가 뭘까?

 

 그 뭔가를 친구들은 가현에게 물었다.

 

 뭐야? 너 알지? 알면 솔직하게 까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모른다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문자판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믿는 것 같지 않았다.

 

 밤새 시달렸으니 이젠 가현이가 직접 당사자한테 물어볼 차례였다.

 

 혜연의 서늘한 눈을 마주하며 가현이 진지하게 물었다.

 

 “ 너, 윤채 진짜 몰라?”

 

 “ 어!”

 

 “ 웃기지마. 기집애야!”

 

 가현이 바로 말을 받으며 일갈을 했다.

 

 “ 모른다는 애가 걔 이름을 듣자마자 재수 없다고 쏘아붙여?”

 

 “ 그런 애들 재수 없거든. 너 생각해봐라. 난 걔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밑도 끝도 없이 날 잘 아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너 같으면 기분 좋겠니?”

 

 임기웅변이었지만 혜연은 자신이 적절하게 말을 한 것 같아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가현인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노란색 국화꽃이 활짝 핀 찻잔만 깊은 눈길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혜연은 자신의 찻잔이 마른 걸 보고 따뜻한 물을 리필 받아 붓고 찻물이 우려나길 기다리며 힐끗 곁눈질로 가현의 표정을 살폈다.

 

 가현은 여전히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모르긴 해도 어제 모임에서 많은 얘기를 들은 것 같았기에 혜연은 모르는 척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서윤채는 끝까지 모르는 사람이 되어야했다. 그래야 그 때 있었던 일들도 기억 속에만 존재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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