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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처음 죽던 날. 이후
작가 : 그슨대
작품등록일 : 2018.11.20

"나는 죽었는데, 한 시간 동안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귀신의 한을 푸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5. 수사 시작 (2)
작성일 : 18-12-24 17:03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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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갑자기 앞이 선명하게 보이더니, 죽은 내 모습이 보이더라구...나는 내 모습이 너무나 끔찍해서 고개를 바로 돌린 후에 밖으로 나갔고, 거기서 할아버지를 만났지. 아마 할아버지는 다 봤을 거야. 아마 마음 같아선 당장 도와주고 싶었겠지만 도와줄 방법은 없었지. 현신해 봤자 140세 할아버지가 뭘 하겠니.

 

  그렇게 나는 죽었어...

 

  불쌍하다고? 많이 억울하겠다고?

  말해봐야 뭐 하겠니.

 

  너무나 고통스러웠지...

 

  억울해. 대체 왜 내가 죽어야 했을까, 왜 내가 아무도 모르는 외진 곳에서 고통스럽게 죽어야 했나.

  시신이 왜 내가 죽은 지 한 달 후에나 발견되었냐고? 경찰들이 일을 똑바로 안 한 것 같다고? 사실 경찰에게 발견되기 전에 길을 어찌어찌 기억해서 그 창고로 한 번 가봤는데, 그 외진 곳은 내 자취방이나 번화가에서 너무나도 먼 한 폐가의 창고 같은 곳이어서 내 시신이 발견된 것조차 기적이더라.

  이제 내 한이 어렴풋이 짐작이 가지? 하지만 너희 생각과는 좀 다를 거야. 나는 범인에게 복수한다거나 죽이고 싶은 게 아니라...(물론 그런 생각도 좀 있기는 해. 하지만 복수해봤자 악귀밖에 더 되겠어?)

  단지 이유를 듣고 싶어. 왜 나를 죽였나. 대체 왜? 죽기 전에 맞을 때조차 나는 계속 그 생각밖에 안 했어. 나는 범인의 얼굴과 직접 대면해서 꼭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 현신한 다음에 범인의 얼굴과 마주친 후에 웃으면서 “왜 나를 죽였어요?”라고 묻고 싶어.

 

 그게 내가 이승에 남겨둔 유일한 한이야. 범인에게 복수하는 거창한 게 아니라.

 

  “그래서...누나가 죽어서 귀신이 된 거예요? 어떻게...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할 수가...”

  버들이는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어.

  “모르지. 이유라도 명백했으면 궁금하지도 않았을 텐데. 범인은 정작 나를 때리고 차고 찌르기만 하고 아무 짓도 안 하더라.”

  “그래서, 이유를 들으면 환생하실 생각입니까...?”

  버들이의 말뜻은 명백했어. 한을 풀면 바로 갈 거냐는 말을 돌려서 한 거지. 하지만 내가 부인할 이유는 없었어. 귀신으로 늙는 건 더 싫었으니까.

  나는 맞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어. 버들이도 내 뜻을 정확히 알아들었는지, 슬픈 눈으로 날 쳐다보기만 하더라. 나에 대한 연민인지, 내가 간다는 것의 슬픔인지는 잘 모르겠어. 그런 후 우리 둘은 서로 안겼어.

  “제가 꼭 잡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 잡아줘도 돼. 난 그냥 범인을 만나고 싶을 뿐이야...얼굴도 잘 못 보긴 했지만.”

  “만약 용의자가 여러 명이라면 구분하실 수 있겠습니까?”

  “글쎄, 자신은 없어. 나는 남자라는 것밖에 몰라.”

  그러고 한참 동안 있은 후에, (나는 어느새 현신이 풀려 다시 귀신 모습으로 돌아갔지.) 버들이는 잠자리에 들었고 나는 나의 아지트인 폐가로 가서 할아버지를 만났지.

  “할아버지, 제 시신이 이제야 발견되었어요. 마음이 착잡해요.”

  “착잡하지 않은 게 더 이상한 거지. 나도 맨 처음에 내 시신을 보고 놀랐단다. 사실 대부분의 귀신들이 그래. 처음에는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안 믿다가 마침내 수긍하고 환생을 하거나 떠돌지.”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은 죽으면 죗값을 치르는 거죠...?”

  “그래.”

  “하지만...적어도 살아 있을 동안에는 마음껏 누릴 거 아니에요...먹고 싶은 것도 먹고, 연애도 하고, 텔레비전 보면서 낄낄대고...저는 그들이 그런 짓을 못하게 하겠어요. 왜냐면 그들이 죽인 사람은 못 누리니까. 그들이 즐거움을 못 누리게 할 때까지 환생은 없을 겁니다.”

  “그래.”

  할아버지는 단답형으로 답했지만 대답은 뚜렷했지. 내 결정을 수긍하고 존중해 준다는 의미였어. 단,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면 안 된다는 것이겠지. 그러면 똑같은 악귀가 돼 버리니까.

  “어제 여대생 S양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서울시는 특별 수사팀을 만들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처음으로 여대생 S양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이고, 나머지 경찰들은 대부분 미제 사건 수사팀 출신 또는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입니다. 특별 수사팀장 안호경 팀장은 국민들에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므로 하루빨리 사건을 종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늦어지는 용의자 수색에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 앵커의 발표.

  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어. 어떤 연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약간 미스터리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원래 그런 사건은 더 주목을 받잖아.

  우선 범인의 목적이 불분명해. 일단 우발적인 범행으로 초점이 맞춰지기는 하는데, 계획적인 면도 있다나? 변태도 아니고, 살인을 좋아하는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낮대.

  둘째, 증거가 별로 없어. 시신이 발견된 지 한 달이나 지나는 바람에 시신에서 많은 증거를 찾아내기는 힘들지. 심지어 확실한 목격자도 없고, 살인이 이뤄진 폐가는 그냥 오래된 폐가일 뿐이었어. 그 폐가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도 많아서 일일이 수사할 수도 없었고. 말 그대로 ‘존재만 알고 있었던’ 평범한 폐가일 뿐이었지. 거의 유일한 증거는 암매장 당한 내 시신 근처의 칼. 하지만 그 칼도 정육점에서 흔히 쓰는 칼일 뿐이었지. 가축들 도살할 때 쓰는...

  내 사건을 심층적으로 보도해 주는 뉴스를 나는 버들이하고 같이 보고 있었지. 내가 내 자신의 죽음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게 되니 기분이 이상하더라.

  “가 볼게.” 내가 버들이에게 말했어.

  “어디 가요?”

  “특별 수사팀.”

  “네, 그러세요...그렇지만 꼭 어디 간다고 말해 주세요. 요새 영영 떠나갈 사람처럼 불안해요...”

  나는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고 창문을 통과해 날아갔지. 참. 그전에 현신한 다음 버들이의 휴대폰을 봤어. 내 사건이 어떤 식으로 나오나 해서. 약간 잘못된 보도도 있었긴 했지만 비교적 정확한 편이었지. 댓글도 봤는데, 하루빨리 수사해서 젊은 여대생의 한을 풀어주라는군. 뭐, 나도 그러기를 바라지만 그게 쉬워야지.

  나는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 경찰서로 간 다음에, 한참 동안 헤매다가 ‘특별 수사팀’이라고 써진 푯말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지. 내가 조금 길치라서. 그 문에는 ‘직원 외 출입 엄금’이라고 써져 있었지만, 나는 귀신이니까 어디든 들어갈 수 있지. 몰래 들어갈 필요도 없이 당당하게 들어갔어. 그런데 어이없게도 아무도 없더라? 나는 당황했지만 곧 특별 수사팀이 기자회견에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 나는 곧바로 그곳에 가려고 했지만 경찰 서류를 먼저 보는 게 나을 것 같았어.

  뭐...솔직히 실망했어.

  이 경찰관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거든. 서류들은 여기저기 흩날려져 있고, 용의자는 알 수가 없었어. 젊은 여대생 한 명이 죽은 지 한 달 동안, 이들이 무엇을 했을까. 조금 원망스러웠어.

  하지만 곧 마음을 추스렸지.

  ‘그래,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하루밖에 안 지났고,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은 덕에 국내 최고의 경찰들로 수사하고 있잖아? 더군다나 피해자인 나도 범인을 모르는데, 어떻게 하루 만에 발견할 수 있겠어...그래, 좀 기다리자.’

  그리고 나는 기자회견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로 걸어갔어. 갔더니 기자들이 엄청나게 많더라. 많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 하도 많아서 귀신인데도 그들을 통과하기 불편해서 나는 날아서 그 모습을 한눈에 봤지. 기자들의 조명들이 눈이 부시긴 했지만 개의치 않았어.

  봤더니, 특별 수사팀 중 맨 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대부분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었어. 누군가 잠깐 생각하다가, 어느 한 기자가 이름을 부르고 물어보는 바람에 알 수 있었지.

  “안호경 팀장님! 사건 경과는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나는 그 말을 듣고, 안호경 팀장이라는 사람을 유심히 봤는데, 세상에나. 나는 경찰 팀장이니까 꽤 나이가 있고 연륜이 있을 것 같았는데, 엄청 젊더라. 심지어 일반적인 경찰의 이미지와는 달리 머리도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에 약간 체격이 있긴 했지만 얼굴도 잘생긴 편이었어. 내가 여자라 그런지 그런 것만 보이나 봐...아무튼 무슨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주인공 같았어. 그치만 거기서 약간 몸집을 불린 느낌이랄까.

  “우선, 우리 경찰들은 한 달 전 P지역의 F폐가 지역을 중심으로 용의자 수색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들은 이 사건의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하루빨리 피해자의 한을 풀어 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신의 부검은 했습니까, 안 했습니까?” 이번엔 동그란 안경을 쓴 기자.

  “피해자의 유족들이 현재 부검 결정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들은 피해자의 유족의 의지를 전적으로 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부검을 안 하게 된다면 사건 해결이 어려워지지 않나요?”

  “그것은 유족들이 생각할 문제입니다. 더 이상 부검 관련한 질문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피해자 유족이라면 엄마 아빠 같은데. 글쎄, 내가 말할 순 없겠지만 나는 부검은 별로 하고 싶지...않지만!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하는 게 낫겠지. 엄마 아빠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 믿어.

  “피해자는 한 달 동안 실종된 상태였지 않습니까? 그런데 살인 사건은 한 달 전에 이뤄졌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요?”

  “그것은 시신을 최초 목격한 경찰관이 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호라, 저분이 나를 맨 처음 찾아낸 분이로군. 고마우신 분이네. 근데 별로 경험이 많아 보이진 않았고, 왠지 주눅이 든 것 같았어. 하긴 처음에는 단순한 여대생이 실종되었으니까 수색하는데 베테랑들을 투입했을 리가 없지.

  “네...저는 실종된 여고생 S양을 찾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피해자는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당시에 저는 실종된 S양을 찾기 위해 그 산에 수색견과 함께 들어갔는데, 수색견이 갑자기 어디론가 급히 달려갔고 땅에 냄새를 킁킁대며 맡고 있었습니다. 저는 혹시 몰라 혼자 손으로 땅을 팠더니 시신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급히 연락을 취하고 인력을 동원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를 찾아낸 건 결국 강아지였군. 이런.

  “실종된 여대생의 자취방하고 그 산은 거리가 꽤 멀었는데, 어째서 거기까지, 그리고 수색견만 데리고 들어갔는지 대답하실 수 있나요?”

  “한 달 동안이나 찾았는데 못 찾으니까 수사 확대 범위를 넓히고 인력이 흩어진 거죠.” 질문은 날카로웠지만 대답은 명료했어.

  그 후로 많은 질문들이 오갔지만 다 비슷한 질문인 데다 대답도 비슷비슷한 바람에 나는 지루해져서 그냥 나왔지. 경찰이 한심하다고? 글쎄,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아.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느꼈지만 그런 마음은 이제 없어. 무엇보다 근거 없는 강한 믿음이 느껴졌거든. 저 안호경 팀장이라는 분한테. 잘생겨서 그런 거 아니냐고? 나 남친 있거든? 그런 것도 있기는 한데, 그냥 귀신의 직감이야.

 

  참, 근데 내가 지루해져서 나갈 때 안호경 팀장이 나를 힐끗 쳐다본 것 같더라? 그냥 기분 탓인가?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이거 10만 자가 넘을지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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