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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패배에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8.12.10

야구 선수를 꿈꾸었으나 포기하고 평범한 회사원이 되어 살아가던 전성원.
그는 기업 내부의 파벌 싸움 덕에 공석이 된 프로야구단 감독에 도전하게 된다.
팬과 승리보다 다른 요소들을 더 중시하는 프로 스포츠계의 부조리에
정면으로 맞서는 평범한 보통 사람의 일대기가 그려진다.

 
13화. 트레이드 (5)
작성일 : 18-12-23 20:04     조회 : 319     추천 : 0     분량 : 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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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석코치님. 축구나 농구의 감독이 영어로 뭔지 아십니까?”

 “영어로요? 음... 그냥 코치 아닙니까?”

 “정확히 헤드 코치입니다. 작전을 짜고 지시를 내리는 자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야구 감독은 영어로 뭘까요. 코치가 아닙니다. 매니저입니다. 높은 곳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지휘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뒤에서 받쳐주고 밀어주는 존재를 뜻합니다.

 야구에서 감독의 존재 가치는 작전이 아니라 그들이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에 있습니다. 작전은 오히려 감독의 존재 가치에 이반되는 행위입니다. 일본 야구 선수들이 워낙 체격이 작고 힘이 없는 관계로 생겨난 이질적인 야구가 바로 작전야구이고 메이저리그에서는 굉장히 지양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파워를 갖춘 상태에서 작전 야구는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파워에서 우리와 차원이 다르지 않습니까. 또한 번트 성공률은 70퍼센트이고 안타가 나올 확률은 30퍼센트입니다. 선두 타자가 진루하면 70퍼센트의 확률을 믿고 번트를 대서 득점권을 만들고 이후 적시타가 나오길 바라는 것이 어째서 문제란 말입니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파워는 대단합니다만 한국 선수들의 파워도 좋습니다. 그리고 타자들의 장타율 등 파워 관련 수치를 보면 타고투저인 한국이 오히려 더 위에 있습니다. 예로 드신 것도 적절하지 않은 것이 득점권은 장타가 빈번하게 나오는 한국 야구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주자가 1루에 있더라도 2루타, 3루타, 홈런이 나오면 똑같이 득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서 타자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절대 소극적인 스윙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진루타’라는 개념은 제 야구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냥 아웃입니다.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스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최강의 것이어야 합니다. 병살타가 나와도 상관없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장타를 쳐서 그 경기의 주인공이 될 생각을 하십시오. 그게 모두에게 좋은 겁니다.”

 “!!”

 전성원의 말에 그 자리에 서 있는 타자들은 모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것들은 그들이 한국에서 야구를 시작한 이래 들어왔던 것과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였다.

 “둘째는 희생입니다. 여러분. 제가 추구하는 야구는 두 가지를 가장 중시합니다. 그것은 팀의 승리, 그리고 여러분의 건강입니다. 저는 투혼이란 이름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건강을 잃어서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면 그 순간 팀은 강력한 무기 하나를 잃게 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명심해두셔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히트 바이 피치. 속칭 데드볼을 경기 중에 맞는 것을 가급적 피하십시오. 가끔 팀을 위해서 몸 쪽 깊은 공에 일부로 몸을 갖다 대는 경우가 있는데 제 야구에서 그것은 절대 미덕이 아닙니다. 데드볼은 무조건 피하시고 어쩔 수 없이 맞았다 싶으면 쿨하게 걸어가지 말고 무조건 땅에 드러누우십시오. 누워 계시면 의료 트레이너가 달려가서 체크를 할 것이니 확실하게 안전하다고 생각될 때 걸어 나가시면 됩니다. 추가로 머리에 데드볼을 맞았을 경우에는 무조건 교체할 것입니다.”

 “그럼 한국시리즈 7차전 9회말 만루 동점 상황에서도 피할까요?”

 “음... 그건 특별히 허용하겠습니다. 하하.”

 “하하핫.”

 2군의 김민태가 손을 들어 농담하듯이 묻자 전성원은 잠시 고민하는 척을 하더니 익살맞게 웃으며 답하였다. 그러자 2군 선수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분위기가 조금 밝아지자 전성원은 한결 마음이 편해진 듯 말을 이어갔다.

 “그 다음은 몸에 부상 기운이 있다고 생각되면 바로 제게 알리라는 것입니다. 그 즉시 정말 검진에 들어갈 것이고 몸이 완전해질 때까지 출전을 금할 것입니다. 혹시나 내가 빠지면 팀에 큰 민폐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신다면 착각입니다. 제 팀은 부상을 달고 뛰는 선수가 더 민폐입니다. 그 자리는 백업 선수가 얼마든지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박준승은 자신들을 정말 신경 써주는 것 같은 전성원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반면 김승동은 귀를 후비는 시늉을 하면서 물었다.

 “생각보다 길어지는군. 세 번째는 무엇인지? 고정이라고 했나?”

 “네. 고정. 앞으로 제 야구에서 주전이 고정되는 야구는 없을 것입니다. 과거 타이거즈 야구가 주전과 백업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라인업을 구사했다면 저는 다릅니다. 제 야구에서는 철저하게 플래툰이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상대 투수의 성향에 맞춰서 라인업이 매 경기마다 바뀔 것입니다.”

 “풋! 야구를 해보지 않은 티가 여기서 나는군. 그게 바로 언론에서 욕을 먹는 좌우놀이라는 거야. 한 마디로 상대투수가 우완이면 좌타자 도배를 하고, 좌완이면 우타자 도배. 이런 식으로 간다는 건데 그게 생각보다 좋은 게 아니야.”

 “단순히 그런 식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우완 투수라고 해도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보다 체인지업 같은 오프스피드 구종을 더 잘 구사한다면 우타자들을 많이 배치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선수들의 건강관리에도 더 낫다고 판단됩니다. 이렇게 라인업을 구사한다면 모든 타자분 들이 한 시즌에 100~120경기 정도를 소화하게 될 것이고 그럼 충분히 경기 사이에 휴식을 보장받게 될 것입니다. 사실 1년에 144경기나 잡았다는 것은 이렇게 경기와 타석을 나눠서 뛰라는 뜻입니다. 저는 그것에 충실할 예정입니다.”

 김승동의 매우 무례한 말에 전성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 그 모습에 박준승은 새삼 자신의 감독에 감탄을 하여 갔다. 반면 김승동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은 표정이었다.

 “말은 아주 청산유수군. 그런데 말이야. 내가 알기로 그런 식의 플래툰을 한다면 타순의 변경이 불가피하던데... 전성원 감독도 그렇게 할 생각인가? 어떨 때는 3번에 배치하고 어떨 때는 7번에 배치하고 이런 식으로?”

 “물론입니다. 타순의 고정 역시 없을 예정입니다.”

 “그렇겠지. 그럼 수비도 고정되지는 않겠군? 어떨 때는 우익수를 보고 다를 때는 2루수를 보고 이런 식으로?”

 “네. 그러나 모든 선수에게 이런 멀티 포지션을 요구하지는 않을 겁니다. 수비에 센스가 있는 선수들 위주로 그렇게 갈 예정입니다.”

 전성원의 대답에 김승동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는 눈을 부라리며 전성원을 보았다.

 “정말 야구의 ‘야’ 자도 모르는군. 타순을 바꾸고 수비를 바꾸는 것이 선수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모르는구만. 괜히 다른 팀들이 그것을 바꾸지 않고 고정으로 가는지 모르면 제대로 공부나 하고 오시지.”

 “물론 모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담은 기존의 야구 방식에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순의 경우 기존의 한국 야구는 각 타순에 맞는 역할을 부여했었습니다. 1번 타자는 도루, 2번 타자는 번트 등 작전, 3~5번 타자는 나간 주자를 들여보내는 역할 등 말입니다. 그런데 제 야구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모두가 동등한 역할을 부여받을 것입니다. 그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스윙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작전 자체를 구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비 위치 조정도 선수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세심하게 정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음. 저는 좋은 말씀이라고 봅니다. 민태야. 네 생각은 어때?”

 “뭐~ 나야 좋지. 사실 나는 스위치히터(양손타자)라서 어느 자리나 다 좋지만. 하하하.”

 전성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준승이 같은 2군의 김민태를 끌어들여서 전성원을 지원해주었다. 그것에 김승동은 더 따질 타이밍을 놓치고 분을 삭였다. 사실 더 따질 논리가 없기도 하였다. 전성원이 자신의 말투에 흥분이라도 했다면 파고들 여지라도 있었겠지만 그는 마치 부처님이 빙의라도 한 듯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렇게 전성원의 선수단과의 첫 만남 멘트는 끝이 났고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하기 위해 체육관으로 향하였다. 그 때 김승동이 고개를 돌려 박준승에게 말하였다.

 “어이. 준승이. 오랜만에 1군 훈련에 와서 기분이 어때?”

 “뭐... 좋죠. 항상.”

 “그렇겠지. 그런데... 새 감독 너무 싸고도는 거 아냐? 서리태 감독을 멋대로 짜르고 기존의 핵심 멤버들 다 팔아치운 것도 화가 치미는데 저런 아무 것도 모르는 놈을 감독으로 모실 수는 없잖아. 이건 우리 같은 야구인들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 또한 저런 놈이 감독이면 이 팀은 망한다고.”

 “모르는 일이죠. 망할지, 더 잘 될지...”

 “뭣?”

 고분고분할 줄 알았던 박준승이 의외로 따라주지 않는 말을 뱉자 김승동은 흠칫 놀라며 자신이 잘못 들었나라고 순간 생각했다. 이에 박준승은 바로 말을 이어서 자신의 뜻을 확인시켜주었다.

 “오늘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니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또한 현대 트렌드를 선도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시행하여 성과를 거둔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것을 따른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자꾸 메이저 메이저 하는데 우리와 메이저는 다른 야구야. 상황에 맞는 야구를 해야지.”

 “상황에 맞는 야구라... 2018년에 우승한 민경 와이번스의 감독은 메이저 출신의 감독이었습니다. 당초 우승 전력은 아니라고 평가받았던 팀을 맡아서 2년 만에 우승을 시켰죠. 상황에 맞는 야구란 것은 없습니다. 야구는 다 같은 것이죠.”

 “듣자듣자 하니까 박준승이 많이 변했네? 한참 선배인 김승동 선배님의 말에 이렇게 말대답을 꼬박꼬박하고 말이야. 예전에 1군 왔을 때 그리 싹싹한 면은 없었어도 기본은 지켰던 것 같은데...”

 박준승의 말에 기존 1군의 백업 외야수였던 정민수가 발끈하면서 말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2군의 홍성태가 날카로운 눈빛을 뿜으며 나섰다.

 “그냥 의견을 말하는 것도 안 됩니까. 이것도 말대답이라고 한다면 여기가 무슨 북한입니까.”

 “뭐야! 이것들이... 2군 놈들이 아주 제정신이 아니구만. 주전들 다 팔려 나가니까 니들 자리가 많아져서 아주 기분이 좋지? 예전 같았으면 같은 라커룸도 쓰지 못했을 것들이...”

 “그만 하시죠. 누가 들으면 정민수 선배는 1군 붙박이인 줄 알겠습니다. 2군에 있었던 때가 3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정민수의 말에 홍성태는 물러서지 않으며 맞섰다. 그러자 정민수가 주먹을 치켜들었고 그런 정민수를 김승동이 팔을 뻗어서 막았다.

 “형님. 왜...?”

 “그만. 무슨 말을 해도 들어먹지 않을 녀석들이다. 그냥 훈련이나 하자.”

 김승동은 그렇게 말하면서 정민수를 데리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그런 김승동의 뒤를 기존의 1군 선수들이 그대로 따라갔다. 이에 박준승과 홍성태는 피식 웃으면서 나머지 선수들을 데리고 피칭과 배팅 연습장으로 걸어갔다.

 “저, 저것들이 아예 따라오지도 않네?”

 “어쩔 수 없지. 저것들 지금 아주 자기 세상이 되었다고 볼 테니까. 여기만 해도 봐. 전성원이 2군 선수들을 다 시험해보고 싶다고 해서 아주 2군 천지잖아. 우리 1군은 용병 투수들 다 안 와서 고작 10명인데 저것들은 무려 48명이야. 아까 내가 물러서자고 한 것도 저것들이 수로 밀어버리면 상당히 귀찮아서였지.”

 “듣고 보니 그렇군요. 이제 보니 기존의 스프링캠프와 달리 규모를 크게 잡은 것도 이런 것을 생각해서일까요?”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 전성원이란 놈... 생각보다 꽤 성가신 녀석 같거든. 지금 이곳에서는 너무 맞서지 않는 편이 좋아.”

 김승동은 턱을 매만지면서 상황을 생각하였다. 이에 정민수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김승동은 그의 어깨를 툭 하고 치면서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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