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부-
이소라기자는 이수성의원을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 이수성의원은 평소 목소리와 달리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너 내가 분명 경고했는데.”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내가 모르고 있는 것 같으냐. 왜 김진성 쪽에 붙여 있어. 민교수도 그렇고.”
“민재수교수님 어떻게 하셨어요?”
“아마! 며칠 여행 좀 하면서 머리 식히고 올 거야.”
“민재수교수님은 잘 못 없어요. 진실을 이야기 한 것 뿐이고 그 동안 그 만큼 우리 집안을 위해 일 했으면 풀어줘도 되잖아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너 당장 미국으로가. 거기서 니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조용히 살아. 여기서 일 더 망치지 말고.”
“아니요! 저는 안가요.”
“안가! 너 지금 이 애비 앞에서 반항하는 것이냐. 억지로 비행기 태워 보내기 전에 조용히 가라. 이틀 시간 줄 것이니 여기서 정리할 것 정리하고 미국으로 가라.”
“이틀이요.”
“미국에서 살다가 니 엄마가 부동산하기 힘들어지면 그 때 들어와서 부동산도 배우고 그 동안 엄마가 관리하던 것 받아서 살아. 알긋냐.”
“아버지 너무 하세요!”
“뭐가 너무해. 너가 지금 일을 얼마나 망쳐놓았는데 그것은 생각하지 않고. 너를 아무한테나 시집을 보냈어야 했는데......”
“그럼 김지검장이랑 결혼할게요. 그럼 안 가죠 되죠.”
“뭐시라. 정말! 너가 이제야 사람을 제대로 보는구나. 좋았어. 그래도 회사는 그만 둬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허허~ 조만간에 내가 김지검장이랑 자리를 잡을 것이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 하하하~”
이소라기자는 미국에 가기 싫어서 급하게 김지검장이랑 결혼한다고 하였다.
그렇게 이수성의원과의 대화를 끝내고 2층 방에 올라와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김지검장이 이상하게 새롭게 보였다. 사람은 좋다. 10년 전에 만날 때도 좋은 메너와 준수한 외모에 유모와 능력도 있어 싫지는 않았다. 아니 결혼 상대자로 괜찮다고 생각했으나 야망이 아버지와 같아 보였다. 그래서 결혼을 피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버지와 연결된 관계라 더 문제다.
이소라기자는 생각에 생각을 하다가 그럼 그 고리를 끊어버리자고 결심하였다. 그럼 부담 없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일단 김지검장과 만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하고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다음 날 아침 이수성의원은 바로 이소라기자를 불러 다시한번 강한 어조로 말했다. 어제 약속한 것이니 책임지라고 다시 확인받고 출근하였다.
이수성의원이 청와대로 향했다. 베트남 태양광발전소와, 태국 대운하새강물길사업을 대통령과 협의하기 위해서다. 이수성의원은 청와대로 가는 도중에 한승전자 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의원님. 저입니다. 갑자기 국세청에서 나온다고 하네요! 급해요. 지금은 거의 무방비 상태입니다. 도와주십시오.”
“뭘! 그런 것 가지고 내 지금 대통령 만나려고 가니 조그만 기다리게. 내가 해결하 것이니. 그리고 베트남 진출하기 위한 사업계획서하고 환경영향평가서나 잘 만들어. 대통령이 보면 혹 가게. 정부에서 4조원 정도 지원 받아낼 것이니까. 알긋냐.”
“예! 감사합니다. 그럼 의원님만 믿겠습니다.”
청와대에 도착한 이수성의원이 대통령과 독대를 위해서 집무실로 들어갔다.
“대통령님 오랜만입니다.”
“네! 선배님 잘 계셨나요.”
“볼리비아 사업성과에 대해서는 보고 받으셨지요?”
“네! 그렇습니다. 성과가 아주 좋다고 보고 받았습니다.”
“이젠 본격적으로 광물자원 탐색과 SOC기반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볼리비아에서는 아주 우호적입니다.”
“아! 네. 수고하셨습니다. 선배님”
“물들어 올 때 노질 하라고 이젠 동남아로 진출해야 합니다. 베트남에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하고 태국은 우리나라에서 전에 건설하였던 대운하새강물길사업에 관심이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먼저 오퍼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은 인구도 많고 그 동안 10%대 이상의 경제발전을 해 오면서 새로운 경제시장으로 급격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험성이 많은 원자력보다 대체에너지인 태양광발전소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태양광발전사업의 우리 기술을 직접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태양전지 세계 3위인 한승전자에서 독자적 태양전지를 맞고 나머지 건설은 현재건설이 들어가면 딱 좋은 그림이 됩니다.”
“태국에서 먼저 오퍼가 들어왔다는 일은 좋은 결과입니다. 그렇지만 환경영향평가가 잘 될지 의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말썽이 생기면 안 됩니다.”
“네! 그건 저가 다 알아서 합니다.”
“그리고 태양전지부문에 그런 회사가 있었습니까?”
“네! 한승전자라고 자체 기술 개발과 자력으로 해외에 부품만 수출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아주 전도유망한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태양광발전소 전체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합니다.”
“아! 네. 아주 좋은 회사군요.”
“대통령님! 그런데 국세청하고 한승전자하고 조그마한 문제가 있나 봅니다. 이렇게 미래 성장 유망한 회사를 이렇게 잡으면 우리나라 에너지 사업과 고용창출에 엄청남 후퇴를 가지고 옵니다. 한번 막아주시죠.”
“그래요! 그럼 제가 국세청장과 연락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사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아이고! 아직 아기인 회사입니다. 나올게 뭐가 있겠습니까? 막아주십시오.”
“그런데 선배님은 이번 총선이 만만하지 않으신 것 같은데! 이런 일까지 다 신경 쓰시고 총선에서 야당에 밀리면 다른 사업 추진은 다 어렵습니다. 알고 계시죠.”
“걱정하지 마십시오. 무조건 과반수는 당선됩니다.”
“아드님부터 흔들리던데 당내 실권자로서 총선에도 신경 좀 쓰시죠. 그리고 미래구도 지키셔야지요.”
“네! 그럼요. 문제없습니다. 하하하~”
대통령이 총선 결과와 이민구 지지율 변화를 가지고 이수성의원에게 살살 브레이크를 잡으려고 하였다. 이수성의원은 그런 대통령의 계획을 알고 기분 나쁘지만 어쩔 수 없이 지금은 한 발 뺄 때라 생각하였다.
어차피 총선 결과는 과반수이상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알고 있었다. 그 결과는 대통령을 더 억압 할 수 있는 한 수 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 이 사업들도 진행 속도도 떠 빨라 질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총선 결과를 보고 오늘 이야기 한 사업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니! 대통령님 선거하고 사업하고는 별개의 문제죠. 사업은 하루 빨리 진행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에게 빼앗기면 다 소용없습니다. 진행하게 해 주십시오.”
“물론 그 전에 사업계획서와 환경영향평가 등 문서는 빨리 저에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죠.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지금 국세청장에게 전화한통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이수성의원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차에 타자 얼굴이 붉게 올라왔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면서 대통령의 태도에 화가 났다. 분명 자기가 무엇을 쥐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 요구사항을 바로바로 들어주지 않고 요즘은 자주 마찰이 발생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기분이 몹시 나빠졌다.
이수성의원이 청와대를 나가는 것을 보고 받은 대통령은 국세청장에게 전화해서 한승전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자신에게만 보고하라고 하였다.
이수성의원은 분이 풀리지가 않는지 큰 소리로 말하였다.
“뭐! 총선결과를 보고 사업을 진행해. 이건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야. 내가 말하는 것이 말같이 안 들리나 봐. 기억나게 좀 해줘야겠어.”
“무슨 말씀인지?”
“최비서관 우리 민구에게 가자. 내 선거지역구는 변동이 크게 없지만 민구 이 자식 지역구가 문제야. TV토론회가 다 망쳐 놓았어.
민재수교수 이 자식이 헛소리 지껄이고 김진성 그 놈은 무슨 피까지 보여주고 이런 쇼에 사람들이 다 넘어갔다고. 내가 민재수교수를 너무 믿었어.”
이수성의원은 이민구선거캠프 문을 열고 들어가서‘꽝’소리 나게 닫아버렸다. 그 소리에 이민구는 놀라서 자리에서 급히 일어났다. 이수성의원은 이민구를 가슴을 밀쳐내고 얼굴을 때렸다. 그리곤 그 자리에 앉아서 팀장급을 다 불러 모았다.
“너네 선거 한 두 번 해. 너네들 내가 이민구 선거홍보 잘해서 당선시키라고 뽑은 거지 자리에 앉아서 놀라고 이 자리에 두고 월급 주는 줄 알아. 밥줄 끊기고 싶어. 지지율 변동은 어때?”
“네! TV토론회 기점으로 20%이상 빠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20%이상 앞서고 있어 당선 여부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일주일이야. 일주일만 잘 넘기면 된다. 그리고 부동층을 어떻게든 잡아. 부동층이 김진성에게 넘어가면 끝이야. 정신 좀 차리고 안 되면 지역단체장들 부녀회들 다 끌어들려 돈 다 찔러 넣어 이러다 어떻게 될지 몰라.
우리 민구 당선 안 되면 너네 그 동안 일한 돈 하나도 못 받을 줄 알아.”
이수성의원은 조현민재개발조합장을 불렀다.
“너 내말이 똥으로 들리나. 좋게 이야기 하면 말 안 들어. 이제 니 마음대로 할 거야.”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니 그러다 진짜 나한테 죽는 수가 있다.”
“이젠 50%가지고 안 돼. 60%이상 아니 그 이상 받아와. 알긋나.”
“네, 알겠습니다.”
“뭐하고 서 있노. 빨리 나가서 일해.”
이수성의원은 이민구가 낙선이 되어도 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들어간 자금이라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수성의원이 나자가 이민구가 ‘으악’하고 고함을 질렀다.
“민재수 이 자식 내가 죽여 버릴 거야. 김팀장 그 사진 속에 증인으로 설 아주머니들 불러 선관위에 신고해 버려.”
“아직 신고까지는 조금 더 기다리시죠. 그 일이 잘 못 되면 후보님께서 타격이 더 큽니다. 선거에서 낙선하면 그때 사용해서 김진성을 낙선시키고 다시 선거를 하게 하면 됩니다.”
“그럼. 이 분위기 어떻게 뒤집을 거야.”
이민구는 미친 듯이 선거홍보직원들을 하나씩 불러 지시를 내렸다. 홍보팀장이 대답을 하였다.
“이소라기자에게 기사를 좀 부탁하는 것이 어떨까요? TV토론회에서 후보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글을 더 해서 기사를 써 언론과 인터넷에 도배를 하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입니다. 아직 TV토론회를 본 사람 보다 안 본 사람이 더 많고 인터넷에 상위 위치에 올려 사람들이 보게 만들면 됩니다.”
이민구가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과연 이소라가 자기편에서 글을 써 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그때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엄마다. 민구야 너 아무 일 없냐? 오늘 아버지가 엄청 화를 내면서 출근하셨는데 너에게 가서 혼내실 것 같더라고.”
“네! 많이 혼났습니다. 이런 상황에 소라는 나를 도와주지도 않고 뭐하고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니가 이야기 좀 해 주세요.”
“소라! 소라 어제 아버지에게 백기투항 했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알게 이야기 좀 해주세요.”
“아버지가 이틀 안에 짐 싸서 미국으로 가라고 하니까 김지검장이랑 결혼하겠다고 자기 입으로 말을 했단다.”
“그래요. 지금 서 정신 차렸나보네. 소라가 집 다 말아 먹을 뻔 했어요.”
“그래! 역시 니 아버지는 대단해. 그리고 회사도 그만두라고 했더니 소라가 아무 대꾸도 않고 그만 두겠다고 했다.”
“알았어요! 소라에게 전화 할 일이 있어서 그만 끊을게요.”
“그래! 넌 아버지만 믿고 열심히 해. 엄마가 자금이라도 더 있으면 주겠는데 대선, 총선, 미소구에 다 투자했더니 지금 씨가 말랐다. 민구가 이번에 꼭 되어야 한다. 알겠지. 그래야 이 엄마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다.”
“알았으니까 좀 끊으세요!”
이민구는 짜증을 내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바로 이소라기자에게 전화를 하였다.
“오빠다. 소라야.”
“알아. 근데 왜?”
“너 김지검장이랑 결혼한다며.”
“몰라! 그 말 하려면 끊어.”
“야! 소라야 그게 아니고 내 기사 좀 하나 뽑아줘라. 나도 조금 전에 아버지 오셔서 싸대기도 맞고 엄청 혼났거든 너랑 나랑 둘이서 선거 개판 만들어 놓았다고. 그러니 둘이 힘을 합쳐 분위기를 좀 바꿔놓아야 하지 않겠냐? 부탁한다.”
“바뻐! 몰라.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시켜. 그 사람들은 놀면서 돈 벌어. 안 해.”
“너 그럼 아버지께 부탁해서 너에게 전화하게 할까?”
“이건 오빠야! 원수야. 알았어. 그럼 기다리고 있어 여기 일도 처리하고 가야 하니까.”
사실 이소라기자는 오늘 한껏 멋을 부리고 평상시와 다르게 화장도 차분하게 하고 바지 대신 원피스를 입었다. 어제 아버지께 김지검장과 결혼하겠다고 말하고 나서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분명 다시 미국으로 가라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입고 나가야 어머니가 이수서의원에게 전화해서 김지검장을 만나려 가는 줄 알고 연락을 할 것이다. 그래야 이수성의원 본인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아버지 말씀에 대꾸하지 않고 잘 따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이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알기 때문이다.
이소라기자가 출근하는 모습을 본 어머니가 놀라며 그래그래 하면서 얼굴을 끄떡거렸다. 그리고 이소라기자가 출근하자 어머니는 이수성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소라가 변한 모습에 대해 말해 주었다.
하지만, 이소라기자 간 곳은 검찰청이 아니라 김진성의 선거캠프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