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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401 기동조사반
작가 : 칠미리
작품등록일 : 2018.11.4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난 한밤의 폭행사건. 변호사 서유림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사설탐정. 그것도 하필이면 서유림의 첫사랑 엄기동이라니……. “정황에 가려진 진실이 있어. 난 범인이 아니라고!!” 사건의 규모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커지게 되고, 그 뒤에 감춰진 검은 세력들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변호사와 사설탐정의 콜라보를 그린 좌충우돌 본격 수사 성장물. 과연 이들은 아름다운 러브라인의 결실을…… 아니,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낼 수 있을 것인가.

 
[22화] 사냥개
작성일 : 18-12-22 16:31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6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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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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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진건설 빌딩 안. 그중에서도 제일 넓고, 깨끗하며, 대리석이 반짝거리는 그런 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입구에 'Chairman's Office'라는 고급소재의 푯말이 걸려있는 걸 볼 수 있다. 아마도 ‘회장실’과 ‘화장실’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아닐까 한다. 다채로운 업무에 시달리는 세 명의 비서들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양쪽으로 미는 큼지막한 문이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데, 웨딩홀에서나 볼 수 있는 문양이 새겨진 그런 문이었다. 보통 고급스러워 보이는 게 아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대기업 회장의 면모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압도적으로 넓고 웅장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앤티크 풍의 서재책상과 책장, 그리고 고급 천연가죽 소재의 소파는 한 눈에 봐도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불했다는 걸 알 수가 있다. 또한 고려청자인지 뭔지는 알 수 없으나 제법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푸르스름한 도자기들도 진열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설령 도자기 밑바닥에 ‘MADE IN 어디…’라고 적혀있다고 해도 그걸 굳이 들춰서 확인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몸소 전기절약의 실천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강진상은 불도 켜있지 않은 방안에서 한낮의 햇살을 받으며 홀로 우두커니 창가에 서있었다. 몇 층인지 정확히 구분할 수 없지만 창밖의 경치로 봐서 상당히 고층에 자리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무척이나 가라앉은 분위기답게 창밖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평온하기만 하다.

 벨이 울리며 “최사장 들어가십니다.”라는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계를 들여다보니 12시 30분이 막 지나고 있었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 다 죽어갈 것 같은 최태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가, 허억! 너무, 허억! 늦은 거 아닌가, 허억! 모르겠습니다. 허억! 허억!”

 

 최태성의 몰골은 볼만 했다. 산발의 머리, 쾡 하면서도 수척해진 얼굴은 온통 땀으로 범벅이 돼있었고, 초점 잃은 눈과 헐떡이는 숨은 보는 사람의 인상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아마 처음 가본 헬스장에서 뜻하지 않게 파워트레이닝을 경험한 독자들이 있다면 이런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으리라. 한마디로 불쌍하고, 애처로우며,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거기에 딱 달라붙은 바지위로 아무렇게나 삐져나와있는 와이셔츠는 이런 최태성의 분위기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비어있는 소파를 허무하게 바라보는 최태성. 기대했던 거와는 전혀 다른 쓸쓸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한 모양이다.

 

 “그런데 헉헉, 혼자 계셨습니까?”

 “누가 있기를 바란 겐가?”

 “아, 아니요.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게 아니긴, 실망한 기색이 저렇게나 역력한데.

 그런 최태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강진상은 소파의 상석으로 자리를 옮긴 뒤, 아주 편안한 자세로 몸을 기댔다. 쭈뼛거리던 최태성도 그제야 착석을 한다.

 잠시 후, 노크소리와 함께 막내비서로 보이는 앳된 여직원이 들어왔다. 손에 들고 있는 트레이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과 보기만 해도 시원할 것 같은 음료가 놓여있었다. 조금 전 최태성이 비서실을 지나칠 때 “아, 난 뜨거운 거 말고, 차가운 걸로다가.”라는 당부를 잊지 않은 듯하다.

 얼음알갱이가 듬뿍 담긴 음료를 바라보며 이제야 갈증해소를 하겠구나, 라는 헛된 희망을 품은 것도 잠시, 강진상은 “도로 가지고 나가게. 지금 한가하게 그런 거나 마시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는 매몰찬 소리를 인자하게 꺼낸다. 사람 무안하게 만드는 고급기술이라 할 수 있겠다.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최태성은 바짝 마른 입안을 다시며 강진상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어째 안색이 안 좋으십니다.”

 “그래 보이나?”

 

 특별히 안색이 좋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실실 웃고 있는 얼굴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

 

 “사람 다룬다는 게, 그게 내 맘 같지가 않구먼. 믿었던 놈이 하나 있는데, 이놈이 요새 자꾸 내 속을 썩인단 말이야. 자네 같으면 이럴 때 어떡하겠나, 응?”

 “아, 그것을 가만히 놔둔답니까? 아주 요절을 내야지요.”

 “정말 그 방법밖에 없겠나? 잘 타일러서 계속 옆에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아닙니다. 그건 회장님께서 잘 모르셔서 하는……”

 

 짧은 연애 한두 번 해본 걸 갖고 마치 자신이 연애고수라도 된 양 잘난 척 하려는 모습에 강진상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당황한 최태성이 잠시 말끝을 흐리더니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회장님의 그런 의중도 좋지만, 때로는 강하게 나가야 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뭐,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사람들이 그래요. 조금만 잘해주면 처음엔 고마워하다가도 시간 지나면 아주 당연한 건 줄로 착각한다니까요. 오냐오냐 해주니까 사람 만만하게 보고 말이야.”

 

 가려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충직을 내비치는 말이었다.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지 강진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렇군.” 이렇게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는

 

 “사람이 자기 분수를 모른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야. 선을 지킬 줄 알아야 하는데…… 그걸 몰라.”

 “처음부터 몰랐겠습니까? 몇 번 넘어와도 그냥 눈감아 주니까 응, 괜찮네? 이러면서 지들 권리인 줄 안다니까요. 아주 눈에 뵈는 게 없는 거지. 누굽니까? 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아주 혼꾸녕을 내버릴 라니까. 아, 회장님께서 저한테 말 못하실 게 뭐 있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오오, 이거 믿음직하구먼. 아주 믿음직해. 응? 허허허허!”

 

 강진상의 이런 칭찬에 최태성은 겸연쩍은 웃음을 내비쳤다. 기대하고 있던 그런 자리는 아니었지만 강진상의 근심을 덜어줌으로써 자신의 신뢰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그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는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헤벌쭉 웃고 있는데 어째 강진상의 입가가 점점 씁쓸해진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최태성은 몇 번의 헛기침으로 어색함을 모면했다. 그러자,

 

 “왜 그랬나?”

 “……네?”

 

 차분한 말투와는 달리 강진상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다짜고짜 들어온 질문에 최태성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두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왜 나 몰래 딴 주머니를 찼느냔 말일세. 그것도 아주 포악한 방법으로 말이야.”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다? 허허허, 이 친구. 날 아주 바보로 아는구먼.”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안 좋은 느낌이 들었다. 구린 데가 많은 터라 밀려오는 불안감은 더욱 심했을 것이다. 그런 최태성의 귀에 강진상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척이나 침착한 말투였다.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던가. 서로서로 조심하자고 말이야. 그런데 자네는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구먼. 이래서는 우리가 한 배를 탔다고 볼 수 없지. 내 어떻게 자네를 믿고 끝까지 같이 갈 수 있겠어. 안 그런가?”

 “회, 회장님…….”

 “말 잘 듣는 사냥개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호랑이 새끼였어. 아니지, 호랑이라는 표현은 너무 멋지지 않은가. 자네한테는 멧돼지가 잘 어울리는군. 야생에 있던 놈 먹이 몇 번 던져줬더니 툭하면 민가로 내려와 피해를 주는 것이 꼭 자네를 보는 것 같단 말이야. 분수도 모르고, 제집 안방인 양 드나드는 꼬락서니도 그렇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내 지금 그걸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어. 산으로 돌려보내야 하나, 울타리를 쳐서 못 드나들게 막아야 하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잡아먹어야 하나.”

 

 당황한 최태성이 막무가내로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이건 모함입니다. 아, 회장님께서 어디서 어떤 말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확인해보면 될 일이야. 그렇지 않아도 그쪽으로 사람을 보냈으니까.”

 

 그 말을 들은 최태성은 망연자실 하고 말았다.

 그래서 날 부른 건가? 일부러 발을 묶어두려고? 이런 생각이 들 때쯤,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전화기가 차분한 벨소리를 내고 있었다. 강진상은 서두르는 기색 없이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최태성을 주시하면서.

 “그래, 어떻게 됐어.”로 시작한 통화는 “응, 그래? 음……, 그렇군.”이라는 추임새로 이어져 “하나도 빼놓지 말고 모조리 다 챙겨와.”라는 마무리로 끝이 났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도 끝까지 최태성의 표정을 살피는 것이, 아무래도 현장의 소식을 보고받은 모양이다.

 최태성의 호흡이 가빠졌다. 자신에게 닥친 일인지도 모르고 잘 타이르려는 사람한테 요절을 내야 한다는 둥, 혼꾸녕을 내야 한다는 둥, 그렇게 떠벌려 댔으니, 이제는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래도 발뺌할 텐가?”

 “저, 그게 그러니까…….”

 

 과부하가 걸린 머리에서 적당한 핑계거리를 떠올리기란 쉽지가 않았다. 앉아있던 소파에서 엉덩이를 드는가 싶더니 서둘러 무릎을 꿇고 만다.

 

 “죄, 죄송합니다. 안 그래도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아, 정말입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회장님 몰래 딴 주머니를 차겠습니까. 저는 그저 회장님과 저와의 앞날을 위해서.”

 “나를 위한다? 어허, 지나가는 개가 다 웃겠구먼.”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

 

 강진상은 벌벌 떨고 있는 최태성을 구경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다 대고 최태성은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요새 그쪽 분위기가 어떻다는 거 다 아시잖습니까. 지금 경제 뭐시냐, 선행지수? 하여튼 그런 게 바닥을 치고 있다니까요. 사람들이 겁을 먹고 돈을 안 빌려요. 코 묻은 돈 돌려도 계속 적자란 말입니다.”

 “그런 건 어디서 잘 주워듣고 다니나보군.”

 “회장님이 투자하신 돈, 그거 손해 안 보시게 하려고 제가 이 짓까지 하고 있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내 핑계를 대시겠다?”

 “아,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다만?”

 “아, 저도 사업하는 사람입니다. 돈 들어갈 때가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회장님 산하에 있는 기업들, 경찰, 하다못해 일반 공무원들까지 제가 다 접대 하고 돈까지 찔러주지 않습니까. 공사비용만 해도 그래요. 하청업체부터 시작해서 일용직까지, 제가 언제 회장님 돈 한 푼이라도 건든 적 있었습니까? 저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회장님께 미리 말씀 드리지 않은 건 제 잘못이 분명합니다. 암요, 제 불찰이지요. 그런데 제가 왜 그랬겠습니까. 아, 회장님 심기 불편해 하실까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이날따라 말이 청산유수처럼 흘러나온다. 아무 말이나 해도 다 들어맞을 것 같았다. 최태성 본인도 놀라는 눈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다.

 

 “어째 못 믿으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제가 속이라도 확 까뒤집어야 믿으시겠습니까? 저 정말 억울합니다. 이런 제 마음도 몰라주시고……. 회장님, 너무 야속하네요.”

 “지금 ‘믿고 못 믿고’가 중요한 게 아니야. 문제는…….”

 

 강진상은 가늘게 뜬 눈에 날을 세웠다.

 

 “자네의 욕심이 내 명성에 흠집을 낼 수도 있다는 거지.”

 “……?”

 “우리 둘의 관계, 위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고 내 몇 번을 얘기했어. 그런데도 자네는 계속해서 내 속을 이렇게 끓이니,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아, 아닙니다. 만약에 일이 잘못 되도 이건 온전히 제 탓으로 돌리려고 했습니다. 아, 정말입니다.”

 “자네 정말 바보로구먼.”

 

 쭈글쭈글한 사내를 벌레 보듯 한심하게 쳐다보던 강진상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그 말을 순순히 믿어줄 것 같은가? 자네와 내가 어떤 관계인지를 뻔히 알고 있는데 말이야. 어쩌면 위에서는 나보다 자네의 행적을 더 궁금해 하고 있을지 몰라. 나를 견제하고 있는 놈들이라면 특히 더……. 언론사들조차 뭐 하나 주워 먹을 게 없나, 하고 호시탐탐 나를 노리고 있단 말일세. 이 강진상이를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도 최태성은 계속해서 변명할 구실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머릿속이 복잡하다 못해 하얗게 변했다. 강진상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매사에 태평하기만한 자네를 보고 있자면 어떨 때는 부럽기까지 해. 어떻게 사업한다는 사람이 긴장하는 법이 없느냔 말일세. 자네가 보기엔 내가 그저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노인네 같겠지만, 난 여태껏 살아오면서 한시도 긴장을 늦춰본 적이 없어.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자네가 언제 칼을 빼 들어서 내 등에 꽂을지 아무도 모르거든.”

 “아이고, 무슨 그런 흉측한 말씀을 다 하십니까.”

 

 그러면서도 최태성은 짧게나마 ‘쳇! 독사 같은 영감탱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이 표정으로 드러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황망하게 고개를 숙인 탓에 들킬 염려는 없었다.

 

 “자네는 나 몰래 따로 뒷돈이나 챙긴 것도 모자라 내 발목을 잡을 뻔했어. 그건 대단히 잘못한 거지. 쉽게 용서할 수 없는 일이야. 하지만,”

 

 하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부 다 반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접속사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으며 최태성은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어 강진상을 올려다봤다.

 

 “이번일 만큼은 내 소신대로 밀고 나가고 싶구먼. 잘 타이르고 옆에 두면, 언젠가는 쓸모가 있지 않겠나?”

 “가, 감사합니다. 이 은혜,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분위기가 마치 고전영화에 등장하는 악당들과도 같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강진상의 말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만,”

 “……?”

 “마진동 개발……. 그쪽은 나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만, 자네 생각은 어떤가? 아아, 그렇다고 너무 그렇게 낙담하진 말게. 어디까지나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니까 말이야. 자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는 것 아니겠나. 안 그런가?”

 

 자신의 힘이 이렇게나 미약했던가, 라는 생각에 허탈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최태성의 얼굴은 순식간에 분노로 일그러지고 말았다.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자신의 실적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려는 강진상의 힘과 횡포에 대한 분노였을 것이다. 어쩌면 강진상에게 있어서 사냥개란 아무 때나 쏴 죽여도 상관없는 그런 존재인 것만 같다. 최태성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거기다 대고 강진상은 뭐라도 생각난 듯 “아, 하나 더.”라며 한마디를 덧붙인다.

 

 “자네가 벌어들인 수익 말인데, 그게 나를 위한 거라면 이제라도 좋은 일에 써야하지 않겠나. 물론 내 투자금도 모두 회수할 생각이네. 나랏일을 한다는 게, 이게 돈이 한두 푼 들어가는 게 아니라서 말이야. 허허허허!”

 

 세상에서 가장 비열하고, 악랄한 얼굴이었다.

 
작가의 말
 

 그랬다고 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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