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가벼운 연애
작가 : 다소다
작품등록일 : 2018.12.8

사랑은 아직 어수룩한 스무 살의 '송이나', 흑역사 속으로 묻은 첫 연애 이후로 항상 그 남자 '서민준'이 있었다. 이것도 일편단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꼬이는 남자마다 황당 가득한 '강아영'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친구의 애인이라도 상관 없는 '민수연' 인생 마이웨이 '남지혜' 까지, 그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생들의 리얼 현실 연애 스토리 #대학생활 #고무신 #연상연하 #막장 #캠퍼스라이프

 
15화_나쁜 결말을 그는 알아 버렸다
작성일 : 18-12-22 15:46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746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아.. 망했다.."

 혼이 빠진 지혜가 중얼거린다.

 

 "내 말이.. 왜 찍어 준 거에서 하나도 안 나오냐고요.. 교수님.."

 "그래도 이제 시험 다 끝났다아~!!"

 지혜와 같이 듣는 전공 수업의 기말고사를 마지막으로 1학기가 끝났다.

 생과일주스를 하나씩 마시며 후문으로 가는 길에 문득 저번 일이 생각나서 물었다.

 

 "맞다 지혜 너 윤 교수님은?"

 안 그래도 시험 때문에 어두웠던 지혜의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진다.

 

 "그냥.. 그래, 따로 연락은 안 하고, 수업은 계속 있으니까 강의실에서 마주치는 정도“

 “그냥 교수님하고 학생 사이...? 넌 괜찮아?”

 “아직 마음이 쓰리긴 한데.. 저번에 많이 울어서 좀 털어진 것 같아”

 "흠.. 여러모로 너 좀 대단한 듯“

 

 "어디다 소문이나 내지마"

 "걱정 마~ 말 할 사람도 없어~ 넌 방학 때 뭐 할 거야?"

 "나 그냥 알바 하려고, 쏭 너는 뭐 할 건데?"

 마침 게시판 앞을 지나가던 차에 던져진 지혜의 질문에 나는 멈춰 서서 포스터를 찾았다.

 

 "여기 있을 텐데.. 아 찾았다! 나 이거!"

 "이게 뭔데?"

 

 ★경영학과 취업 문 뽀개기 스터디 모집!!!★

 

 "취뽀 스터디... 여기 스터디 이름이 좀 구린데?"

 "귀엽지 않아? 멍멍이 같기도 하고, 우리 과에 로하 언니랑 윤재 오빠 알지?

 그 선배들이 만든 스터디래. 이번에 나랑 아영이랑 같이 하기로 했지롱“

 나는 취업스터디에 들어간 게 스스로 뿌듯해서 으스대며 말했다.

 

 "아, 이로하 언니? 나 그 언니랑 같이 교양 들은 적 있어. 그 언니 우리 과 수석이잖아.

 아마 이번 방학 때 하계 인턴도 나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웬일로 너희를 껴 줬지?"

 "진짜 열심히 하겠다고 내가 졸졸 따라 다녔거든..."

 "하긴.. 쏭 너도 이제 슬슬 준비가 필요할 때다. 졸업하면 뭐 할 거야?"

 "나 아직 3학년인데.. 그런 질문은 넣어둬.."

 "시간 금방이다? 보통 4학년 때 취업하는 사람도 있잖아. 그럼 방학 때 학교? 수연이는?“

 우리는 다시 후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이야기를 이었다.

 

 "방학 때 집에 들어가야 한대. 은근히 부모님이 엄한 가봐"

 "걔 하고 다니는 거 보면 안 그럴 것 같은데... 나는 알바“

 “오~ 무슨 알바?”

 "나 원래 알바 하는 곳이 있거든, 거기 사장님이 나 좋게 보셔서,

 항상 방학 때마다 가서 일해. 아마 이번에도 거기서 일할 듯"

 "어디 이상한 데는 아니지?"

 "아니거든 그냥 동네에 있는 카페야, 이 언니가 또 한 커피 한다“

 "어? 뭔가 어울려! 너 바리스타 자격증 같은 거 따 봐"

 

 "커피 재미있긴 한데~ 그래도 그건 취미로 해야지. 난 재무 쪽으로 가고 싶어“

 “너 은근히 꼼꼼해서 재무 잘 맞을 것 같아”

 “나한테 잘 맞는지 알기조차 어려워서 문제지... 일자리나 있으려나...”

 “넌 그래도 가능성 있잖아~ 힝.. 난 졸업하고 뭐 하지..."

 "걱정 마~ 어디 가서 굶어 죽겠어? 이번에 스터디 가서 로하 언니한테 많이 배워~"

 “그래야겠다. 일단 토익을 해야 하나..."

 해가 뜨거워진 여름 날, 우리는 주스를 다 마시고도 한참을 서서 수다를 떨었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지혜를 배웅 해 주고, 나도 자취방으로 향했다.

 

 여름방학 시작이다!

 

 .

 .

 

 "얘들아 반갑다~ 난 ‘이로하’고, 이쪽은 ‘한윤재’“

 "잘 해 보자"

 로하 언니 옆에서 꾸벅 인사하는 한윤재 선배는 저번에 조별과제를 같이 해서 안면은 있었다.

 그 때는 조장오빠라고 불렀는데, 주변 사람들을 잘 이끌었던 타입인 걸로 기억한다.

 

 "어차피 다 같이 공부하는 모임이라 필요 없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누군가는 주도해서 연락도 돌리고 해야 하니까 윤재가 회장 맡아주기로 했어.

 다들 괜찮지?"

 "네~~!"

 뭔가 말 잘 듣는 어린이가 된 느낌이다.

 

 "나는 이번에 S그룹 인턴 나가게 돼서, 스터디 자주 나오긴 힘들 수도 있는데,

 S그룹 목표로 하는 후배들 도와주려고 만든 그룹이니까,

 여기 회계 쪽 관심 있는 사람은 나한테 개별적으로 물어 봐"

 와... S그룹, 아 근데 회계 나 못 하는데...

 

 "일단 토익 점수 올리는 게 중요한데, 이번 달 토익은 패스하고,

 우리는 7월 30일하고, 8월 13일을 목표로 하자. 다들 지금 토익 점수가 어떻게 돼?

 참고로 로하는 980점이다. 나도 아직 800점대라 좀 부족해"

 우와아.. 로하 언니 대단하다... 윤재 오빠도 공부 잘 하네..

 

 "저는 가장 최근에 본 게 790점이요"

 "오, 아영인 나쁘지 않네. 그럼 7월에 850점을 목표로 해 보자"

 강아영... 언제부터 저렇게... 배신자....

 

 "이나는? 토익 몇 점이야?"

 "네? 저요? 저.. 저는 아직 토익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그럼 내가 수준 테스트 할 수 있는 모의고사 줄 테니까, 다음 시간에 해 올래? 자 여기"

 "네..."

 윤재 오빠는 내 대답에 조금 당황하며 USB를 하나 건네줬다.

 여태 토익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라는 눈빛이었다.

 

 "필요 없을 줄 알고, 따로 출력은 안 해 왔는데, USB 꽂으면 바로 뜨니까 찾기 쉬울 거야.

 아, 일단 이거 공부 해 볼래? 기초라서 나는 필요 없어"

 내 손에 들려진 책은 하늘색 표지의 해커스 토익 스타트다.

 앞에 10장만 너덜거리고 뒤는 새 책이라는...

 나도 이거 집에 있는데, 차마 가지고 있다고는 말 못하고 얌전히 받았다.

 영어 싫다....

 

 .

 

 "흑.. 아영아...나 공부하기 싫어어... 내가 이걸 왜 하겠다고 했지?"

 스터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안 그래도 더워서 기운 안 나는데

 해커스가 들은 가방이 무거워서 더 진이 빠지는 기분이다.

 

 "그래도 윤재 선배가 이것저것 챙겨주더라. 넌 왜 여태 토익을 안 봤어?"

 "나 사실 영어 진짜 못 한단 말이야.. 아영이 넌 목표가 어디야?"

 "나 사실 하고 싶은 거 없어"

 "왜? 어디 들어가려고 토익 따 놓은 거 아냐?"

 "하고 싶은 게 없어서 그냥 해 놓는 거야. 언젠가 필요할까 싶어서, 딱히 꿈이 없다~"

 "흐음... 나는 마케팅 쪽이 재미있던데.. 어? 야 쟤 김상현 아냐?"

 멀리서 본관 앞을 지나가는 상현이 보였다.

 

 "그러게, 저 기럭지로 저렇게 허우적대면서 걷는 건 김상현뿐이지..."

 "야아~~~! 기임~ 사앙~ 혀어언~~!!"

 방학이라 텅텅 빈 학교에서 아는 얼굴을 마주치니 반가웠다.

 조용한 교내에 매미 소리와 함께 내 목소리만 쩌렁쩌렁 울려 퍼지자

 상현이 좀 부끄러워하는 눈치다.

 

 "야~~! 뭐야 너 왜 여기 있어?"

 반가운 마음에 나는 상현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나 1학년 때 F 나온 거 있어서 재수강하느라...“

 “군대 가기 전에 그렇게 술을 퍼 마시더니....”

 “이제 정신 차렸다~~ 송이나 넌 학교에 있으면서 나한테 연락도 안 했냐?"

 "난 당연히 너 없을 줄 알았지"

 "군대 갔다 왔더니 연애질이나 하고 있고 말이야... 나한테 너무 무신경한 거 아니냐“

 "내가 너한테 신경을 왜 써야 하지...?"

 

 "김상현 오랜만이다?"

 내 뒤로 천천히 걸어 온 아영이 인사를 건넨다.

 

 "어! 아영아.. 넌 하나도 안 변했네.. 더 예뻐진 것 같.."

 "너 '프리메로'는 나가?"

 상현의 수줍은 인사는 무시하고 내가 물었다.

 

 "나? 나도 바빠서, 그냥 오다가다 동아리 사람들 보면 인사는 하지"

 동아리에 안 나간다는 상현의 말에 묘한 흡족감이 들었다. 아, 나도 정말 유치하다.

 

 "요 계집애~ 수빈이 형 궁금하냐? 그 형 여친 생긴 것 같던데“

 "헐 진짜? 누구??"

 "같은 동아리라던데? 나도 군대 가고 나서 들어온 애들은 잘 모르겠더라.

 좀 통통하고 머리 짧은 앤데... 이름이 뭐였지"

 

 "통통..? 지민이 아니야? 또 누구 있나..?"

 "지민이 같은데? 대박..."

 나와 아영인 상현이 던져준 단서로 수빈의 새 여친은 누구인가 추론하기 시작했다.

 

 "몰라 확실하진 않아. 아무튼 너희는 왜 학교에 있냐?“

 "우리 스터디 때문에"

 "아, 너 아직도 진성 오피스텔 살아?"

 "응 너도 자취 해?"

 "야 나 대명 빌라 살잖아~"

 "어! 우리 맨날 거기 지나가는데! 완전 가까웠네? 오늘 모일까?"

 "그러자~ 유나는 안 불러? 걘 자취 안 하나?"

 오랜만에 나온 이름에 괜히 죄 지은 기분이 들었다.

 

 "유나는.. 이따 말해 줄게, 오늘은 우리 셋이서 놀자 오랜만에"

 순간 굳은 나를 알아차린 아영이 간단하게 정리해준다.

 

 "콜콜~ 나 집에 간장게장 있다? 집에서 보내 줬어. 우리 집 여수잖아"

 상현의 자랑에 나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나 간장게장 완전 좋아!! 너희 집으로 갈게, 쌀은 있어?"

 "당근~ 올 때 술은 사 와라"

 "그래! 이따 봐, 한 7시쯤 갈게~~"

 "오키 빠이염~"

 

 .

 

 "아~ 그런 일이 있었어? 왜 나한테 연락 안 했냐 섭섭하게"

 우리는 상현이네서 술을 마시며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들었다.

 내가 민준이와 사귀고, 수빈 오빠와 헤어지고, 유나와 싸우고 동아리를 그만둔 것까지

 

 "너 군인이었잖아..."

 "아...“

 갑자기 침울한 분위기를 밥통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깼다.

 

 “어, 밥 다 됐나 보다. 자자~ 다들 그릇 주세요~"

 상현은 주걱을 들고 말했다.

 

 "여기! 나 밥 많이! 오예! 간! 장! 게! 장!!"

 "쟤 원래 게장 비리다고 싫어하지 않았나? 우리 1학년 때 그랬던 것 같은데"

 상현이 갸우뚱 하자 아영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크크 어디 가서 간장게장을 먹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게장의 맛에 눈을 떴단다"

 "...? 그게 뭐래"

 

 .

 

 밥도 잔뜩 먹고, 술도 먹고 하다 보니 시간이 어느덧 12시다.

 

 "흐음 어쩔까, 우린 내일 아무 것도 없는데, 상현이 넌 내일 수업 있어?“

 “아니, 아까 듣고 와서 내일은 나도 아무 것도 없음”

 "그럼 달리쟈아! 머꼬 죽자아~~"

 "먹고 죽을 술이 없다.."

 상현이 텅텅 빈 냉장고를 연다.

 

 "아~ 뭐야앙 벌써 다 마셔써어~? 가서 사와아!!"

 "얘 취했지?"

 "그런 것 같은데? 너랑 나랑 둘이 갔다 오자"

 아영과 상현은 나보고 얌전히 기다리라고 하고 편의점에 다녀왔다.

 

 우리의 술자리는 새벽 3시까지 이어졌고, 다들 헤롱헤롱 한 상태로 술자리를 정리했다.

 상현은 침대에서, 나와 아영인 상현이 던져 준 이불을 바닥에 깔고 잠깐 눈을 붙였다.

 배가 싸르르 아파서 눈이 떠졌는데, 아직 5시다. 아.. 배 아픈데... 이건.. 분명.. 그거다..

 

 "아영아.."

 소곤소곤 아영일 부르니 아영이 실눈을 뜬다.

 

 "...왜.."

 "나 배 아파.. 나 먼저 집 간다..."

 "뭐..? 왜..? 괜찮아?"

 "술똥... 집으로 가야 마음이 편할 듯.. 안녕..!"

 나는 아영을 두고 후다닥 집으로 향했다. 집까지는 5분도 안 걸렸다.

 화장실에 다녀오니 마음에 안정이 찾아온다. 아~ 살 것 같다...

 

 그러고 침대에 누운 지 1시간도 안 지났는데, 아영이 들어온다.

 

 "응? 왜 벌써 와"

 "그냥..."

 아영이 피곤한 얼굴로 내 옆에 눕는다.

 

 "야, 김상현 나 좋아하냐?"

 그대로 자나 싶었는데 뜬금없이 이런 걸 묻는다.

 

 "어? 왜?"

 그걸 이제야 알았니.. 걔 1학년 때부터 너 좋아했다.

 

 "그냥 뭔가 촉이 와서? 어제 너 방에 있고 우리 둘이 편의점 갔다 왔잖아"

 "응, 고백이라도 받았냐?"

 "아니 편의점에서 술사고 음료수 보고 있는데, 걔가 나 아직도 이것만 마시냐고

 웰치스 꺼내 주더라?“

 “하긴 강아영 너 그것밖에 안 먹지, 그것도 딸기 맛만"

 "그러니까, 그걸 기억하더라니까? 그리고 아까 새벽에 너 가고 나서

 난 좀 더 자려고 누워 있었거든, 근데 김상현이 나한테 이불을 덮어 주는 거야.

 괜히 어색해서 그냥 집에 간다고 했는데 데려다 주겠대.

 아, 5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뭘 데려다 주냐고 나 혼자 간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래도 여자 혼자 위험하다고 아직 새벽이라면서 데려다 줬어. 밖에 밝더만.."

 "야씨 걔네 집에서 우리 집 뛰면 3분이다. 나는 똥과 함께 귀가했는데, 누구누군 좋겠네 아주"

 "음... 에이~ 아닐 수도 있고. 걔가 워낙 착하잖아~ 잠이나 마저 자자“

 아영인 커튼을 치더니 다시 꿈나라로 갔다. 불쌍한 상현이...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

 .

 

 오늘은 7월 24일 아영이 생일이다. 항상 방학이라 만나서 챙겨 준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날짜가 바뀌기 30분 전부터 맥팡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 내일 수연이 불러서 셋이 놀까? 너 생일파티 하자!"

 "어? 그럴까? 전화해봐 전화"

 갑자기 제안한 내 말에 우리는 바로 수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민쑤~~"

 "뭐야아 너네 나 빼고 술 먹고 있냐~? 우리 아영이 생일이지?! 생일 추카햄~~ 알라뷰~"

 수연의 목소리가 옆에 있는 아영 에게도 들린다.

 

 "얘 목소리 앵앵거리는 거 보니까 술 마셨네“

 아영이 웃는다.

 

 “너 내일 뭐해~ 우리 아영이 생일인데 모이자”

 "내일? 나 약속 있는데.."

 "누구랑?“

 “있어~”

 “학교 좀 놀러 와라”

 "나 알바도 안 해서 돈도 없어~ 갈 시간도 없다"

 "내일은 누구 만나는데 남친? 생겼어?“

 “남친 아니야, 있어 그런 거”

 자꾸 말을 돌리는 수연의 말에 아영이 휴대폰을 뺏어 말한다.

 

 "야 너 저번에도 학교 왔었잖아. 우린 보지도 않고, 왜 자취방 놔두고 다른 데서 자냐“

 “아 사람들 다 같이 모여 있는데 어떡해~ 그리고 그건 과모임이지"

 "과 모임은 가고! 다른 약속은 나가고! 우리랑은 보기 싫으냐?“

 "아 몰라몰라몰라~ 왜 자꾸 물고 늘어져 짜증나게"

 "뭐?"

 "아잉~ 아영아아~ 나 이번 달에 진짜 돈 없단 말이야~ 미안해 내가 8월에 꼭 갈게 알아찌?“

 수연인 애교 섞인 콧소리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어휴 하면서 술을 마저 마시고 집으로 들어 간 다음 날,

 페이스북을 보다 보니 수연의 상태가 업데이트 되어 있다.

 

 “뭐야 김수연 약속 있다더니 남자였나 보네”

 “나도 봐야지”

 아영이 옆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들었다.

 

 “얼굴은 안 나왔긴 한데, 확실히 남자 손이네”

 “근데 뭔가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인데... 누구지? 내가 아는 앤가?”

 “송이나 너는 손만 보고 어떻게 알아 그걸”

 “어디서 본 것 같은 손인데.... 뭔가 낯이 익은데... 전화해서 물어볼까?”

 “아 됐어. 뭘 또 해, 만나 달라고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

 

 .

 .

 .

 

 "그러니까, 구질구질하게 왜 그래?"

 "아아~ 야 나 오늘은 진짜 술 안 받는단 말이야"

 아영이 생전 안 하던 짓을 하며 술을 뺀다.

 

 "왜 이래.. 야 오늘 강아영 어디 아픈 가 보다. 얘가 술이 안 받는대"

 "어쩐 일이래? 너 어디 아파?"

 전혀 아픈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형식상 이마에 손을 갖다 댔더니 살짝 뜨끈하다.

 

 "어? 너 진짜 열 조금 있는데?“

 “거봐~ 나 오늘 아프다니까~ 아까 옆자리 대리님은 약까지 사다 줬는데”

 “그 대리님 남자지?”

 지혜가 예리하게 콕 찝는다.

 

 “남자긴 한데, 그냥 내가 너무 기침을 심하게 해서 그랬을 걸?”

 “너 그거 썸 아냐?”

 “아니야~ 넌 뭐만 있...”

 아영이 말하다가 숨이 넘어갈 듯 기침을 한다.

 

 “깡... 집에 가야 할 것 같은데”

 “그 정도는 아냐... 저녁만 먹고 들어가지 뭐”

 “너 오늘은 술 먹지 말고 이거나 좀 먹어, 누룽지탕 시켜 줄게”

 "응 누룽지 좋다. 주먹밥도 하나 시켜줘. 먹고 약 먹어야겠다...“

 

 .

 

 썸, 남녀가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기 전 미묘한 관계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고, 그가 건넨 사소한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

 

 평상시와 다름없는 평범한 행동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게 썸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그 행동에 조심스러움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상대방을 생각하는 작은 몸짓이 어느새 마음속에 들어와

 미소 짓고 있는 걸 보면 사랑의 시작 같기도 하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 라고 제일 먼저 알리는 작은 시작,

 그 시작을 전하고 싶어 고민하는 동안 시나브로 들어온 그의 마음은 심장을 친다.

 그래서 썸을 타면 쿵쾅거리는 심장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가 보다.

 
작가의 말
 

 오늘은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누룽지탕 추천 드립니다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24화_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었다 [마지막화] 2018 / 12 / 31 256 0 7528   
24 23화_헤어지는 날에는 역시 비가 와야지 2018 / 12 / 30 244 0 7340   
23 22화_너랑 있으면 짝사랑을 하고 있는 기분이 … 2018 / 12 / 29 242 0 7935   
22 21화_다시 돌아간 곳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행… 2018 / 12 / 28 236 0 7476   
21 20화_잘못의 크기가 다르면 쌍방과실이 아니… 2018 / 12 / 27 264 0 6346   
20 19화_바보의 날에 다시 만난 우리 2018 / 12 / 26 249 0 7274   
19 18화_지금은 평온한 폭풍 전야 2018 / 12 / 25 233 0 7320   
18 17화_여자의 직감이란 거, 믿어야 하나 2018 / 12 / 24 223 0 6338   
17 16화_나도 잘한 건 없는데 너 진짜 찌질하다 2018 / 12 / 23 231 0 6383   
16 15화_나쁜 결말을 그는 알아 버렸다 2018 / 12 / 22 241 0 7462   
15 14화_이미 늦어버린 마음이 그에게 닿을 수 있… 2018 / 12 / 21 232 0 7848   
14 13화_벚꽃 흩날리는 계절에 찾아온 두 번째 이… 2018 / 12 / 20 250 0 7621   
13 12화_선을 넘어서 확인한 마음의 결말 2018 / 12 / 19 239 0 7707   
12 11화_여자들의 비밀은 새벽에 깊어진다 2018 / 12 / 18 240 0 7383   
11 10화_넘치는 사랑에 제 발 저리다 2018 / 12 / 17 225 0 7663   
10 9화_바뀌지 않은 마음을 그는 몰랐다 2018 / 12 / 16 230 0 7553   
9 8화_나쁜 시작은 그녀만 알고 있다 2018 / 12 / 15 218 0 7402   
8 7화_별사탕의 달콤함에 속아서 2018 / 12 / 14 221 0 6303   
7 6화_아름다웠기에 잊혀지지 않는 2018 / 12 / 13 218 0 6354   
6 5화_선택의 결과가 나쁘면 그건 잘못된 걸까 2018 / 12 / 12 226 0 6792   
5 4화_예고편 없이 찾아온 새로운 사랑 2018 / 12 / 11 236 0 6819   
4 3화_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지 2018 / 12 / 10 236 0 6919   
3 2화_흑역사 끝에는 항상 휴학이 있다 2018 / 12 / 9 251 0 7212   
2 1화-첫 연애, 그리고 첫 키스는 이불킥 2018 / 12 / 8 235 0 8386   
1 0화-프롤로그 2018 / 12 / 8 382 0 62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