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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왕비님의 알바일지
작가 : 박티티
작품등록일 : 2018.12.7

만년 배우 지망생 희우는 오늘도 오디션에서 탈락하고 낙담한다. 그러던 와중 왕비역을 구한다는 알바 공고에 지원했다가 덜컥 합격하는데, 뭐? 진짜 마왕이 왕비를 구하는 거였다고? 1년의 계약기간동안 마왕성에서 벌어지는 왕비님의 흔한 알바일지

 
#11-밤에 내 방으로 올래요?
작성일 : 18-12-21 19:31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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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지난 뒤 아침이 되자 희우는 일찍 누군가를 찾아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개인 집무실에서 일에 몰두하고 있던 아로닌은 갑작스런 왕비의 행차에 당황한 듯 놀란 눈으로 희우를 맞이한다.

 ​

 "왕비님께서 기별도 없이 무슨 일로..."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요.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

 희우는 그를 찾아오기에 앞서 어디로 가야 아로닌을 만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로나에게 던졌더니, 시녀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 집무실에 있을거라고 대답했다. 별다른 행사가 없으면 항상 집무실에 머문다는데, 듣자하니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만하는 것이 거의 워커홀릭 수준인 것 같았다. 마족들은 노는것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나 로나의 말대로 집무실에 찾아가보니,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아로닌은 진짜 거기에 있었다. 주위를 물리고 수많은 책과 서류들로 가득찬 방에 단둘이 남자, 희우는 마치 교수님을 만나러 온 학생이 된 것 같다.

 ​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어쩐 일이십니까?"

 ​

 서류가 가득 쌓인 책상을 보니 아로닌은 상당히 바쁜 것 같다. 하긴 잘은 몰라도 재상이라는 직책이 결코 한가롭지는 않겠지만 이 많은 것을 언제 다 보나 싶을 정도다. 희우는 산더미처럼 쌓인 종이의 높이에 감탄하다가 아로닌의 질문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

 "마계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어서요."

 "공부요...?"

 "아로닌도 알겠지만 나는 마계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잖아요. 아무리 내가 이방인이라지만 왕비로서 마계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

 밤새 뒤척이면서 고민한 결과, 희우는 진짜 왕비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마계에 대한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비록 벼락치기로 예법을 익히기는 했지만 그것이 전부. 희우는 마계는커녕 마왕성의 구조조차 전부 알지 못했고, 그것은 마치 우물 안 개구리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제 나눈 대화 때문인지 왠지 디노에게는 선뜻 물어볼수가 없어서 그 대신 아로닌을 찾아온 것이다. 아로닌은 희우의 이야기를 듣고 꽤나 감격한 듯 대답했다.

 ​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럼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음... 책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을것 같은데요."

 ​

 어차피 딱히 할일도 없으니 그동안 책이라도 읽는게 낫겠지. 그렇잖아도 디노가 그녀를 최소한의 일정에만 참석하도록 조정해둔 덕에 평소에는 거의 반백수나 다름 없어 슬슬 지루하려던 참이었다. 평소 알바에 연기까지 툭하면 투잡을 뛰면서 바쁘게 살아왔던 그녀로서는 이런 한량같은 생활이 오히려 낯설고 불편했다. 거기다 시간의 여유를 떠나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희우 스스로가 성이 차지 않을 것 같았다. 이미 1억이나 받았는데 밥값은 해야할 것 아닌가.

 ​

 "그렇다면 서재로 안내해드리는게 좋겠군요. 괜찮으시다면 지금 가보시는건 어떻습니까?"

 ​

 희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로닌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문을 연다. 아로닌의 집무실에서 그닥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어떤 커다란 문 앞에 섰는데, 딱봐도 묵직한 것이 두손으로 있는 힘껏 밀어도 쉽게 열리지 않을것 같다. 그렇지만 아로닌이 손잡이를 잡고 비틀자 문은 아주 가볍게 열려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가 희우를 보며 말했다.

 ​

 "이곳은 왕족과 극히 일부의 마족들만 들어올 수 있는 곳입니다. 오래된 기록과 귀중한 고서들까지 보관되어 있는 곳이죠. 출입이 허가된 자가 아니면 문조차 열지 못합니다."

 ​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큰 공간에 가득찬 서고가 보인다. 천장까지 높이 뻗은 책장에는 책이 빈틈없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고, 그런 책장이 수십개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쭉 나열되어 저 안쪽까지 뻗어있다. 이게 다 몇권이지? 천권? 아니, 그것도 만권은 족히 넘을 것 같은 어마어마한 장서량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아로닌은 가벼운 손짓을 통해 책장에서 책을 몇 권 골라냈다.

 ​

 "그럼 우선 마계의 역사부터 시작해볼까요? 아, 우선 읽는데 참고하시라고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

 ​

 ​

 ​

 **

 ​

 ​

 ​

 ​

 난 혹시 스스로 내 무덤을 판게 아닐까. 희우는 1시간 넘게 이어진 설명에 진이 다 빠져서 방으로 돌아왔다. 아니, '간단한' 설명이라며? 그 긴 시간동안 쉬지도 않고 신이나서 재잘대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나 다를 것이 없었다. 더 물어보실 것 없으시냐는 그의 말에 괜찮다는 대답을 세 번이나 반복했고, 그러고 나서도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신신당부(?)를 받은 뒤 겨우 풀려난 희우의 양 팔에는 두툼한 책이 세 권이나 들려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로나가 놀라서 희우를 맞는다.

 ​

 "어머, 왕비님! 이게 무슨 책이에요?"

 "마계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할까 싶어서..."

 "마계에 대해서요?"

 ​

 그 때 밖에서 누군가의 행차를 알리는 시종의 목소리가 들린다. 평소에는 항상 저녁에 찾아오던 디노가 오늘은 무슨 일인지 아침부터 희우의 방에 나타나자, 희우는 물론 로나도 놀란 얼굴이 된다. 그러나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것은 막 왕비의 방에 들어선 디노 역시 마찬가지였다.

 ​

 "어라, 그게 뭐에요?"

 ​

 디노가 테이블 위에 얹힌 책들을 보며 묻자 희우는 왠지 쑥스러워진다. 진심을 말하기엔 조금 낯간지워서 그녀는 별거 아니라는 듯 심심한 어조로 대답했다.

 ​

 "그냥 마계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요."

 "갑자기 왜요?"

 "그래도 나름 왕비인데 기본적인 거라도 좀 알아야 되지 않을까 해서..."

 ​

 디노는 희우의 대답을 듣고서도 여전히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그는 책을 훑어보더니 다시 물었다.

 ​

 "이거, 아로닌이 골라준 거죠?"

 "어떻게 알았어요?"

 "뻔하죠 뭐. 하하, 아로닌이 엄청 신났겠는데요. 혹시 서재에 세워놓고 일장연설이라도 하지 않던가요?"

 "어... 어떻게 알았어요?"

 "아로닌이 내 스승이라고 말했잖아요. 어휴, 생각만 해도 무섭네. 난 하루내내 서재에 붙잡혀있었던 적도 있어요."

 ​

 하긴 1시간 강의도 간단한 설명이라 치부하는 아로닌을 보니 하루내내 잡혀있었다는 디노의 말도 아주 없는 소리는 아닐 것 같다. 희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득 의아한 목소리로 디노에게 묻는다.

 ​

 "그런데 이 시간에 어쩐 일이에요?"

 "아, 내 정신좀 봐. 이따 밤에 별일 없으면 내 방으로 올래요?"

 ​

 디노의 갑작스런 초대에 희우가 두 눈을 어리둥절하게 깜빡거린다. 그는 여태껏 희우를 찾아 왔었지 한번도 자신의 방으로 불렀던 적이 없었다. 갑자기 왜? 디노는 희우의 의중을 알아챈듯 바로 그 이유를 말했다.

 ​

 "할일이 있어서 그래요. 별거 아니니까 편하게 와요."

 ​

 알쏭달쏭한 말만 남긴 채 마왕은 씨익 웃으며 방에서 나가버렸다.

 ​

 ​

 ​

 ​

 ​

 **

 ​

 ​

 ​

 ​

 ​

 "어머어머, 세상에. 어쩜 좋아."

 ​

 일이 이렇게 되자 바빠진 것은 로나였다. 저녁 식사 후 시녀는 잔뜩 들떠서 희우의 머리를 만지고 화장을 고치느라 바쁘다. 그렇지만 희우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로나를 진정시키려 애쓴다.

 ​

 "굳이 이럴 필요 없을것 같은데..."

 "무슨 말씀이세요. 전하께서 '밤'에 '할일'이 있으시다잖아요!"

 ​

 굳이 밤과 할일이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하는걸 보니 로나가 무슨 상상을 하는지 알 것도 같다. 아니야, 그런게 아니라니까! 희우는 목청껏 소리쳐주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이젠 그냥 잠자코 있기로 한다. 하지만 화장은 그렇다치더라도 옷까지 목이 깊게 파인 드레스로 갈아입히려 하길래 그것만은 됐다며 로나를 말리느라 진땀을 뺐다. 열띤 실랑이 끝에 시녀는 결국 희우의 뜻을 꺾지 못하고 꼬리를 내렸지만, 못내 아쉬워하며 왕비를 떠나보낸다.

 ​

 해가 지고 달빛만이 은은하게 빛나는 시간. 분주함이 떠나간 마왕성 안을 걸으며 희우는 무슨 일로 디노가 자신을 불렀을까 생각해본다. 어차피 매일 일과가 끝나면 업무 확인차-디노가 없는 사이 희우의 정체가 들킬만한 일이 없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보던 사이였고 또 그 장소가 바뀐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변화라는 것에는 항상 어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희우의 생각으로는 딱히 그럴만한 이유를 알아낼 수 없었고, 어느새 그녀는 디노의 방 앞에 도착했다. 시종이 희우의 도착을 알리고 허락을 받아 문을 열자, 방 안에는 의자에 앉아 느긋하니 책을 읽고 있던 디노가 보인다.

 ​

 "왔어요?"

 ​

 왕비의 방이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이었다면, 마왕의 방은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였다. 어두운 톤의 카펫과 짙은 월넛색의 가구들은 하나같이 고급스럽고 위엄이 느껴졌으며, 전체적으로 직선적이고 두툼한 디자인이다. 디노는 희우가 오자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분위기 되게 칙칙하죠? 아버지 취향이 이래서."

 "아뇨, 멋있는데요."

 "그래요? 난 희우씨가 싫어할줄 알았는데. 그럼 가끔 놀러도 오고 그래요."

 ​

 진담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던진 뒤, 디노는 화제를 바꾼다.

 ​

 "자, 그럼 우선 옷부터 갈아입어요."

 "네?"

 ​

 디노가 눈짓으로 가리킨 테이블 위에는 왠 옷가지가 놓여있다. 얼핏 보니 셔츠와 바지 등 남자 옷처럼 보였는데, 최소 희우가 마계에 온 뒤로는 한번도 걸쳐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다.

 ​

 "지금 알로시네를 만나러 북쪽 숲으로 갈거에요."

 "지금요?"

 "남들 몰래 조용히 갔다올거라서 일부러 미리 말 안한거에요. 워프할테니 많이 움직일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드레스 차림으로 갈만한 곳은 아니라서."

 ​

 그러고보니 디노 역시 평소보다 좀 더 간편하고 활동성이 좋아보이는 옷차림이다. 그는 옷을 직접 집어들어 희우에게 건넨다.

 ​

 "자, 입어봐요. 내가 나름 신경써서 골랐으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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