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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처음 죽던 날. 이후
작가 : 그슨대
작품등록일 : 2018.11.20

"나는 죽었는데, 한 시간 동안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귀신의 한을 푸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4. 내가 죽었던 이유 (2)
작성일 : 18-12-21 18:35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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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치만 아무래도 인간과 귀신의 연애이다 보니 특이한 일을 몇 번 겪어 봤어.

  한 번은 버들이가 대학교를 마치고 8시쯤에 늘 그렇듯이 거리를 걸으면서 갔어. 나는 버들이 옆에서 날아다니면서 따라갔지. 그런데 그날따라 사람이 많은 거야. 그래서 서로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지.

  그런데 웬 이상하고 못생긴 아저씨가 술에 잔뜩 취해서 가만히 걷고 있는 우리(정확히 말하면 버들이.)한테 시비를 거는 거야. 버들이도 나도 잠깐 동안 당황했지만 그냥 무시하는 게 상책인 것 같았지.

 

  “야, 너 나 무시해?”

 

  어이없는 일이지. 아마 저 아저씨한테 관심을 가져 줬으면 “어디서 눈을 치켜 떠?” 이런 식으로 말했을 거면서. 무시하면 그건 그거대로 또 뭐라 하고. 나도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는데 이런 아저씨들이 애주가 망신을 다 시키고 있다니까? 참고로 내 남친은 술에 약해.

  아무튼 계속 무시하려고 가려고 했는데, 자꾸 우릴 향해서 욕지거리를 하는 거야. 아마 잘생긴 것들에 대한 원초적인 질투인 것 같기도. 사실 상관없긴 한데, 이것도 버들이에게 찾아오는 불행일 것 같아서 내가 무시하기 힘들었지. 내가 버들이에게 뭐 해준 것도 없고.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버들이가 말릴 틈도 없이 현신한 다음에 곧바로 소복 입은 귀신으로 변신했어.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

 

  “야, 뭘 봐? 귀신 처음 봐? 얼른 술 깨서 집으로 찾아가서 비밀번호 안 바뀌었는지 확인이나 하세요.~ 굳이 선량한 젊은 시민 괴롭히지 말고.”

 

 아, 지금 와서야 말하는 건데 귀신으로 변신하면,(아니지. 이미 귀신인데 귀신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나? 현신한 상태에서 귀신 모습으로 변하는 건 딱히 전문 용어가 없어,,,) 목소리도 바뀐다? 어떤 목소리냐면, 음...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흐느끼는데 은근 가늘고 높아서 소름 끼치는 목소리. 남자 귀신들의 목소리는 잘 모르겠어.

  아무튼 그 아저씨는 곧바로 술이 깬 것 같았지. 귀신을 보고 목소리까지 들었는데 술이 안 깰 리가 있겠니. 얼마 후엔 딸꾹질까지 하는 것 같더라. 버들이는 나중에 귀신 트라우마가 생길까 걱정했지만 그건 우리가 알 바 아니지, 안 그래?

  그리고 귀신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어. 내 남친은 귀신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가끔 둥둥 떠다니는 귀신들을 보고 놀랐지. 한 번은 대학교 강의 중에 놀란 적도 있어서 교수님한테 자다 일어났는데 교수님 얼굴이 보여서 놀랐다고 변명을 해야 했지. (그게 변명이야?) 귀신도 보다 보니까 점점 익숙해졌는데, 익숙해진 후에도 한 번 크게 놀랐던 적이 있었어.

  나랑 데이트 중에 버들이가 공중화장실에 갔어. 나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려고 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엄청나게 큰 비명소리가 들리는 거야. 나는 남자화장실에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망설이다가 버들이가 나와서 나한테 얘기했지.

 

  “화장실 칸막이에 들어갔는데, 변기에 웬 눈에 피 흘리는 어떤 아줌마가 휴지 2개 들고서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이 지랄 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너무 놀랐어.”

 

  “지리지 않은 게 다행이네. 들어가 봐야겠다.”

  나는 그때 현신하지 않은 상태여서 눈치 볼 것 없이 남자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었지. 가보니까 예상대로 한 현신을 하지 않은 아줌마 귀신이 휴지 2개 들고 변기 속에 들어가 있더라고. 나이는 한 40대 정도 되었을까? 그리고 버들이 말대로 눈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지. 나를 보니까 당황하더라고.

 

  “아~ 아줌마. 더럽게 변기 안에서 뭐 하는 짓이에요? 그리고 요새 어떤 귀신이 이렇게 합니까. 그거는 옛날 푸세식 화장실 쓸 때나 통하던 귀신 놀이이고요, 요새는 초등학생들도 이딴 거에 안 놀랍니다. 제 남친은 겁이 많아서 그런 거고요.”

  아줌마는 실망하는 눈치였지. 그리고 귀신 분장을 풀었어.

  “아니, 오랜만에 귀신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인간이 나타나기에 장난 좀 쳐 봤지. 그런데 설마 귀신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었을 줄이야. 그런데 뭣 좀 물어봐도 되니?”

  이때 버들이가 들어왔어. 여전히 주춤거리는 태도로. 그러다가 마치 귀신들끼리 만나는 친목회에 온 것 같은 우리들을 보며 놀란 것 같더라.

  “물론이죠.” 내가 대답했어.

  “그러면 요새 귀신들은 어떻게 해야 무섭다고 소문이 나니?”

  음...어려운 질문이었어. 내가 어떤 귀신에 놀랐더라? 요새 귀신 트렌드가 뭐지? 그러다 버들이가 대답해줬어.

  “빨간 마스크는 어떨까요?”

  “빨간 마스크가 뭐니?” 아줌마가 다시 물었어.

  “아~ 그, 빨간 마스크를 낀 여자가 ‘나 이뻐?’라고 물었을 때 예쁘다고 하면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찢어진 입을 보여주고, 안 예쁘다고 대답하면 그 사람의 입을 찢는다는 그 귀신?” 내가 설명해 주었어.

  “오~그거 괜찮겠다. 그럼 오늘부터 그거 연습해야지.”

  참, 나이는 아줌마인데 하는 행동은 영락없는 소녀야, 그렇지? 근데 이 아줌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귀신은 장난 끼가 많아. 그래서 가끔 내 남친 같이 귀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을 골탕 먹이기도 하지. 남친을 골탕 먹였는데 화 안 나냐고? 나쁜 뜻은 없었으니 뭐...

  “근데 빨간 마스크 하려면 나이가 너무 많으신 거 아니에요?”

  버들이가 느닷없이 한 말. 나도 아줌마도 깜짝 놀랐지. 그리고 버들이는 아줌마한테 맞았어.

  “으이그, 너무 솔직했잖아. 너는 너무 눈치가 없어.”

  나와 버들이가 화장실에서 나온 다음 내가 말했어.

  “뭐, 저는 진실을 말해 준 겁니다. 그리고 아줌마가 너무 놀라게 한 것도 있잖아요?”

  “그래, 참 잘했다.”

  너무 눈치가 없긴 하지만 그것도 매력인데 뭐.

  그리고 절대 까먹을 수가 없는 일이 버들이한테 일어난 일도 있었어. 나는 그 곁에 없었지만, 버들이가 얼마나 놀라고 당황했을지 쉽게 상상이 갈 정도로.

  버들이는 잠깐 부모님이 있는 집에 갔다가, 택시를 타고 자기가 사는 자취방으로 들어오고 있었어. 버스를 실수로 놓쳐가지고 택시를 간신히 잡아타고 온다고, 나한테 멋쩍어하면서 전화로 얘기하더라고. 아! 나는 핸드폰이 없으니, 버들이네 집에서 버들이가 옛날에 쓰던 핸드폰으로 쓰고 있었어. 내가 귀신이라 핸드폰이 없어서 연락은 안 될 거라고 하자, 연락이 하고 싶으면 자기 걸 쓰라고 하더라고.

  어쨌든 택시 운전사에게 자기 집 위치를 말하고(전화하면서 말해서 나한테까지 다 들렸어,) 다시 나하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지. 그런데 그렇게 신나게 얘기를 하다, 갑자기 버들이가 말이 한참 동안 없는 거야.

  ‘혹시 택시에서 내려서 계산중인가?’

  그렇지만 1분 정도는 족히 지나갔는데, 계속 말이 없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지. 그리고 생각해 보니 택시 탄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내릴 리는 없었어.

  “버들아, 혹시 무슨 일 있어? 왜 말이 없어?”

  그렇지만 대답이 없는 채로 핸드폰은 곧 끊어졌어. 나는 굉장히 걱정이 되었지만, 섣불리 전화하기도 그랬어. 혹시 내가 무슨 말실수를 해서 화가 났나 해서.

  ‘혹시 버스 놓쳐서 늦게 오는 것 가지고 내가 뭐라 했나? 아닌데...그리고 여태까지 한 번도 화낸 적도 없는 녀석이...’

  그렇게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고. 그렇게 한 5분쯤 지나갔나? 하지만 나한테는 영겁같이 긴 시간처럼 느껴졌지. 갑자기 버들이한테서 전화가 오더라고.

  전화벨이 울린 지 단 1초만에 받았어.

  “버들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그런데 버들이는 대답은 않고 쌕쌕 숨소리만 쉬는 거야. 나는 겁이 더럭 났지. 버들이는 체력이 좋은 편인데, 그런 애가 숨을 헐떡댄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을 쏟아 부었던 것 같았어.

  “누나... 사실은요.”

  “어어, 그래. 걱정하지 말고 어서 말해봐.”

  “택시를...제가...탔습니다.”

  버들이는 아직도 숨이 찬지 말을 끊어서 말했어. 그렇지만 차차 자초지종을 설명해 줬지.

  “택시를 타고 나서, 누나와 신나게 얘기하면서 있었는데, 택시가 터널에 들어가자 무언가 굉장히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누나와 사귀면서 어지간한 귀신의 낌새는 저도 눈치 챌 수 있습니다. 그 터널에는 귀신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았죠. 그렇지만 웬만한 귀신들은 다 봐서 그것 때문에 놀란 것이 아닙니다.”

  나는 주의깊게 듣고 있었어.

  “귀신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모두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 귀신들이었습니다. 저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고 누나와 얘기를 하고 있었지요. 근데 갑자기 허공에서 어린아이 귀신들이 몰려왔습니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입니다. 그들이 택시로 몰려들어서 택시가 못 가게 막았습니다.”

  어린아이 귀신들이 택시 한 대를 붙잡을 수 있냐고? 할 수 있어. 아, 물론 다른 곳에서는 어떤 조화를 부린다 하여도 산 자의 물건을 건들 수는 없지만, 터널이라면 가능하지. 터널은 특유의 어둡고 음침한 느낌이 들어서 특히 죽은 자들이 몰려드는 곳이니까, 귀신들의 영력이 미칠 수가 있거든...

  “귀신들을 볼 턱이 없는 택시기사님은 시동이 꺼진 것을, ‘어? 이거 왜 이러지?’ 하고 저한테 미안해하며 엑셀과 좌석 주변을 점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귀신 얘기를 꺼낼 수가 없어 식은땀을 흘리며 가만히 있었지요. 바로 그 순간, 택시기사님이 졸도했습니다. 좌석 주변 점검을 끝내고 운전대를 잡는 순간, 그 운전대가 귀신 머리였고 그가 잡은 것은 어린아이 귀신의 귀 2개였으니까요.

  네, 어린아이 귀신이 현신한 것입니다. 그것도 창백한 얼굴에 눈동자는 빨간색만 어른어른 거리는 모습으로요. 그리고 택시기사 아저씨가 졸도하자 저에게로 다가왔고, 저는 밖에서 에워싸고 있는 어린아이 귀신들을 밀치고 전력질주해서 간신히 탈출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구나.

  죽은 자는 산 자에게 절대로 해를 끼칠 수가 없는데(이유에 대해서는 곧 나올 거야. 나도 그게 궁금했거든.), 어린아이 귀신은 예외야. 아니, 예외라기보다는, 그들은 해라는 기준을 이해할 수 없거든. 그래서 가끔은 이렇게 자신이 내키는 대로 행동해서, 산 사람을 놀래키는 일도 있어. 그렇지만 이것은 영기가 짙은 터널 같은 곳이 아니라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야.

  “일단 버들아... 많이 놀랐겠지만...”

  내가 말을 꺼낼 틈도 없이 버들이가 몰아쉬던 숨을 멈췄어. 다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지. 나는 이제부터 최대한 주의력을 집중하여 전화기 너머의 여기를 느꼈어. 목소리만 듣는다면 영상을 보듯 느껴지니까.

 

  “오빠... 나랑 같이 놀지 않을래?”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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