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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길을 잃은 날에
작가 : 연시
작품등록일 : 2018.12.21

불에 타 죽은 고등학생이 저승에서 길을 잃은 되고
망자인 상태로 과거의 이승으로 돌아가게 된다.

과거에서 펼쳐지는 '오늘' 이야기.


*로맨스판타지 장르로 선택되었지만 '로맨스'가 주는 아닙니다.

 
대리인
작성일 : 18-12-21 18:16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7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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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네가 대장군이 되어라.”

 

  무성각 마당에서 늘은 무릎을 꿇은 모양으로 그의 아비인 상장군 앞에 섰다.

  무릎 꿇은 늘의 양옆으로 오 가문을 수호하는 수많은 무사 역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늘은 상장군인 근범 옆에 선 서해를 바라봤다.

  서해는 비통함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선 고개를 돌렸다.

  이곳에 내 편은 없다.

 

  “대장군이 쓰러진 지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어찌 제 동생 흉내를 내라 하시는 겁니까?”

 

  늘은 처음 보는 근범의 얼굴이 거북했다.

  아비라는 이름으로 늘을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더니, 장남의 자리가 위태로우니 인형으로서 쓰임을 찾는 그가 역겨웠다.

  자신의 삶이었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 같았다.

 

  “대장군의 부재를 무어라 설명할 건가? 대장군이 된 지 겨우 한 해가 지났다. 오 가문의 위기를 살릴 사람은 너뿐이다.”

 

  늘은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이대로 유성각에만 갇혀 있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졸지에 대장군이 될 신세에 처했다.

 

  대장군의 역할은 어떻게 수행할 것이며 내일의 흉내는?

  자칫 전쟁이라도 나간다면?

  끔찍했다.

  늘은 눈을 질끈 감았다.

  진짜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인가?

  마치 이건 게임 같아서 무언가를 클리어해야만 깨어난다면?

 

  “자객이 누군지 밝혀질 때까지만이다. 수고 좀 해다오,”

 

  늘이 대답을 망설이자 근범이 덧붙였다.

  여기서 거절한다면 당장 근범에게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늘은 날카로운 근범의 눈을 피해 자신의 무릎을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늘에게 동생이 한 명 더 있다는 생각이 났다.

 

  “내일을 대신 할 모레가 있지 않습니까?”

 

  늘과 내일보다 네 살은 어린 차남이었다.

 

  “모레는 너무 어려. 내일을 대신할 사내도 아니다. 대장군의 안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릴 사람은 오늘.”

 

  근범은 자리에서 일어나 늘을 내려다봤다.

  그의 머리 위로 처마의 그늘이 내려앉았다.

 

  “너다.”

 

  합의는 끝났다.

  애초에 합의는 없고 명령만이 주어지는 곳이다.

  늘은 긴 머리를 깔끔하게 올려 묶었다.

  저승 안내자의 말을 따르지 않은 업보였던 것일까.

  그 암흑이 나를 부르지만 않았어도. 여기에 떨어지지 않았을 텐데.

 

  늘은 무사가 건네준 갑옷을 받으며 손에 꽉 쥐었다.

  자신을 껴안았던 갑옷의 느낌과는 차원이 달랐다.

  내일을 더 생각할수록 막막해질 뿐이었다.

  늘은 뒤엉킨 생각들을 간신히 정리하며 일어섰다.

  멀리서 늘과 눈이 마주친 옥란은 울고 있었다.

 

 

 

  궁은 다른 세상이었다.

  용왕각ㅡ오 가문의 가옥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중 오 가문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대장군의 사태를 모른다는 게 슬프지 않을 수 없었다.

  늘은 어색한 걸음으로 딱딱한 흙바닥을 밟았다.

  내일이 없다.

  늘은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것을 그 어떤 생각으로도 지울 수 없었다.

 

  그때 누군가가 늘의 소매를 잡아당겨 구석으로 끌었다.

  그리곤 늘의 머리를 힘껏 누르며 계단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늘은 놀란 얼굴로 자신을 잡아당긴 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쉬ㅡ.

  남자는 검지를 들며 계단 너머를 확인했다.

  확인해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적인지 아군인지는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장난스럽게 웃는 모습이 적군은 아니었다.

 

  “잠시만 이러고 있자.”

 

  말을 놓을 수 있다는 건 대장군보다 지위가 높아야 하는데, 대장군보다 높은 자리면 상장군이나 왕밖에 없다.

  상장군은 아니니, 왕이라는 건데···.

 

  “왕 지나간다.”

 

  그들의 옆으로 홍곤룡포를 입은 왕이 궁녀와 내시들을 끌고 지나가고 있었다.

  늘은 입을 반쯤 벌리고 남자의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누구야?

 

  “어휴, 귀찮아. 또 마주쳤으면 한소리 들었을 텐데 조용히 있어 줘서 고맙다.”

 

  늘은 그를 따라 일어섰다.

 

  “궁에서 너를 보다니, 이거 늠름한 대장군 모습 그대로네. 사부라고 부르며 따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그가 웃었다.

  사부.

  늘이 가짜 대장군이라는 것도 아는 사람.

  오 가문의 사람이었다.

 

  “상장군께서 너를 보필하라고 명하셨어. 궁 생활에 대해선 아는 게 별로 없을 텐데, 크게 걱정 안 해도 돼. 오 가문의 제자 모두가 네 호위니까.”

 

  그는 상장군, 대장군 아래로 한라를 지키는 3장군 중 한 명인 이석곤이었다.

  과거 근범의 제자였으며 오 남매에게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가르친 스승이기도 했다.

  근범은 늘이 무사히 대장군 역을 소화할 수 있도록 늘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석곤을 붙인 것이었다.

  절대 들켜서는 안 될 사안이었으므로 오 가문의 무사 모두가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최근에는 딱히 전쟁도 없어서 대장군 자리가 놀고먹는 자리였는데, 습격 이후로 다들 긴장하고 있어. 왕을 노리지 않고 대장군을 노린 걸 보면 궐 내부자의 소행인 것 같아. 오 가문의 세력이 두려웠겠지.”

 

  늘은 정체도 모르는 사람을 따르며 궁을 샅샅이 살폈다.

  석곤은 늘에게 궁의 전체적인 위치, 명, 할 일 등을 소개했다.

  졸지에 다시 공부하게 된 느낌이었다.

  늘은 터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석곤을 열심히 따라다녔다.

  현생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까지는, 살아남으려면 외워야 할 것이다.

  그래도 수험생의 머리가 남아 있어 건물 이름을 외우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사람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차에, 무관들이 지나쳤다.

  늘은 자신에게 인사를 하고 지나치는 무관들을 보며 함께 허리를 숙였다.

 

  “그런 건 일일이 안 해도 돼. 내일은 왕 외에 허리를 숙이지 않아서 그런 사소한 행동이 의심을 만들 수 있으니 조심해.”

 

  “···네.”

 

  “여기가 마지막. 천룡관이야. 내가 키우는 천룡도 아이들이 늠름한 무사로 자라나는 곳이지.”

 

  천령도는 석곤이 만든 수양 단체였다.

  학식이 뛰어나고 외모가 준수한 젊은 남성으로 이루어진 단체로 청소년부와 청년부로 나누어져 있다.

  거기까지는 늘도 역사 시간에 배워 아는 사실이었다.

  천룡도는 만들어진 지 몇 년 되지 않은 단체임에도 천룡들의 활약 덕분에 천룡도의 입지는 한라의 수도인 천양 내에서 빠른 상승세를 탔다.

 

  청소년부에서는 곧잘 좋은 무사를 배출했고 그곳을 졸업한 자들은 청년부에서 어엿한 군대를 만들었다.

  오 가문과는 별개의 일이었는데 규모가 커지자 근범이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석곤은 근범의 경계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으며 절대적인 오 가문을 넘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큰 욕심이 없는 사내였다.

 

  “1기수 중에 모레도 있잖아. 네 마음에 들 거야.”

 

  늘의 동생인 모레도 함께 생활하는 곳.

  늘은 모레라는 말에 관심이 생겨 천룡관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궐내에 제법 큰 터를 가지고 있었다.

  왕의 신뢰도를 뜻하기도 한다는 말이겠지.

  늘은 응용까지 하며 천룡도라고 쓰인 멀끔한 현판을 바라봤다.

  널찍한 체력 단련장에는 어린 무사들이 서로에게 목검을 겨눈 채 대련을 하고 있었다.

 

  “청소년부와 청년부는 같은 공간을 쓰나요?”

 

  “네, 간혹 대장군이 오셔서 아이들의 선생이 돼주곤 하셨죠.”

 

  석곤이 늘을 향해 미소 지었다.

  늘은 갑작스러운 석곤의 존댓말에 눈썹을 들썩였다.

 

  “이제부터는 보는 눈도 있으니 존댓말을 쓸게요. 저도 익숙해져야 하니까요. 대장군도 제게 말을 낮추세요.”

 

  늘이 고개를 끄덕였다.

  석곤도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요란하게 박수를 쳤다.

  석곤의 박수 소리에 시끄럽게 칼을 부딪치던 소리가 멎고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석곤의 앞으로 모였다.

 

  “오셨습니까!”

 

  천룡은 고개 숙여 석곤을 맞이했다.

  석곤이 손바닥으로 늘을 가리켰다.

  늘이 멍하니 있자 석곤이 그의 귀에 속삭였다.

 

  “대장군께 하는 인사입니다. 적당히 받아두시지요.”

 

  아.

  짧은 탄식을 뱉던 늘이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그래.”

 

  늘의 담백한 반응에 석곤이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가 다시 박수를 치며 천룡을 해산시키자 천룡은 기합을 뱉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석곤은 천룡관 안내를 이었다.

 

  “제 아이들이지만, 오 가문의 일은 비밀로 해뒀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아이들이지 오 가문의 아이들은 아니니까요. 괜히 일이 커지는 것을 막고 싶습니다. 그게 상장군께서 원하는 일이겠지요.”

 

  확실히 근범의 자존심이라면 천룡도에게까지 알려지는 것은 싫었겠지.

  늘은 천천히 그곳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석곤은 늘을 천룡관 마루에 앉히고 차를 내오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늘은 기세 좋은 움직임이 계속되는 훈련장을 멍하니 바라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배운 천룡도에 유명한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는 순간 대장군! 하고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대장군, 대장군!”

 

  소란을 부리는 자는 푸른 천룡도 도복을 입고 있었다.

  앳된 모습이 대충 봐도 청소년부에 속한 천룡이었다.

  그는 몸을 들썩이며 늘에게 다가왔다.

  반짝이는 눈을 보자니, 무언가를 바라는 눈치였다.

  늘은 대장군이 선생이 돼주었다던 석곤의 말을 떠올렸다.

 

  뭐라 거절하지,

  고민하려는 찰나 천룡의 머리 위로 누군가가 목검을 내리쳤다.

  어린 천룡은 머리를 감싸며 낮은 신음을 뱉었다.

 

  “어제 과제도 못 끝낸 놈이 어디 앞이라고 이름을 놀리는 게냐.”

 

  청소년부와 색이 다른 붉은 도복을 갖춰 입은 사내 하나가 목검을 어깨 위에 걸쳤다.

  비교적 마른 몸에 흰 피부는 어린 천룡의 또래로만 보였다.

  어린 천룡은 그에게 냉큼 고개를 숙인 뒤 제자리로 돌아갔다.

  늘은 저도 모르게 그를 경계하며 올려다보았다.

  그는 자신과 눈이 마주친 늘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늘은 적을 탐색하듯 그를 꼼꼼히 살폈다.

  생김새가 천룡도의 이름값은 제대로 하는 사내였다.

 

  “날이 풀리니 긴장도 함께 풀린 천룡들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그는 자연스럽게 늘의 옆에 앉아 일에 대한 투정을 늘어놓았다.

  늘은 흡사 친구를 대하는 것 같은 그의 행동에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적어도 내일과 친분이 두터운 사내였다.

  그 말뜻은 정체를 들키기 가장 쉬운 자라는 것.

 

  “축제 때 보이지 않아 걱정했습니다. 뭐 걱정할 상대가 잘못됐지만, 약속을 어긴 대가는 톡톡히 받겠습니다.”

 

  그는 코를 찡긋거리며 늘을 향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보자니 내일의 악의 없는 미소가 생각나는 늘이었다.

  늘이 멍하니 있자 그는 늘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살폈다.

  늘의 피부가 새하얘졌다.

 

  “몸이 편찮으십니까? 안색이···.”

 

  “서하담!”

 

  멀리서 이쪽으로 뛰어오는 사내가 한 명 더.

  옆에 선 사내가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이 사람이 서하담이다.

  늘은 재빨리 이름을 머리에 새겨 두었다.

  생전에 눈치가 빨라 제 밥그릇은 잘 챙긴 보람이 여기서 두각을 드러냈다.

 

  죽기 싫으면 외우자.

  소리치던 사내가 씩씩대며 하담의 앞에 섰다.

 

  “너 자꾸 내 옷 입을래?

 

  “아, 네 옷이었어? 어쩐지 크더라.”

 

  하하.

  하담은 호탕한 웃음을 뱉었다.

  사내가 주먹을 들자 하담은 재빨리 늘의 뒤에 숨었다.

 

  “어디 대장군 앞에서 주먹질해보시지!”

 

  사내가 놀란 얼굴로 뒤늦게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그 우렁찬 목소리에 훈련 중이던 천룡 대부분이 그를 바라볼 정도였다.

  그의 다부진 몸 하며 늠름한 자태를 보아하니 역시 이들은 어엿한 무사가 된 청년부인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곧 늘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늘을 사이에 두고 주먹을 나누기 시작했다.

  늘은 자신에게 시선을 돌린 그들을 보며 한시름 놓다가도 문득 얼굴을 매만졌다.

  내가 그렇게 내일과 닮았나.

 

  “글방 수업을 게을리 들은 티를 내지 말라 그렇게 말하였거늘, 대장군 앞에서 그렇게 창피한 꼴일 보이고서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다른 차림새를 한 사내 한 명이 더 모습을 드러냈다.

  늘은 이제 이름 따위는 어떻게 되든 좋다고 생각했다.

  새로 온 사내는 제법 값이 나가 보이는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그 품위와 풍채가 어딘가 사대부 집안의 자제 같았다.

 

  “이 녀석이 또 내 옷을 입었잖아.”

 

  “실수야. 이 녀석이 자꾸 나랑 같은 곳에 옷을 벗어두니까.”

 

  “그만.”

 

  천룡이란, 매우 시끄러웠다.

 

  “너희 싸움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과드려라.”

 

  비단옷의 사내가 싸우던 두 사람의 뒷덜미를 잡고 늘의 앞에 나란히 세웠다.

  송구합니다.

  고개를 숙인 두 사내의 어깨 사이로 늘과 비단옷 사내의 눈이 마주쳤다.

 

  그때, 석곤이 돌아왔다.

  석곤은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선 차를 아무렇게나 내려둔 뒤 늘과 그들을 떼어놨다.

 

  “너희, 벌써 돌아온 거야?”

 

  “그렇게 됐습니다. 어제 밤중 복귀했으니···.”

 

  “아아, 됐고. 설명은 나중에.”

 

  석곤은 누구보다 당황한 모습을 드러냈다.

  오히려 늘이 그를 진정시킬 정도였다.

  석곤은 천룡관 안으로 늘과 차를 밀어 넣었다.

  늘은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멍하니 선 세 천룡과 마주 봐야 했다.

 

  “아, 저 친구들을 망각했네, 정신 좀 봐.”

 

  “누군데요?”

 

  “청년부 천룡. 막 한라 국경의 경비를 마치고 돌아왔어.”

 

  내일이 쓰러지기 전에 말했던 벗들 이야기가 생각났다.

  역시 저 아이들인가.

  늘은 그들의 얼굴을 곱씹었다.

  석곤은 차례대로 서하담, 한겨레, 김혜성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성?

  늘이 혜성의 이름에 반응했다.

 

  셋은 천룡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무사였다.

  내일은 그들과 함께 종종 사냥을 나가곤 했다.

  내일은 그들의 벗이고 그들은 내일의 벗이었다.

  그중 하담은 모레와 함께 1기 때부터 천룡도를 지킨 인물이었다.

  대장군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챌지 모르는 아이들이니 석곤이 특별히 조심하라고 일러두었다.

 

  늘이 혜성에 관해 물었다.

 

  “몰락한 문호의 왕자였지.”

 

  혜성은 한라가 장악해 한라의 땅이 된 문호 사람이었다.

  그가 왕가에 있던 왕자라 하니 그에게 느껴진 그 품위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문호의 왕은 거래를 통해 문호를 팔고 한라에서의 높은 지위를 얻었다.

  먹고 생활하는 데 문제없는 귀족이었다.

  군력이 딸리는 열세에 선택지는 없었다.

 

  혜성은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스스로 힘을 얻기 위해 천룡에 들어왔다.

  그는 천룡에서 다시 태어난 자로 자신이 문호인임을 부정했다.

  천룡에서의 수많은 괴롭힘을 견디고 정상에 섰다.

  혜성은 우수한 세 사람 중에서도 가장 뛰어났다.

  재능이 발군이었다.

 

  “대단하구나.”

 

  늘이 배웠던 내용과 단 하나도 틀린 게 없었다.

  정말 과거로 온 것을 실감하게 됐다.

  그렇다면 역사대로 그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가 그 당시 조금만 더 컸더라면 한라의 땅이 이렇게 넓진 않았겠지. 아무튼, 잘 피해줘.”

 

  “그렇게 말씀하셔도···, 친한 것 같던데 갑자기 모른 척해도 의심받지 않을까요?”

 

  “지들이 어쩌겠어. 대장군이 바쁘다는데.”

 

  “아뇨, 이렇게 한가한데요.”

 

  차 마셔.

  석곤은 말을 돌리고 문밖을 경계했다.

  늘은 찻잔을 한참 바라보다가 마시기를 포기하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가?”

 

  “오늘 배운 거에 대해 복습.”

 

  “같이 가···시죠!”

 

  문을 열고 나간 늘을 석곤이 재빨리 따랐다.

  여전히 마루 앞에 있던 세 천룡이 지나치는 둘을 흘겼다.

 

  “대장군 키가 원래 저렇게 작았나?”

 

  “이상한 소리 말고 훈련이나 해.”

 

  혜성이 하담의 머리를 내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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