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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가벼운 연애
작가 : 다소다
작품등록일 : 2018.12.8

사랑은 아직 어수룩한 스무 살의 '송이나', 흑역사 속으로 묻은 첫 연애 이후로 항상 그 남자 '서민준'이 있었다. 이것도 일편단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꼬이는 남자마다 황당 가득한 '강아영'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친구의 애인이라도 상관 없는 '민수연' 인생 마이웨이 '남지혜' 까지, 그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생들의 리얼 현실 연애 스토리 #대학생활 #고무신 #연상연하 #막장 #캠퍼스라이프

 
14화_이미 늦어버린 마음이 그에게 닿을 수 있을까
작성일 : 18-12-21 14:02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7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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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연인 오늘 저녁 약속, 아영인 조별 과제가 있다고 나가서 안 들어온다.

 간만에 자취방에서 혼자 여유롭게 노트북을 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응? 지혜가 이 시간에 웬일이래, 여보세요?”

 “......”

 “여보세요? 지혜야?”

 “이나야……”

 수화기 너머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뭐야 너 지금 울어? 무슨 일이야 왜 그래?”

 “..흑.. 이나야.. 나.. 헤어졌어.. 나.. 만나는 사람 있었는데... 방금.. 흑”

 “갑자기 무슨 일이야.. 진정하고 말해 봐 응? 너 어디야”

 “흑 여기.. 여기.. 어.. 여기가 어디지..”

 “어딘데!!”

 “여기.. 어.. 달빛주막 옆에.. 골목…”

 “내가 지금 갈 테니까 거기 가만있어”

 나는 전화를 끊고 허둥지둥 나갈 준비를 했다.

 집에서는 봉인해제 상태라 바로 달려 나갈 수 없었다. 후문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집게 핀을 빼고 거울을 보니 앞머리를 올려 깐 이마가 가관이다.

 으윽... 나는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집을 나섰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

 

 “지혜야!”

 지혜는 골목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왜 이러고 있어! 아오 못살아 정말, 일단 우리 집으로 가자”

 지혜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아까 나오기 전 어수선함 그대로다.

 

 “여.. 여기 앉아”

 나는 발에 차이는 옷가지들을 구석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나름 손님이 왔는데 마땅히 대접할 게 없어서 시원한 물만 한 잔 내밀었다.

 조금 진정 된 듯 지혜가 입을 연다.

 

 “고마워..”

 “아냐 잘 연락 했어. 아영이한테도 톡 보내놨어. 곧 올 거야”

 아영이는 내 톡을 확인하고 30분도 안 돼서 집으로 돌아왔다.

 양손 가득 술을 들고 말이다.

 

 “그건 다 뭐야…”

 “헉.. 지혜가.. 헤어졌다고.. 해서.. 헉..”

 “너 뛰어 왔니…?”

 아영이 사온 술을 꺼내 놓고 우리는 자리에 둘러앉았다.

 언젠가 지혜를 우리 집에 초대한다고는 했는데, 그게 오늘이 될 줄은 몰랐다.

 지혜는 앉아서 조용히 맥주만 홀짝였다. 눈가가 촉촉하다.

 

 “나… 진짜 좋아하는 사람 있었는데, 헤어졌다? 오늘.. 그것도 전화로...”

 “난 너 남자친구 있단 소리 못 들었는데..? 우리 학교 사람이야?”

 땅콩을 와작와작 씹으며 내가 물었다.

 

 “너희도 아는 사람이야.. 우리 과에..”

 “헐 우리 과? 누구?? 누구누구??”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된다?”

 “에이~ 누군데 그래~ 우리 사이에 비밀이 어디 있어~”

 지혜는 조금 더 뜸들이더니 우물쭈물하며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했다.

 

 “그.. 윤 교수님..”

 “푸웁!”

 아영이 캔 맥주를 들이켜다 지혜의 말을 듣고 맥주를 뿜는다.

 

 “콜록! 콜록 켁! 으웨엑! 컥 아, 코로 들어갔어. 아”

 “..괜찮아?”

 지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휴지를 내민다.

 

 “미친.. 미쳤냐? 윤 교수님?? 윤성태 교수님??? 콜록!”

 “응… 진짜 어디 가서 얘기하면 안 돼..”

 “내가 알기론 그 교수님 결혼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옆에서 계속 콜록거리고 있는 아영이 대신 내가 물었다.

 

 “지금 부인하고 별거 한지 2년째야.. 조만간 이혼 하려고 했는데,

 내가 옆에 있으면 모양새가 안 좋을 것 같다고 헤어지재…”

 “헐… 소문이 사실이었구나...”

 “아니야! 휴학 전에는 그냥 교수님한테 호감이 있는 정도였어..

 상담하려고 몇 번 찾아가다 보니까, 내 얘기도 잘 들어주시고,

 어른스럽고 그래서… 교수님 하고 정식으로 만난 건 얼마 안 됐어...

 복학하고 나서니까, 한.. 두 달 정도…”

 그 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 왔어~ 어? 누구 왔나 봐? 못 보던 신발인데”

 수연이 들어오면서 현관에 놓여 있는 지혜의 신발을 보고 말한다.

 

 “쉿!! 이거 비밀..”

 지혜가 눈을 찡긋거리며 우리한테 눈치를 보냈다.

 

 “아, 왔어? 인사 해 우리 과 동기인데, 어.. 막차를 놓쳐서”

 “막차 놓쳐서 울고 있었어? 민수연입니다~ 화학과 졸업반입니다~”

 수연이 장난스레 말한다.

 

 “집에서 오랜만에 마시는 것 같다 웬 술이야?”

 수연이 자리에 앉으면서 자연스럽게 맥주 캔을 딴다.

 

 “지혜 놀러 왔다고 해서 아영이가 들어오는 길에 사 왔어”

 “오 짠순이 강아영이 웬일이래?”

 “너 마시라고 사온 거 아니거든!”

 “에이~ 왜 그래 수연이 민망하게~”

 “헐 완전 천사~ 좋아 첫 인상 합격! 우리 집 자주 놀러 와~”와~”

 수연이 큰소리치며 말한다.

 

 “맞아 어차피 수연이 맨날 집에 안 들어와서 여기 나랑 아영이 집이야”

 “아 쏭 너무해~ 내가 뭘 맨날 안 들어오냐아~! 월세도 꼬박꼬박 내고 있거든~?”

 “너무하면 제발 네 옷 좀 치워... 바닥에 굴러다니는 거 다 니꺼거든?”

 “아악 또 잔소리!! 이럴 때 보면 진짜 우리 엄마 같다니까? 지혜야 나 번호 알려줘!”

 “하하 그래”

 지혜의 연애 스토리는 수연의 등장으로 어물쩍 넘어 갔다. 나중에 자세히 들어야지...

 진짜로 막차를 놓쳐 버린 지혜는 이 날, 우리 집에서 자고 갔다.

 

 .

 .

 

 “저.. 제가 게임에서 져서 그러는데요… 술 한 잔만 주시면 안 될까요?”

 안경을 쓰고 머리를 한껏 올린 갈색 머리 남자가 빈 소주잔을 들고

 우리 테이블에 와서 쭈뼛쭈뼛 말을 건넨다.

 남자가 자꾸 눈치를 보며 힐끗 거리는 건너편 테이블에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며 킥킥대는 남자 셋이 더 있었다.

 난데없이 등장한 남자의 등장에 아영은 당황했고, 나는 건너편 테이블을 훔쳐봤다.

 지혜는 가소롭다는 듯이 픽 웃었고, 수연은 방긋 웃으며 소주병을 든다.

 

 “저희 테이블 소주는 좀 비싼 데요?”

 수연이 새초롬하게 대답한다.

 

 “아, 그러지 말고 한 잔만 주세요옹~ 넹?”

 어디서 되도 않는 애교질이람.

 

 “크크 여기요~”

 수연이 못 이기는 척 소주를 한 잔 따라준다.

 

 “크으.. 감사합니다~”

 소주를 마시고 돌아서는 남자의 옷깃을 잡으며 “어? 제 잔은 안 받으세요?”

 하면서 아쉬운 표정을 짓자 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 사람 차별하시는구나.. 네.. 안녕히 가세요..”

 “아.. 아니에요. 한 잔 주세요…”

 떨리는 손으로 내미는 그의 잔에 소주를 가득 따랐다.

 

 “어머.. 죄송해요 제가 ‘표면장력’이 특기라..”

 찰랑거리는 소주잔을 보며 아영과 지혜가 쿡쿡 웃는다.

 소주를 안주도 없이 연속으로 두 잔이나 들이킨 남자는 어지러운지

 조금 비틀대며 자기네 테이블로 돌아갔다.

 

 “나이스 쏭”

 지혜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나는 소주를 한 병 더 시켰다.

 

 “에이, 아까운 술만 줬네. 그치?”

 “너무 뻔한 접근이었어”

 다시 우리끼리 떠들며 술잔을 기울이는데, 아까 그 건너편 테이블에서 다른 남자가 다시 왔다.

 

 “저기..”

 “네?”

 아영이 무심결에 대답하며 올려본다.

 순간 얼굴이 붉어진 그 남자를 매의 눈으로 캐치했다. 역시 강아영~

 

 “저희 테이블 하고 합석 하실래요? 숫자도 맞는 것 같은데..”

 “아.. 저기..”

 아영이 더듬거리며 눈치를 보는 사이, 나와 나머지 친구들은 빠르게 눈빛을 교환했다.

 방금 그 남자 괜찮지 않니? 어어, 합격, 그리고 아영이한테 관심 있는 듯, 몰아주기 고고? 콜!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진 않았지만 순간의 찰나에 얼굴로 이루어진

 회의에서 합석은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

 

 테이블은 합쳐졌지만, 다 같이 놀기보다 어느새 쌍쌍이 앉아서 미팅 자리처럼 변해 버렸다.

 수연인 옆에 앉은 남자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연신 웃고 있었고,

 지혜는 화장실에 간다며 자리를 비웠다. 아영이는 의외로 선전하고 있었다.

 낯가리는 애가 저 정도 얘기하는 거 보면 사람이 괜찮은가 보네..

 나는 닭 강정을 먹으며 관전하고 있었다. 내 옆자리는 아까 그 갈색머리 표면장력이다.

 

 “몇 살 이세요?”

 윽, 말 건다.

 

 “몇 살 같은데요?”

 “음~ 저보다 어릴 것 같은데요? 전 25살이요”

 “아~ 선배님이시구나~ 전 23살이요”

 “그럴 줄 알았어. 말 놔도 되지? 넌 과가 어디야?”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저흰 경영학과요 저기 머리 묶은 애만 화학과예요. 선배님은요?”

 “난 체육학과, 같은 과도 아닌데, 무슨 선배야 오빠라고 불러”

 “아... 예...”

 윽 느끼해

 

 “넌 이름이 뭐야? 난 최경진”

 “송이나요.”

 “이나는 남자친구 있어?”

 나는 커플링을 보여 주었다.

 

 “그게 뭔데?”

 “커플링이요”

 “무슨 커플링을 엄지손가락에 끼고 다녀? 오늘은 남자 친구 안 만나?”

 “못 만나요. 남자 친구 군인이라..”

 “에이 뭐야 군대 갔어? 군인이면 남자 친구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

 그러면서 내 옆으로 살짝 밀착하는 남자가 조금 불쾌했다.

 아니 있다니까 왜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왜 다들 내 남친을 투명인간 취급해??!!!

 

 “이나 안주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오빠가 사 줄게”

 “아.. 예..“

 메뉴판을 보면서 곁눈질로 저쪽을 보자 거의 파장 분위기다.

 수연은 어느새 아까 같이 있던 남자와 나가 버렸다. 지혜가 마침 들어오는 게 보인다.

 

 “오빠 저 계절 과일이요! 저 화장실 다녀올게요”

 나는 대충 눈에 띄는 거 하나를 고르고, 자리에 앉으려는 지혜를 낚아채서 밖으로 나갔다.

 

 “야, 뭐야 김수연 어디 어디갔어?”

 “톡 못 봤어?”

 “어, 왜? 뭐래?”

 “헌팅남이랑 2차 간다 던데? 오붓하게 얘기하고 싶대나 뭐래나, 여긴 너무 시끄럽대”

 “난리났구만… 아 내 옆에 앉은 놈 너무 치근덕대”

 “내 옆에 앉은 사람은 졸던데 크크”

 “아영이 데리고 그만 가자”

 “그럴까?”

 지혜와 자리로 돌아갔더니 토끼모양으로 깎인 사과부터 딸기까지,

 온갖 과일이 가득 담긴 커다란 은색 쟁반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우와…”

 눈을 반짝이는 나를 보고 지혜가 말린다.

 

 “...가자며...”

 “잠깐만... 이것만 먹고 가면 안 될까...”

 지혜는 나를 무시하고,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죄송한데 저희 내일 1교시라서 그만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하하..”

 “아.. 그렇지 참.. 오빠 저희 그만 가 볼게요”

 아영이 대답하며 일어난다.

 

 “그,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아영의 옆에 앉은 분이 아쉬워하며 말한다.

 어쩐 일인지 그의 말에 다른 일행들도 별 말 하지 않았다.

 

 “톡 할게~ 조심히 들어가 아영아 데려다 줄까?”

 “아니에요 애들하고 같이 가면 돼요~”

 “쏭, 가자~”

 멜론을 세 조각 째 입에 넣고 있는데 지혜가 나를 부른다.

 

 “우웅…”

 다람쥐처럼 볼이 빵빵한 나를 보고 지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

 .

 

 돌아오는 주말, 오늘은 햇빛도 따사롭고 선선한 바람이 간간히 부는 기분 좋은 날이었다.

 수연인 엄마 생신이라며 집으로 갔고, 나와 아영인 자취방에 남아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빨래를 널고 책상에 앉아서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뭐해?"

 "웅?"

 "아니 아까부터 뭐 하는지 궁금해서"

 한참을 집중하고 있었더니, 아영이 궁금했는지 물어본다.

 

 "이거? 통장 편지! 계좌이체 하고 있었어~"

 "그게 뭐야?"

 "계좌이체 하면 받는 분 표시에 6글자 입력할 수 있잖아~ 그걸로 이어서 편지 쓰는 거야"

 아영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봐봐~ 이렇게.. 매일매일 하루에 2천 원씩 입금하는 거야~

 다음 달에 나랑 재혁이랑 1주년이잖아. 그 날 선물로 딱 주는 거지!“

 나는 침대에 기대고 있는 아영의 옆으로 가서 통장을 넘기며 보여 줬다.

 

 "웬일로 네가 김재혁한테 열심이다? 그렇게 하면 얼만데?"

 "헤헤, 10만원 목표로 하고 있어~ 아직 5만 원 정도 밖에 못 했어..

 매일매일 이체 하는 거 은근히 힘들다? 이거 받고 재혁이가 기뻐해줬으면 좋겠다.."

 "너도 참 꾸준히 쓸데없다"

 "아 뭐~! 이거 인터넷에서 본 거야. 아이디어 좋지? 받는 사람 다 감동 한대!"

 "감동은 돈에 하는 거겠지..."

 "아 강아영 진짜 낭만 없어.!!"

 입을 뿌 내밀자 아영이 질색한다.

 

 "그래.. 예쁜 사랑하세요..."

 아영은 나한테 흥미를 잃었는지 다시 휴대폰을 들여 본다.

 

 "그러는 넌 뭐해? 이렇게 날 좋은 주말에??"

 "그냥~"

 "그냥이 그냥이 아닌데? 나야 고무신이니까 이렇게 방에 콕 처박혀 있지만!"

 

 톡톡!

 

 "뭐야! 누구랑 톡해! 봐봐"

 "아 아니야~~"

 마침 울리는 휴대폰을 뒤로 빼는 아영이보다 내가 더 빨랐다.

 

 "어? 이거 저번에 술집에서 그 사람 아니야?"

 "응.."

 "올~ 깡 맘에 들었나 보네? 계속 연락하는 거 보니"

 "그냥 얘기도 잘 통하고.."

 “사귀어 버려!”

 "고백은 이미 받았는데.."

 "헐, 뭐가 그렇게 빨라?"

 "근데 알고 보니까 학생이 아니더라, 이미 졸업 했대"

 "그 오빠 페북 한대? 한 번 털어보자!"

 나는 다시 책상 앞으로 가서 컴퓨터를 켰다.

 

 "후후.. 내가 이런 건 또 잘하지 송염탐이라고 불러라"

 "뭐하게?"

 "기다려봐.. 이름이 뭐라 했지? 김선호?"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이름을 쳤더니 김선호가 주르륵 나온다.

 

 "어! 찾았다 선호킴!!.. 잉?"

 "..왜..?"

 "이 분.. 결혼 하셨니...?"

 "뭐?!!!"

 아영이 침대에서 펄쩍 뛰며 내려온다.

 내 손에서 마우스를 뺏어 폭풍 검색을 하더니 좌절에 찬 비명을 내지른다.

 

 "아오..!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어? 아 난 왜 걸리는 게 다 이따위냐.."

 페북 메인에는 웨딩 사진도 떡 하니 걸려 있었다.

 

 "와 어떻게 이런 예쁜 부인을 두고 그러고 다니냐.. 사진 너무 당당한 거 아냐?"

 "미친... 진짜 양심 없다"

 "불륜인가?? 강아영 너랑 불륜?!!"

 깔깔대면서 웃자 아영의 얼굴이 빨개진다.

 

 "야 아직 사귄다고 안 했어. 아 바로 연락 끊어 버려야지"

 "부인한테는?"

 "아 몰라 그건 알아서 하겠지, 별로 끼고 싶지 않아 유부남은 절대 안 돼!"

 "오늘따라 반응이 격한데?"

 "우리 고모네 남편이 바람피운 적 있었거든? 근데 그 내연녀가 우리 집에도 오고,

 위자료를 어쩌고 이러다가, 결국은 이혼했는데 나 어릴 때 그거 보고 너무 충격 받아서...

 아무튼 바람피우는 것들은 다 나가 죽어야 돼"

 

 뜨끔

 

 "그.. 바람피우는.. 사람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유는 개뿔,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는 사람은 무슨 죄냐?

 봐봐 저 김선호 새끼 부인은 지금 아무것도 모를 거 아냐,

 주말이라고 맛있는 거라도 만들고 있을 수도 있고"

 열변을 토하는 아영이 앞에서 나도 모르게 바른 자세를 하게 된다.

 

 "그렇겠지..? 그 놈이랑 별 일 없을 때 알아서 다행이다"

 "그러니까 말이야... 그냥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차단해야겠다"

 "강아영 웬일로 이번엔 행동력 있다? "

 "이런 건 딱 끊어버려야 돼. 그래야 정신 차리지.

 뭐 그 사람은 나 말고도 다른 사람 만날 수도 있겠지만”

 "넌 바람 피는 사람은 다 싫어?“

 “당연하지! 송이나 너 설마 아직도??”

 의심의 눈빛으로 나를 보는 아영에게 나는 빠르게 손사래를 쳤다.

 

 "아니야! 저번 달에 학교 왔을 때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니까?“

 “흠... 그래, 지켜본다. 내가, 너 진짜 내 친구라서 봐 준다”

 “야 난 유부남 만나는 건 아니잖아... 불륜도 아니고... 민준이도 이제 전화 안 해...”

 “뭔가 아쉬워하는 눈치다 너?”

 “아니거든!! 나는 계좌이체나 마저 하러 가야겠다~~"

 

 .

 .

 .

 

 "통장 편지?”

 “그래~ 그거 옛날에 이나 너 학교 다닐 때 하지 않았어?”

 “맞다 내가 김재혁한테 해 줬었지”

 

 “야 요즘은 그거 못해~ 나 저번에 월급 통장 만들려고 갔더니 재직증명서 가지고 오라더라.

 통장 편지 쓴다고 개설해 달라고 하면 싸대기 맞을 걸?”

 “그거 대포 통장 단속한다고 엄격해진거래”

 “근데 따지면 통장 편지도 대포 통장으로 분류해야 하지 않냐?

 개설은 본인이 했어도 그걸 남친한테 주면 사용자가 달라지는 거잖아?”

 아영이 진지하게 통장 편지에 대해 분석한다.

 

 “나.. 아영이 네가 3년째 솔로인 이유를 왠지 지금 알 것 같아...”

 "야 소개팅이나 시켜 주고 말해"

 "깡 내가 해줄까? 닭똥집 먹을 사람"

 지혜가 꼬치를 하나 들면서 말한다.

 

 "닭똥집은 패스, 소개팅도 패스“

 “그럴 줄 알았다~ 남자 생각도 없는 년이"

 "됐어~ 귀찮아, 쏭쏭 너 지금 먹고 있는 거 뭐야?"

 "이거? 베이컨토마토, 줄까?"

 

 다양한 모든 꼬치와 함께 소주가 한 잔, 두 잔 쌓인다.

 꼬치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어떤 것이 나쁘다고 딱 짚어서 말 하기는 어렵다.

 좀 더 어렸을 때는 이건 나쁘고, 이건 좋은 거야 하고 판단하기 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점점 많은 사람들을 경험하고 보니, 하나의 잣대로 판단하는 건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어떤 관점에서는 나쁘더라도, 관점을 바꾸면 이해가 되기도 하니까.

 이렇게 잘난 듯이 말해도 세상 모든 사람들을 너그럽게 이해하기에는 내가 너무 부족하다.

 

 가닥가닥 나뉜 수많은 생각에는 정답이 없다.

 수많은 가지들이 모여 하나의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 좀 더 어른이 되면 알 수 있겠지.

 

 아직은 느리게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
 

 달짝지근한 닭꼬치와 함께 불금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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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화-프롤로그 2018 / 12 / 8 380 0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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