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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본전도 못 찾는 반격
작성일 : 18-12-20 18:01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3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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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상가에서 지른 방우 고함소리가 전국으로까지 퍼져버렸다. 작은 시골마을이었지만 거기도 선거대책위원회가 있었다. 나름 유지 참모들이 모였다. 한마디로 준우를 질타하는 자리였다.

 

 “야 임마! 선거 운동하라고 문상 보냈지 쌈질하라고 보냈어? 아예 당에 똥칠을 해 똥칠을. 어떻게 됐길래 너한테 불리한 소문밖에 없어. 옛날에 애들 강간한 건 사실이야?”

 

 작달막한 키에 갓 60대에 들어선 박종철위원장이 준우를 추궁하고 있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 놈이 술 쳐먹고 헛소리를 했습니다. 술만 쳐먹으면 그렇게 헛소리를 떠들고 다닙니다. 걱정 마십시오.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그게 말이 돼? 일일이 찾아 다니면서 그 놈이 헛소리했다고 설명할거야? 너나 헛소리하지 말고 앞으로 이 근처에 얼씬도 하지마. 좋게 봤더니 똥집도 못 쓸 놈이야. 우리는 뭐! 바보인 줄 알아? 자료 가져와 봐. 그거 없었으면 개망신 당할 뻔 했잖아. ”

 

 비서가 자료를 위원장에게 건넸다. 준우 무릎으로 받은 자료를 던지고는 안타까운 듯이 한숨을 품으며 말한다.

 

 “다른 짓도 아니고 강간이 뭐야? 더럽고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

 

 허둥대며 읽던 준우가 고개를 바짝 쳐들어 의기양양하게 떠들고 있었다.

 

 “이건 순전히 모함입니다. 이거 누가 만들었습니까? 영호 그 놈이 자기 누나하고 방우 사이 때문에 선수친 것 아닙니까? 어릴 때 그 새끼들 사이 퍼트려 버리면 이 동네에 얼씬도 못합니다”

 

 눈을 지긋이 감은 위원장이 턱을 괸 손가락으로 입술을 주무르며 안쓰럽게 보면서 묻는다.

 

 “그래서 우리한테 덕이 되는 데 뭐 있냐? 오히려 야비하다는 욕만 들어먹지. 하여튼 지저분하게 이게 무슨 짓이야. 너는 소실적에 연애 한번도 안 했어? 그리고 그거나 먼저 읽고 따지든 말든 해! 한글 몰라? 왜 그렇게 멍청하게 보고만 있어. 지금 네 앞에 적힌 건 영어야? 한문이야? 의원 되려면 기초적인 외국어 정도는 알아야지. 혈세 들여 통역사 데려 다닐래? 지금 그쪽에서 네 뒷조사 마치고 자료 들고 있으니까 그 놈들 심기 건드리지 말고 조용히 떠나라. 내까지 망신 당하기 전에 나가줘라. 내가 너를 잘못 본 잘못도 있으니 내가 눈감아주지”

 

 준우가 자존심도 상하고 굴욕감도 들어 있었다. 그럴수록 더 본연의 모습만 드러나고 있었다. 목에서 철판 갉는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났다.

 

 “좋습니다. 지금까지 가져간 제 돈 다 내놓으십시오. 안 주면 아시죠?”

 

 또 야비한 방법인 협박을 끄집어 냈다. 그때 참모 중 한 명이 들어오면서 고함소리를 듣고 비웃으며 물었다.

 

 “얼마나 많이 드렸어? 영수증이나 기부증명서 가져 오면 돌려줄게. 종철이 형님이 그런 건 잘 챙기잖아. 형님! 돌려 줄 돈 없죠? 없으면 제가 드리고. 방우보고도 저 화분도 가져 가라고 하죠. 20년 다 되었으니 이제 바꿀 때도 됐죠 뭐! 이 놈보고 판 갈아치우라고 하면 되겠네 야! 준우 너 똑똑한데 앞으로 네가 방우가 했던 노릇해라. 그 놈이 그때 깔아 논 멍석이 그대로 있어서 이제 갈갈 때도 됐다”

 

 준우 옆에 다리를 꼬고 앉으면서 비웃고 있었다. 준우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그때 여비서가 나서서 설명을 했다.

 

 “저희 삼촌이 의원님 첫 출마 때 플랜카드 들고 선거운동을 하려 쫓아다녔어요. 당선되고 삼촌이 이 소나무를 사 오셨고요”

 

 비서가 어깨를 으스대며 화분을 한번 보고는 준우를 아래로 내려 보고 있었다. 준우가 고개를 위로 들어 여비서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내가 그 집에 한두 번 가봤냐? 거의 살다시피 해서 그 집안은 훤히 아는 데 너 같은 조카가 어디 있어? 거짓말을 해도 그럴싸하게 해라”

 

 “그렇게 자주 갔으면서 친구를 그런 식으로 매도를 해요? 벌써 온 동네에 소문 다 났어요. 후배들이 요즘 학교에서도 밖에서도 친했던 남녀 친구들끼리 눈도 마주치지 않는답니다. 아저씨 같은 사람 때문에 오해 받을 까 싶어서요. 졸업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뒷담화로 가십거리 되기 싫어 동기 회 나가기도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왜 잘 닦아놓은 동기 회에 먹칠을 합니까? 저도 자료 다 읽어봤어요”

 

 참모가 비꼬는 투로 준우에게 말을 했다.

 

 “요즘은 남편보고도 오빠 하잖아. 뭘 그런 걸 가지고 토를 달아? 너희들 몇 촌이야?”

 

 빙긋이 웃으며 비서를 쳐다봤다.

 

 “우리 아빠 조카 아들이니까 알아서 계산해보세요. 저는 그런 촌수 몰라요”

 

 종철이가 씁쓸히 웃으며 준우를 보고 섭섭하다고 한다.

 

 “어떻데 돈 얘기가 제일 먼저 나오냐? 너도 참 답답한 위인이다. 너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이 분위기를 알 거다. 우리 당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어디에도 활동하지 마라”

 

 종철이가 말을 더하려다가 참으며 준우보고 나가라고 한다. 준우가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그나저나 큰일이네. 곧 보궐선거를 해야 하는 데 인재는 둘째치고 사람이 없네”

 

 “그 친구 어때? 영호가 제법 발을 넓혀 놨던데 그까짓 당이야 뭐 그렇게 중요하겠어.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는 여기저기 방앗간을 돌아다니며 입질을 배워야지. 안 그래?”

 

 종철이 눈을 흘겨보고는 섭섭하다고 한다.

 

 “말이 심하다. 둘이 있을 때라도 함부로 말 하지 마라. 누가 들으면 내보고 하는 말인 줄 알겠다”

 

 그때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렀다.

 

 “의원님! 여기 저는 못 들었습니다. 그런데 삼촌이요. 의원님보고 철새라고 하던데요. 호호호”

 

 “에끼 이놈! 네 할아버지한테 전화 한번 해봐라. 나도 그 쪽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정확히 좀 알아야겠다.”

 

 비서가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다시 싹싹한 웃음을 띠면서 전화를 하고 있다..

 

 “저희 할아버지 돌아가셨는데요. 어느 할아버지를 말씀하시는지? 호호호! 삼촌! 아니! 할아버지! 의원님이 전화 바꿔달래”

 

 “방우야! 요즘 시끄러운 일에 너도 있었어. 네가 증인이야?”

 

 거의 30분 동안 심각해졌다가 웃다가 통화를 끝낸 박의원이 손가락을 끼고 우두둑 소리를 내면서 약간은 방황한 기색을 보이며 말을 했다.

 

 “소문이 하나도 안 틀렸네. 그래도 나는 설마 했는데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구나. 상세한 얘기는 못하겠고 이 놈이 지금 쓰레기 차 피하다가 똥차에 치여 똥물 덮어 쓴 기분이란다. 어차피 피할 수 없으니 그 누구라 했지? 그 애 동생이 우리 당에 철새 도래지로 삼게 도와주란다. 내 참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처음엔 예의가 발랐는데 내가 당을 몇 번 갈아타고부터 인간 취급을 안 해. 그 애 동생도 내하고 똑같이 하면 된다고 한다. 안 그랬는데 버릇이 없어져 버렸어”

 

 “어떻게 아는 사이인데?”

 

 박의원이 인자한 미소로 비서를 쳐다보고 인연을 얘기한다.

 

 “이 녀석하고 내가 같은 피가 흘려. 이 녀석 고조할머니가 내 육촌 누님이었어. 허허! 우리나라는 몇 다리만 걸치면 다 집안이잖아. 내가 정계에 처음 나갈 때 이 녀석 증조할아버지.. 맞나? 아무튼 도움을 많이 받았어. 한 집안이지”

 

 비서가 쑥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일만 하는 척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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