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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정적은 한방에 제거
작성일 : 18-12-20 17:58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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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세상에서 가장 경멸하는 인간을 봤을 때 보는 그런 눈이 전혀 아니었다. 짓궂은 장난끼로 가득한 해맑은 눈을 하고 있었다. 동그랗다거나 크다거나 하는 그런 눈을 가지지 않은 쪽 찢어진 매의 눈을 가졌다고 하는 게 방우 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었다. 그 찢어진 눈을 크게 벌렸으니 눈 가에 고통은 제법 있었을 것이다.

 

 “야! 준우! 너 시의원 나온다고 나부대더니 벌써 당선 된 줄 아는 모양이지. 그 옆에 너! 무영이지. 왜 저런 놈 밑에서 치다꺼리를 하고 다녀. 네가 어디가 못나서. 저 놈 저거 옛날에 후배들 강간하려고 했던 짓 몰라? 너까지 같이 걸려 들어가. 같은 놈 된단 말이야. 그날 내가 없었다면 저 놈 저거 이마에 강간범 딱지 달고 다닐 놈이야. 증인 데려와? 까불고 있어 개새끼 같은 놈이. 너 이름 준우지. 강간 미수범”

 

 문상객이 다 들어 달라는 듯이 더 크게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그때 숙이가 방우 입을 막았다. 근식이와 지현이가 팔을 잡아 당기고 있었다. 먼저 온 방우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와 방우를 꼼짝 못하게 싸매 울러 매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한 녀석이 방우 머리를 쥐어박았다.

 

 “야! 임마! 잘 했어. 자식이 오랜만에 이름 값을 하네. 진작에 그러지. 이만하면 됐어. 자! 한잔 받아. 아이고 귀여운 놈! 내 속이 다 후련하다”

 

 방우가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 투덜댔다.

 

 “새끼가 어디다가 함부로 새끼라고 해. 시건방진 놈이 까불고 있어. 나! 잘했지?”

 

 “그래! 새끼야! 참 잘 했다”

 

 입에 앉은 친구가 방우 머리를 또 한대 쥐어박았다. 그때 숙이 인상이 일그러져 머리를 쥐어박은 친구에게 잔소리를 했다.

 

 “너는 왜 자꾸 애 머리를 쥐어박아. 그렇잖아도 머리가 나쁜데”

 

 문상을 온 자리라 아니라 회식 온 자리로 잠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웃음소리가 한번 진동을 했다. 그때 다른 자리에서 친구들이 숙이를 크게 불렀다.

 

 “야 임마! 너 숙이 맞지? 이리와! 몰라보겠네. 새침데기 네가 여기 어쩐 일이야? 서울서 여기까지”

 

 그때 방우 표정에 긴장이 살짝 보였다. 지현이도 마찬가지였다. 숙이는 단숨에 방우 옆에서 도망치듯이 쪼르르 달려가 앉아 구시렁거렸다.

 

 “야! 창피하게 그렇게 크게 부르면 어떡해. 잘 지냈어?”

 

 “그래! 너는 어떻게 하나도 안 변했어? 여전히 예쁜데. 허허”

 

 그때 준우 일행들이 밖으로 엉금엉금 기어 나가고 있었다.

 

 “준우야! 인사는 하고 가야지. 나중에 당선되면 그때 인사할래?”

 

 다른 자리에서 크게 웃는 소리 뒤로 방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의 비웃는 목소리가 들렸다.

 

 “야! 그만해. 저 놈이 창피를 준 것만으로도 충분하잖아”

 

 근식이가 인상을 찡그려 방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숙이가 고개를 뒤로 돌려 방우를 쳐다봤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왜 그랬는지 야단을 치려고 하는 화난 표정이었다. 방우 술잔이 탄력을 붙이기 시작했다. 지현이가 옆으로 와 앉아서 술잔을 빼앗았다. 숙이가 또 고개를 돌려 경계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상가인지 술집인지 방우가 구분을 하지 못하는 듯이 보였다.

 

 “본전 건져야지. 허허허”

 

 “얼마 냈는데?”

 

 “십만 원!”

 

 숙이가 도저히 불안해서 안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는지 방우 옆에 앉은 지현을 밀어내고 앉았다. 방우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너! 친구들 옆에 가! 여긴 있으면 안돼!”

 

 숙이가 미간을 좁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빨리 가! 나 땡 겨”

 

 “아이구!”

 

 숙이 주먹이 방우 머리를 한방 가격했다.

 

 “그래! 차라리 그렇게 해. 그런데 정말이야. 애들이 우리 사이를 잘 알잖아. 방금 한 놈 제거했는데 네가 여기 앉아있으면 오해만 더 생겨. 얼른 다른 자리에 가. 네가 여기 온 것도 애들 표심 잡으려고 온 거잖아. 경조사 단 한번도 안 다니던 놈이 여기 온 자체도 애들한테 오해 받기 딱 좋은데 내 옆에 붙어 있으면 안돼. 저리가. 나중에 얘기해 줄게”

 

 방우가 발로 숙이 엉덩이를 세게 밀어버렸다. 숙이가 한쪽 팔을 집지 않았으면 바로 벌렁 나자빠져 굴렀을 것이다.

 

 “야야! 살살 해라. 그렇다고 우리가 네놈들이 싸우는 걸로 알겠냐? 이제 애들 다 키웠고 숙이 너도 신랑한테 할 만큼 다 했으니 옛사랑과 뜨겁게 회포 한번 풀고 가라. 우리가 다 이해한다. 저 새끼가 나쁜 놈이지. 네 생각하면 우리가 가슴이 아프다. 방우가 잘 해줘라. 여자 가슴에 더 이상 못 박지 마라”

 

 상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우~~’ 소리도 들렸다.

 

 그때 근식이가 벌떡 일어서 제법 크게 말을 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참! 모인 김에 하나 부탁 좀 하자”

 

 전부 근식을 쳐다보고 있었다.

 

 “숙이 동생이 이번에 시의원 보궐선거에 나오는 데 힘 좀 실어주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잠시 근식이 입을 막게 했다. 한 친구가 일어섰다.

 

 “숙이야! 영호는 깨끗해? 정말 동네 창피해서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겠다. 여자 관계 문제 없지”

 

 그 말에 방우 손이 또 소주 잔에 갔다. 연거푸 서너 잔을 마시고 일어섰다.

 

 “내가 하소연 한번 하자. 숙이야 너도 일어서봐”

 

 조용해졌다. 숙이가 엉거주춤 일어섰다. 방우가 숙이 어깨에 팔을 걸치고 한 손은 뺨에 가 있었다.

 

 “오늘 이 놈하고 뽀뽀 한번 해보자. 내 평생 소원이 이 놈하고 뽀뽀 한번 하는 거다”

 

 그리고는 바로 숙이 입술로 들이밀고 있었다.

 

 “야! 뭐 하는 거야”

 

 깜짝 놀란 숙이가 방우 가슴을 밀어버렸다. 방우가 비틀대며 뒤로 나자빠지다가 한 명이 얼른 붙잡는 바람에 뒤통수는 깨지지 않았다.

 

 “개똥이다. 너 때문에 연애는 둘째치고 다른 여자들과 뽀뽀도 한번 못해보고 결혼했다. 내가 진짜 숫총각이다. 숫총각. 억울하다. 그 놈의 입술이 뭐라고 한번도 안 주냐?”

 

 비틀거리며 벌렁 누워버렸다. 지현이가 어이가 없는지 사시가 될 정도로 눈을 비틀어 노려보고는 배를 걷어차버린다.

 

 “야 임마! 이 놈이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 여기 띠 동갑하고 결혼한 사람 누가 있어? 우리보고는 맨날 할망구, 할망구 하면서 술만 쳐먹으면 헛소리를 해. 너 지금부터 입만 뻥긋하면 녹음한다”

 

 “하던가 말던가 우리 숙이만 옆에 있으면 나는 좋다”

 

 “야! 야! 그만 일어서자. 저 놈 저거 더 있다가는 진짜 사고 치겠다”

 

 방우가 코를 고는 바람에 근식이 등에 업혀 숙이 차 앞에 도착했다.

 

 “야 임마! 무겁다. 내려라. 애들 다 갔다”

 

 “숙이야! 차문 열어라. 내가 참 이렇게까지 쇼를 해야 하나. 숙이씨! 보답해야지”

 

 그때 지현이가 방우 입을 틀어막았다.

 

 “야! 애들 아직 안 갔어. 다 들려”

 

 숙이가 방우 옆으로 와서 정강이를 한대 걷어찬다.

 

 “고맙다. 이 놈아!”

 

 “어때? 한방에 싹 쓸어버렸잖아. 이젠 영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딸렸다. 내 할 일은 끝났다. 너도 끝이고. 내가 할망구들 싫어하는 거 알잖아. 이제 내 얼쩡거리마. 내 값 떨어져”

 

 “시끄럽다. 빨리 타기나 해. 까불면 두고 간다. 그런데 걔들이 반격 안 할까?”

 

 “걱정 마! 네 이모가 있잖아. 증인으로 법정에 세워버리면 돼. 피곤하다. 마사지 해 줄 거지”

 

 벌써 방우가 숙이 차에 타 코를 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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