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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찔러나 보게 할걸
작성일 : 18-12-20 17:53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3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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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랫도리가 따스하게 축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다음동작이 벌어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 동작에 대해 자신은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생각해야 했다. 그 후 자신이 벌일 동작도 궁금했다. 어떤 동작이 이 놈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은 가장 적절한 동작인지도 생각해야 했지만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엉덩이를 들썩여 붙일 때 방우 엉덩이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옆으로 살짝 비켜 이동하고 있었지만 옆엔 더 이상의 공간이 없어 열기가 그대로 엉덩이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때 방우 팔이 뒷덜미를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따뜻한 손바닥이 볼에 느껴졌다. 눈을 슬그머니 뜨면서 마주치려고 했다.

 

 그때였다.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상상했던 다음 동작은 전혀 없었다. 그 대신에 눈에는 동그란 눈알이 와 있었다. 눈알끼리 부딪힐 정도로 가까이 와 있었다. 깜짝 놀라 머리를 뒤로 젖히다가 뒤통수가 벽을 쾅 박아버렸다.

 

 “엉큼하기는! 침이나 닦아요. 무슨 상상을 그렇게 오래 하세요. 어디 보자. 뒤통수 다 깨졌겠다”

 

 입 꼬리 아래로 흘러내린 침을 훔친 방우 손이 시원이 벌써 뒤통수를 쓰다듬고 있었다. 완전 노리개가 된 기분이 순간적으로 나서 화가 났다. 손을 털치고 눈알을 부라려 쳐다봤지만 어두워서 그런지 방우가 흐릿하게 보였다.

 

 “너 지금 나 데리고 장난쳤지?”

 

 오리발을 내밀고는 전혀 이해를 못하듯이 어깨를 한번 들썩하고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원을 혼란스럽게 했다..

 

 “글쎄요. 무슨 말씀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네요. 술을 적당히 드시지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드셨어요. 아예 코를 골고 주무시더군요. 입을 헤 벌레 벌리고 침까지 질질 흘려가면서 주무시길래 깨울 수가 없더군요. 무슨 좋을 꿈을 꿨길래 비실비실 웃기까지 했어요. 하긴 저도 술을 많이 마시면 단 몇 동안 깜빡 조는 게 아니고 아예 잠들 때가 있었습니다. 꿈속에 나타났던 일들이 누님이 간절히 이루고 싶었던 소원이 성사되는 그런 꿈이었던가요? 그럼 제가 깨우질 말걸 그랬네요. 뭐가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다 이룬 표정이던데 속은 후련해요? 아님! 아직 미련이 남아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체면에 걸린 기분이 들어 다시 눈을 감고 머리를 세게 흔들었다. 정말 이 놈 말대로 남정네인 근식도 아닌 정미 팬티에서 비어져 나온 거먼 숲을 보고 정미처럼 좋아하고 싶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야릇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 생각은 데리고 장난을 친 쪽은 이 놈이 아니고 나란 말인가?

 

 ‘아차!’가 얼른 입에서 나올 뻔 했다. 남자는 단순하다고 여인네들이 모이기만 하면 이 말을 했다. 지금 이 놈도 남자고 그 단순한 족속이다. 정미 거시기와 거무스레한 숲을 봤을 때 근식이와 눈이 마주쳤다. 민망하면서도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옆에 이 놈이 없었더라도 그 기분은 오래도록 갔을 것이다. 하물며 지금 옆에 근식과 같은 족속이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데 그런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다면 시원은 이미 여자로써가 아닌 사람으로써 가치를 상신한 거나 다름없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또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남녀가 단둘이 만나면 꼭 이런 상상만 하고 실행에 옮기는가? 너무 여기에만 빠져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동생! 지현이와 둘이 있어도 이래?”

 

 “또 무슨 쓸데없는 상상을 하셨습니까? 누님 생각과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럼 됐죠. 일어납시다. 사람을 뭐로 보고 함부로 평가를 하십니까? 그러면 신랑 말고는 남자를 만나지 말던가. 짜증나게”

 

 심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순식간에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벌떡 일어설 때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다가 시원은 분명히 봤다. 불룩해진 거기가 쓸데없는 상상이 아니었다는 걸 확인시켜주었다. 그러나 그걸 가지고 또 말을 꺼냈다가는 트집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다음 말은 하지 못하고 따라 일어설 수 밖에 없었다.

 

 “성질 고약하네. 그만한 일로 화를 내고 있어. 미안하다. 임마! 누님이 오해했다”

 

 헛웃음을 한번 치고는 금세 표정이 바뀌더니 가슴이 섬찟한 말을 했다.

 

 “제가 반드시 누님이 상상한 동영상을 현실화시켜 드리죠. 결정은 누님에 하세요”

 

 그 순간에 하마터면 이 말이 나올뻔했다.

 

 ‘야 임마! 그 말을 여자가 어떻게 먼저 꺼내?’

 

 

 “하여튼 늙어나 어리나 여자는 다 똑 같아. 입만 열면 남녀 평등! 남성 우월 시대는 끝났다. 여성 상위시대다. 그렇게 떠들면서 꼭 이런 일은 남자 책임으로 몰아 붙인다니까. 그러다 돌아서면 책임을 모조리 남자에게 전가시켜버리고. 에이!씨! 웬만하면 이제 나이에 어울리게 얼굴을 좀 고치세요. 아가씨들 기죽어서 밖에서 나돌아다니기나 하겠어요. 집구석에 꼭 쳐 박혀 계세요”

 

 이건 뭐 칭찬인지 욕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오로지 장난끼로 가득한 얼굴밖에 없었다. 그냥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놈은 확실했다.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시원은 지현이 옆에 꼭 붙어 앉았다.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가 없어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

 

 “지현아! 너! 방우와 몇 년 동안 사귀었어?”

 

 질문을 하는 본인도 잘못 질문을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지현은 오죽했을까? 질문을 고치고 싶었다.

 

 “언니! 무슨 말이야? 사귀다니? 우리 그냥 친구야! 사귄다는 말은 좀 이상한데”

 

 “그래! 내가 말을 잘못했다. 친구로 지낸 지가 얼마나 됐어?’

 

 이 말도 뭔가 이상했다. 지현이가 소리 내 웃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왜요? 그 놈이 언니한테 치근대던 가요? 그럼 영광으로 아세요. 아무한테나 치근대는 그런 친구 아니에요. 오십 년이 넘었지만 단 한번도 저한테 여자로 접근한 적이 없었는데 언니는 몇 번 보지도 않았는데 관심을 두던 모양이죠. 허긴 사랑은 느끼는 건 한 순간이니까! 부럽네요. 호호호”

 

 은근히 화가 났다. 그 놈이 일어설 때 분명히 감정의 요동이 거시기로 전달된 걸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을 했다.

 

 “그렇게 붙어 다니면서도 남자로 여겨진 적이 없었어? 그 놈은 널 여자로 여기지도 않았고? 이해가 안돼?”

 

 지현이가 옆으로 바짝 붙어 앉았다.

 

 “언니! 물건 봤구나! 맞죠?”

 

 시원이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숨통도 꽉 막혔다. 얼굴은 심하게 허둥대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지현이가 단번에 눈치를 챘다. 귀에 대고 나지막이 말했다.

 

 “언니! 걔 별명이 가물치에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아깝다. 한번 찔러보게 기회를 주지. 그럼 언니도 좋았을 텐데. 호호호”

 

 시원이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현이가 또 귀를 가렵고 하면서 옆구리를 푹 쑤셨다.

 

 “야! 간지러워.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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