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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메즈- 꿈의 속삭임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18.11.7

"잘 자... 네 꿈 속의 그 사람이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불쌍한 그 사람을 난 동정한다."

......

"네가 내게 속삭여 준 그 꿈 내가 반드시 현실로 만들어줄게. "


< 기구한 운명으로 얽힌 한 소년과 한 소녀의 이야기 입니다. >

 
전쟁터의 백전노장 - (2)
작성일 : 18-12-20 17:53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6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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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점심을 해결나고 다시 나온 대게골목은 아까보다 꽤나 한산해진 모습이었다.

 

 메즈는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3시

 

 두 사람은 그 홍게집에서 꽤나 오랜시간을 눌러앉아 있었다.

 

 "그럼 시장쪽으로 나가볼까?"

 

 "응! 좋아"

 

 메즈의 질문에 아리스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게골목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잠시 뒤 시장골목에 도착했다.

 

 먹거리 골목과는 약간 떨어져 있는 장소였다.

 

 양쪽으로 늘어선 다양한 가게들은 재각기 다양한 식재료들을 팔고 있었다.

 

 골목 전체를 덮는 천장덕분에 비나 눈이 와도 장사하는데 지장이 생기지 않을 것 같은 구조였다.

 

 메즈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야채가게였다.

 

 전골이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재료 아니겠는가.

 

 "오서옵쇼~!"

 

 주인아저씨가 환하게 두 사람을 반겼다.

 

 "사장님, 여기 진열돼있는 거 말고, B급 상품들 좀 보여주시겠어요?"

 

 보통 이런대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은 A급.

 

 예쁘고 깔끔한 만큼 값이 비싸다.

 

 하지만 도매로 들어올 때는 반드시 B급 상품이 생기기 마련. 메즈는 그런 걸 선호했다.

 

 "이야~ 어린 학생이 장 볼 줄 아는구먼, 이리 따라와, B급 상품들 보여줄 테니"

 

 주인아저씨를 따라가자 창고같이 생긴 작은 방이 나왔다.

 

 그리고 그곳에는 밖에 진열되지 못한 상품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맛이나 품질은 확실하지만, 모양이 조금 이상하던가 조금 상처가 난 제품들이었다.

 

 

 "양파랑 대파는 이정도면 될거 같고.. "

 "뽕잎이랑 배추도 오케이.."

 "아리스 버섯좀 사려는데, 뭐 먹고 싶은 버섯 있어?"

 

 "음~ 글쎄. 그냥 메즈가 골라줘, 나 버섯같은거 잘 모른단말이야"

 

 어디까지나 아리스는 먹는데 전문이었지, 재료 선정엔 일가견이 없었다.

 

 "음~ 그럼 "

 

 메즈는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양송이 버섯 4가지를 일단 바구니에 담았다.

 

 B급 상품이라고해도 모양은 꽤나 준수한 편이었다.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던 참에 메즈의 눈에 한 버섯이 들어왔다.

 

 마시멜로처럼 말랑말랑하게 생긴 동글동글한 버섯이었다.

 

 

 "사장님 이건 뭐라는 버섯인가요?"

 

 "아~ 학생 그거 노루궁뎅이라고 하는 버섯인데, 아~ 그게 맛이 끝내주지"

 

 생전 처음들어보는 버섯이었다.

 

 하지만 분명 신기한 식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리스 이거 먹어볼래?"

 

 "응? 뭔데? 뭔데?"

 

 가게 안에 다른 야채들을 구경하던 아리스가 다가왔다.

 

 "노루궁뎅이라고 한다는데?"

 

 "헤에~?! "

 

 메즈의 말에 아리스는 깜짝 놀란것 같았다.

 

 "그럼 이게 노루 엉덩이란 말이야?

 노루 엉덩이는 이렇게 말랑말랑하고 폭신폭신하게 생겼었어?"

 

 아무래도 큰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 그런건 아니고, 그냥 이름이 그런 버섯이래"

 

 "아~ 그런거야? 완전 신기하게 생겼네.

 입에 넣으면 푸슉~ 하고 바람이 나올것같아"

 

 "어때? 먹어볼까?"

 

 "응응~ 먹어보자"

 

 메즈는 노루궁뎅이 5개들이 한 팩을 바구니에 담았다.

 

 

 "사장님 계산해주세요."

 

 메즈는 장바구니에 가득 담긴 야채를 계산하기 위해 카드를 내밀었다.

 

 그런데...

 

 삑!

 

 천천히 올라가던 금액이 갑자가 팍 뛰는 것이 보였다.

 

 노루궁뎅이....

 

 그 버섯은 메즈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비싼 버섯이었다.

 

 

 "내가 계산해도 되는데,.."

 

 계산대를 바라보는 메즈의 표정을 본 아리스가 한 말이었다.

 

 시범시합의 보상으로 아리스는 지금 주머니가 두둑했다.

 

 "아..아니야. 괜찮아 괜찮아"

 

 생각보다 지출이 크긴 했지만, 점심으로 홍게를 얻어먹지 않았는가.

 

 이정도는 괜찮았다.

 

 "또 들려주십쇼~"

 

 야채가게를 나온 메즈의 손에는 양 손 가득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야채는 이제 됐고, 소고기나 만두나 모 더 넣어먹고 싶은 거 있어?"

 

 "음~ 글쎄.. "

 

 딱히 생각나는 게 없는 아리스였다.

 

 "그럼 시장 한바퀴 빙~ 돌면서 둘러볼까?"

 

 "응응! 좋아"

 

 아리스의 플레어스커트가 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렸다.

 

 

 

 시장골목을 따라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니, 다양한 가계가 정말 많았다.

 

 튀김이나 찌게류를 파는 가게부터

 

 각종 악세사리들과 옷들을 파는 가게까지 그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메즈메즈! 나 저기 구경 좀 할게!"

 

 "응?"

 

 메즈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아리스는 이미 한 가게로 뛰어가고 있었다.

 

 메즈는 곧장 아리스를 따라갔다.

 

 

 

 작은 테이블 위에는 작은 악세사리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브로치부터 반지에 목걸이까지 그 종류가 꽤 다양했다.

 

 그리고 그 악세사리들보다 아리스의 눈이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것봐바. 이거! 완전 예쁘다~"

 "저것도 완전 이쁘고, 음~ 다 사고 싶어"

 

 이런저런 악세사리들을 하나씩 집어보고 있자, 가게주인으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어머 학생들이 이 시간에 웬일이래?"

 

 메즈가 입고 있는 교복을 보고 학생이라는 걸 눈치 챈 모양이었다.

 

 "오늘 수업이 좀 일찍 끝났거든요. 히힛"

 

 "아~ 그래서 남자친구랑 쇼핑하러 나온 거야?"

 

 "헤헤~ 우리 그렇게 보여요?"

 

 "어유~ 말도 마. 완전 천생연분인걸. 이 아줌마가 보장할게"

 

 "헤헤~"

 

 아주머니의 작업멘트에 아리스는 쑥쑥 넘어가고 있었다.

 

 물론 메즈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뒤를 지키고 있었다.

 

 

 "그래서 학생, 뭐 찾는거라도 있어? 커플링? 커플목걸이? 커플 팔찌?

 말만해. 이 아줌마가 최고로 싸게 해줄게"

 

 아주머니의 입장에서는 지금이 승부처였다.

 

 파느냐 마느냐가 지금 이 순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순간이었다.

 

 "음~ 그럼 아줌마 이건 얼마에요?"

 

 아리스가 유독 관심 있게 보던 로켓펜던트를 집어 들었다.

 

 동그란 은색의 목걸이에는 네잎클로버로 보이는 작은 꽃이 세 개 장식되어 있는 펜던트였다.

 

 

 "어머나 어머나 학생 보는 눈이 있네. 그거 요즘 최고로 잘 나가는 거야~

 딱 하나 남았는데, 지금 사면 아줌마가 싸게 줄게"

 

 미끼에 입질이 제대로 오고 있자 아주머니는 쇄기를 박는 멘트를 날렸다.

 

 조금만 더 흔들면 분명 넘어오리란 확신이 들었다.

 

 "아리스 잠깐만"

 

 뒤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메즈가 아리스의 옆으로 왔다.

 

 "응? 왜?"

 

 "그냥 잠깐만 그거 보여줘봐"

 

 "응? 자~ 여기”

 

 아리스가 건네준 펜던트를 유심히 살피는 메즈.

 

 로켓의 뒷면 동그란 원형의 끝

 

 그곳에는 정말 두 눈을 크게 떠야 보일만큼 미세한 흠집이 나있었다.

 

 그리고 앞면에는 꽃무늬 사이에 난 조그만 얼룩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햇빛으로 색이 바랜 체인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메즈의 날카로운 눈빛이 로켓을 군데군데 훑자, 주인아주머니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 남학생은 방금 전 상대와 격이 달랐다.

 

 하나의 틈이라도 보이면 사정없이 물건 값을 깎아내는 흥정꾼의 눈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주머니. 이거 얼마에요?"

 

 메즈의 말에 주인아주머니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학생들이 꼭 내 자식들 같으니까, 내가 특별히 5만원에 줄게"

 이거 아주머니가 5천원짜리 한 장 챙기고 주는 거야? "

 

 가격을 들은 메즈는 로켓펜던트를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아리스 그냥 가자"

 

 "응? 왜~? 그거 예쁘지 않아?"

 

 "스크레치 같은 게 너무 많아. 관리도 잘 안된 모양이고"

 

 메즈의 행동을 본 아주머니는 이 남학생의 행동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다.

 

 가는 흉내를 내며, 판매자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하는 전략

 

 시장바닥에서 장사한지 언 15년 아주머니는 이런 걸 한두 번 당해본 게 아니었다.

 

 

 

 "에이~ 학생 그런거 다 감안해서 깎아준 가격이라니깐

 어디가서 그 가격주고 못사~"

 

 아주머니가 당당하게 말했다.

 

 여기서 굽히면 장사꾼으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에 더욱 표정에 신경써야만 했다.

 

 "그럼 이건 어떻게 설명하실거죠? 이것도 포함된 가격인가요?"

 

 메즈가 로켓을 다시 집더니 펜던트의 테두리에 달린 버튼을 눌렀다.

 

 

 -'딸깍딸깍'

 

 본래 버튼을 누르면 좌우로 펼쳐져야하는 로켓은 두 입을 굳게 다문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안 열리는 로켓, 이런 게 5만원이나 할 가치가 있는 건가요?"

 

 메즈가 잠깐 동안 파악한 정보 중에 가장 치명적인 하자가 바로 이 점이었다.

 

 열리지 않는 로켓이라니.. 이건 로켓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물건이었다.

 

 

 "웅... 그거 그럼 못 쓰는거야? 마음에 들었는데.."

 

 아리스가 메즈의 손에 있는 불량품 로켓을 가져가며 말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로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음...."

 

 메즈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주인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5만원 인가요? 아.주.머.니?"

 

 마지막 말은 스타카토처럼 딱딱 끊어서 말한 메즈였다.

 

 판매자를 비꼬기 위한 메즈의 말투였지만,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아하니, 불량품인지 정말로 모르셨던 모양이었다.

 

 "아~ 정말 미안허이 학생들. 이 아줌마도 불량품인지 몰랐어

 15년동안 장사하면서 이런적이 없었는데.. 어휴~"

 

 아주머니의 말이 진짜인지 아니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지만, 진심은 느껴지는 말투였다.

 

 

 "학생들한테 불량품을 팔수야 없지."

 

 "헤에~? 이거 그럼 못 사는거에요?"

 

 아리스는 끝까지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학생, 그거 불량품이여도 사고 싶은 거야?"

 

 "음~ 완전 마음에 드는데.. "

 

 아쉬움 가득한 눈이 메즈를 향했다.

 

 "메즈 나 이거 고쳐주면 안 돼? 고치면 쓸 수 있잖아"

 

 "하아~? 내가 왜 그런 거까지 해야 하는데"

 

 "그치만 메즈 이런 것도 잘 고치잖아. 고쳐주라. 응?"

 

 어렷을때부터 요리는 물론이고 집안의 이런저런 물건의 수리까지 메즈의 몫이었다.

 

 처음에는 그다지 능숙하지 못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이런저런 손재주가 강제로 많아진 메즈였다.

 

 

 "귀찮아.. 그리고 고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집안에서 쓰는 여러 물건의 수리를 해본 메즈였지만 로켓은 고쳐본적이 없었다.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응? 응??"

 

 메즈의 의견을 듣고 있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리스는 막무가내였다.

 

 "학생, 그거 정말로 마음에 든 모양인데 그냥 가져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던 아주머니가 꺼낸 이야기였다.

 

 "네? 정말요?"

 

 아리스가 깜짝 놀라 말했다.

 

 "그럼그럼 대신 이 가게에서 불량품이 있었다는건 비밀로 해주지 않겠니?

 정말 불량품인지 몰랐어이. 미안혀"

 

 악세사리 가게에서 불량품이 있다는 소문은 치명적인 소문이었다.

 

 특히 주요 타겟층인 여학생들에게 난 소문은 더더욱 그러했다.

 

 한번 낙인찍힌 가게는 살아남기가 힘들었다.

 

 "와아~ 감사합니다~"

 

 아리스가 밝게 웃으며 꾸벅 인사를 올렸다.

 

 "감사하긴.. 대신 약속 꼭 지켜줘야허이? 알겄제?"

 

 "네~!"

 

 공짜로 건네받은 로켓펜던트를 아리스가 바로 목에 걸었다.

 

 "어때? 잘 어울려?"

 

 "음~ 뭐 나쁘진 않네."

 

 "헤헤~ 다행이다"

 

 메즈가 봐도 로켓자체의 디자인은 괜찮았다. 열리지 않는 치명적인 하자가 없이 5만원이었다면 분명 좋은 상품이었을 것이다.

 

 

 

 

 악세사리 진열대에서 빠져나오자 아리스가 메즈를 불러세웠다.

 

 "메즈 내가 생각해봤는데, 정육점에 가서 소고기 좀 사면 어때?"

 전골에 넣어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데"

 

 '소고기 버섯전골' 메즈가 생각해도 무난하고 좋은 선택으로 보였다.

 

 아리스라면 분명 독특한 식재료를 넣어서 이상한 전골을 만드리라 생각했던 메즈였기에 안심이 되는 부분이었다.

 

 아직도 메즈의 기억에 남는 가장 끔찍했던 전골은 아리스의 '감자튀김 전골' 이었다.

 

 어떤 음식이었을지는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소고기 좋지. 그럼 가다가 정육점 보이면 사가지고 돌아가자"

 

 "응!"

 

 

 

 

 아리스의 대답이 나오고 약 5분 뒤, 정육점에 두 사람이 도착했다.

 

 야채가게나 악세사리 가게와 달리 이곳에는 순님들이 북적북적하니 정신이 없었다.

 

 보아하니 따로 줄을 서는것 같지도 않았고, 목소리 크고 앞으로 먼저 나가는 사람이

 

 고기를 빨리 살 수 있는 모양이었다.

 

 "사장님 여기 불고기감 소고기 2인분 주세요"

 

 메즈가 진열대 건너편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정육점 직원에게 말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아이! 청년!! 여기 주문한거 언제나와?!"

 

 "네~ 지금 나가요~"

 

 "아이! 이 아줌마가! 내가 먼저 주문했어! 청년 여기 소고기 국거리 언제나와"

 

 "네~ 지금 나가요~"

 

 메즈의 말에 반응하지 않던 직원은 주위를 가득 메운 아줌마 부대의 외침에는 즉각적으로 대답했다.

 

 물론 ARS 자동응답기의 소리처럼 기계적인 말을 되풀이하는듯이 들렸지만 말이다.

 

 

 "아리스..."

 

 메즈가 조용히 아리스를 불렀다.

 

 "응? 왜?"

 

 "이 야채 좀 잠깐 들고 있어줄래?"

 

 "응? 왜~?"

 

 "내가 너무 방심했어. 여긴 전쟁터란 말이야. 이런 무거운 몸으론 싸울 수 없어"

 

 어려서부터 장을 직접 봐왔던 메즈는 이런 장터문화를 잘 알고 있었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몸싸움과 위치선정, 그리고 그 뒤에 쟁취한 승리의 영광

 

 그렇게 익숙했던 시장문화였는데, 기숙사 생활을 하는동안 그 감이 무뎌딘 모양이었다.

 

 

 "웅... 그래 알았어. 대신 꼭 맛있는놈으로 사와야 해?"

 

 "오케이~ 나만 믿어"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도 아닌 일이었지만. 메즈의 표정은 굉장히 비장했다.

 

 

 "후...."

 

 한숨을 크게 한번 내쉰 메즈는 빠른 속도로 가게 앞에 모인 인파를 뚫고 나가기 시작했다.

 

 축구에서 최전방 공격수가 혼자 드리블로 수비수를 전부 뚫고 들어가듯

 

 요리조리 틈을 비집고 들어가고, 필요하다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메즈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아리스의 시야에서 메즈가 사라졌다.

 

 

 

 잠시 후, 엄청난 인파 사이에서 메즈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나타난 메즈의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우와~ 엄청 금방 돌아왔네?"

 

 무질서를 뚫고 쟁취해온 성과를 보고 아리스가 말했다.

 

 "후... 오랜만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게다가 제일 앞줄에 있는 아줌마들은 아주 강적이더라고"

 

 메즈가 생각한 것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었다.

 

 가장 앞줄에 있는 아주머니부대는 미식축구 선수마냥 강력한 벽을 형성하고 있어서 뚫는데 애를 먹었다.

 

 

 "어쨌든 이제 전골거리는 다 산 거 같은데, 돌아갈까?"

 

 메즈가 아리스에게 건넸던 야채들을 돌려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혼자 장보는거에 익숙한 메즈였기에, 양 손 가득 물건을 들고 돌아가는 일에는 익숙했다.

 

 "이거 하나는 내가 들고 갈게. 메즈 무겁잖아"

 

 아리스가 두 손에 하나씩 들린 야채가 담긴 비닐 중 더 가벼운 비닐을 메즈에게 건넸다.

 

 "그래줄래? 땡큐"

 

 생각해보니 어쩌다 한 번씩 장볼 때 따라왔던 아리스는 이런식으로 짐을 덜어주곤 했었다.

 

 저녁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들떴는지 아리스의 발걸음은 상당히 가벼워 보였다.

 

 메즈는 양 손 가득 전골재료를 들고 아리스의 뒤를 따라갔다.

 

 그게 자신들이 왔던 길이 아니란 것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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