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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조카와 이모 한바탕
작성일 : 18-12-20 15:50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3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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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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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는 돌렸지만 눈은 지긋이 감은 채였다.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전에 얘기했던 그대로 입니다. 엮이기 싫습니다. 지금 제 기분은 그 집 식구들 정말 역겹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겁니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이 지금 식당에 있는데 머지않아서가 아니고 오늘 당장 난리가 날 것 같았다. 확인부터 하고 싶어 물었다.

 

 “그럼 그 이모도 그날 후로 못 봤겠네?”

 

 “예! 학교 다닐 때 같이 영화 보러 한번 간 기억은 있습니다. 그것 말고는 마주 본 건 다섯 손가락 안이라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전혀 몰라요. 제 기억으로는 제 친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예뻤다는 정도입니다. 아마 그 일이 없었으면 제 마음이 그 사람에게 갈 수도 있었겠죠. 하여튼 예쁜 건 확실했는데 그 놈의 입이 방정이죠. 입 싼 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싫어합니다”

 

 그 입 싼 여자가 알아보지 못해 다행이란 생각은 들었지만 방우 눈 언저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복희를 모른 척하고 있다는 의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떨림이었다.

 

 식당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방우가 담배를 입에 물고 한쪽 귀퉁이로 갔다.

 

 식당 안으로 들어간 시원이 눈에 복희는 보이지 않고 그 자리에 정미가 앉아 있었다.

 

 “복희는?”

 

 “응! 갔어. 누군지는 모르지만 전화를 하면서 화를 엄청 내고는 나갔다”

 

 근식을 쳐다봤다. 정미와 도란도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아무 자유롭게 소곤거리며 잔도 부딪히고 있었다. 복희가 비우고 간 자리에는 보는 사람이 질투를 느낄 정도로 깨가 쏟아지고 있었다.

 

 경쟁자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란 말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 시원이가 씁쓰레한 표정으로 근식을 슬쩍 쳐다봤다. 복희가 사람 보는 안목이 형편없다는 걸 증명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바람둥이라고 힐난하게 비꼬던 놈은 방우가 아니라 근식인 걸 복희가 전혀 모르거나 아니면 복희가 바람둥이 성향의 남자를 더 좋아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방우는 이년 저년 가리지 않는 너무 저돌적인 바람둥이라 관리하기가 버거워 쉬운 상대를 고르지 골랐지만 그 놈이 더 한 놈이란 생각이 들어 혼자 웃고 있었다.

 

 복희가 자리를 비껴줘 고맙다는 사례나 하듯이 정미가 과할 정도로 근식이 어깨를 손바닥으로 자주 치고 있었다. 아무리 감정이 무딘 여자라도 그 모습은 스킨십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시간에 복희 집에는 한바탕 난리가 나고 있었다.

 

 “이모는 나서지 마라고 했는데 왜 계속 나서려고 해.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복희가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물끄러미 숙이를 쳐다보는 동안에도 마음은 아직 식당에 두고 온 근식에게 가 있는데다가 정미도 신경 쓰였다. 진수성찬만 차려놓고 기분인데 조카란 년이 보자마자 알 수 없는 말로 당황하면서 허둥대기까지 했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못 알아 듣겠다. 알아들을 수 있게 얘기해”

 

 자매라면 당장 머리채를 붙잡고 무슨 말인지 따지고 싶었지만 조카라 어쩔 수 없어 위엄을 지키고 물었다.

 

 “이모! 내일 내하고 어디 같이 좀 가야겠다. 가서 그 놈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

 

 비위를 팍 상하게 하는 고압적인 말투였다. 장년인 숙이는 어릴 때도 가끔씩 자기 어머니 여동생을 자기 여동생으로 착각해 이렇게 명령식으로 말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머리채를 붙잡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이모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리고 그 놈은 누구야”

 

 화가 나서 친정으로 가지 않고 바로 쫓아왔지만 막상 그 놈의 이름은 선뜩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커다란 자물쇠로 가슴을 채워버린 것만 같았다.

 

 벌겋게 타오르는 눈빛을 내려놓지 않고 숙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놈이 누구냐고 묻잖아. 좋아! 무슨 일로 나를 책망하는지 모르지만 온 이유부터 얘기해”

 

 복희가 확실한 이모로 돌아섰다. 숙이는 어리광이나 부린 조카가 된 기분을 맛보고 있었다.

 

 “미안해! 영호 때문에 왔어. 그 동네 의원이 무슨 죄를 지어서 쫓겨나는 바람에 의원이 없데. 그래서 보궐선거를 하는데 영호가 나오고 싶어하는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어”

 

 방우란 이름이 얼른 나오지 않아 말을 잇기 못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누군데. 유명한 사람이야”

 

 그 사람은 전혀 유명하지 않고 이모가 그 사람에게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라고 숙이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이모! 옛날에 내 친구 귀싸대기 때리고 코피 낸 일 기억나? 혹시 맞은 놈은 기억하는데 때린 놈은 기억 못하듯이 이모도 그런 거 아냐?”

 

 “내가 무슨 사람을 때렸다고..”

 

 그래도 거슴츠레한 눈으로 기억을 더듬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었다. 분명히 시치미를 뚝 잡아 떼고 있는 중이라고 숙이는 확신하고 있었다.

 

 연극을 끝냈는지 손바닥을 세게 쳤다. 어깨도 으쓱 했다.

 

 “그래! 맞다. 그 놈! 강간 미수금. 그때 내가 혼을 냈지. 내가 없었다면 난리 날뻔했지. 그런데 그 놈이 지금 뭐하길래 그 놈을 찾아? 그런 놈은 오히려 해가 되잖아”

 

 이모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그런데 그 놈을 강간 미수범으로 전락시킨 사람이 본인 인줄을 아직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벌써 30년이 훌쩍 지난 과거사지만 밝힌 건 확실히 밝혀야 했다.

 

 “이모! 그 친구가 강간을 하려고 한 게 아니고 못하게 말리려다가 이모가 오해를 해서 그 친구를 강간 미수금으로 만들어 버렸어. 차라리 이모가 거길 지나치지만 않았다면 지금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데 하필 그걸 보는 바람에 일만 더 커졌어”

 

 복희가 얼굴을 숙이에게 바짝 내밀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너라면 그런 걸 보고 그냥 지나치겠어. 그냥 눈감아 줄 수 있어. 그래 내가 소문 냈다. 그 놈들 세상에 얼씬도 못하게 하려고. 그게 그렇게 잘못됐어?”

 

 숙이가 눈을 지긋이 감고는 힘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소문도 정확히 알고 내야지. 지금 영호가 문제가 아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내하고 걔야. 이모!”

 

 숙이 억장이 무너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 그보다 더 큰일이 있어. 그 일로 방우는 이모 입으로 시작해 강간 미수범으로 동네에 떠돌면서 피해는 나한테 왔잖아”

 

 숙이가 한숨을 몰아 쉬고 안쓰럽게 복희를 쳐다봤다. 그때 복희 인상이 급속도로 일그러지고 있었다. 무슨 대역죄를 저지른 것처럼 동공이 허공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떠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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