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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몸 보신
작성일 : 18-12-20 15:49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3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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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작년에는 어렸던 모양이죠? 제가 보기엔 그때보다 지금이 더 나은 데. 부군이 잘해주는 모양입니다. 아니면 나이 어린 애인이 생겼던 가.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그렇게 젊을 질 수가 없죠”

 

 복희 눈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지만 약간은 불안한 기색도 보였다. 애써 고개를 근식이 반대쪽으로 돌려 아랫배에 힘을 잔뜩 주고 하는 경고성 발언이 의심을 더 부추겼다.

 

 “너 계속 쓸데없는 소리하면 한대 맞는다. 얼른 치고 내려와. 해 떨어진다”

 

 야한 상상을 하게끔 농단까지 섞어가며 음흉한 곁눈질로 힐끔 흘겨보면서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고 했다.

 

 “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었던 거 아니었어요.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고 하던데”

 

 복희에게 가 있었던 시선이 아직 공 앞으로 오지도 않았는데 채를 휘두르고 만 방우가 넋이 나간 듯이 숲 속으로 날아가는 공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복희를 노려본다.

 

 복희가 입술을 툭 내밀며 양 손바닥을 천장으로 향하게 하고는 약을 올린다.

 

 “아우야! 왜 벌떡 서? 호호호”

 

 근식이와 시원이가 배를 잡고 웃다가 눈이 방우 눈과 딱 마주치면서 입을 막고 눈치를 보고 있었다. 눈을 한번 지긋이 감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 같았다. 눈을 번쩍 뜨고는 이번에는 시원이를 쳐다본다.

 

 “나는 아무 말 안 했다”

 

 “누님 때문이잖아. 차라리 복희 누님을 보고 칠걸 잘못했네”

 

 시원이 얼굴에서 억울하다거나 어이가 없다거나 한 표정은 전혀 없었다. 고개만 한번 갸우뚱하면서 쳐다보고만 있었다.

 

 “야! 그게 무슨 말이야? 알아 들을 수 있게 말해”

 

 숲으로 날아간 공을 보는 순간부터 신이 난 복희가 깔깔거리며 물었다.

 

 “아니! 시원 누님이 워낙 예뻐서 갑자기 벌떡 서잖아요. 지금부터 복희 누님만 보고 쳐야겠습니다”

 

 복희 표정이 한 순간에 일그러지면서 경고성 발언을 했다.

 

 “야! 너! 그 말 성희롱이다. 조심해”

 

 방우가 미간을 좁혀 험한 인상으로 만들고는 복희를 노려보며 말했다.

 

 “누님께서는 언제나 그런 상상만 하시옵니까? 소인의 말은 그 뜻이 아니고 백 스윙을 하는 순간에 뒤에 생판 처음 보는 아주 아리따운 미인이 보여 누군지 한번 확인하려고 벌떡 일어섰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누님이 보였다면 아마 평생을 앉아서 오줌 눌 팔자가 되었겠죠. 안 그래요? 시원 누님!”

 

 시원이 얼굴이 약간 난처하게 바뀌었다가 금새 웃으며 복희를 두둔했다.

 

 “무슨 소리야? 우리 중에 복희가 제일 예쁜데”

 

 방우 입에서 바로 복희 약을 올리는 말이 나왔다.

 

 “어릴 때는 그랬겠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 보세요. 저 주름진 얼굴”

 

 방우가 한쪽 눈을 찡긋하며 근식이를 쳐다 봤다. 복희 시선이 방우 시선을 따라 근식에게로 갔다가 다시 돌려 주먹부터 방우 머리에 한대 날리고 투덜거린다.

 

 “야 임마! 네가 약을 올려서 진 주름이다. 너도 똑같아. 너는 뭐 총각인 줄 착각하는 모양인데 밖에 가서 물어봐라. 네가 몇 살로 보이는지. 내가 지금 너 환갑잔치에 와서 네 기분 맞춰주는 것 같다. 자식이! 제 주제도 모르고 까불고 있어. 근식이와 비교하면 너는 곧 칠순 잔치할 놈이다. 에라 이놈아! 자식이 오랜만에 봤으면 아니더라도 예쁘다고 띄워 줄 생각은 않고 깎아 내리기만 해. 서글프게”

 

 어른이나 아이나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는 말이 딱 맞았다. 한대 맞은 방우가 정신을 차렸다.

 

 “그만한 일에 서글프기까지 합니까? 자연 그래도 받아들이세요. 세월에 장사 없잖아요. 갑시다. 여자 몸에 좋다는 흑염소 요리 잘하는 가게가 이 근처에 있습니다. 제가 한턱 쏠게요”

 

 “좋지! 너 웬일이냐? 한대 맞더니 정신이 해까닥 돌아갔냐?”

 

 복희가 의심스런 눈으로 방우를 쳐다봤다. 그때 시원이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얼버무렸다.

 

 “나는 흑염소 못 먹는데 어쩌지?”

 

 “그래요? 그럼 장어는?”

 

 “당연히 좋아하지”

 

 “그럼 장어 집으로 가시죠”

 

 복희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본 방우가 콧방귀를 치면서 말한다.

 

 “사는 사람 마음입니다. 오늘은 시원이 누님 드시고 싶은 걸로 확정. 가시다가 흑염소 빼고 다른 거 드시고 싶으면 얘기하세요”

 

 ‘저런! 괘씸한 놈!’

 

 복희 속이 이글거리면서 꼬여지기도 했지만 근식이 얼굴을 봐서 참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이 놈이 또 긴장을 부추기는 말을 했다.

 

 “참! 정미 누님 마칠 때 안 됐어요?”

 

 방우와 궁합이 짝짝 맞는지는 모르지만 시원이가 또 방우 손을 들어주었다.

 

 “응! 내가 전화해 볼게”

 

 복희가 만류하고 싶어도 못했겠지만 벌써 통화를 마쳐버렸다.

 

 “자리잡으면 전화하래. 바로 온단다”

 

 “참! 너 술 마실 거지?”

 

 시원이가 방우를 쳐다보고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예? 무슨 말씀? 장어 집에 술 안 팔아요?”

 

 “그게 아니고 내 차 타고 가자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벌써 고개는 끄덕여버렸다. 그리고는 잠시 골똘히 생각을 하고는 근식을 불렀다.

 

 “근식아! 가게 들어갈 때 간판 사진 보내줘. 집에 차 세우고 올게”

 

 어떻게 해서던 자기 근처에서 빠져 나가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시원은 섭섭하기도 하고 기분도 썩 좋지 않았다. 어느 정도는 복희와 근식 사이를 알기 때문에 이 놈이 나를 복희와 같은 년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 불쾌하기도 했다.

 

 “누님! 저 따라오세요”

 

 “어디 가는데?”

 

 “저희 집에요. 차 세워두려고요”

 

 “대리기사 부르면 되지”

 

 “아뇨! 제가 저를 제일 잘 알아요. 여기서 우리 집까지 10분이면 가기 때문에 백 퍼센트 음주 운전 할 겁니다. 술 취한 저를 저도 믿지 못합니다. 그럼 부탁합니다”

 

 따라가겠단 말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출발을 해버렸다. 기분이 묘했다.

 

 누님! 누님 하더니 진짜 자기 친 누나로 착각하는가?

 아니지! 할망구! 할망구 하더니 진짜 자기 할머니로 여기는가?

 너무 쉽게 대한다는 생각도 들었다가 ‘쉽게’는 적절치 않은 것 같아 ‘편하게’란 말로 고쳐 생각했다. 설마 여자를 쉽게 여기는 놈일까 란 생각도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는 동안 차는 열심히 꽁무니를 따라 쫓아가고 있었다. 도망치는 애인을 쫓아가는 기분도 들었다. 10분이라고 했는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아 차에서 내려 차문을 열다가 멈칫하고는 어린 여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저놈이 집 앞에서도 꼬리를 치나 하는 생각을 하자마자 들리는 소리에 피씩 웃음이 나왔다.

 

 “한잔하고 올게”

 

 “누구? 동생? 조카? 딸?”

 

 허리를 숙여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태어나고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스러운 얼굴로 눈을 마주쳤다.

 

 “응! 중학교 선배님! 선배님! 제 와이퍼입니다”

 

 ‘이런 도둑놈을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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