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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드루이드는 자연을 원하지 않는다.
작가 : 박서희
작품등록일 : 2018.12.17

어린 시절 여동생을 악마에게 잃어버린 남자, 카르가 베트호픈.
오직 복수를 위하여 드루이드의 힘을 얻었고 악마사냥꾼 '흑건'이 되었다.

흑건이 되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악마숭배자들과 싸워왔다.
오직 악마숭배자들을 죽이는 것만을 목표로 살아갔다.

그런 그 앞에 악마의 저주를 받은 소녀 리카나가 나타난다.

“내게는 기억이 없거든. 리카나 알체리온이라는 이름 말고는.”

과거를 잃어버린 카르가와 리카나.
두 사람의 만남으로 멈춰 있었던 운명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1. 미지의 소녀 (5)
작성일 : 18-12-20 15:44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6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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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누구지?”

 “누구냐고 해도, 그걸 안 들키려고 두건을 쓰지 않았겠냐?”

 “앞뒤를 가로막은 이유는 있을 거 아닌가?”

 “그건 그렇지.”

 키 큰 남자가 단검을 손에 쥐고 이리저리 돌렸다. 나에게 위협을 주려는 모양이었다.

 “가진 돈 전부하고, 거기 있는 그 여자를 우리에게 넘길 것.”

 키 큰 남자의 말에 다른 남자들이 키득거리는 소리를 냈다.

 위험한 상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단순한 강도들인 모양이었다.

 “마치 내가 상품이라도 되는 것 같은 말투네.”

 리카나가 한심스럽다는 듯 말했다.

 “되도록 말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만.”

 상대는 다섯. 우리들은 둘.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말로 해결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케메트 시의 빈민가가 범죄율이 그렇게 높다더니. 이렇게 빨리 강도랑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군.”

 “그래서, 지갑이랑 여자는 내놓을 거고?”

 “아니.”

 “나도 갈 생각 없어.”

 리카나가 덧붙였다.

 “센 척 하기는.”

 키 큰 남자가 단검을 역수로 쥐었다. 그의 행동이 신호였다. 다른 네 명의 남자들이 하나 둘 나무 몽둥이를 들어올렸다.

 “곰 앞에 덤비는 강아지 떼를 보는 것 같네.”

 리카나가 뒷면을 향해 팔을 뻗었다.

 “앞면은 내가 맡지.”

 “다치지나 말고.”

 리카나는 내 등에 자신의 등을 맞댔다. 비에 젖어 있었을텐데도 리카나의 등은 불처럼 뜨거웠다.

 

 “적당히 손 봐줘. 남자는 죽이고 여자 쪽만 살려라.”

 “예.”

 키 큰 남자는 뒤에 남았다. 앞뒤로 네 명의 강도들이 다가왔다. 리카나의 실력은 지난 번 골목에서 한 번 보았다. 자기 몸을 지킬 능력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 나는 정면의 강도들을 향해 뛰었다.

 “어?”‘

 내 쪽에서 먼저 다가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듯. 강도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 덕분에 빈틈이 생겼다. 나는 왼쪽의 강도의 무릎을 발로 찼다. 힘이 실린 발차기에 강도가 비명을 지르며 손을 놓았다.

 “아아아아악!”

 “이 새끼가!”

 오른쪽 강도가 몽둥이를 수평으로 휘둘렀다. 느리고 어설펐다. 나는 뒤로 물러나 공격을 피했다. 분노로 뺨이 붉게 달아오른 오른쪽 강도는 나를 향해 성큼 다가오며 몽둥이를 높게 쳐들었다.

 “야아아압!”

 하지만 이 행동이 다른 빈틈을 만들었다. 나는 몸을 낮춰 정면으로 오른쪽 강도의 품으로 뛰어들어 강도의 두 허벅지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뭐야, 이거 못 놔!”

 강도가 몽둥이를 내 등을 향해 내리쳤다. 견딜 만한 아픔이었다. 무거운 통증을 무시한 채 나는 강도를 안고 그대로 벽을 향해 뛰어들었다.

 “아아악!”

 굉음. 건물의 시멘트 벽에 온 힘을 다해 척추를 찍힌 강도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운이 좋더라도 몇 달 이상은 누워 지내야 할 거다. 나는 강도의 다리를 놓았다. 벽에 부딪힌 강도의 몸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이 새끼가!”

 뒤늦게 통증에서 벗어난 왼쪽 강도가 다시 몽둥이를 휘두르며 다가왔다.

 “훈련을 기초부터 다시 받는 게 좋겠군.”

 나는 간단한 섬광 마법을 왼쪽 강도의 얼굴로 날렸다. 투명한 빛의 구체가 강도의 얼굴에서 폭발했다.

 “아아아악! 내 눈!”

 왼쪽 강도가 얼굴을 부여잡았다. 이 다음은 간단하다. 나는 그의 명치를 한 방 때렸다. 컥 소리를 내며 왼쪽 강도가 그대로 머리를 바닥에 처박으며 쓰러졌다.

 “내가 늙기는 했군. 한 대나 얻어맞다니.”

 나는 등으로 손을 뻗었다. 얼얼한 아픔이 남아 있었다.

 “저것들은 도대체 뭐 하는 새끼들이야….”

 키 큰 남자의 뺨이 하얗게 질려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살려줘!”

 나는 고개를 돌려 보았다. 뒤쪽의 두 강도들이 거미줄에 뒤엉킨 채 골목 바닥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준비 없이 고양이에게 인사한 쥐가 식사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리카나는 자신의 옆머리를 가볍게 쓸어 넘겼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니까.”

 “…있어 보이는 비유다만, 나라면 그냥 ’마법 대비를 안 했으니 맞아도 싸다‘고 짧게 줄이겠어.”

 그러니까 허세 부리고 있다는 말이다.

 “의미는 통하네.”

 내 말에도 리카나는 덤덤하게 받았다.

 “마법사가 둘이라고? 도대체 이게 무슨….”

 키 큰 남자가 두어 걸음 뒷걸음질 치며 단검을 앞으로 길게 뻗었다. 두려워하고 있다. 위축되고 있다. 케메트 시의 최하층 공장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회색 거리. 이곳에서는 그저 적당한 수와 간단한 무기만으로도 지금까지 몇 번이고 강도짓을 해올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삼류 마법사라도 케메트의 도심에서 제대로 된 직장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런 이 강도에게, 우리들의 등장은 재앙이었을 것이다.

 그 순간, 우리들을 바라보던 키 큰 남자의 눈동자가 커졌다.

 “저, 저저저.”

 “음?”

 나는 남자의 시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리카나. 비에 젖어 피부가 비쳐 보이는 리카나가 내 곁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남자가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는 쇄골 아래 새겨진 악마의 낙인이 있었다.

 “흐, 흑, 흑!”

 마치 감동해서 울음이라도 터트리려는 것 같군. 나는 마지막 남은 남자를 제압하기 위해 다가갔다.

 “이만 하자고.”

 “마녀!”

 “뭐?”

 “저년은 마녀야! 악마에게 몸을 판 년! 저걸 왜 데리고 있는 거야?!”

 “미안하게 되었는데, 상대방을 눈앞에 두고 하는 말 치고는 좀….”

 그 때. 성큼 리카나가 앞으로 걸어나갔다. 무언가가 이상했다. 리카나의 눈동자가 불타오르는 듯 했다.

 “뭐라고?”

 “힉!”

 리카나가 손을 들어올렸다. 리카나의 손가락 끝에서 전기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말을 하지 않았어야 했어.”

 “당장 멈춰!”

 나는 리카나의 손목을 붙잡아 위로 꺾었다. 리카나의 왼손에서 한 줄기의 번개가 뻗어나가 건물 벽을 맞추고 폭발했다. 부서진 건물 외벽의 시멘트가 쏟아져 바닥에 쓰러져 있던 강도들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아아악!” “카악!”

 하얀 가루를 뒤집어쓴 강도들이 바닥을 굴렀다. 저들은 어찌 되던 상관 없었다. 나는 손목을 거칠게 꺾어 리카나를 내 방향으로 돌렸다.

 “이거 놔! 저 놈을 죽이지 않으면….”

 그만.

 나는 리카나의 뺨을 때렸다. 리카나의 창백한 뺨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랐다. 자신이 뺨에 맞았다는 걸 순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허탈했다.

 이 소녀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이지?”

 “그….”

 “지금 넌 그저 분노로 미쳐 날뛰고 있을 뿐이야. 뭐 하려는 거야. 일반인들을 상대로 살인이라도 하려고? 도시 한복판에서?”

 “나는.”

 리카나의 고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순간 인간성을 잃어버렸다. 이대로 저 남자를 죽게 내버려두었다면, 분명 이 소녀는 그대로 타락해버렸을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평범한 흑마법사들처럼.

 “나는 악마와 관계되지 않은 일반인은 해치지 않아.”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떨고 있는 키 큰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네 부하들을 챙겨서 꺼져. 강도짓도 그만 두고.”

 “예, 예에.”

 “이만 하면 됐어.”

 나는 코트 주머니에 손을 찔러놓고 남자를 지나쳐 걸었다.

 “나는 가겠어.”

 “간다니.”

 리카나가 내 뒤를 따랐다.

 “너를 만나러 여기까지 온 이유는 네가 다른 흑마법사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어.”

 “….”

 “그런데. 넌 그저 한순간의 충동 때문에 일반인을 찢어 죽이려 했어.”

 

 “미안해.”

 

 리카나는 짧게 말했다.

 긴 변명도, 구구절절한 사연도 없이.

 오직 순수한 사과만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이 소녀에게 더 이상 실망하고 싶지 않았다. 내 여동생을 닮은, 이 자그마한 소녀에게. 현실을 넘는 지나친 기대를 품고 심지 않았다. 큰 기대를 품을수록 절망도 크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떠나려 했다.

 

 “멈춰.”

 

 비가 거세졌다. 여우비 같았던 비는 어느새 소나기로 변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멈췄다.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떠나보내겠다는 뜻은 아니야.”

 리카나가 한 걸음 내게 다가왔다.

 “지금 나에게 너 말고 의지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은 없어.”

 “그렇다고 해도.”

 “부탁할게.”

 간절한 목소리. 한 걸음 더 다가왔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아직 이 소녀를 믿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키 큰 남자를 죽이려고 했을 때 리카나는.

 

 그 때.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리카나가 물웅덩이 위에 쓰러져 있었다. 어째서. 나는 다급하게 리카나에게 다가갔다.

 “리카나?”

 나는 리카나의 손목을 만져보았다. 몸이 뜨거웠다. 너무 오래 비를 맞으며 돌아다닌 탓일까. 그게 아니면 싸움 도중에 무리한 탓일까. 비를 맞으며 물웅덩이에 쓰러진 리카나는 흐릿한 눈으로 나를 그저 올려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정신 차려. 일어날 수 있겠나?”

 “제발.”

 “뭐?”

 “…제발, 나를 버리지 마.”

 리카나가 내 뺨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리카나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내 뺨 끝에 리카나의 손가락이 닿았다. 불길에 타오르는 것처럼, 그녀의 손가락은 열기를 띠고 있었다. 포기해야 한다면 포기할 수 있다. 버려야 한다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소녀를 여기에 버리고 갈 자신이 없었다.

 

 * * *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보사노바 음악을 들으며, 나는 주전자에 물을 담고 불을 올렸다. 창밖에는 아직도 어마어마한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하늘이 케메트 시의 매연을 모조리 지워버리기라도 하고 싶은 것처럼.

 열린 방문 안쪽에서 이불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리카나가 잠에서 깨어난 모양이었다.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갔다.

 “여긴….”

 “내 집이다.”

 리카나는 이마에 손을 얹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머리가 아파.”

 “감기. 알아차리지 못해서 미안했어.”

 그러고 보면 강도들과 싸우던 도중 등을 맞댔을 때. 이미 리카나의 등은 불처럼 뜨거웠다.

 그 때 리카나가 아프기 시작했다는 걸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홍차 좋아하나?”

 “싫어하지는 않아.”

 “다행이군. 내 집에는 홍차 말고 다른 음료가 없거든.”

 “저기.”

 리카나가 침을 삼켰다.

 “나를 도와주는 건.”

 “도와주지.”

 리카나의 표정이 밝아졌다.

 “고마워.”

 긴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고마워 한 마디만으로도 나는 리카나가 느꼈을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졌음을 느꼈다.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홍차가 끓으면 가져다 줄 테니 침대에 있어.”

 “응.”

 리카나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렸다. 그 모습이 마치 웅크린 햄스터처럼 작고 가녀리게 보였다. 홍차가 끓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금방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고마워.”

 리카나는 홍차를 받았다. 잔을 든 손이 떨리고 있었다. 리카나가 잔을 엎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좀 더 쉬는 게 낫겠군.”

 “흑마법 이야기를 좀 하고.”

 리카나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마치 내가 멀리 도망치기라도 할 것처럼.

 별 수 없었다. 리카나를 불안하게 만든 건 나였으니.

 “좋아. 내가 아는 바로는 악마와 맺은 계약을 끊어버리는 방법은 없다.”

 “…….”

 리카나가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하지만?”

 “네가 어떤 악마와 계약을 맺었는가에 따라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는 있겠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침대 옆 내 의자에 앉았다.

 보통 악마에게서 마력을 받아 활동하는 흑마법사들이 내 주적이기는 했지만. 일단 내 거리에서의 이명은 악마사냥꾼 흑건이었다.

 악마사냥꾼.

 나는 악마숭배자 정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악마의 본령을 죽여 버린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수많은 악마 부하들을 종으로 부리는 대악마들과는 아직 싸워볼 기회가 없었지만.

 “아스모데우스.”

 “뭐?”

 “내 몸에 각인을 새긴 악마.”

 “…골치 아프게 됐군.”

 나는 관자놀이를 눌렀다.

 분노와 정욕(情慾)의 대악마 아스모데우스.

 악마 중에서도 손꼽히는 대악마였다.

 “죽여서 해결하는 건 힘들겠군.”

 “미안.”

 리카나는 고개를 돌렸다.

 “네가 맺은 계약도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네가 미안할 일은 없어.”

 “무리한 부탁을 했잖아.”

 “무리한지 아닌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막막한 것은 사실이었다. 어쩌면 리카나가 그 장소에서 키 큰 남자를 죽이려 한 것도 아스모데우스의 영향이었을지 몰랐다. 리카나의 몸에 흐르는 ‘분노의 악마’의 마력이, 감기로 인해 약화된 정신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최악의 경우에는 아스모데우스를 죽여야 한다…는 선택지도 계획은 해 두겠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보아야겠군.”

 나는 리카나를 보았다.

 “네 주변에 도움을 줄 사람이 있나?”

 “나에게는 가족도 친구도 없어.”

 즉답이었다.

 나는 리카나가 말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기억상실.

 리카나는 자신의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말했다. 어째서 자신이 아스모데우스 같은 끔찍한 대악마와 계약하게 되었는지도, 리카나는 알지 못했다.

 “바스러진 나뭇잎이 사람들의 발에 밟혀 사라지듯이, 나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봐.”

 “그러고 보니 너는 꽤 자주 비유를 사용하는 거 같군.”

 “그런가?”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비유들이지만.”

 그러니까 허세라는 뜻이다.

 “조금 그렇기는 해.”

 리카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 때, 거실에서 전화벨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다녀와야겠군.”

 “다녀와.”

 나는 보사노바가 흘러나오는 축음기를 끄고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

 “카르가 선생님!”

 귀청을 때리는 목소리. 타시에였다.

 “무슨 일인가. 시끄럽게.”

 “당장 경찰서로 와주셔야겠어요.”

 “경찰서?”

 “악마숭배 범죄에요.”

 “작은 사건이라면 조금 있다 가지, 지금 바빠서….”

 “엄청나게 큰 사건이라고요!”

 목소리가 더 커졌다. 경찰서의 다른 사람들이 듣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무슨 일인지나 말해.”

 “시장의 딸이 살해당했어요. 지금 시가 난리가 났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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